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역>, 강릉을 걷다
1. ‘강릉역’을 갔다. 이번에는 새로 생긴 GTX-A를 이용해서 ‘파주-서울역-강릉’ 코스로 움직였다.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여유롭게 움직였지만 체크만 잘하면 3시간에도 갈 수 있는 코스였다. 그만큼 ‘강릉’이, ‘동해’가 가까워진 것이다. 이번 답사는 두 가지 목적으로 움직였다. 하나는 동해의 마지막 겨울모습을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6월쯤에 있는 <강릉단오제>와 관련된 숙박 및 주차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2. 강릉 ‘경포해변’은 언제나 맑고 청량했다. 황사가 심한 서쪽 지역과 달리 동쪽은 하늘도, 바람도 깨끗했다. 마지막 휴가를 즐기려는 젊은이들도 제법 많은 편이었다. 강릉은 젊음을 유혹하는 요소가 많아서인지 항상 젊은이들로 붐빈다. 그만큼 신선하고 기운찬 곳이다. 약 2시간 가량 경포해변에서 시작하여 넓은 동해의 광활함을 즐겼다. 아마도 내가 사는 곳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왔던 코스인 듯싶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많은 매력으로 다가온다. 다음에 올 때는 경포해변에서 강문해변, 안목항을 지나 ‘정동진’까지 이어지는 해변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릉과 정동진과 연결된 기차가 돌아올 걱정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점차 전국 곳곳으로 이어지는 철도의 다양한 노선은 답사와 여행의 성격과 의미를 바꾸고 있다. 변화된 환경을 충분히 활용하고 즐기고 싶다.
3. <강릉단오제>가 열리는 곳은 강릉의 가장 핫한 ‘월화거리’를 지나 하천 둔지에서 열린다고 한다. 지금은 차들이 주차하고 있지만 행사가 열리면 이곳은 민속문화가 펼쳐지는 중심지로 화려하게 변모할 것이다. ‘강릉단오제’는 한국 전통의 산신신앙과 마을굿이 결합된 신비스럽고 매혹적인 축제이다. 대관령 산신을 모셔와 마을의 여성신격과 결합시키는 과정은 우주적 음양의 조화와 화합을 통한 인간사의 풍요와 발전을 소망한 민중들의 현실적 염원이 담겨있다. ‘강릉단오제’는 신들의 결합 및 마을굿 뿐 아니라 농촌가면극의 원형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단오제 때 열리는 ‘강릉 관노극’은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가면극으로 외부의 사악한 존재를 물리침으로써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이러한 민속적, 인류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4. ‘강릉단오제’가 열리는 하천 옆에 있는 ‘월화거리’는 강릉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이다. 해변가 이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 몰려있는 것이다. 특히 ‘중앙시장’ 먹거리 판매장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붐비고 있었다. 다양한 요리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띈 것은 ‘수제오징어순대’였다. 판매장소마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릉역’ 주변은 다른 역보다 음식점이 적고 다양성도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강릉의 대표식당들이 이곳에 몰려있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오징어순대’를 좋아하는 나로선 기꺼이 식당으로 들어가 먹어야겠지만, 줄서는 것을 극히 싫어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사람들이 없는 주변가게에서 ‘샐러드빵’을 사서 강릉의 거리음식을 체험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흥미로운 거리이지만 왠지 나와는 맞지 않는 곳이다.
첫댓글 - 바다가 생각날 때가 있다. 보다 넓은..... 보다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