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달포 남짓 남았다.
가을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 했는데 벌써 겨울 맛이 난다.
옛날에는 나이 꽉찬 아이들이 있으면 해넘기기 전에 치워야 한다고 조바심을 내기도 했다. 이맘 때 쯤 주말엔 몸이 서너 개는 돼야 사람도리를 할 수 있었다.
70고개를 넘어가니 장수하신 부모님 상이나 늦게 결혼하는 아이들 혼사 소식이 어쩌다 간간이 들려온다. 많은 경조사와 행사로 바빴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얼마 전 가끔 만나는 친구의 둘째 아들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요즘엔 모바일 청첩장이 대세이지만 예전에는 종이 청첩장을 우편으로 보내기도 했고 가까운 사람들에겐 직접 전해 주었다.
종이 청첩장을 받는 느낌이 참 좋다. 청첩장을 건네던 친구의 표정은 뭐랄까. 자랑스러움과 안도하는 마음 그리고 행복한 마음이 복합적으로 보였다. 이 기쁜 소식에 나도 좋은데 친구는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아이들 모두 짝지어 살게 사고, 부모 처부모 상 다 치루면 숙제 다했다고 한다.
숙제가 아직 남은 친구들은 마음 한구석이 늘 무겁다. 숙제 다한 친구들은 이제 오로지 자신에게만 충실할 수 있다.
병들고 노쇠해지기 전에 다가온 또 하나의 인생의 화양연화가 아닐까. 이 화양연화, 좀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카페 게시글
살아가는 이야기
상옥이 편지
241111 결실의 계절
김영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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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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