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혹크비스트(Anton Hogkvist)
이케아 코리아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살고 있는데 그들의 집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집은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장소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표현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케아 인테리어 디자인을 위해서 사람들이 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수많은 리서치를 했다. 그 결과 설문자의 대부분은 집을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공간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집의 개념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독립주택보다 그에 대안적인 형태의 공동주택이 등장하면서 집은 보다 ‘관계’라는 개념과 밀접해졌다. 또한 1인 가구가 급증했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사람들은 혼자 식사하지 않고 온라인 방송을 통해 자신이 식사하는 모습을 공유하기도 한다. 집은 관계를 돈독히 해주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집의 거실은 언제나 장난감이 널브러져 있다. 조사에 따르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집이 유치원인지 집인지 분간이 가질 않고 다른 사람을 초대하기 꺼려진다고 했다. 나만의 공간이라고 느끼는 지점이 물리적으로 독립된 공간일 필요는 없다. 공동 기숙사에서 귀마개를 끼고 취미를 즐기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소파에 앉아 잠깐 동안 노트북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나만의 공간을 느낄 수 있다. 또 공동 주거하는 이혼한 여성 3명은 각자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한두 시간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서로 일정을 조절하는 일도 있었다. 이케아는 이러한 주거 형태에 착안해 디자인한 사례가 많다. 침대와 소파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듈 형태의 가구, 1층과 2층을 각각 다른 공간으로 쓸 수 있는 2층 침대, 헤드를 붙이면 침대, 평소에는 수납공간으로 사용하는 기능성 가구가 그것이다. 이러한 이케아의 홈 퍼니싱은 스웨덴의 환대 문화를 모티브로 한다. ‘적당한’, ‘균형 잡힌’이라는 뜻의 ‘라곰’이라는 단어와 어울리게 집에서 사회적 관계와 개인적인 휴식 사이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고려했다. 더불어 커피를 마시면서 20~30분 정도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는 피카(fika) 문화도 충분히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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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