친구 부부의 출근 차를 얻어타고 디즈니 랜드에 아침일찍 도착했다. 미국의 고속도로는 2인이상만 탑승하면 전용차선을 달릴수 있는데(카풀차선) 오토바이도 전용 차선을 달리는것이 참 특이했다.
미 서부 지역의 출 퇴근시간 교통 정체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하여 절대 뒤짐이 없었는데 이른 새벽부터 출근 전쟁이 시작되고 또 오후엔 4시부터 퇴근차량이 밀리기 시작했다.
후배네 두 가족은 양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휴대폰 덕분에 금방 찾을수 있었다.
디즈니 랜드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티켓을 사려다가 잠시 의견충돌이 있게 되었다. 후배네 두 부부와 어린애들은 예전의 디즈니 랜드를.. 우리 가족과 중학생 이상 애들은 새로 오픈된 디즈니랜드를 가자고......
예전의 디즈니 랜드는 좀시시하다고 했고..... 새로생긴 디즈니 랜드는 좀 무섭다고했다..... 결국 다수결에 의해 예전의 디즈니 랜드에 들어가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이미 인파는 가득하여 사람에게 밀려가는듯한 느낌으로 놀이동산을 찾아가게 되었다.
우리가 첨에 탄 놀이기구는 인디아나 존스였는데 이미 사람이 너무 많이 줄을서서 30분이상 기다려야 되는거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입구로 빠르게 입장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상해서 알아보니 이른바 훼스트 패스라는게 있었다.
놀이공원 안내도에 보면 몇개의 훼스트 패스 놀이기구가 있는데 그 놀이 기구가 디즈니 랜드의 중심 놀이 기구이고 표시가 돼 있었다. 그 놀이 기구 입구에서 자동 판매기 같은곳에 입장권을 집어넣으면 입장시간을 지정해 주는 다른 티켓이 나오는데 그 티켓으로 빠른 입장을 할 수 있는것이었다.
하여튼 일행은 30여분을 기다려 인디아나 존스를 타게 되었는데 이미 한국에서 놀이 동산을 많이 이용해본 나로서는 별 흥미가 없었고 나름대로 이 더운지방에서 이곳 사람들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줄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 정도 밖에는 안들었다.
인디아존스를 타고 나서 출구에서 잠깐 회의를 했다. 우선 훼스트 패스 티켓을 빼서 줄서는 시간을 줄이고 중학생 이상 애들을 따로 묶어 따로 움직이고 저녁때 만나서 하루를 마무리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훨씬 단촐해진 일행은 좀 빠르게 움직일수 있었는데 훼스트 패스에 나와 있는 시간에 맞추어 놀이기구를 타고 또 중간 시간에 다른 놀이 기구를 타며 좀 여유를 부릴수 있게 되었다.
미리 약속한대로 점심을 일찍 먹게 되었는데 이미 식당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하여튼 이놈의 국민들은 얼마나 먹어 대는지 보통 우리의 3~4배는 먹는것이었다.
특히 흑인이나 중남미계열, 인디언들은 더 심했는데 아마 교육수준이나 빈부의 차에서도 비만의 척도가 보이는듯 했다. 다는 아니겠지만 높은 교육수준과 좋은 직업 그리고 수입이 많은 사람들은 양보다 질을 중시하여 보였고 반대인 사람들은 양을 중시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하던 버릇대로 음식을 조금만 주문하여 먹고있는데 후배의 가족들은 역시 많은 음식을 시켜 놓고는 맛이 없다는둥 투덜거리며 반이상을 남기고는 음료수만 계속 따라 마신다.
식사를 마치고 좀 쉰다음 일행은 놀이기구를 타러 가다말고 퍼레이드를 보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길에 통로와 관람석을 만들어 구경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퍼레이드를 접하는 순간 좀 실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퍼레이드 보다도 수준이 낮아 보였기 때문이다. 내용이나 구성 질이 모두 낮아서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의 그것과 비교하여 보니 조금 실망스러웠다.
퍼레이드가 끝날무렵이 되자 이제 사람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더운날씨에(섭씨 40도가 넘는) 습기도 가득하고 부딧히고 걸리는 인파속에서 어린애들 단속하랴 더위 피하랴 정신이 없었다.
우리는 이런 인산인해를 피한답시고 월요일로 일정을 잡았는데 일요일이나 토요일은 어땟을까 하는 생각에 아찔했다.
그저 사람에 떠밀려 조용히 흐르는 구름처럼 갈수 밖에는 없었다. 어쨋든 훼스트 패스 덕분에 우리는 저녁때까지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타고 약속장소에 모여 서로를 기다렸다.
모두 모이자 우리 가족은 또다시 친구네로 가기로 하고 후배네 두 가족은 좀더 놀이 동산을 즐기기로 하고는 헤어지게 되었는데 저녁때인데도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었다.
이 특별하지도 않은 놀이동산에 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일까? 이 디즈니 랜드라는 브랜드가 또는 각국의 수많은 매스 미디어의 간접광고와(뒷주머니를 챙긴 방송사의 관계자들 덕분에) 직접 광고 그리고 사람들의 군중심리도 작용하는듯 했다. "미국 관광 했다" "디즈니랜드 가봤냐?" 이게 기본이니까?
여튼 나는 에이 오늘도 헛돈 내버렸네 생각하며 친구네 차에 올랐다.
야 어떠냐? 하는 친구의 물음에 얌마 실망스럽다 했더니 이놈왈 나도 니네 거기 가지 말라고 하고 싶었는데 니네 일행의 일정표에 이미 계획된거라 말을 못했다고 정말 정신 없는곳이라고 했다.
피곤에 지쳐 잠시 졸고있는데 휴대 전화가 울린다. 다급하고 당황된 후배의 목소리가 울린다. 형님! 우리 돈가방 잃어 버렸어요. 혹 못보셨어요? 아니? 어떻게?
저녁 퍼레이드 보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보니 가방이 없어졌단다. 안에는 3300불이 들었다는데 우리가족이 있을때는 그나마 이리 챙기고 저리 챙기고 하여 늘 안전했는데 우리가 나오자 마자 20분도 안돼 잃어 버렸단다.
빨리 오피스로 가서 분실신고를 하라고 하고 잠이 다깨어 찜찜한 마음으로 친구집으로 향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차에서 내렸다.
첫댓글 3300불..... ;; 거금인데-
300만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