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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향기 가득한 집(릴리하우스) 원문보기 글쓴이: 에리온
엄마 김수연 Says
기자 노릇하며 사느라 따뜻한 엄마 밥상이 필요한 시절에 아이를 혼자 밥 먹게 한 적이 많았습니다. 차가운 냉장고에서 미리 만들어둔 음식을 꺼내 먹게 하거나 그것조차 안 되는 날이면 “배고프면 뭐 사먹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했지요.
일하는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못 먹이는 것, 외롭게 먹게 하는 일이 참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딸 민경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남편이 일본 지사로 발령을 받게 됐고, 우리 가족은 복잡하고 분주한 서울 생활을 잠시 접고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꿈에 그리던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지요.
매일 엄마가 해주는 밥을, 엄마 아빠와 함께 앉아 먹게 되면서 민경이는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숨어 있던 잠재력이 빛을 발하고, 비어 있던 에너지가 가득 채워지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아이가 달라지니까 남편도 달라지고, 엄마인 저도 달라져 저희 집 밥상도 나날이 업그레이드됐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딸 아이는 외고 입학에 실패했지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민경이는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거나 세계 무대를 넘보는 수재는 아닙니다. 하지만 일본어 능력 시험 1급에 토플은 만점 수준이고, 학교 성적은 전교 1등도 하는 최상위권입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아주 밝고 바르게 자라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명품 딸이지요.
★ 총명한 아이로 키우는 음식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골라 먹이면 확실히 그 효과가 나타납니다. 무엇을 얼마나 충실히 먹였는가에 따라 몸이 자라고, 지혜가 자라고, 창의력이 커지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두부, 등푸른 생선, 해조류, 견과류 같은 IQ와 EQ 높이는 식품으로 만든 밑반찬을 떨어지지 않게 준비합니다. 콩멸치호두볶음, 무해초초무침, 고등어채소보푸라기, 김무침, 감자땅콩멸치무침은 늘 준비하는 밑반찬이지요.
웰빙 간식 채소 스틱
일본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던 아이가 서양 친구를 사귀면서 바뀐 식습관 중 하나가 생채소를 먹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미니당근, 오이 스틱 등 몸에 좋은 채소를 싸오는 친구들 덕분에 민경이는 그 싫어하던 당근을 싸달라고 하더군요. 당근, 오이, 고구마 등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비닐 팩에 넣어 간식으로 싸주고 지겹다 싶을 때는 배, 감 등 과일을 섞어 줘요. 만드는 번거로움도 없고 아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 웰빙 간식이랍니다.
170cm로 키우는 음식
민경이는 쑥쑥 자라 170cm가 머지않았습니다. 아이 키를 키우기 위해 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고 호두, 땅콩, 잣 등 갖가지 견과류를 넣은 멸치볶음을 일 년 내내 떨어지지 않게 준비합니다. 아이가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대신 콩국물을 진하지 않게 우려 마시게 하고, 성장에 좋지만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연어와 시금치 등은 잘게 잘라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지요. 고기와 감자, 당근 등 채소를 넉넉히 넣고 푹 익혀 만드는 스튜도 아이 성장에 좋은 음식으로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냉동 보관해두고 먹는답니다.
뼈 튼튼하게 하는 간식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하루 종일 앉아 공부하는 아이는 뼈 건강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지요. 뼈에 좋은 견과류나 멸치 같은 건어물 등을 저장용기에 담아 아이 책상에 올려두고 아이가 심심할 때마다 간식 대신 먹도록 하지요.
집중력 키우는 포도당 아침식사
우리 집 아침밥은 간단하고 부담 없는 메뉴가 아닙니다. 스테이크, 닭고기, 채소 듬뿍 넣은 일본식 영양밥, 미네스트로네 등을 아침으로 먹습니다. 가을에는 버섯, 밤, 은행 등을 함께 넣은 영양밥을 먹기도 하고요. 이는 아침밥이 두뇌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에요. 전날 저녁식사 이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다음 날 점심 식사를 하면 두뇌는 무려 열다섯 시간 이상을 굶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두뇌는 포도당 부족으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지요. 칼로리가 높고 포도당이 풍부한 아침식사, 특히 포도당이 되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밥, 주먹밥, 토스트, 오믈렛 등이 우리 집 아침 밥상에 자주 오르는 메뉴랍니다.
●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수연은…
여성지 기자였던 김수연씨는 7년 전 남편의 해외지사 발령과 함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연의 엄마로 돌아가 딸 민경이를 위해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됐고, 딸 민경이는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공부 잘하고 성격 좋은 명품 여고생이 됐다. 최근 아이를 위해 차린 밥상, 아이와 밥상 앞에서 나눈 이야기를 묶어 <기적의 공부 밥상>(포북)을 펴냈다. 책에는 영양 만점 메뉴부터 간편 영양식, 인기 만점 도시락, 자녀를 바르게 키우는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날
성적 때문에, 친구 문제로…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매콤한 음식을 준비해요. 이런 날은 늘 준비해두는 쇠고기볶음고추장이 유용하지요. 밥에 달걀프라이와 볶음고추장만 넣고 양푼이비빔밥을 만들어 아이와 함께 먹으면 속이 확 풀리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덤으로 따라오지요. 데친 양배추나 상추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매콤한 볶음고추장스파게티, 연근고추장구이를 만들어도 별미랍니다.
연근고추장구이
■ 준비재료
연근 80g, 식초·식용유·소금 약간씩, 쇠고기볶음고추장 2큰술
■ 만들기
1 연근은 흙을 털고 씻어 7mm 두께로 둥글게 썬 다음 식초를 약간 넣은 물에 3분 정도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뺀다.
2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연근을 놓고 소금으로 간해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다음 쇠고기볶음고추장을 앞뒤로 바르거나 버무린다. 구운 연근을 쇠고기볶음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Tips 쇠고기볶음고추장
■ 준비재료
다진 쇠고기 70g, 양념(간장·다진 파 1작은술씩, 설탕 ½작은술, 참기름 약간), 참기름 약간, 고추장 1컵, 맛술·꿀·잣가루 2큰술씩
■ 만들기
1 다진 쇠고기에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2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양념한 쇠고기를 볶다가 고추장, 맛술, 꿀을 넣어 고루 저으면서 볶는다.
3 ②에 잣가루을 넣고 참기름을 두른 후 고루 섞는다.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시험 전날이나 시험 기간, 아이는 긴장해 많이 먹지 못하고 소화도 잘 안 되지요. 저는 이것저것 다양한 반찬을 준비하기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한 그릇에 영양을 듬뿍 담은 음식을 준비한답니다. 고기, 채소 등이 골고루 들어 있는 닭고기채소영양밥, 쇠고기스튜 등이 대표 음식이지요. 아이와 여행을 다니며 먹었던 음식을 만들어 시험으로 긴장한 아이의 기분을 풀어주는 것도 아이 기 살리는 저만의 노하우예요.
쇠고기스튜
■ 준비재료
쇠고기(스튜용) 400g, 소금·후춧가루·밀가루·식용유·버터 약간씩, 향신채소(양파 ½개, 마늘 2쪽, 셀러리 ½대), 당근·양파·치킨 스톡 1개씩, 감자 2개, 레드 와인·데미그라스소스 1컵씩, 홀토마토 통조림 ½통, 물 4컵
■ 만들기
1 쇠고기는 큼직하게 썰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다음 밀가루를 골고루 묻힌다.
2 향신용 채소인 양파와 마늘은 잘게 다지듯 썰고, 셀러리는 질긴 섬유질을 벗겨 작게 썬다.
3 당근과 감자는 큼직하고 어슷하게 썰어 각이 진 부분은 둥그스름하게 칼로 도려내고, 양파도 같은 크기로 썬다.
4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식용유와 버터를 두르고 밀가루 묻힌 쇠고기를 올려 앞뒤로 갈색 빛이 돌 때까지 구운 후 따로 담아둔다.
5 키친 페이퍼로 팬을 살짝 닦은 후 준비한 향신채소를 넣어 볶는다.
6 ⑤에 따로 담아둔 고기를 넣고 레드 와인과 홀토마토 통조림, 치킨 스톡, 데미그라스소스, 물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불을 줄여 1시간 이상 푹 끓인다.
7 ⑥에 감자, 양파, 당근을 넣고 채소가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끓인다.
소화 안 될 때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불편해서 잘 먹지 못할 때는 양배추를 이용한 따뜻한 음식이 좋아요. 양배추는 장을 튼튼히 하고 소화를 돕거든요. 양배추, 감자, 양파 등을 잘게 썰어 푹 고아 만든 미네스트로네, 양배추를 큼직하게 통으로 썰어 고기를 넣어 고아 만든 고기양배추찜은 소화도 잘 되고 영양도 풍부하며 맛도 좋은 일석삼조 요리랍니다.
미네스트로네
■ 준비재료
베이컨 100g, 양파·감자 1개씩, 당근 ½개, 양배추 ¼통, 셀러리 1대, 마늘 4쪽, 버터·소금·후춧가루·파르메산치즈 약간씩, 홀토마토 통조림 1통, 치킨 스톡 1개, 물 4컵, 월계수잎 1장, 가는 스파게티 면 30g
■ 만들기
1 베이컨은 1cm 크기로 썰고, 양파와 감자, 당근, 양배추도 같은 크기로 썬다. 셀러리는 질긴 섬유질 부분을 벗긴 후 나머지 채소들과 같은 크기로 썬다. 마늘은 잘게 다지듯 썬다.
2 두꺼운 냄비에 버터를 녹인 후 ①의 재료를 모두 넣어 골고루 저으면서 20분 정도 달달 볶는다.
3 ②에 홀토마토 통조림을 으깨어 넣고 치킨 스톡과 물, 월계수잎을 넣어 끓이다가 한소끔 끓어오르면 스파게티 면을 손으로 잘라 넣는다.
4 불에서 내리기 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그릇에 담은 후 파르메산치즈를 뿌린다.
입맛 없어할 때
아이마다 좋아하는 음식은 제각각이에요. 입맛이 없어 밥을 잘 못 먹을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재료를 이용해 스페셜 메뉴를 준비해보세요. 실곤약비빔면은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높아 늦은 밤 공부하는 아이 야참으로도 제격이지요.
실곤약비빔면
■ 준비재료
실곤약 4봉지, 오이 ½개, 소금 약간, 새싹채소·꼬마채소 1팩씩, 비빔소스(고추장·간장·물엿·식초·양파즙 1큰술씩, 고춧가루 2큰술, 설탕 ½큰술, 다진 마늘·참기름·참깨 1작은술씩)
■ 만들기
1 실곤약은 끓는 물에 넣었다가 건진 후 찬물에 여러 번 헹궈 특유의 냄새를 없앤다.
2 오이는 소금에 문질러 씻어 반으로 길게 가른 후 어슷하게 썬다. 새싹채소와 꼬마채소는 씻어 물기를 뺀다.
3 비빔소스 재료를 한데 담아 고루 섞는다.
4 그릇에 실곤약과 오이, 새싹채소, 꼬마채소를 담고 소스를 끼얹는다.
★ 한 쪽에 영양 가득 토스트
늦게 일어나 부랴부랴 달려나가는 아이를 위해 영양가 풍부한 토스트를 가방 안에 넣어준답니다.
구운 빵에 낫토와 치즈, 연유와 홍차가루, 김과 성게알, 명란젓과 마요네즈, 꿀과 블루치즈, 연유와 딸기 등 영양 만점 재료를 활용해 만드는데 입 짧은 아이도 잘 먹더라고요.
감자명란젓토스트
삶은 감자와 껍질 벗긴 명란젓, 마요네즈, 후춧가루를 섞은 샐러드를 버터 바른 빵 위에 얹는다.
아보카도모차렐라치즈토스트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아보카도, 모차렐라치즈 100g, 레몬즙 1큰술, 시머스터드소스 1작은술, 꿀 ⅓작은술, 간장 1작은술을 한데 섞어 버터 바른 빵 위에 얹는다.
벌꿀블루치즈토스트
식빵에 버터를 발라 굽는다. 블루치즈를 스푼으로 작게 잘라 얹고 꿀을 뿌린 후 호두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군데군데 빵 위에 얹는다.
연유딸기토스트
구운 식빵 위에 버터와 연유를 바르고 딸기를 반으로 잘라 촘촘히 얹는다. 슈가파우더를 체에 밭쳐 뿌린다.
★ 학원 가방에 챙겨주는 주먹밥
학교에서 학원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아이를 위해 출출할 때 언제든지 먹을 수 있도록 주먹밥을 싸서 넣어주곤 합니다.
속이 든든하고, 영양도 풍부하고, 엄마의 애정도 듬뿍 담겨 있지요.
참치회주먹밥
참치회 100g을 작게 깍뚝썰고, 쪽파 1뿌리를 송송 썰어 간장 2작은술, 고추냉이 약간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손에 소금을 묻힌 후 주먹밥을 만들고 참치회무침을 주먹밥 속에 넣은 후 김으로 띠를 두른다. 주먹밥 위에 참치회무침을 얹어도 좋다.
땅콩된장양념구이주먹밥
땅콩 15알 정도를 팬에 넣고 달달 볶다가 된장 2큰술, 맛술 1큰술, 물 ½컵을 넣어 골고루 저으면서 끓여 된장양념을 만든다. 밥 4공기에 된장양념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 후 4등분해 삼각형 모양의 주먹밥 형태로 만든다.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카레볶음주먹밥
잘게 다진 양파·당근·피망 3큰술씩을 식용유 두른 팬에서 달달 볶다가 카레가루 3작은술을 넣어 맛을 낸다. 밥 4공기를 넣어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1인분씩 랩으로 감싸 주먹밥을 만든다.
참치양파주먹밥
기름을 뺀 통조림 참치와 물에 담갔다 꼭 짠 양파 슬라이스를 섞는다. 마요네즈를 넉넉히 넣어 골고루 버무려 참치양파샐러드를 만든다. 손에 소금을 묻혀 주먹밥을 만들고 참치양파샐러드 적당량을 주먹밥 속에 넣는다. 얇고 길게 자른 김으로 띠를 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