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대학으로 가는 길의 가장 큰 관문인 2020학년도 수능일이었다. 최선을 다한 수험생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래도 결과가 나오면 가장 높은 성적을 낸 사람이 주목을 받는다.
대학으로 가는 관문인 수능 시험은 예전에도 있었다.
이름은 예비고사 학력고사로 달랐지만 그때도 전국 수석을 차지한 사람들이 있었다.
과거 예비고사·학력고사에서 정상에 올랐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원조 수석들의 근황을 모아봤다.
1976학년도 예비고사 전국 수석 한위수
1969년~1980년 수험생은 ‘본고사’ 세대로 불린다.
응시자는 대입 시험을 두 번 봐야 했는데, ‘본고사’에 앞서 ‘예비고사’를 치렀다.
예비고사에서 일정 점수를 넘어야 각 대학의 본고사에 응시할 수 있었다.
1980학년도 예비고사 전국 수석 김기영
1978학년도 예비고사 전국 수석은 서울고등학교 출신 박석원씨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2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했다.
수출 영업부서에서 일하다 1986년 LG전자 미국법인 주재원으로 나갔다.
1999년 미국법인 상무를 거쳐
2009년 북미지역본부 부사장, 2010년 미국법인 법인장, 2014년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을 지냈다.
현재는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를 개발하는 기업 ‘테크로스’ 대표이사다.
1978학년도 예비고사 전국 수석 박석원
1976학년도 예비고사 전국 수석은 대구 경북고등학교 출신 한위수씨다.
한씨는 단칸 셋방에서 어렵게 살면서 가정교사로 학비를 벌어 공부했다.
당시 수석 소감을 묻자 “합격은 할 것 같았지만 수석이라 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하고 있다.
부산 해동고 출신 김기영씨는 1980학년도 예비고사 전국 수석이다.
서울대 법대 진학 후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로스쿨 법학박사 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법률사무소 김앤장 변호사다.
년도
| 구분
| 결과
| 이름
| 학교
| 학과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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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임지순
| 서울대
| 물리학과
| 포항공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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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오세정
| 서울대
| 물리학과
| 제27대 서울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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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한태숙
| 서울대
| 전자공학과
|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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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허익렬
| 서울대
| 법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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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오내원
| 서울대
| 경제학과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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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송기호
| 서울대
| 국사학과
| 서울대 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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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한위수
| 서울대
| 법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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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신상훈
| 서울대
| 의대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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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박석원
| 서울대
| 경제학과
| 테크로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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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김용재
| 서울대
|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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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김기영
| 서울대
| 법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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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학년도
| 예비고사
| 전국 수석
| 오관석
| 서울대
| 법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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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원희룡
| 서울대
| 법대
| 제주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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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학년도
| 학력고사
| 자연계 수석
| 서영석
| 서울대
| 물리학과
|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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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장순욱
| 서울대
| 법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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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 전국 수석
| 황덕순
| 서울대
| 경제학과
| 청와대 일자리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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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송병호
| 서울대
| 의대
| 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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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이미령
| 서울대
| 물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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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오석태
| 서울대
| 경제학과
| 경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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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 자연계 수석
| 이희선
| 서울대
| 의대
| 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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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김동균
| 서울대
| 물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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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정성태
| 서울대
| 물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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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이종진
| 서울대
| 화공학과
| 정유업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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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 인문계 수석
| 오정후
| 서울대
| 법대
|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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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양신호
| 서울대
|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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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한 확
| 서울대
| 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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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이학호
| 서울대
| 물리학과
| 하버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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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학년도
| 학력고사
| 전국 수석
| 민세훈
| 서울대
| 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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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학년도 학력고사 전국 수석 원희룡
1982학년도에 처음 실시한 학력고사. 본고사가 어려워 사교육을 양산한다는 비판이 있어
예비고사·본고사를 폐지하고 ‘학력고사’를 도입했다.
1982학년도 학력고사 수석은 제주 제일고등학교 출신 원희룡 제주도지사다.
당시 방송사 인터뷰에서 수석의 비결에 대해 “교과서에 충실했다”라고 말해 수험생들의 원성과 부러움을 샀다.
흔히 말하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모범답안을 만든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이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지난 7월 YTN 방송에 출연한 원씨는 전국 수석 소감은 방송국에서 쪽지를 줘서 그대로 읽었다고 했다.
원씨는 서울대 법대 진학 후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서울지검과 수원지검 여수지청, 부산지검 검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약했다.
2000년 5월 16대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에 당선, 내리 3선을 했다.
2018년 7월 제38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1983학년도 학력고사 자연계 수석 서영석
인천 선인고 출신 서영석씨는 1983학년도 학력고사 자연계 수석이다.
서씨는 서울대 물리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다.
4학년 때인 1986년 5·3사태(국민헌법제정과 헌법제정민중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한 시위)에 앞장서다
집시법 위반 혐의로 대구교도소에서 1년 6개월 복역했다.
1984학년도에는 전국 수석이 3명이다.
장순욱, 황덕순, 송병호씨가 그 주인공. 먼저 대구 영신고 출신의 장순욱씨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이후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2년간 법원에서 근무하다 2018년 2월 법무법인 LKB & Partners에 합류했다.
1984학년도 학력고사 공동 전국 수석 장순욱·황덕순·송병호
석방 이후 4학년에 복학해 1989년 졸업했다.
운동권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취직이 여의치 않자 학원 강사를 시작해 수학과 물리학을 가르쳤다.
1994년엔 소규모 입시학원을 운영했다. 1999년 진로를 바꿔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현재는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5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씨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 문제를 놓고 토론 자리를 가졌다.
그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서울 경성고 출신의 황덕순씨는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황씨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홀로 고생하신 어머님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고, 돌아가신 아버님에게도 이 소식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황씨 등 3남매를 키웠다.
황씨는 1997년부터 한국노동연구원에 있으면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관한 연구를 했다.
2005년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으로 일했다. 현재 대통령 비서실 일자리수석으로 일하고 있다.
송병호씨는 경북 김천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1990년 대학 졸업 후 이비인후과를 개업했다.
송씨는 배우 송윤아씨의 친오빠다.
2008년 송윤아씨는 병호씨가 실행위원으로 있던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기관 ‘라파엘 클리닉’ 홍보대사를 맡았다.
송원장은 “동생(송윤아) 덕분에 클리닉이 활기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1986년 수석 오석태씨. 오씨의 부모는 법학과를 권유했으나 소신껏 서울대 경제학과를 선택했다.
대학 졸업 후 1996년에 미국 하버드대학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 한국 리서치 지역 대표로 있었다.
2013년 한국에스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선임, 현재까지 경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1986학년도 학력고사 전국 수석 오석태·자연계 수석 이희선
자연계 수석 이희선씨는 서울 예일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당시 수석 소감을 묻는 말에 “예상보다 시험이 어려워 수석은 생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초·중학교 시절 줄곧 상위권에는 들었으나 전교 1등은 한번도 못했다.
고교에 진학하면서 성적이 올라 각종 모의고사 1등을 도맡았고, 학력고사 자연계 수석까지 달성했다.
현재는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여성 병원 원장이다.
유튜브 의학 채널 ‘비 온 뒤’에서 부인과 질병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1989학년도 학력고사 전국 수석 이종진·인문계 수석 오정후
서울 대신고를 졸업한 이종진씨는 재수 끝에 1989학년도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그는 당시 “모든 영광을 파출부 일을 하며 어렵게 뒷바라지해준 어머님께 돌리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가 사고로 몸져 누운 뒤 파출부 생활을 해온 어머니의 세월이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이씨는 서울대 화공학과에 진학했다. 현재는 정유업체 에쓰오일에서 근무하고 있다.
1992학년도 학력고사 전국 수석 이학호
서울 양정고 출신의 이학호씨가 1992학년도 전국 수석이다. 이씨는 서울대 물리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에는 수혈용 혈액 상태를 사용 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형 검사 장치를 개발했다.
현재 하버드 의과대학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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