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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2024년의 마지막 이동장터입니다.
이동장터 덕분에, 1년의 시간이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간것 같습니다.
마지막이니만큼 어르신들에게 안부인사 잘 전해드리고 오겠습니다.
9시 20분,
오늘도 윗집 어르신은 짜장라면 하나를 고르십니다.
지난번 손주가 다 먹었나봅니다.
어르신이 좋아하는 팥라면 유심히 보시더니, 한 번 고르십니다.
4봉지에 6천원이라는 금액이 어르신에겐 부담이었습니다.
손주주는 짜장라면 5800원은 그냥 사시면서 본인것은 아끼시는 어르신입니다.
건너편 어르신은 윗집 어르신 심부름 받았다며,
"야, 저 위에 계란 하나, 두부 하나 갖다 놓고 와~" 하십니다.
마루에 올려놓고 오면 돈 주시는 어르신.
그리고 본인것 사십니다.
오랜만에 나온 계단 윗집 사시는 어르신.
오늘은 부탄가스, 된장, 찰보리, 두부 사십니다.
늘 일 때문에 보지 못했다가 여기서 본다고 하니,
"나 그래도 매장 자주 갔어~" 하십니다.
내심 미안하셨나봅니다.
9시 40분,
오늘은 회관에도 어르신들이 많이 계십니다.
우리 전 노인대학 총무님은 회관 다니며 회관에 매달려있는 계양대 관리를 하십니다.
우리 어르신들 커피 한 잔 꼭 마시고 가라며 말씀하십니다.
그 와중에 지난번 식소다를 잘못 팔아서 어르신께 폐끼친적이있었는데,
그 어르신 오셨습니다.
어르신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르신 괜찮다며,
"내가 지비에게만 따로 이야기 할려고 했는데, 꼭 자기한테 이야기하라고 하더이다" 하셨습니다.
제가 괜히 안좋은 소리 들을까봐 어르신은 그러셨겠지요.
어르신께는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어르신 한 분은 지원금 잔액을 써야한다며,
나머지 잔액만큼 모두 결제를 해달라고 하십니다.
확인해보니 2만원 조금 넘게 있습니다.
소액을 선결제하는건 참 번거로운 일이지만,
어르신은 필요로 하시는 일이니 선결제 해드립니다.
어르신은 고맙다며, 커피 한 잔 주십니다.
10시,
"내가 지난번에 못나와서 두부를 못샀어요`" 하며 막 뛰어오십니다.
오늘은 두부 2모.
"내가 약 먹으면 잠이 들어서 못사요." 하시는 어르신.
오늘도 많이 팔라고 응원해주십니다.
회관으로 내려가니 많이 모여계십니다.
오늘은 부녀회장님도 지나가는길 들리십니다.
모두 두부쟁이들이신지, 다 두부만 사십니다.
두부는 만능 반찬인가봅니다.
10시 15분,
어르신, 항상 같은 시간 소주 2병 사러 나오십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냈어?"
의외의 인사에 어르신의 감수성을 바라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
어르신께도 메리크리스마스 말씀드립니다.
오전에 주문전화받았던 어르신댁,
계란 3판 놓으러 초인종 누르니 바로 나오십니다.
평상시 공병을 많이 주셨던 집인데,
아직 쌓이지 않았나봅니다. 고맙다고 인사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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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40분,
어르신댁에 가니 생선살이 말려져있습니다.
멀리서 봤을 땐 오징어인줄 알았는데, 오징어가 아니었습니다.
포를 이렇게 잘 말려서 나중에 먹을 때 넣어먹으면 맛난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지난번 공병값 활용해서 간장, 물엿 사십니다.
공병덕분에 물건 싸게사서 좋아하시는 어르신입니다.
10시 55분,
오늘도 어르신이 우편물을 주십니다.
"이거 봐 또 날라왔어." 하시는 어르신.
오늘도 독촉장입니다.
단어가 무섭습니다. 어르신은 눈이 안보여서 못읽으셨던 것 같습니다.
아드님에게 보내드리면서 설명해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말씀은 안하시지만, 걱정이 많아보였습니다.
어르신은 생강차 하나 달라고 하며, 많이 팔라고 하셨습니다.
11시 10분,
오늘도 차가 안보여서 어르신이 안계신줄 알았습니다.
근데 마당에 차가 들어와있습니다.
아드님 차였습니다.
"우리가 있으면 불편하실것 같아서, 오늘은 오지말라고 하셨어요."
아드님, 며느리와 함께 계시는 어르신.
가족의 시간을 방해해드리고 싶지 않아 저도 일찍이 나왔습니다.
11시 20분,
오늘은 어르신께서 많이 사야한다며, 시장 가방 갖고 나오십니다.
"어디가서 봅세!"
화장지, 돌자반, 코다리, 부탄가스, 요플레, 비누, 전병 등 을 사십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 요플레 말씀드려봤더니 어르신께서 어머님이 말씀해야 산다고 하셨어요~" 라고 하니.
"에효 그러게 말이야, 나 없으면 어찌살려고 그런데, 정말 갑갑하지." 하십니다.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져서 이런것들을 스스로 잘 못챙기시는 어르신입니다.
재가노인복지센터로 오면 좋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하니는 어르신.
난중에 생각해보고 꼭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1시 30분,
지난번 안들린 어르신 댁 위로 올라가봅니다
"어이 왔어~?" 하시며 웃습니다.
오늘도 어르신께서는 계란과 두부를 달라고 하십니다.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오게나~ 내가 그렇게 먹어`" 하시는 어르신.
"물건 안사도 와요~ 어르신 얼굴 봬러~" 하니, 어르신 좋아라 하십니다.
11시 45분,
회관서 무엇을 해드실련지 회관서 어르신들이 나옵니다.
오늘 아침에 부녀회에서 떡국하고 귤, 고기를 나눠드리니 어르신들이 좋아라하셨습니다.
덩달아 마을분들도 점빵차에서 필요한것들 사십니다.
회관 지나 아랫쪽 가니 해당 집 어르신도 여러가지를 말씀해주십니다.
퐁퐁, 콩나물, 팥칼국수, 팥빵 등.
지난번 공병 160개까지 활요애해서 싸게 물건을 갖고가십니다.
어르신 좋아라하십니다.
복귀할려던 찰나, 회관에 들리라는 매장 연락을 받고 회관으로 갑니다.
이곳도 오늘 식사를 하실련지 어르신들 모두 모여계십니다.
한 어르신께서 막걸리 하나, 콩나물 하나 달라고하시니,
다른 어르신이 막걸리 하나 더 두고가라고 하십니다.
"어찌 인원이 막걸리 하나로 되겠는가?" 하며 웃으십니다.
어르신 결국 하나를 더 사시며, 막걸리를 나눠주십니다.
다른 어르신은 집에서 만나지 못했다며 막걸리, 퐁퐁, 하이타이 사십니다.
어르신 밀차에 넣어드렸습니다.
13시 45분,
회관 건강체조 끝나는 시간.
내년도에도 건강체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어르신들.
"아니 꼭 우리 접수 좀 해주게나~" 하시는 어르신들.
면사무소에 전화해봐도 아직 공문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문의를 알아봐달라고 한 것이 벌써 3달째.
건강체조 선생님은 군에서 면으로 공문이 내려갈거라고 하십니다.
면으로 전화해보니, 공무원들 인사이동 시기라 아직 모른다고 합니다.
언제 나오는지 정확하게 알면 좋을텐데, 이런것을 챙기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어르신들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동광 선생님만 믿으니께, 알아서 잘 챙겨줘잉!" 하십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 두부, 콩나물 줄줄이 주문하십니다.
지난번 외상값까지도 함께 깨끗하게 갚아주시는 어르신들.
연말에 어르신들께 큰 선물 받습니다.
14시 10분,
쉼터가니 오랜만에 보이는 얼굴이 있습니다.
어르신 어쩐일인지 여쭤보니,
"나 맹장 터져서 죽다살아났어~" 하십니다.
한동안 안보이셨더니, 맹장 때문에 병원에 계셨다고 오셨고, 이제는 괜찮다고 하십니다.
이래서 어르신들의 장기간 안보이는 모습은,
늘 일상 안부 확인이 필요합니다.
옆에 앉아계시던 어르신,
지난번 외상값 말씀드리니,
"아니, 그냥 먹으라고 준줄 알았더니만,외상이었어?" 하십니다.
웃으면서 값 결제해주시는 어르신.
덕분에 매출 더 올리고 갑니다.
15시 00분,
오늘도 한 어르신은 동태 3마리 사십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카스한 박스에 두부3개, 양반김 하나 사십니다.
다른 마을 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번 전 회장님이 외상값을 모두 갚은 이후로 추가로 또 외상을 하셨지만,
이건 내년에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랫집 들려볼까 싶었지만, 오늘은 바로 나서봅니다.
15시 10분,
지난번 손주 대학 물건 잘 보내셨는지, 어르신께 여쭤보니 잘 전달했다고 하십니다.
고맙다고 하시며 오늘은 콩나물 3개 사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로서 그렇게 해주는 일 자체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큰 행복이리라 생각합니다.
옆집 어르신, 지난주엔 안계셨는데 이번주에는 나오십니다.
"간장 맛난놈하고, 댓병 큰거 두개 주쇼."
요리를 하실려나봅니다. 누가 오시는구나 싶습니다.
마을 회관 공사는 거의다 끝나갑니다.
어서 빨리 더 끝나야, 어르신들이 모일텐데 말이지요.
15시 20분,
지난번 외상으로 귤 사간 어르신, 귤 값 주십니다.
회관에는 신발이 4켤레나 있습니다.
평상시 이렇게 있지 않은데 들어가보니 어르신들 화투치십니다.
다른곳은 점 10원인데, 여기는 100원입니다.
어르신들 이정도는 쳐야한다고 합니다.
다른 한 어르신은,
"옛날에 울 서방 있을 때는 늘 점빵에서 샀는데, 이젠 혼자사니 사지질 않아. 먹을게 없어." 하시는 어르신.
혼자 산다는 것이 그런가보다 싶습니다.
그래도 먹을 것을 사도, 누군가를 위해 사셨던 어르신이셨던것 같았습니다.
지금 그 허전 마음을 이젠 누구에게 채우실지, 이렇게라도 화투치는 어르신들이 있어서 다행이 다싶습니다.
어르신, 설탕 하나 사주시면서
"그거라도 갈아주니 쓰것네." 하십니다.
옛 추억에 씁쓸하면서도, 그래도 하나라도 사주니 어르신은 본인 역할 사셨음에 만족하셨다 싶습니다.
인사드리며 회관 나섭니다.
15시 30분,
여기도 오늘 회관에 사람들이 많아 들어갑니다.
여기도 고스톱판입니다.
점빵차 왔다는 소식에 반찬 거리 사러 총무님 나오십니다.
콩나물 2개 사시는 총무님.
어르신들 말씀이 딱 맞았습니다.
장사는 엉덩이 힘으로 하는거고 발품파는 것이라고.
일단 들어가니 한 두개라도 더 팔고 나옵니다.
15시 40분
오늘도 집 아래 하우스서 천천히 걸어오시는 어르신.
운동 삼아 마을을 돌고 있다고 하십니다.
오늘은 두부4개, 사이다 1개.
점빵차 만날 때마다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15시 50분,
어르신댁가니, 어르신 집에 계십니다.
"내가 이번주에 손님이와서 돈을 다썼는데, 근데 물건이 필요해. 줄텨?" 하시는 어르신.
필요한 물건은 설탕과 밀가루.
외상으로 갖고가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안주실 어르신도 아니신걸 알기 때문이지요.
"내가 지비 지난번 똥포대도 그렇고, 택배도 그렇고 너무 고마워. 미안해. "
항상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어르신.
사람간 관계가 그리우셨는지, 볼 때마다 고맙다고 하십니다.
이웃간에 맘을 터놓지 못하는 어르신,
어르신 필요하시면 그 때마다 더 자주와야겠다 싶습니다.
어르신까지해서 2024년의 이동장터를 모두 마쳤습니다.
정신없이 온 이동장터, 장터의 현실은 매주마다 체감이 와닿았습니다.
1년 정리를 해보니 총 102회 운영을해서 조합원이 2,598명 비조합원 724명 이용하셨습니다.
1회 평균 32명의 주민이 이용을 했고, 실 매출은 약 65,124,880원. 1회평균 638,000원 매출이나왔습니다.
1인당 평균 1번 구매시 19,000원 가량 이용한 기록이 나왔네요.
충분한 매출은 아니지만, 작년대비 약 8% 상승한것을 볼 땐 회관에서 많이 지출해주셔서 가능했구나 싶습니다.
내년에는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더 어르신들의 욕구에 맞춰서 이용일수가 늘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싶습니다.
한해동안 이동장터 매출에 신경써준 우리 묘량면 어르신들 모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