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대구도시철도 3호선
지난 4월에 개통된 대구 지상철은 달리는 전망대로 불린다. 지상 10m 높이의 하늘열차는 대구 도심 위를 달리며 다이내믹한 풍경들을 선사한다. 높은 빌딩 사이를 지나고, 넓은 강 위를 달리고, 다닥다닥 지붕 위를 날아가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얼굴의 대구를 만난다. 빌딩 사이로 보는 노을과 일출도 특별하다. 하늘열차에서 내리면 가보고 싶었던 대구의 명소와 먹거리들이 기다린다. 3호선은 신나는 대구여행의 새 출발점이다.
노을 속으로 달려가는 대구 하늘열차
하늘을 달리며 만나는 대구의 매력
“아제~ 이번 역은 달성공원이죠.” “그래, 이번 역은 옛날 토성이 있는 달성공원역 아이가. 달성공원이나 대구향토역사관으로 가실 분들은 오른쪽 문으로 내리시면 됩니데이~” 사투리 안내방송이 구수하게 들려오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구에 도시철도가 처음 개통된 것은 1997년이다. 그 뒤 2005년에 2호선이 완성되었고, 10년 만인 지난 4월 23일 3호선이 운행을 시작했다. 5월 31일까지 이용객이 무려 300만 명. 하루 평균 7만 6,500명이 열차를 탔다 하니 그 인기가 짐작되고도 남는다.
[왼쪽/오른쪽]막힘없이 시원하게 도시 위를 달린다. / 대구의 새로운 매력으로 떠오른 3호선이 달성공원역을 출발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컴컴한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이 아니라 하늘열차(Sky Rail)라 불리는 지상철이다. 평균 높이가 11m인 하늘열차를 타면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폭 200m가 넘는 금호강을 가로지를 때면 강 위를 나는 듯 느껴지고, 대봉교를 건너면 신천 둔치 잔디밭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남구에서는 오밀조밀한 주택 지붕들 너머 앞산이 마주 보이고, 수성못역이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수성못이 나타난다. 수면에 햇빛이 하얗게 물결 따라 부서지는 풍경을 뒤로하고, 열차는 범물동 빌딩들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땅 위에서는 볼 수 없는 대구의 비경이다.
대봉교를 건너며 바라본 신천 풍경
해가 진 뒤에 3호선을 통해 보는 대구의 모습도 새롭다. 빌딩마다 하나둘 불이 켜지고,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전동차 아래를 지나는 자동차 불빛들은 강물처럼 흘러가고, 범어천을 따라 양쪽으로 우뚝 선 빌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빌딩 숲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일도 특별하다.
대구 하늘을 남북으로 달리는 하늘열차는 북구 동호동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수성구 범물동 용지역까지 모두 30개 역을 거친다. 전체 24km 구간을 지나는 데 48분이 걸린다. 신호 대기도, 답답한 정체도 없이 시원하게 달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70분 이상 걸리는 거리를 20여 분 단축했다. 오전 5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아침저녁 러시아워 때는 5분 간격, 그 외에는 7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궤도빔 위를 차량의 고무바퀴가 감싸 안고 주행하는 방식이라 소음과 진동이 적고 승차감이 뛰어나 편안하게 풍경에 빠져든다.
하늘열차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더 특별하다. [왼쪽/오른쪽]편안하게 도심 풍경을 감상하는 승객들 /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교통 모노레일
대구 하늘열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교통 모노레일이다. 세계에서도 대중교통에 모노레일을 도입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충칭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세계 14개국에서 운행 중이다. 그중에서 대구 하늘열차는 최장거리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최고를 자랑한다. 아파트나 주택 밀집 지역을 지날 때면 창문흐림장치가 작동해 시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준다.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땅 위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스파이럴 슈트와 물분사 방식의 자동소화시설이 설치되어 안전에 온 힘을 쏟았다. 무인 운행이지만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차량마다 안전요원이 1명씩 승차하고, CCTV를 통해 칠곡차량기지 관제시스템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려면 1호선은 명덕역에서, 2호선은 신남역에서 환승 가능하다. 요금은 1, 2호선과 마찬가지로 1,100원이다.
대구 시내의 움직이는 전망대
3호선에서 만나는 대구의 명소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는 역은 서문시장역이다. 3호선 개통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주말 기준 40% 정도 늘었다.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시장 입구다. 기존에는 2호선 신남역에서 내려 10여 분을 걸어야 했다.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장터로 꼽혔던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동산상가를 비롯해 8개 지구에 노점상을 제외하고 4,700여 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반나절 발품에도 다 못 돌아볼 만큼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서문시장 하면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50여 개 국수난전이 몰려 있는 칼국수골목에는 더운 날씨에도 뜨끈한 칼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보리밥도 놓쳐서는 안 된다. 푸짐하게 올라간 여러 가지 나물을 고추장에 쓱쓱 비비면 말 그대로 꿀맛이다. 그 외에도 납작만두, 호떡, 떡볶이, 순대 등 다 맛보려면 며칠은 굶고 가야 할 정도다. 8월부터 야시장이 개설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서문시장의 밤 풍경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서문시장에서 오감을 만족시킨 탐방이 끝나면 근대골목으로 향해보자. 시장에서 달성로를 건너 동산병원 옆길로 400m 남짓 걸어가면 근대골목이 시작되는 청라언덕이 나온다.
[왼쪽/오른쪽]서문시장 칼국수골목 풍경 / 대구10미에 속하는 납작만두 [왼쪽/오른쪽]서문시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칼국수와 보리밥 / 3호선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서문시장역
낮에 서문시장역에 사람이 몰린다면 밤에는 수성못역이다. 수성못역 승강강에서 곧게 뻗은 범어천은 새롭게 떠오르는 포토존이다.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흐르는 범어천과 화려한 빌딩이 어우러져 대구 야경의 새로운 멋을 만들어낸다. 범어천의 야경을 감상한 뒤 5분 정도 걸으면 수성못이다. 호수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오리배를 타는 낮풍경과는 달리 밤의 수성못은 화려하다. 조명과 음악에 맞춰 시원한 분수쇼가 펼쳐진다. 산책로를 따라 호수를 한 바퀴 돌다 보면 다양한 거리공연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음악분수쇼가 펼쳐지는 수성못 야경
달성공원역에 내리면 옛날 토성과 신기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달성공원이 자리하고, 200m만 걸으면 대구예술발전소에서 무료로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대봉교역에서 내려 신천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김광석길이다. 가수 김광석을 추억하는 벽화들로 가득한 골목에는 주옥같은 김광석의 노래가 흐른다. 어린이회관역은 아이들 손님이 가장 많다. 잔디밭은 가족들 쉼터, 각종 과학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관은 아이들 놀이터다.
하늘열차 가운데 ‘로보카 폴리’를 테마로 한 열차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수성못역, 달성공원역, 서문시장역은 정겨운 대구 사투리로 안내방송을 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달성공원 관풍루 [왼쪽/오른쪽]달성공원 토성을 따라 녹색산책을 즐기는 시민 / 로보카 폴리 열차가 들어오자 환호하는 어린이
여행정보
대구도시철도공사
주소 : 대구 달서구 월배로 250
문의 : 053-643-2114
서문시장
주소 : 대구 중구 큰장로26길 45
문의 : 053-256-6341
수성못
주소 : 대구 수성구 용학로 35-5
문의 : 수성구청 053-666-2863
1.주변 음식점
미성복어 : 복어 요리 / 수성구 들안로 87 / 053-767-8877
미즈컨테이너 : 샐러드스파게티 / 중구 동성로3길 58-12 / 053-428-4484
진골목식당 : 육개장 / 중구 진골목길 9-1 / 053-253-3757
2.숙소
수성호텔 : 수성구 용학로 106-7 / 1899-1001
대구그랜드호텔 : 수성구 동대구로 305 / 053-742-0001
공감게스트하우스 : 중구 중앙대로79길 32 / 070-8915-8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