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유통소지변호사, 마약 종류별로 처벌 형량이 달라질까요?
마약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마약은 종류가 달라도 결국 같은 마약 사건 아닌가요?”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검토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없습니다.
우리 법은 마약류를 하나로 뭉뚱그려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물질과 행위 유형에 따라 적용되는 처벌 규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단순 투약이나 소지인지, 매매·알선·수수인지, 수출입이나 제조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법정형에는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약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슨 마약이었느냐”만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마약류를 어떤 목적으로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어떤 행위까지 이어졌는지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1. 마약의 종류가 달라지면 적용되는 처벌 규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을 살펴보면 마약류의 종류와 행위 유형에 따라 벌칙이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법이 금지하는 대상에는 헤로인과 같은 마약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대마가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들에 관한 모든 행위가 똑같은 법정형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주의해서 봐야 하는 부분이 유통입니다. 현행법상 일정한 마약의 수출입·제조·매매·알선이나 그러한 목적으로 소지한 행위, 그리고 법에서 엄격하게 분류하는 일부 향정신성의약품의 제조·수출입·매매 등에 대해서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법정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반면 다른 유형의 향정신성의약품이나 대마와 관련된 위반행위에는 별도의 벌칙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행법 제61조에는 일정한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대마의 사용 등 일부 위반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정한 규정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마약을 소지했으니 몇 년을 받는다”는 식으로 미리 형량을 단정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제가 마약 사건을 검토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 역시 해당 물질이 법률상 정확히 어느 분류에 속하는지, 그리고 수사기관이 어떤 행위를 범죄사실로 보고 있는지입니다. 여기서 출발점을 잘못 잡으면 이후 대응 방향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같은 마약이라도 ‘소지’와 ‘유통 목적 소지’는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마약유통소지 사건에서는 마약의 종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소지의 목적입니다.
단순히 마약류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과 이를 판매하거나 유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관했다는 것은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마약류관리법도 일정한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매매 자체뿐 아니라 매매 등을 목적으로 한 소지·소유까지 중하게 처벌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결국 수사 과정에서는 “가지고 있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가지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마약의 양과 포장 상태, 보관 방법, 거래와 관련된 연락 내역이나 금전 흐름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의자 입장에서는 단편적인 사실 하나만 가지고 혐의를 판단하기보다 수사기관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유통 목적을 의심하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약 사건에서 특히 경계해야 할 부분은 초기 진술입니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는 별문제가 없겠지”라고 생각해 설명한 내용이 이후에는 소지 목적이나 범행 가담 정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좋은 대응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인정해야 할 사실과 법적으로 다툴 부분을 구분하는 것, 이것이 마약 사건 초기 대응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3. 실제 형량은 마약의 종류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법정형을 확인했다고 해서 실제 선고형까지 바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약 사건은 구체적인 범행 내용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유통 사건이라면 단순 가담인지 주도적으로 거래를 진행했는지, 범행이 일회성인지 반복되었는지, 취급한 마약류의 종류와 양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범행을 인정하는 정도, 수사 협조 여부, 동종 범죄 전력 등 피고인 개인에게 관련된 사정도 실제 재판 과정에서는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약 종류가 무엇인가”는 형량 판단의 시작점이지 결론은 아니라고 봅니다.
특히 유통 혐의가 포함된 사건에서는 역할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누가 거래를 계획했는지, 실제 마약을 누가 관리했는지, 금전적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됐는지, 피의자가 전체 유통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 사건에서 처벌이 무거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하게 선처만 주장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무조건 혐의를 부인하는 것 역시 사건에 따라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증거를 기준으로 범죄가 성립하는 범위를 먼저 정리하고, 그다음 자신의 실제 가담 정도에 맞는 법적 평가를 받도록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 과정이 마약 사건 변호에서 가장 실질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마약의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처벌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류만 보고 실제 형량까지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마약류가 문제 된 사건이라도 단순 소지인지, 투약인지, 판매인지, 알선인지 또는 판매를 목적으로 보관한 것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마약 유통과 관련된 일부 범죄는 법정형 자체가 매우 무겁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혐의의 정확한 범위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약유통소지 사건을 검토할 때는 결국 ① 마약류의 정확한 종류와 법적 분류, ② 소지 및 취급 목적, ③ 유통 여부와 구체적인 가담 정도, ④ 객관적인 증거관계를 순서대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형사사건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감추는 것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법적으로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약 사건의 형량은 ‘마약을 가지고 있었다’는 한 문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왜, 얼마나 가지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비로소 처벌 가능성과 대응 방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