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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02
S#1. 별장 안 (N)
화면 가득 활활 타오르는 불길. 매캐한 연기.
이리저리 빠르게 옮겨 붙는 거센 불길 사이로 쓰러져 있는 오회장과 정현.
두 사람 의식을 잃은 듯한데 불길은 악마의 혀처럼 날름거리며 타오르고
S#2. 별장 마당 (N)
멀리서 바라본 별장 원경.
마당 한쪽 정원수 사이에 은폐된 듯 서있는 차 한대.
한 모퉁이에서 나타나는 사내의 모습
건물 어느 은밀한 곳에 들고 있던 기름통을 던지고 마당 한켠에 세워져 있던 차로 다가온다.
잠시 차 옆에 서서 그 불길을 지켜보던 사내. 뒷모습으로 핸드폰을 열어 단축버튼을 누르며 천천히 차에 올라 타는 사내.
멀리서 그 모든 상황을 다 보고 있는 의문의 남자.
가려진 뒷모습 그 시야로 마당을 빠져나가는 차
그 너머로 불속에 휩싸이고 있는 별장.
S#3. 별장 안 (N)
쓰러져 있는 오회장과 정현.
오회장의 발치로 떨어지는 샹데리아, 불붙은 통나무 기둥 하나.
카메라 그 불기둥에서 오회장의 하반신 거쳐 얼굴을 훑고 PAN되면 불길에 어른거리는 얼굴.
정현, 의식을 찾는 듯 가물가물 눈을 뜨면 그 시야에 벽에 매달린 괘종 시계, 박제된 독수리 등 불에 타고 있다.
시선으로 무엇인가 찾듯 더듬거리던 정현.
의식을 잃는 듯 희미해지는 그 얼굴에서 카메라 다시 불길 속으로 PAN되다 보면
일순 어른거리는 불길너머 환영인 듯 수아가 서 있다.
정현 : (가물가물) 수아.... 수아야!!
수아의 모습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나타나는 명숙의 모습.
정현 : 어머니!.... 어머니!
서서히 눈을 뜨는 정현. 그의 몸 위로 날아드는 불붙은 커튼 한 장.
누운 채 반사적으로 그 커튼 던지고 몸을 뒤채는데 그 시야로 들어오는 오회장의 모습.
정현, 불현 듯 정신이 드는 듯 힘들게 몸을 가누며 다가가 오회장을 잡아 흔든다.
정현 : 회장님!.... 회장님...
그러나 미동도 하지 않는 오회장.
정현 힘들게 몸을 일으켜 오회장을 어깨에 걸쳐 매듯 하고 발걸음을 뗀다.
한 걸음 한 걸음 오회장을 끌고 나오던 정현 앞에 우당탕 쓰러지는 불기둥.
정현 바라보면 현관문 쪽은 이미 불바다다.
베란다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려다 한쪽에 놓인 골프채로 창을 부수는 정현.
축 늘어진 오회장을 힘겹게 들쳐업고, 베란다 창으로 넘어오려는 순간 "펑"! 불길이 베란다를 덮친다.
S#4. 길 (N)
별장을 빠져 나왔던 차. 흙탕물을 튀며 비포장길을 빠져 나와 큰길로 턴해 달려가는 롱샷.
그 길의 끝에서 왱왱 씨이렌 소리내며 소방차 오고 있다.
그 모습에서 서서히 F.O 됐다가
S#5. 병원 마당 (N)
급히 F.I 되면 화면 가득 찬 자동차 헤드라이트.
병원 마당을 반 바퀴 돌아 응급실 앞에가 급히 서는 수아의 차.
급히 뛰쳐나와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명숙과 수아.
S#6. 응급실 안 (N)
다급히 뛰어 들어오는 명숙과 수아.
수아 : (들어오며 소리친다) 아빠! 아빠!!
명숙 : 정현아! 정현아....!
커튼 사이 사이 들추며 뛰는 수아 명숙. 간호사들이 그들을 막아서는데
수아 : (와락) 화재 현장에서 실려온 환자들 어딨죠?
그 모습에서 빠른 F.O
S#7. 수술실 앞 (N)
F.I되면 수술실 앞 서성이고 있는 수아.
눈 감고 기도하고 있는 명숙. 그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
수아 젖은 얼굴로 이를 악문다.
수아 : 괜찮을 꺼야 아빠... 괜찮을 꺼야 정현씨. 그치?... 그렇지?
S#8. 수술실 안 (N)
수술중인 오회장.
S#9. 다른 수술실 (N)
수술중인 정현. (아직 의식이 없는 정현)
S#10. 수술실 앞 (N)
수아 수술실 벽에 기대선다. 이 악물고 있지만 작게 경련하고 있다.
쳐다보면, 미동없이 기도하고 있는 명숙의 얼굴.
그 정적을 깨듯 급한 발자국소리. 복도 끝에서 달려오는 현태.
현태 : 무슨 일이예요?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회장님은요?
S#11. 별장 마당 (새벽)
멀리 보이는 별장.
검게 그을린 화재의 흔적, 무너져내린 한쪽 벽, 을씨년스레 서있고
사고현장을 수색하는 조, 김수사관과 다른 수사관들- 증거물들을 수거하고 지문들을 채취는 등 초등수사 중이다.
김수사관 전화기, 트로피등에서 지문 채취중인데
주위 둘러보던 조수사관, 유리창 파편 밑의 골프채 집어든다.
S#12. 병원 마당 (새벽)
병원마당 나무가지 사이로 짙푸른 새벽하늘.
병원 앞에 웅성이며 몰려있는 기자들.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들.
기자들 어필하고 경비들 막아서며 실갱이들 하는데.
S#13. 병실 (1인실) / (D)
환자복 차림으로 누워있는 정현 (긁고 다친, 목에도 반창고 붙인)
그 옆에 앉아 정현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명숙.
이내 깨어난 정현.
정현 : .....어머니
명숙 : (절로터지는) 어이구 하나님!
정현 : (두리번거리는)
명숙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이만하니 을마나 감사하냐?
정현 : (그제서야) 회장님은요?
명숙 : (선뜩 말이 안 나와) 그게....
문득,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오는 현태.
정현 : (발견하고) 이사님!
현태 : (다가와 정현의 손을 잡으며 진심으로) 수고했어. 정말 큰 일했어!
정현 : 회장님은 무사하신가요?
현태 : 수술을 마치셨네만 아직 의식이 없으시네.
정현 : ...
현태 : 방금 막 중환자실로 옮기셨네.
정현 : 그럼.... 회장님 위독하시단 건가요?
현태 : ........ (침통한 듯 눈 내리감고)
정현 : 수아... 수아는요?
현태 : ........ (그대로)
정현 와락 일어나 병실문으로 향한다.
그 서슬에 팔에 연결되어 있던 링게일병 휘청 떨어져 깨지고 아랑곳 없이 문을 나서는 정현
명숙 : 얘! 정현아!!
명숙 뒤따르고.
서 있던 현태, 천천히 움직이는데.
S#14. 중환자실 앞 복도 (D)
의자에 배를 움켜쥐고 허리를 깊숙이 숙이고 앉아있는 수아.
허적허적 맨발인 채 수술실 앞으로 다가오는 정현.
정현 : 수아야!!
수아 : (허리를 펴고 일어난다. 울어서 눈자위가 붉다) 오빠아
일어나 다가가 와락 껴안는 두 사람.
정현 : 괜찮을 꺼야. 괜찮으셔야지.
수아 : 머릴 심하게 다치셨대. 병원에 도착하실 때부터 의식이 없으셨어. 어떻게, 이대로 영영 가심.... 어뜩해....
정현 : (수아를 더욱 꼬옥 안아주며) 내가 쫌만 일찍 갔어두....
수아 : 누구야? 누가 이런 거야, 대체 누가아~!!
수아 정현의 품에서 몸부림 치는데
그런 수아를 더욱 껴안아주며 안타까워 하는 정현.
명숙과 함께 다가오던 현태 껴안고 있는 두사람의 모습에서 우뚝서고...
S#15. 제일전자 복도 (D)
중역들 몇명과 바쁘게 걸어들어오는 서전무.
서전무 : 직원들, 각 거래처, 특히 주주들 동요하지 않게 하시고 특히 홍보실장!
홍보실장 : 네, 전무님.
서전무 : 신문사, TV 할 것 없이 전 언론기관, 보도가 앞서가지 않게 잘 대응하도록 해요.
홍보실장 : 알겠습니다.
S#16. 중환자실 앞 복도 (D)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수하와 정현. 그리고 명숙과 현태.
동욱, 그때 오며
동욱 : (놀라) 정현아! 괜찮아?
정현 : (괜찮다는 듯 고개 끄덕여 보이는데)
조수사관 : (E) 이정현씨?
돌아다보는 정현과 수아.
천천히 걸어오는 조수사관와 김수사관. 그뒤 따르는 정복 경찰관 2명. 정현에게 다가가
정현 : 누구십니까?
조수사관 : (신분증 보여주고 나선) 검찰입니다. 당신을 살인및, 현주건조물 방화 용의자로 체포합니다!!
정현 : (멍해져서) 그게.... 그게 무슨 말이죠?
조수사관 : (수갑 꺼내며) 묵비권을 행사 할 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습니다. (수갑을 채우려는데)
수아 : (막으며)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김수사관 : (밀쳐내며) 아니, 글쎄.
현태 : (끼어들며) 뭔가 오해가 있으신가 본데, 이정현씬 회장님을 구하려다 다친 사람입니다.
조수사관 :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 감식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신이 현장에 갔었다는 증언도 확보했구요. (정현에게 수갑 채우는)
명숙 : 아니 이보세요, 우리 애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정현 : 별장에 가긴 갔었습니다. 하지만
조수사관 : (OL) 가서 말씀하시죠.
수아 : (저항하며) 안돼요! 지금 이 사람은 환자라구요!
동욱 : 뭐야! 당신들 왜이러는 거야!!
김수사관 : 글쎄 비켜요!
조수사관와 김수사관, 일행들 밀치며 정현을 연행하는데,
S#17. 병원 앞 (D)
수사진들에 끌려 연행되는 정현.
수아 명숙 동욱 소란스레 뒤따르고 병원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 정현에게 플래쉬를 터트린다.
정현 : (끌려가며 소리치는) 수아야, 어머니. 저 아녜요. 이 사람들 뭐 잘못 안거니까 저 금새 돌아올 꺼에요.
회장님... 회장님만 깨어나셔도 다 알게 될 꺼에요. 그러니까 염려마세요 어머니...
조수사관, 김수사관 기자들 밀쳐내며 정현을 차에 태운다.
뛰어나오는 수아와 동욱, 명숙, 그리고 현태.
정현을 태운 차, 출발한다.
한순간 휘청하는 명숙
수아와 동욱, 명숙을 부축하고.
보도진들 얼른 차에 올라타고 검찰차 뒤쫓는다.
한바탕 소란이 일고 간 병원 마당.
멍하니 시선으로 정현의 차를 쫓던 명숙 풀썩 주저 앉아 까무러친다.
수아 : 어머니! 어머니이!!
S#18. 한강대교 (이른 아침)
다리 위를 질주하는 검은 짚.
그 뒤를 따르는 보도진 차량들 서너대 보도진 차량 밖으로 라이트 켜고 ENG로 촬영하며 따르는 보도진들의 치열한 취재 경쟁.
차들 전속력으로 질주해 간다.
S#19. 검찰청 주차장 (이른 아침)
도착하는 검은 짚. 차에서 내려 정현을 끌고가는 조수사관, 김수사관.
뒤따라온 보도진들 다가서는데 가로막는 경찰들.
S#20. 검찰 복도 (이른 아침)
긴 복도 걸어가는 정현, 조수사관, 김수사관. 복도끝 한 방문 열리고 들어간다.
그들의 발소리 에코되다가 탕! 문 닫히는 소리에 서서히 F.O-
S#21. 정현 병실 (이른 아침)
부스스 일어나 앉는 명숙.
수아 얼른 그 손을 잡으며
수아 : 좀 더, 좀만 더 누워계세요, 어머니, 네..??
명숙 : ....
말없이 흐트러진 머리 매만지는 명숙.
수아 : 어머니이!
명숙 : (애써 담담히) 넌 알지? 내 새끼... 우리 정현이 죄없는 거, 그럴 애 절대 아니란 거...
수아 : 그럼요, 그럼요. 어머니.
명숙 : (다짐하듯) 그래. 넌 알꺼다. 나도 알아. 그리구 하늘두 땅두 알아. 그럼 된거야. 그럼 아무일 없을 게다. 그렇지 않니?
수아 : 그럼요, 그럼요. 어머니.. (말끝 흐려지는..)
명숙 : 울지 마라. 뭔가 잘못된 거야. 저 사람들 잠시 착각하구 데려간 걸게다. 그러니 금새 돌려보내 줄꺼야. 그렇지?
수아 : (젖은 채 웃어주며) 네, 어머니. 네, 그럼요.
명숙 : ...
명숙 결연한 얼굴로 창밖을 본다.
그런 명숙을 마주 앉는 수아.
한동안 그러고 있던 명숙, 몸을 떼며
명숙 : 얘, 그보다 아버님, 아버님 어떠신지 가봐야지.
S#22. 제일전자 복도 (D)
복도 일각 휴게실에서 직원들 웅성이며 서서 TV긴급뉴스 보고 있다.
앵커 : 어젯밤 변을 당했던 제일전자 오병무회장의 현재 상태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늘 새벽 그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입니다.
검거당하던 병원에서의 정현의 모습과
호송되어 달리던 검찰차 화면이 흐르면서
앵커 : (E) 용의자는 제일전자 해외사업본부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신원이 확인됐지만,
진범인지의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심문을 계속해 봐야 사실 여부를 알 수 있겠다며
성급한 수사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직원들, 모자이크 처리된 정현의 얼굴 나오자 경악하며 "직원, 누구야 저 친구?" 등등 한마디씩 던지고.
보고있던 임원들...
재무이사 : 정말 보통일이 아니네, 이거.
홍보실장 : 그러게 말예요
서전무 : 보통일 아닐 거 없어요. 이럴수록 정신들 바짝 차립시다. (움직이면서) 박비서. 현관에 차 대기시켜.
나 회장님 병원 좀 둘러봐야 되니까!
S#23. 제일전자 현관 (D)
현관문 나서는 서전무 미끄러져 다가오는 차, 서전무 타고 나가고..
S#24. 동 차안 (D)
서전무 깊게 의자에 몸을 묻는다.
서전무 : (혼잣말처럼) 여우 한 마리 잡으려구 싸움을 시작했더니 막상... 전장이 참 넓구만.
기사 : (E)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서전무 : 아닐세. (천천히 눈 감는)
차 멀어지고
S#25. 중환자실 (D)
생명유지 장치를 낀 채 죽은 듯이 누워있는 오회장
의사 : (E) 지주막하에 출혈이 있어 일단 수술로 제거했습니다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계십니다.
S#26. 병원장실 (D)
오회장의 머리를 찍은 CT촬영 사진을 앞에 놓고.
수아와 현태, 서전무에게 오회장의 상태를 설명하는 의사
수아 : 의식이 돌아오지 않다뇨? 마취때문인가요 아니면...
의사 : 글쎄요.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지말고 좀 기다려봅시다
수아 : ... (두손 움켜쥐며 기도) 아빠, 깨어나셔야 해요. 꼭 깨어나셔야 해요 아빠......
서전무 : ....
현태 : ....
수아 : ....
S#27. 검찰청 복도 (D)
긴 복도 걸어가는 두 사람. 발자국소리 차갑게 에코 되다가 취조실 문앞에 선다.
잠시 긴장한 표정 스치는 오검사, 조수사관 마주보면, 문 여는 오검사.
정현 : (E) 글쎄 불속에서 사람을 구하려고 업고 나온거 그게 죄가 되나요? 그게 죄가 되냐구요!!
S#28. 취조실 (D)
테이블 위에 비닐에 담긴 크리스탈 트로피, 지문이 찍힌 서류들, 사진들 놓여져 있다.
그 앞에 앉아있는 정현, 초췌한 모습인데 들어오는 오검사, 조수사관.
오검사 : (마주 앉으며) 나 이 사건 맡게 된 오영신 검삽니다.
정현 : ...
오검사 : 아시겠지만, 피해자가 워낙 재계 거물이시다 보니 사회적인 파장이 생각보다 큽니다.
해서, 수사도 빨리 진전시켜야겠고 (하는데)
정현 : 검사님!
오검사 : 네,
정현 : 수사관님들께도 말씀드렸지만, 전 아닙니다. 현장에 갔을 땐 이미 누군지 한 사람이 거실에 쓰러져 있었구요.
신음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회장님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장님을 업고 나오는데 갑자기
조수사관 : 이봐 당신! 벌써 몇 시간째 똑같은 얘기만 되풀이 하는데?
정현 : (OL) 사실입니다. 사실이라구요.
조수사관 : 자, 여기 당신이 피해자 머릴 찍은 트로피. 현관문, 소파, 문고리, 전화기까지.
당신 지문으로 덕지덕지 도배가 된 증거물들이야. 대체 증거물을 얼마나 더 들이대야 시인할 거야?
정현 : 글쎄 내가 거길 갔었으니 지문이야 남았겠죠. 하지만 사람 죽이고 불 지른건 내가 아니란 말입니다!
오검사 : 아, 너무 흥분하지 말아요. 우리.... 좀 진정하구 가만히 생각 좀 해봅시다.
정현 : .... (삭이고)
오검사 : (다정하게) 어머니가 수예점을 하신다구요.
정현 : (뜨악)
오검사 : 울 어머닌 순대를 팔았어요, 시장바닥에서. 그래서 내 어릴 때 별명이 순대였어요, 오순대...
두형사 : (여러번 들어본 소리다, 서로 쳐다보는)
오검사 : 나두 알아요. 이정현씨 심정. 아주 잘 압니다.
정현 : ....?
오검사 : 평생 아들 하나 믿고 과부로 늙어버린 어머니 밤마다 소주 한 병은 비워야 새우잠이라도 주무시는 어머니
가위 눌릴 지경이죠. 잘 알아요. 그 스트레스! 나도 그런 생각 솔직히 여러번 했어요.
어린 나이 조급한 생각에, 한방에 호강 시켜드릴 방법은 없을까? 하루아침에 보란 듯이 말예요.
정현 :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오검사 : 나라도 오수아를 노렸을 거에요. 오회장의 반대만 아니면... 어머니도, 내 인생도, 한 방에 뒤집힐 수 있다,
오회장만 아니면
정현 : (O.L) 말씀 함부로 하지 마십시요!! 나 그런 사람 아닙니다.
오검사 : 아니면 누구지?
정현 : 현장에서 내 머릴 내려친 사람. 그 사람이 범인인 게 틀림없다구요. 두 대나, 두 대나 맞고 정신을 잃었어요
그 사이에 지문쯤이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S#29. 취조실 앞 복도 (D)
나오는 셋.
문앞에 서있는 경찰들
오검사 : 저 친구 계속 저렇게 나오면 힘들겠는데.
조수사관 : 그러게요. 들이댈거라곤 지문 몇 개 밖에 없으니 기소 붙여봐야 뒤집힐 가능성두 있구.
김수사관 : 큰일이네요.
S#30. 별장 앞길 (D)
달려오는 검은 짚. 음악 시작되면서 그 위에 계속되는
오검사 : (E) 그러니까 좀더 확실하고 직접적인 물증을 확보하는게 급선무 아냐! 해답은 현장에 있어..한번 더 샅샅이 뒤져보구 와.
S#31. 별장 안 (D)
통제구역 표시된 별장 안.
들어가는 조, 김수사관, 여기저기 살피고
S#32. 별장 부근 숲 (D)
이리저리 살피며 오는 두 수사관, 한순간
김수사관 : 어, 저게 뭐지? (보다가) 조선배님!
조수사관 : ...? (보면)
김수사관 : 저기 보세요. (손짓)
보면 수풀사이 떨어져 있는 흰 기름통(신나통) 2개.
조수사관 : (급히 다가가 보다가) 이거 신나통 아냐?
조수사관, 주머니에서 면장갑 꺼내 조심스럽게 집어 든다.
불에 반이상 녹아내린 플라스틱 통.
S#33. 별장 앞 (석양 - 스카이라인)
올라타는 두 사람. 급히 차 몰고 나간다.
S#34. 동 차 안 (저녁)
김수사관 : (운전하며) 찾긴 찾았는데. 지문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 친구, 워낙 치밀한데다 계획적인 범행인데.
조수사관 : .... (생각)
김수사관 : 나오기만 하다면 꼼짝없는 증건데 말예요. 그죠? 아니 그보다 왜 이런 증거물을 초동 수사 때 발견 못했냐구?
또 깨지는 거 아닌가?
조수사관 : .... (계속 곰곰)
김수사관 : 조계장님!
조수사관 : (그제야) 응? ....응
김수사관 : 아니 무슨 생각을 그렇게
조수사관 : 어, 아냐...
S#35. 검찰 주차장 (N)
짚, 달려와 서면 뛰어내리는 조, 김수사관.
조수사관 : 감식실에 지문 채취시키고 와. 난 검사님께 보고드리구, 피의자 밥 먹이면서 얘기 좀 나누고 있을 테니까.
S#36. 취조실 (N)
정현 앞에 해장국 놓아주는 조수사관
정현, 그대로 꿈쩍도 않고.
조수사관 : 먹구 죽은 귀신은 땟깔두 좋대는데 먹어요. 얼른 먹어야 버티지.
그래도 꿈쩍 않고 있는 정현.
조수사관, 그런 정현 힐끗 보고 먼저 먹기 시작. 후룩후룩 소리 내며 먹는데
정현 : 저요.... 저 억울합니다. 저 정말 아닙니다. 이방에서 한 제 말... 모든 게 사실이예요.
제발 그 사람, 현장에서 제 머리를 내려친 그 사람 찾아 주실 수 없나요?
조수사관 : (먹다 말고 보면)
정현 : (간절히) ...이렇게 빕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그 사람 꼭 찾아내주셔야 합니다. 꼭요. 네? 꼭요...
(무릎 꿇는다, 그 어깨 떨리며 오열하는)
조수사관 : .... (가만히 내려다보는데)
정현 : (문득) 회장님! 회장님 지금 어떤 상탠지 좀 알아봐주실수 있나요? 그분만 깨어나시면 모든게 다 밝혀질텐데,
알아봐주십쇼, 네?
조수사관 : ....... (쇼야? 뭐야?)
S#37. 검찰 복도 (N)
걸어오는 오검사와 김수사관
김수사관 손에 들린 기름통
S#38. 취조실 (N)
김수사관 말없이 신나통을 정현 앞에 올려 놓는다.
정현 : ...? (의아한 듯 보면)
김수사관 : 첨 봐요. 이거?
정현 : ....
김수사관 : 현장에서 발견된 기름통이예요. 내용물은 신나라는 휘발성 화학물질이죠. 아무데서나 구하기 쉽구.
정현 : 그런....데요?
오검사 : (천천히 앉고) 이정현씨, 로카트 법칙이란 거 들어봤어요?
정현 : ...?
오검사 : 접촉한 모든 물체는 서로 흔적을 주고 받는다.
정현 : 무슨 뜻입니까 그게?
오검사 : 이거 목숨이 없는 거 같지만, 사실은 살아있는 거예요. 다 타서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이렇게 제 모습을 지니고,
범인이 누군지 말해주는 증거물들이 있는 법이죠.
바로 이 플라스틱 기름통 하나가 당신이 범인이다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구요. 알겠어요?
정현 : 그게 무슨...
오검사 : 거기서 당신 지문이 나왔어. 당신 손자국이! 다시 말해서 당신이 방화를 했다는 확실한 증거야.
정현 : 이보세요. 이거... 뭔가 잘못된 겁니다. 나 그거 보지도 못했어요.
S#39. 검찰 복도 (N)
김수사관 : 치밀하구 독한 친구네. 그렇게 많은 물증을 들이대도 잡아떼는 거 보세요.
지가 지 머리를 그렇게 들이 박은 걸 봐두. 독종은 독종이네요.
조수사관 : 저 친구 말대로 누군가 또 있었을 법도 합니다. 좀더 상세히 조사해봐야겠다 싶은데요?
오검사 : 비서실 말론 오회장하고 죽은 별장지기 외엔 아무도 없었다잖아.
조수사관 : 오회장의 운전기사가 있었을텐데요.
오검사 : 운전기사?
조수사관 : 오회장이 저 지경인데 아직 연락이 안되고 있습니다.
오검사 : ... (천천히 서서) 그래서...? 지금 그럼 나한테 보고라고 하는거야?
조수사관 : 수배는 해놨습니다만...
오검사 : (내키지 않아) 이 사건, 위에서 직접 챙기는 거, 알지? 조수사관 나 또 물먹이려 그래?
(마땅찮게 보다가) 알아서들 해! (성큼성큼 돌아서 가면)
김수사관 : 선배님도 차암, 그러게 뭐하러 긁어부스럼을 만드세요? 가뜩이나 지난번 인사에 우리 영감만 물먹어 신경 곤두섰는데?
조수사관 : (쪽지 주며) 운전기사 핸드폰이야. 전화 계속 해봐.
S#40. 하우스 (N)
시간을 알 수 없는 침침한 실내. 자욱한 담배연기. 담배꽁초가 잔뜩 쌓여있는 재떨이 새 재떨이로 가는 졸개의 손.
조명이 내리쬐는 원탁에 둘러앉은 세 명의 도박꾼. 섯다 중이다.
그 가운데 담배 입에 꼬나물고 있는 정기사, 화투장을 쪼면, 8광땡이다.
가슴에서 뭉칫돈 몇 뭉치를 꺼내 턱, 올려놓는 정기사. 그 밑에 계속 진동 울리는 핸드폰.
정기사 : (도박꾼들 보며) 뭐혀?
도박꾼들, '어디서 돈 좀 생겼나부지?' 코웃음을 치며 돈 거는.
정기사 화투장에 후~ 입김을 불어 넣으며
정기사 : 자, 까봐들!
꾼1 : 먼저 까!
정기사 : (화투장 바닥에 던지며) 팔땡!
키득대며 돈 거둬들이다가 계속 울리는 핸드폰 들고
정기사 : 여보세요.... (하다가) 아이구메! (해드폰 놓치고 다시 든다) (떨리는 목소리) 저기 저.... 검찰이라구 하셨나유, 시방?
S#41. 검찰청 외경 (N)
창마다 환하게 새어나오는 불빛.
S#42. 취조실 (N)
다소 지쳐보이는 정기사, 울먹이며
정기사 : 추호도 내 말에 거짓 없습니다. 회장님 모시구 별장 갔구, 그리구 나서 전무님 다녀가셨구
전무님 뒤따라 나도 퇴근했구, 퇴근해서 하우스 갔구. 그게 전붑니다.
오검사 : 전무님 다녀간 게 몇 시경 입니까?
정기사 : 다섯시 조금 지나서였을 겁니다.
오검사 : 얼마나 됩니까? 서전무 거기 머문 시간이.
정기사 : 이십분? 삼십분? 그리 길진 않았네요.
오검사 : ...그러면 다섯시 반경에 전무님 떠나셨구, 당신은 거기 얼마나 더...
정기사 : 저두 인사드리고 바로 나왔죠. 손이 근질거려서 맴이 콩밭에 가 있는데 할 일 없이 거기 있었겠습니까?
오검사 : ... (날카롭게 보는데)
정기사 : (돌연 글썽거리며) 아이구 이놈의 손, 이놈의 손이 웬수지 웬수여! (제 손을 친다) 그런 끔직한 일을 당하신 줄도 모르고...
아이고 회장님... 회장니임 (아예 큰 소리로 운다)
오검사 : ... (한심하다는 듯 보고)
S#43. 병원 외경 (밤)
S#44. 특실 (N)
산소마스크 쓴채 잠든 오회장.
진료중인 의사.
그 유리창 너머 보고 있는 수아, 현태, 유란, 소라 외 간호사 둘.
수아, 눈 감고 기도하는데,
의사 나오면
수아 : (다가서며) 선생님!
의사 : ...
현태 : 무슨 희망적인 징후라도...
의사 :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수아 : 선생님!
의사 :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런 상태가 의외로 장기화될 수도 있습니다.
조용히 내려앉는 수아
그 모습 보다 나가는 의사.
수아 소리죽여 흐느낀다. 창너머로 온갖 줄로 연결되어 있는 오회장의 모습을 바라본다.
수아 : ...아빠아...
소라 : (수아 어깨 감싸고)
수아 : (미어지는) 아빠 맞어? 아빠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소라 : (안타깝고) 수아야!
수아 : 미안하단 말 한마디 못했는데...나 어뜩해? 어뜩해
소라 : ....
수아 : 꿈이지? 악몽이지?? 깨라고 말해, 때려서라도 깨워줘, 깨워줘 언니 (오열하는)
그 모습 보던 소라 밖으로 나가고.
S#45. 중환자실 앞 복도
유란 : (뜨악, 쳐다보다가) 우니?
소라 : 수아가... 너무 안됐어요.
유란 : ...... (한숨)
소라 : (그렁그렁한 눈으로 보며) 언니는 이정현씨가 범인이라고 생각해요?
유란 : (내심 당황) 그럼 아니니?
소라 : 가난이 진범이고 사랑이 공범이예요
유란 : 뭐?
소라 : 이정현씨가 재벌가의 아들이었어 봐요. 아님 신이사님처럼 회장님 눈에 확 들만큼 능력이 탁월했어 봐요.
이래저래 어중간한 사람이... 오죽했으면 이런 짓을... 죄는 미워도... 비장하잖아요... 흑흑
유란 : (백에서 휴지 하나 쏙 뽑아서 주며) 사랑만큼 비장한 게 어딨니?
소라 : (팽~ 코를 풀다가) 해봤어요?
유란 : (복도끝으로 걸어가는)
S#46. 검찰청사 (아침)
이른 아침의 햇살이 묻은 청사를 훑고 내려오면
검찰청 정문을 나서는 오검사와 조, 김수사관.
대기하고 있던 보도진들 와락 그를 에워싸며, 질문공세 퍼붓는다.
약속이라도 한 듯 세 사람 함구한 채 서둘러 계단 내려간다.
다가와 서는 검은 짚.
급히 차에 오르고 떠나는 오검사 일행.
행선지가 어디냐며 묻는 보도진들을 뒤로한 채 청사를 빠져나간다.
S#47. 한강대교 위 (아침)
다리 위 달려가는 검은 짚
S#48. 제일전자 외경 (아침)
아무 일 없다는 듯 우뚝 서있는 회사 전경
S#49. 비서실 혹은 회의실 (D)
수사진들과 대치된 듯 마주선 회사 임원들.
서전무, 현태, 유란, 그 외 비서실 직원들.
오검사 : 가장 최근 회장님을 뵌 게 언제죠?
서전무 : 토요일 오전에 회장님 모시고 공장 순시가 있었습니다. 그 후 전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만.
회장님께서 절 찾으신다고 해서 별장으로 잠시... 찾아뵈었습니다.
현태 : (스윽 서전무를 본다, 거짓말임을 안다)
오검사 : (E) 왜 부르신 겁니까?
서전무 : (O.L) 말동무가 필요하셨던 것 같습니다. (현태의 눈길 의식하며) 따님 문제로 심기가 몹시 불편하셨거든요.
오검사 : 따님 문제요?
서전무 : 아가씨가 사귀는 상대를 탐탁치 않게 여기셨습니다.
오검사 : (역시! 끄덕이고) 별장을 나선 건 몇 시쯤입니까?
서전무 : 5시 반경일 겁니다.
어느 공간에 frin 수첩 거기 쓰여진 서재덕 전무 정은철 (운전기사) 신현태 (이사) 차유란 (비서)등 이름 쓰여져 있는데
서전무 이름 옆에 그려지는 △표
오검사 : (두 형사와 눈빛 마주치고/ 정기사의 증언과 일치해서) 신이사께선 사건당일, 퇴근 후, 어디 계셨습니까?
유란 : (재빨리 현태를 보는)
현태 : 회장님께서 부르셔서 저도 잠깐 별장에 들렀었습니다.
오검사 : 무슨 용무셨습니까?
현태 : 수아씨를 꽉 잡으란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검사 : (끄덕이며) 그래요? 회장님께서 신이사를 사윗감으로... 맞습니까? 전무님
서전무 : 네, 그렇습니다
오검사 고개 끄덕이며 조수사관 보면,
조수사관의 손에 들려진 수첩. 신현태 이름 옆에 X표
오검사 : 차유란씨!
유란 : 네
오검사 : 회장님께서 이정현씨를 별장으로 부르신 게 몇 시죠?
유란 : 8시 조금 넘었던 것 같아요.
오검사 : 보통 6시 퇴근 아닌가요? 왜 그렇게 늦게까지 있었죠?
유란 : 회장님께서 별장에 계실 땐 9시까진 사무실에서 대기하곤 합니다.
차유란 이름 옆에 툭툭 볼펜 치는 TS
유란 : 종종 임원들을 부르시거나 자료를 부탁하시기도 하거든요.
오검사 : 회장님께서 직접 전화하신 게 맞습니까?
유란 : (!!) ...네, 맞습니다
현태 : (유란를 힐끔 보는)
유란 : (그런 현태를 의식하고 보는) ...
오검사 : (끄덕이며) 이건 좀 다른 질문입니다만.... 회장님 주변에 혹 적을 삼을만한 사람이...
현태 : (분연히 나서며) 사업을 하다보면 자연히 경쟁사도 경쟁자도 생기는 법이지요, 하지만 회장님 소신은 늘 경쟁사와 윈윈하고
공생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장님 성품으로 봐서 살면서 적을 만드실 분 절대 아닙니다!!
S#50. 회사 로비 (D)
빠르게 걸어 나오는 오검사와 조수사관, 김수사관
김수사관 : 서전무가 별장에서 나간 시간은 정기사의 증언과 일치합니다. 신현태 이사는 더더욱이 그럴 이유가 없겠구요.
오검사 : 둘 다 용의선상에서 제외해
조수사관 : 네, 알겠습니다, 근데.
오검사 : 왜, 아직도 뭐가 껄쩍지근한가?
조수사관 : 범행을 은폐하려고 불까지 지른 사람이, 너무 쉽게 여기저기 지문을 묻혀놨잖아요?
마치 내가 범이이요, 알려주듯이 말입니다.
오검사 : 그래서
조수사관 : 저 친구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제 감은 그렇습니다.
오검사 : 조수사관은 수사를 감으로 하나? 감이 먼저야, 증거가 먼저야?
조수사관 : 영감님! 저는 만에 하나
오검사 : 이정현이 오늘 중으로 영장 청구하자구. 지체할 사건이 아닌 거 몰라? (가고) 자다 일어나서 남의 다리 긁고 있구만...
(단호하게)
조수사관 : (느리게 걸음 옮기는)
S#51. 특실 (N)
문병온 서전무.
그 앞에 수아.
소라, 종이컵(커피)내려놓는데
수아 : 부탁입니다. 꼭 유능한 변호사라야 해요. 저희 회사 고문변호사라도...
서전무 : 그 쪽은 좀 그렇구요..
수아 : 전무님!
서전무 : 아무튼 알아보죠. 전적이 좋은 변호사루.
수아 : 부탁합니다. (천천히 시선 돌리면,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오회장 잠든 모습)
S#52. 펜트 하우스 (N)
진녹색 실크잠옷 입고 막 눕는 현태.
바짝 다가앉는 유란.
현태 : 아 시원해! (누우면)
유란 : (기다렸다는 듯) 내게 모든 걸 오픈하지 않음. 당신을 도울 수가 없어.
현태 : 나는 숨길 게 없는 사람이야.
유란 : 회장님이 당신을 왜 부르셨어?
현태 : 말했잖아? 수아를 꽉 잡으란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고...
유란 : 그뿐이야?
현태 : ...?
유란 : (빤히 보면서) ...왜 이정현일 별장으로 부르라는 전활 했어?
현태 : 회장님이 시키셨다고 했잖아?
유란 : 그럼, 경찰에 사실대로 말해도 돼? 회장님이 아닌 당신이 전화했었다고...
현태 : (픽 웃으며) 검찰에 오라가라... 나 귀찮게 해주고 싶으면.... (단추)
유란 : (픽 웃고) 끝까지 말을 안하네.... 날 못 믿는 거야?
현태 : ... (픽 웃음, 하나 더 끌르고)
유란 : 못 믿어? ...아직도?
현태 흘겨보는 유란.
현태 가슴에 단추 하나 끌르는데 와락 유란의 가슴을 파고드는 현태
어느 공간에서 두 남녀의 손이 꽉 깍지 끼여지는데서 F.O-
S#53. 면회실 (D)
F. I 되면
차례대로 나타나는 수아, 명숙, 동욱의 얼굴들.
기다리고 있는데 들어오는 푸른 수의 차림의 정현.
얼른 다가서는 셋.
수아 : 오빠!
동욱 : 정현아!
정현 : ...왔어 ...오셨어요? (앉고)
명숙 : (마주 앉으며) 까실해 뵈는구나 괜찮니...?
정현 : 네, 괜찮아요 저.
동욱 : 어머니 계속 왔었는데. 조사받고 있느라 면회 안된다구 해서...
정현 : 그래 고맙다. 엄마 괜찮아요, 저. (수아에게) 그보다 회장님은 어떠시니?
수아 : 아직은... 괜찮아지실 꺼야. 그보다 오빠, 맘 단단히 먹고 건강 챙겨. 더 많이 먹구, 더 잘자구, 더 힘내구! 알지?
정현 : 그래, 염려 마 나 잘하구 있어.
명숙 : 그래, 수아 말대루 맘 단단히 먹어야 한다. 너 그럴 사람 아닌 거 우리 다 아니까, 그냥 사실대루... 사실대루만 얘기하면
아무일 없을 꺼야, 그렇지?
정현 : 네. 그러구 있어요,
수아 :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어. 오늘 중으로 유능한 사람 선임할 꺼구. 오빠 결백 밝혀낼 꺼야.
정현 : (씁쓸한 미소)
명숙 : 가끔씩은... 가끔씩은 말이다... 우리도 모르고 짓는 작은 죄들 땜에 하늘이 벌을 주시기도 한대드라.
더 착하게 살라구. 더 열심히 살라구.
정현 : ...네, 엄마...
명숙 : 이런 시간은 잠시 지나갈 꺼야. 잠시... 암 그렇구말구
면회 끝을 알리는 벨소리.
배석했던 교도관 일어나며
교도관 : 면회 끝났습니다.
정현 : (일어나며) 저 그만 들어가요, 엄마. 수아야, 동욱아... 나 금방 나갈거니까 그동안 어머니 잘 부탁한다.
동욱 : 염려 마, 임마!
수아 : 오빠!
애써 웃어주며 나가는 정현, 그대로 잠시 굳어있는 세 사람의 모습에서
S#54. 구치소 주차장 (D)
면회 마치고 오는 세 사람.
차쪽으로 다가오면 기다리고 있던 소라
수아 : 어떻게 됐어. 연락 왔어?
소라 : 전무님 연락 받았어. (메모지 내밀며) 48전 40승, 합의조정 8회. 작년도 전적이래. 그 많은 사건에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대.
S#55. 서초동 법조 타운 (D)
달려오는 차, 어떤 건물 앞에 멎는다.
S#56. 차 안 (D)
수아 : 두 사람은 회사로 들어가. 어머니 모시고 일보고 들어갈게.
동욱 : 같이 가야 되지 않을까?
수아 : 나에게 맡겨. 염려말고들 들어가.
수아, 명숙 내리고.
S#57. 유변호사 사무실 앞 (D)
명숙을 부축하는 수아
걷다가 문득문득 멈추는 명숙, 그때마다 명숙의 어깨를 감싸는 수아
수아 : 보도블록이 올라오죠, 어머니
명숙 : (슬픈 눈으로 보면)
수아 : 무서워하지 마세요. 그냥 꾹꾹 밟으면 되더라구요.
명숙 : (주루루 흐르는 눈물로 끄덕끄덕)
수아 : (그 눈물 손으로 닦아주며 저도 그렁해지고)
명숙 : (끄떡이며 어여 가자고 손짓하는)
두 사람 계단을 오르고.
S#58. 변호사실 (D)
"변호사 유광일" 명패가 보이는 책상을 가운데 두고 소파에 마주 앉아있는 수아와 명숙
유광일 : 피의자와는 어떤 관곕니까?
수아 : (다부지게) 결혼할 사이예요!
명숙 : (입도 안 벌어지고/ 말도 안 나오는) ....제가... 제가....
수아 : 이정현씨 어머니세요
유광일 : 그 사람이 결백하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뭐죠?
수아 : 결백하니까요
유광일 : 법원은 감정이 아닌 증거로 판단합니다. 오병무 회장의 따님이라면서요.
수아 : 네.
유광일 : ...그런데 어떻게...
수아 : 변호사님! 멀쩡하던 아빠가 하루아침에 식물인간이 됐어요.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라서, 바락바락 대들고,
청개구리처럼 살았어요. 너무나 후회돼서,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죽고 싶어요. 이런 제가, 아니라면 아닌 거예요!!
유광일 : 뜻은 잘 알겠습니다만.
수아 : 사례는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명숙 : (유광일의 앞에 고개를 조아리며) 제...제발....
수아 : 만나보시면 그 사람 결백하단 거 아실 꺼에요. 어떻게든 무죄를 밝혀내 주세요.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유광일 : ...
명숙 :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유광일 : (한참보다가) 두 분 뜻이 이러니 하늘이 도우시겠죠. 좋습니다. 우선 피의자부터 접견해보죠.
명숙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명숙의 얼굴에서 깊게 DISS 되면
S#59. 병원 외경 (석양)
하늘 붉게 물들어가고
S#60. 중환자실 (저녁)
산소호흡기 쓰고 눈감고 있는 오회장.
그를 내려다보는 현태 많은 생각으로 복잡한 눈길이다.
현태 한참 보고 서 있는데, 그 등뒤로 소리없이 문열리며 들어서던 유란, 현태의 그런 모습 유심히 본다.
현태 그 시선 느낀듯 돌아보면 웬지 섬뜩한 느낌 받는듯
현태 무표정하게 그 앞 스쳐 밖으로 나가면 유란 뒤따라 나간다.
S#61. 특실 앞 (저녁)
경호원들 서 있고.
현태 뒤를 따라 나오는 유란에게.
현태 : 차비서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유란 : 회장님 걱정돼서요. 좀 어떠세요?
현태 : (한숨) 아직 그냥 그러셔. (걱정스런 표정인데)
수아 : (E, 뛰어오는) 신이사님!
현태와 유란, 본다.
수아 : 차대리님도 오셨어요?
유란 : (수아 손 잡아주며) 얼굴이 반쪽이 되셨네요. 회장님, 곧 쾌차하실 거예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수아 : 고맙습니다.
현태 : 이정현씨...
수아 : 네. 구치소 갔다가 변호사 사무실 들러오느라 늦었어요.
현태 : 변호사요...
S#62. 룸싸롱 (N)
거대하고 고급스러운 룸싸롱.
곳곳마다 서 있는 웨이터들, 카메라를 향해 인사한다.
미로처럼 나 있는 길을 꼬불꼬불 걸어가는 현태.
현태, 룸의 문 열면, 한상 가득 차려놓은 술상.
여자들을 안고 술 마시고 있는 유광일, 문 열고 서 있는 현태 본다.
S#63. 룸싸롱 룸 안 (N)
흐트러짐 없이 앉아있는 현태, 그 앞의 유광일.
유광일, 현태 개의치 않고 아가씨들이 먹여주는 술을 마시고 안주를 먹고
유광일 : 날 보자고 하신 이유는?
현태 : 이정현씨 변호를 맡으셨다구요?
유광일 : 예.
현태 : (유광일의 눈을 보며) 잘 부탁합니다.
유광일 : (빙글거리며 제 잔에 술 따르는) 잘 부탁한다... 물론 잘 해야죠. 제일전자의 유일한 상속녀가 잘 부탁한다고 했으니
최선을 다해야지 않겠습니까? (술 마시려는데)
현태 : (술잔 뺏어 마시고 힘주어) 중요한 변호 앞에 두고 이럴 때가 아닌 거 같은데요.
유광일 : (현태를 본다) 특별히 하실 말씀이라두...
현태 : (보는)
유광일 : 자리를 옮깁시다, 여긴 너무 시끄러워서
천천히 일어나는 유광일
그런 유광일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현태 얼굴에서 시작되는 검사의 목소리.
검사 : (E) 피고 이정현은 이미 숨진 별장지기와
S#64. 감방 복도
스모그 자욱한 깊은 복도
포승줄에 묶여 걸어오는 정현.
검사 : (E 계속) 집안 곳곳에 묻은 자신의 지문을 없애기 위해 목숨을 내건 모험을 했어야 했습니다.
S#65. 중환자실 (N)
검사 : (E 계속) 온 집안에 불을 지르고 마치 자신이 오회장을 구출한 양 별장을 빠져 나왔지만
맥박 정상임을 알리는 그래프.
오회장 누워있다. 잘게 숨쉬는 그 얼굴에서 DISS 되면
S#66. 재판장 안 (D)
판사들 법관석에 보이고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죄수복 차림의 정현 보인다.
방청석에 자리한 명숙과 수아, 동욱. 서전무와 현태, 유란, 정기사. 그 외 기자들...
그 얼굴들 위로,
검사 : (E 계속) 피고인은 미처 자신의 지문이 찍힌 기름통을 생각지 못했던 겁니다!!
정현 : 아닙니다!! 전 기름통은 보지도 못했어요!!!
오검사 : 참고인들의 진술조서와 국과수 지문감정 결과, 압수된 기름통과 골프채, 등을 증거로 제출합니다!!
(증거목록을 참여사무관에게 주면서) 증거목록입니다.
재판장 : 변호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 의견 진술하세요.
유광일 : (일어나며) 검찰측 주장대로 피고인의 두피에 난 열창이 피고인의 자작극이라면 불이 난 별장에서 오회장을 구출한 뒤
피고인 스스로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쳤다는 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현 : (기대감으로)
유광일 : 피고인을 처음 발견한 119소방대원 이상준씨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발견 당시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는데 맞습니까?
정현 : 네, 회장님을 업고 나온 뒤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수아 :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는)
유광일 : 무섭게 치솟는 불길 속에서 정신을 잃을 만큼 자신의 머리를 부딪친다는 거...
그거 전혀 상식적으로 합당한 추론이 아니라고 피고인도 생각하지요.
정현 : 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광일 : (E) 이상입니다.
정현의 얼굴에서 WIPE 되면
정기사 증인석에 앉아있다.
오검사 : (정기사에게) 증인은 오병무 회장의 운전기사로, 사건 당일 별장까지 오회장을 모셔다드린 일이 있습니까?
정기사 : 예, 제가 모셔다 드렸습니다.
오검사 : 회장님께서는 별장에 자주 가십니까?
정기사 : 보통 주말이면 가시곤 하는데 뭐 골치 아픈 일이 있거나 쉬고 싶거나 할 때도 가셨습니다. 옛날부터요.
오검사 : 요 근래에는 골치 아픈 일이 뭐 있었습니까?
정기사 : 그 날은, 따님과 이정현이 문제로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더구만요.
오검사 : 걱정을요?
정기사 : 네. 이렇게 말하면 좀 뭐하지만, 속으론 많이 열 받으시는 거 같드라구요.
그럴 법두 한 게 뱁새가 황새를 탐하니 될 법인가요. 아문요.
장내 작은 웃음이 인다.
그런 재판정 전경에서 WIPE 되면, 증인석에 유란 앉아있다.
오검사 : 진술서를 보면 그날 저녁 8시경에 오회장께서 피고인을 부르라는 전화를 하셨다는데 맞습니까?
INSERT> 유란에게 전화를 거는 현태.
유란 : ... (잠시 멈칫하는데)
오검사 : 증인!!
유란 : 네, 맞습니다
오검사 : 오회장이 왜 피고인을 찾았을까요?
유란 : 아가씨께서 이정현씨와 결혼을 하겠다고 나오는 바람에 심기가 몹시 불편해 계셨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날도 매우 언짢은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구요.
오검사 : 그래서 피고인에게 곧바로 알렸습니까?
유란 : 네, 이정현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오검사 : 피고인이 어떻게 전화를 받던가요?
유란 : 그 밤에 꼭 거기를 가야 하느냐고 탐탁치 않아 했습니다.
정현 : (놀래서 뚫어져라 유란을 보는) !!!
오검사 : 왜 탐탁치 않았을까요?
유란 : 이정현씬 회장님 생신파티에 초대됐을 때, 회장님께 무시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INSERT-오회장 저택 안(밤, 과거))
-수아, 오회장의 생일파티 중, 정현을 오회장에게 소개하고
-무리에서 소외당하며 혼자 남겨진 정현
-흙이 거뭇하게 묻은 한과 보자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정현
오검사 : 증인 말대로라면 피고인이 그날 오회장에게 모멸감을 느꼈을 수도 있었겠군요.
유란 : 사건이 난 후에 뒤늦게 저도 깨달았습니다. 모멸감 때문에 회장님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을 수도 있겠구나 하구요.
정현 : (움찔, 읊조리듯) 아냐... 아니야..
유란 : 사실,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던 것은 이정현씨에게 전화를 했을 때였습니다.
오검사 : 무슨 말이죠?
유란 : 회장님이 찾는다고 하자, 굳이 이 밤에 사람을 불러대느냐며 다소 불만스런 어투로 얘기를 하더군요.
정현 : 거짓말... 거짓말이야!! (벌떡 일어나면)
유광일 : 이정현씨 (제지하고)
정현 : 그런 적 없습니다. 저, 그런 적 없다구요!!
유광일 : 글쎄, 다 압니다. 아니까 앉으세요.
앉아서 씩씩대는 정현의 얼굴에서 WIPE 되면
증인석에 앉아있는 수아.
판사 : (E) 증인은 피의자와 어떤 관계인가요?
수아 : (다부진) 결혼을 약속한 사입니다.
장내 웅성이는데.
유광일 : 피고 이정현은 증인의 아버지를 살해하려 했던 용의잡니다. 증인은 그런 이정현을 변호하러 나왔구요.
아무리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수아 : 제 아버지는 대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목숨을 연명하고 계십니다.
(인서트-중환자실 안 : 수아, 오회장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그 위로, )
수아 : (E) 며칠이 지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하는 아버지를 뵐 때마다,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습니다.
현태 : ...
수아 :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마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인자로 낙인찍혀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아버지와 저를 위해서라도 누명은 벗겨져야만 하고 진범은, 꼭 밝혀져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현 : (피고인석에서 수아를 보는)
수아 : (정현을 보며) 이정현씬 절대로, 범인이 아닙니다. 그러지 않았어요.
유광일 : 어떻게 확신합니까.
수아 : 제가, 그 증거입니다. 아버지의 살해 용의자를 변호하는 제가, 바로 그 증겁니다.
정현 : (수아 보는...)
판사들 : (수아 보는...)
유광일 : (판사에게) 이상입니다.
판사 : 검사 질문하세요.
오검사 : (일어나) 증인은 사건 당일 저녁 피고 이정현과 함께 있었나요?
수아 : 아니요. 함께 있진 않았습니다.
오검사 : 그럼 사건 당일 8시 이후, 피고인의 행적에 대해 아는 게 있습니까?
수아 : 오빠는...이정현씨는 당일 야근이었구
오검사 : 저녁 8시 이후엔 피고만 남겨놓고 다 퇴근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수아 : ... (말문 막히는)
오검사 :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사건 당일은 증인과 피고 이정현은 여행을 다녀온 뒤 였습니다. 1박 2일 동안 동해안으로 말이죠.
시종일관 피고를 두둔하는 증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치우쳐 잔인하게 살해당할 뻔 했던 아버지를 잊고 있는 건 아닙니까.
수아 : (분명하게) 검사님이라면, 아버지가 잔인하게 살해당할 뻔 했는데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치우쳐 그 사실을 잊을 수 있나요?
그러신가요?
오검사 : ...이상입니다.
수아 : ... (결연한 표정)
수아의 얼굴에서 WIPE 되면
오검사 : 재판장님, 피고인에게 보충신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재판장 : 신문하시지요
오검사 : 피고인! 지난 3월 19일, 양수리 별장에 도착했을 당시의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정현 : (진심으로) 제가 도착했을 때는... 별장지기는 이미, 네, 이미 죽어있었구요. 회장님도 쓰러져 계셨어요.
오검사 : 추호의 거짓이 없는 사실입니까?
정현 : 예, 사실입니다, 사실이예요!!!!
오검사 : (보다가) 증거물을 제시하겠습니다. 계장님!
빔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왼손 검지 손톱(불에 안 탄)을 CU 한 사진과 목에 난 상처가 CU 된 정현의 사진이 동시에 보이면서
오검사 : 범인은 죽은 별장지기의 몸에 신나를 뿌리고 불을 질렀습니다. 범행을 은폐하려는 의도였지만, 천만다행으로
피해자의 한쪽 팔이 몸에 깔리면서 왼손만 불에 타지 않았습니다.
정현 : (불안, 초조) ???
오검사 : 저 사진은 피고인이 입원 당시 목에 난 상처를 찍은 사진입니다. 문제는(쉬었다가) 살해된 피해자의 검지 손톱 밑에서
피고인 이정현의 피부조직이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정현 : (경악) !!!
오검사 : 이미 죽은 별장지기가 피고인의 목에 어떻게 상처를 내죠?
정현 : (충격에 말을 못잇는) ...
오검사 : 맞습니다!! (빔프로젝트의 사진을 가리키며) 저 상처는 두개골을 강타당한 피해자가 피고인과 마지막 사투를 벌이다 생긴
명백한 증겁니다, 피고인, 이래도 아니란 겁니까??
정현 : 그건 그 사람이 죽어가면서 내 목을...
검사 : 그렇습니다. 피고는 피해자가 죽어가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어떻게 목격을 했을까요? 도대체 어떻게요?
명숙 : (마른 침을 삼키고)
수아 : (눈을 내리감는)
현태 : (곁눈으로 수아의 얼굴을 바라본다)
정현 : 생각납니다. 이제 또렷이 생각나요.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재판장 : 피고, 잠시 조용하세요. (방망이 치면)
유광일, 정현 제지하고,
정현 숨 몰아쉬는데
오검사 : (침착하게) 피고인은 현장에 갈 때, 이미 살해의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오회장을 살해하고 그의 딸인 오수아씨는 물론,
궁극적으론 제일전자마저도 거머쥘 생각이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허황된 꿈이었는지 이젠 절실히 실감하겠네요.
그렇죠? 피고 대답하세요?
정현 : (점차 말이 빨라지며)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 지금 무슨 말하는 거냐구요. 내가 거기 갔을때 그 사람 쓰러져 있었습니다.
다가가 그 사람을 잡는 순간 그 사람이
오검사 : 이보세요, 이정현씨. 왜 갑자기 진술을 번복하는 겁니까.
정현 : (커지는) 글쎄, 제 말씀 들어보시라구요. 그 사람을 잡는 순간
오검사 : 네. 알아요. 무슨 말하려는지. 그 사람이 이정현씨 목덜미를 잡고 할켰다, 그거 아닙니까.
정현 : 검사니임!
흥분한 두 사람의 언성이 서로 뒤엉키며 허공에 메아리 치는데 크게 에코되는
법봉 내리치는 소리에 정적되고
정현 : (조용히) 아냐... 나 아냐... 이건 뭐가 잘못된 거라구요. (서서히 일어나더니 한순간) 아냐! 아냐! 난 아냐―!
증인석에서 하얗게 질리는 수아
소리치며 몸부림치는 정현.
경찰들 잡으려 하면 뿌리치며 이성을 잃고 소리치는 정현.
순간 아수라장이 되는 법정 안.
동욱의 품에서 자지러져 버리는 명숙
그러나 교도관들 정현을 막무가내로 끌고 가려 하고,
막무가내 몸부림치는 정현, 끌려가며 수아와 혼절한 명숙을 보는 정현의 붉은 눈.. 흐르는 눈물...
짐승같은 정현의 몸부림으로 아수라장된 재판장의 부감에서 선행되는 덜컹!!
S#67. 교도소 복도 (D)
철장문 열리며 푸른 수의를 입은 정현. 포승에 묶인 채 떠밀려 들어간다.
침침한 긴 복도를 지나고. 그 위로 들리는
판사 : (E) 형법 250조 1항의 살인죄 및 형법 146조 후단이 규정하는 현주 건조물 방화 치상상 죄에 의거
피고 이정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탕탕탕!)
S#68. 감방 안 (D)
밀려 들어오는 정현. 등 뒤로 덜컹 문 닫힌다.
그순간 멍해지는 정현, 이윽고 현실감이 오는 듯 이리저리 살피면 창으로 달려가 창밖을 내다본다.
마치 방금 포획되어 우리안에 갇혀버린 들짐승 같다. 그 혼돈스럽고 무기력한 시선에서
S#69. 수아방 (새벽)
푸른 새벽하늘 창 안에 갇혀있고.
그 창에 다가와 기대서는 수아. 부스스한 얼굴이다.
돌아보면 소라, 수아 침대에 옷 입은 채 잠들어 있고.
수아 그 모습 잠시 보다가 다시 서성인다.
그러다 한곳으로 시선 던지고, 책상 앞에 앉아 PC를 켠다
이내 미니 홈피 창이 뜨면, (홈피 왼쪽에 그린로즈가 피어있는) 커플다이어리를 클릭하는 수아, 정현의 일기가 보이면서.
그 화면 읽어 내려가는 수아의 시선에서-
정현 : (E) 오늘 낮에 동물원 뒷산에서 못 쓴 편지, 이제야 보낸다.
S#70. 놀이공원 뒷산 (D / 회상)
햇살 쨍하게 부서지는 언덕에서 편지 쓰고 있다.
옆을 보면 정현, 곰곰 생각만하다가 수아보고 뒤통수 긁고
수아 : 뭐해 오빠! (흘겨보고) 오분 후에 편지 서로 교환하기다? 빨리 써어-!
수아 다시 편지 쓰는데
고민하던 정현 종이에 작게 우표라고 쓰고 네모칸을 친다.
편지 쓰던 수아 다시 쳐다보면
정현, 그 우표라고 쓴 종이를 찢어 이마에 떡 붙인다.
수아 : ... (어이없어 쳐다보면)
정현 : 나다. 내가 너한테로 가는 편지야.
수아, 흘겨보다 푸욱 웃음 터지고
정현, 환하게 따라 웃는 그 얼굴에서
S#71. 노래방 (D - 회상)
마이크 쥐고 노래하는 수아. 슬픈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 위로
정현 : (E) 너 그거 아냐? 넌 슬픈 노래를 할 때조차 섹시해
S#72. 수예점 주방 (N - 회상)
꽁치의 꼬리를 잡고 바듯이 물에 씻어, 꽁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두 눈을 질끈 잡는 수아.
정현 : (E) 생선대가리를 잡고 있어도 사랑스럽고
S#73. 학사주점
1부학사주점에서, 사람들에게 주민번호를 대고 술값 꿔달라고 딸꾹질하며 인사하던 모습
정현 : (E) 술에 취해도 이뻐. 그런데 그 모든 순간보다 내 가슴에 필이 딱 꽂힌 순간은
S#74. 길거리 (N / 회상)
택시 잡는 정현과 수아. 택시, 잘 잡히지 않는다. 쌩쌩 달리는 택시.
수아, 택시 잡으며 "따따따따블이요!"
놀라는 정현.
택시 저만치 가다 그 소리에 서고
수아와 정현, 택시에 올랐다.
기사, "어디로 모실까요"
수아, "서서서성북동이요"
택시기사, 인상 쓰며 알았다고
뒷좌석에 앉은 수아, 찡끗하는
정현 : (E) 바로 그 순간이었어!
S#75. 수아의 방 (새벽)
미소를 머금는 수아, 정현의 메일을 읽어내려가는 수아의 시선에서
정현 : (E) 수아야, 그린로즈 생각나니?
수아의 시선이 홈피, 왼쪽의 그린로즈에 가면서
S#76. 쥬얼리샵 (낮)
럭셔리한 가게 진열장에 영롱하게 빛나는 그린로즈(녹색의 에머랄드로 만든 장미꽃 디자인의 브로찌)
그것을 너무너무 갖고 싶은 얼굴로 쳐다보는 수아
그 옆의 정현
수아 : 이쁘다 ...
정현 : 그린로즈네 ..
수아 : 그린로즈?
정현 :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하얀 꽃들은 다 있는데 왜 초록색 장미꽃만 없는 지 알아?
수아 : 정말.... 왜 없어?
정현 : 그린로즈는 지상에 없는 천상의 꽃이기 때문이래. 천상에만 있는 고귀한 사랑을 뜻하는 거지.
수아 : (그린로즈를 쳐다보면서) 천상의... 사랑?...
정현 : 아름답지?
환하게 웃으면서 카메라로 그린로즈를 찍는 수아의 모습에서
S#77. 수아의 방 (새벽)
PC를 읽는 수아의 시선에 홈피 왼쪽의 그린로즈 보인다.
그 그린로즈를 클릭하면 모니터에 이슬을 머금한 영롱한 그린로즈 CU 되면서
정현 : (E) 우리 그린로즈 앞에서 맹세했었지. 지상에는 존재하기 힘든.... 천상에만 있을법한 고귀한 사랑을 나누자고
그렇게 약속해놓고 내가 널 떠나려했구나. 이제 다시는 널 떠나지 않을께, 영원히 버팀목이 되어 널 지켜 줄께.
S#78. 감방 (새벽)
홀로 깨어 일어나 미칠 듯한 괴로움과 울분을 참고 또 참는 정현,
으아악!! 터지려는 비명을 어금니 악물고 참는 정현의 모습 위로
정현 : (E) 수아 니가 내 곁에 있는 한 폭풍이 몰아치고 해일이 닥쳐도 버틸 자신 있거든, 정말 자신 있어, 오빠 믿지?
S#79. 수아방 (새벽)
그렁한 눈물로 메일을 읽는 수아, 정현에 대한 그리움이 차오르면서
수아 : 오빠....
수아의 그렁해진 얼굴에서 창밖 푸른 새벽하늘을 거쳐
S#80. 교도소 (새벽)
새벽하늘에서 till down되면 침침한 교도소 외경
S#81. 감방 안 (새벽)
잠든 수인들 틈에 미동도 않고 앉아있는 정현. 한순간 벌떡 일어난다 일어나 서성이다
창으로 다가와 그 창밖을 본다.
창살 너머 앙상한 겨울 나무들, 짙푸른 새벽 하늘을 입에 물고 있고 정현의 눈망울에 그리움이 떠오르면서..
정현 : ...수아야!... (부르면)
그에 답하듯 한쪽 화면에서 밀려 들어오는 수아의 얼굴.
그 두 연인의 모습 한 화면에 잡히면서. 스톱모션-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
그린로즈2회.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