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를 가득 실은 러시아 선박 2대가 사상 처음으로 1월 중에 쇄빙선의 도움없이 북극항로의 단독 운항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말서 출발한 가스운반선, 1월중 처음으로 쇄빙선 도움없이 북극항로 운항/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선사 소브콤플로트 소속 LNG 운반선 '크리스토퍼 더 마르줴리'(Кристоф де Маржери) 호는 시베리아 서쪽 야말반도의 LNG 저장소(공장)을 떠나 북극항로 운항 10일 21시간 만에 지난 16일 동쪽 베링해에 도착했다. 1월 중 쉐빙선을 도움을 받지 않고 북극항로를 단독으로 운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 진수된 '크리스토퍼 더 마르줴리'호는 얼음(두께)에 의해 분류되는 북극 항로 운항 선박으로는 7등급(Arc7) 이라고 한다.
지난 2017년 진수 당시의 크리스토퍼 더 마르줴리 호/출처:유튜브 캡처
화물주인 러시아 민간 가스회사 노바텍은 18일 '크리스토퍼 더 마르줴리'호에 이어 또다른 LNG 운반선 '니콜라이 에브게노프'Николай Евгенов 호도 북극항로 운항을 거의 끝냈다고 밝혔다. 노바텍 측은 "두 척의 LNG 운반선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LNG 가스 약 14만톤을 싣고 있다"며 "북극항로를 운항할 경우, 기존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보다 소요 시간이 40% 단축된다"고 밝혔다.
LNG 운반선들은 야말반도의 사베트(Сабетт) 항에서 북극 항로가 끝나는 동쪽의 데즈네브 곶 (мыс Дежнева)까지 평균 9.5노트의 속도로 항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극 항로 이용시, 최소 8~9노트의 속도로 운항해야 경제성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1월 중에 쇄빙선의 도움없이 북극항로를 완주했다는 사실이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40%나 더 빠르게 LNG 가스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으니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진다. 쇄빙선 용선 비용도 들지 않으니, 금상첨화다.
지금까지 북극항로 이용은 11월까지 가능했다. 이번 운항으로 항로 이용 기간이 두 달 더 연장된 셈이다. '크리스토퍼 더 마르줴리'호은 지난 해에도 북극항로의 운항 시작 시점보다 두 달 앞서 5월에 운항에 성공한 대규모 LNG운반선 기록을 세웠다.
노바텍이 무리하게(?) 북극항로 운항 연장에 나선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NG 가격 상승 때문이다.
동북아시아에서 LNG 현물 공급가를 나타내는 'Platts JKM' 지수는 지난 12일 MM(100만)Btu(열량 기준 단위)당 28.2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격으로 입찰된 LNG가스가 2월 1, 2일 인천항에 도착한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내달 12~16일 중국 당산항으로 가는 LNG가격은 MMBtu당 30.7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이번 북극항로 운항은 러시아의 북극항로 개발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24년까지 운송량이 연간 8,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