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105]容齋先生시-[醉後縱筆]三首
용재집 제1권 / 칠언 절구(七言絶句)
容齋先生集卷之一 / 七言絶句
與叔達,稚圭同飮。叔奮小池上賞梅。
醉後縱筆。用叔奮韻。三首
適庵園裏好池臺。月下芳樽盡意開。
莫笑梅花開大晩。慇懃爲待玉人來。
疏疏淡淡兩三枝。山月來尋故故遲。
梅影只知今最絶。桂花還惜昨來虧。
滿城桃李靚新粧。解事春風自作忙。
莫把群芳優劣此。只應看取本來香。
숙달(叔達), 치규(稚圭)와 함께 숙분(叔奮)의 작은 연못가에서
술을 마시며 매화를 완상하다가 취한 뒤
붓을 휘둘러 숙분의 시에 차운하다. 3수(三首)
적암의 정원엔 연못과 누대 좋을시고 / 適庵園裏好池臺
달 아래 향긋한 술동이 흔연히 여누나 / 月下芳樽盡意開
매화가 너무 늦게 핀다 웃질랑 마소 / 莫笑梅花開太晩
은은히 옥인이 오기를 기다렸던 게라오 / 慇懃爲待玉人來
성근 자태 묽은 빛깔 두세 가지 매화 / 疏疏淡淡兩三枝
산 달은 짐짓 더디게 떠서 찾아오누나 / 山月來尋故故遲
매화 그림자 지금 가장 빼어난 줄 아노니 / 梅影只知今最絶
계화가 어저께 이운 게 도리어 애석하여라 / 桂花還惜昨來虧
성안 가득한 도리 새 단장 뽐내니 / 滿城桃李靚新粧
사리를 아는 봄바람 스스로 바쁘구나 / 解事春風自作忙
뭇 꽃들로 이 꽃과 우열을 겨루지 말고 / 莫把群芳優劣此
단지 본래 지닌 그 향기를 보아야 하리 / 只應看取本來香
[주-D001] 숙분(叔奮) :
조선조 문신 조신(曺伸)의 자이다. 호가 적암(適庵)이고
본관은 창녕(昌寧)인데, 문장에 뛰어나고 특히 시에 능하였다.
[주-D002] 사리를 아는 봄바람 : 봄바람이 꽃을 피우는 것을 두고 사리를 알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하 (역) |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