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은 보스턴 문수사 주지인 도범스님이 문도대표, 원각사 주지인 정우 스님이 사중 대표로 나섰고 필라델피아 화엄사 법장스님, LA 반야사 현철스님, 대각사 진각스님, 뉴져지 보리사 원영스님, 산호세 정윤스님 등 미주를 대표하는 스님들이 빠짐없이 출석한 가운데 생전에 친분이 두터웠던 스리랑카의 피아티사 큰스님이 고령에도 참석, 애도어린 조사를 낭독했습니다.
또한 이날 조객으로 참석한 '소리꾼' 장사익씨가 특별순서로 '허허바다'를 열창,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경식 거사의 사회로 시작된 영결식은 원각사 부주지 지광스님의 명종과 삼귀의, 반야심경 낭독, 행장소개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추모입정시간에는 법안 큰스님이 생전에 반야심경 강의가 일부 소개돼 좌중을 한결 숙연케 했고 한마음선원 합창단의 조가가 이어졌습니다.
도범스님은 영결사에서 "법안대종사께서는 앞서가는 지혜로 무리에서 뛰어났으며 동서신구학을 겸하시고 불교에 통달하셨고 모든 종교에 밝으셨습니다. 적광정토(寂光淨土) 두루 하시고 속히 사바세계에 환생하셔서 본래의 서원 잊지 마시고 모든 중생 제도하소서"라며 평소 큰 스님이 자주 하던 할(喝)로 대갈일성, 끝을 맺었습니다.
경암스님이 대독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불교계에 수많은 명필가가 있었지만 큰스님만큼 경학(經學)을 통해 혜안을 얻은 명필가의 선지식은 없었다. 우리 종단이 지금까지는 이름만을 드날리고 높은 지위에 오른 분들만 받들어 왔지만 철학을 거쳐 격외의 기적을 지닌 스님을 모시는데 종단적으로 소홀한 점을 시정하겠사오니 널리 용서하시라"고 애도했습니다.
이어 필라 화엄사 주지 법장스님과 전미승가회 서부지회장 현철스님, 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 원영스님, 뉴욕한인회 이경로 회장, 신도대표로 김정광 원각사신도회장의 조사가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김정광 신도회장은 큰스님과의 20여년 인연을 돌이키며 "이 땅은 우리 큰스님의 정과 혼이 서려있고 한 또한 맺혀있는, 당신의 모든 것과 교환한 자리입니다. 스님 오늘 이별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지요? 다시 만날 수 있는 그 자리로 돌아오시는거죠? 부디 극락정토 가시는 길 편안히 가십시요"하고 복받치는 슬픔을 억눌렀습니다.
원각사 주지 정우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큰스님께서는 힘과 용기, 지혜의 응집체였습니다. 말씀은 소박하시면서도 많은 이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찬미하며 자리를 함께 한 사부대중과 불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영결식이 끝난 후 조문객들은 선방에 마련된 큰스님의 법구를 친견하고 헌화하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이어 운구행렬은 법장스님이 제작한 70여개의 만장을 따라 큰스님의 체취가 깊게 서린 원각사 30만평의 경내를 순례하고 노제를 지낸 뒤 큰스님과의 영원한 작별을 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