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시아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한 프로그램 덕에 최근 화제가 된 타이완? 볼거리 먹거리 천국인 일본? 거대한 대륙 중국?
아시아에도 호기심 충만한 여행지들이 많이 있지만, 지금까지 서양인들에게 No.1 여행지로 손꼽힌 곳은 바로 태국, 그중에서도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콕'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저렴한 현지 물가와 맛있는 음식들, 영어에는 서툴지만 늘 웃는 현지인의 모습은 유럽인, 미국인이 매료되기에 충분한 조건이지요. (태국의 매력은 참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유럽인, 미국인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방콕'은 특별한 여행지였는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을 고르라면 단연 '면 요리'를 손꼽을 것 같습니다.^^ ‘면’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떨어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음식 중 하나인데요. 집에 라면이 없으면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고, 마트에 10열로 진열된 라면들을 보면 괜히 마음의 안식을 찾게 된달까? 심지어 사발면은 신혼여행 갈 때 꼭 챙겨야 할 필수품이라 할 만큼 '면'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면과는 조금 다른 태국의 면 요리는 새로운 맛과 모습으로 입안 가득 군침이 돌게 하는데요. 따뜻한 국물이 일품인 쫀득 국수부터 태국 면 요리의 대표주자 팟타이까지! 태국에서 만났던 맛있는 면 요리를 만나러 '타이 누들로드'를 떠나 볼까요?


누들로드 첫 출발점은, 살아있는 방콕을 느낄 수 있는 카오산 로드에서 시작합니다. 가난한 배낭여행객들을 반기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맛집들이 모여있어 그야말로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라 불리는 곳이죠. 일 년 내내 후텁지근한 날씨에 우기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쏟아지는 '스콜현상'이 나타나는데요. 갑자기 쏟아지던 비를 피해 들어갔던 어묵국수 집은 그야말로 소낙비 덕에 알게 된 행운의 맛집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얇은 국수위에 통통한 어묵이 한가득! 쌀국수 특성상 씹히는 식감은 거의 없이 후루룩~ 후루룩~ 넘어가고, 쫄깃쫄깃한 어묵과의 조합도 인상적입니다. 따뜻하고 구수한 국물은 갑작스러운 비 때문에 추워진 날씨에도 제격! 텁텁한 고기 육수가 아닌 깔끔하고 맑은 해산물 육수는 지난밤 시원한 맥주와 카오산의 뜨거운 밤을 즐긴 여행자라면 '해장 국수'라 불러도 될 만큼 안성맞춤인 면 요리입니다.


앞서 만나본 국수가 '베트남 쌀국수'를 떠올리게 하는 국물 요리였다면, 이번엔 태국의 시그니처 메뉴의 대표주자인 팟타이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도 태국 요리 음식점이 생겨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 독특한 향신채 때문에 낯설어하던 사람들도 팟타이만큼은 너나 할 것 없이 좋아했죠. 달콤한 소스에 부드러운 면, 채소와 해산물 등이 어우러진 볶음 국수는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메뉴입니다. 방콕 카오산로드에선 길거리에 자유롭게 걸터앉아 팟타이를 맛보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지요.
우리 돈 약 1,500~2,000원 정도면 맛볼 수 있는 길거리 팟타이도 좋지만, 오늘은 팟타이 하나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방콕의 대표 맛집, '팁사마이'를 찾았습니다.

커다란 팬에 불을 지피고 센 화력에 볶아낸 새우와 채소, 거기에 부드러운 면과 팟타이 맛을 결정하는 달콤한 소스의 조합! 생각만 해도 배가 고파지는 것 같죠?^^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팁싸마이'는 카오산로드에서 도보 약 20분여 떨어진 길에 있지만, 그 맛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룬답니다.
달콤한 팟타이와 함께 태국 맥주 싱하를 곁들이거나 생 오렌지를 짜내어 상큼한 맛이 일품인 오렌지 주스를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5,000원의 짜릿한 행복"을 맛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여행객들뿐 아니라 한국인도 좋아하는 동남아 여행지로도 손꼽히는 태국. 그중에서도 카오산 로드의 맛집들은 간판에서 한국어를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익숙한 곳이 많습니다. 일명 '쫀득 국수'라 불리는 카오산 로드의 쿤뎅국수는 걸쭉한 국물에 찰진 면이 특징인데요. 마치 카라멜처럼 쫀득쫀득한 식감을 자랑하여 '쫀득 국수'라 불리며,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낯선 '태국의 맛'이기도 합니다.

가게의 '녹색 인테리어' 덕에 '녹색 국수' 또는 '쫀득 국수집'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더욱 유명한 쿤뎅국수. 커다란 솥에는 국수 맛의 결정타, 구수한 국물이 끓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입니다.

시장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기차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태국의 매끌렁 시장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방콕에서 약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시장의 독특한 구조'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그전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시골의 재래시장이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는데요. 지금도 시장 한쪽엔 재래시장 특유의 정이 살아있는 풍경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마치 시골 장터의 모습을 연상케 하죠.^^) 바쁜 손놀림으로 국수와 고명을 담아내는 아주머니와 긴 테이블에 어깨를 스칠 듯 다닥다닥 붙어 앉아 국수를 맛보는 손님들이 눈에 띄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만난 국수는 내장 국수입니다. 사실상 태국어를 제외한 다른 어떤 언어도 통하지 않을 것 같았던 한 재래시장에서 아주머니와 손짓 발짓을 해가며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국수 한 그릇을 받아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의 전통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국밥'과 비슷한 태국의 내장 국수. 정겨운 시골 장터에서 맛본 한 그릇의 국수는 재래시장의 정을 듬뿍 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갈 곳은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인데요. 이 수상시장의 풍경은 태국을 소개하는 사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통 모자를 쓴 태국인들이 길고 작은 목선에 과일, 채소, 기념품을 싣고 다니면 타친강과 메콩강의 운하는 거대한 수상시장으로 변신하지요.
처음에는 농사를 짓던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배로 실어와 이곳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관광객들이 증가하자 기념품을 만들어와서 팔거나 배를 저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일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야자, 두리안, 망고 등의 열대과일을 배 위에서 맛보거나 기념품을 살 수도 있는데요.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맛 체험'은 보트 위에서 만든 쌀국수입니다. 가스통을 실은 배에서 만든 '수키 국수'(태국식 샤브샤브)가 그 주인공인데요. 탱글탱글한 어묵과 부드러운 면을 배 위에서 삶아 내어 지상에 있는 테이블 위로 전달해 주는 그야말로 '통통배 표 국수'입니다. 워낙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답게 상업적으로 변했다는 안타까운 평이 있기도 하지만, 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국수 체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태국에서 만나본 '누들로드'. 재미있게 보셨나요?^^ 예로부터 면 요리는 장수와 건강의 상징으로 따뜻한 한 그릇에 정성을 담아 먹는 사람의 행운을 기원했다고 하는데요.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면 요리이지만, 태국 누들로드에 만나본 면 요리는 동남아의 짙은 특성과 현지 사람들의 정을 담뿍 담고 있었습니다.
달콤한 팟타이, 걸쭉한 쫀득국수, 장터에서 만나는 내장 국수까지. 면이 주는 소박함과 담백함과 함께 태국의 면요리가 선사하는 '행복'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