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1 한가위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15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햅쌀과 막 따온 밤 대추 사과 배.
장마와 태풍으로 못볼줄로만 알았는데
우리 밥집에 까지 왔다.
이러니 수확의 계절 가을 한가위면
사람들은
'하느님 앞에 부유한 사람'이 된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은 선지데이. 사장님이 속초에서 제일 맛있는 선지해장국과 황태해장국을 잠도 안자고 새벽같이 끓여 내온다.
두부집에서 연휴를 앞두고 찍어낸 신선한 두부를 추석 선물로 엄청 준다. 이웃들에게 다 나누고도 내일 추석날 아침에는 이 귀한 두부를 식구들에게도 한 모씩 나눈다.
홍게집에서 일톤트럭 반차 분량의 홍게를 싣고왔다. 가마솥에 다 쪄서 동네사람들까지 포식한다.
젓갈집에서 매월 특등품 오징어젓갈을 한 통씩 금일봉과 함께 가져온다.
신자들이 계란후원회를 만들어 매달 신선한 계란 서른판씩 후원한다.
호숫가 신자들은 코다리후원회를 만들어 매달 비싼 코다리 한 상자씩 가져온다.
시장 키다리 아저씨는 거의 매일 중앙시장에서 족발, 생선, 김치, 야채류, 온갖 부식들을 직접 모아 온다.
최북단 거진에서 버섯농장을 하는 회장님은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막 딴 버섯 두 상자씩 내려준다.
......
끝이 없다.
천지빼까리다. (지금 공연 중인 나훈아 말대로).
추석 연휴 내내 이 고마운 사람들,
하느님 앞에 부유한 사람들의
고마운 사연들 나누고 싶다.
이때면 내 마음은 여전히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을 향한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뿐이 곱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
코스모스 반겨주는 정든 고향역
다정히 손 잡고 고개마루 넘어서 갈 때
흰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을
얼싸안고 바라보았네
멀어진 나의 고향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