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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學逵 (1770 ~ 1835. 朝鮮 後期 學者. 本貫 平昌. 字 醒叟. 號 洛下生 • 洛下)
(1) 飢民 (굶주린 百姓)
官糴在冬秋 ~ 官穀은 가을과 겨울에 거두어들이니
轆轆車輸倉 ~ 수레소리 搖亂하게 실어 나르네.
官府有常平 ~ 官府에는 常平倉이 있는데
奸細以低昂 ~ 奸邪한 무리들이 값을 造作하네.
州圖一万戶 ~ 고을의 帳簿에는 一 萬 戶數인데
爾逋三万強 ~ 저들은 三 萬兩도 더 縮냈다네.
中庭椎肥牛 ~ 뜰 가운데 소도 때려 잡아놓고
呼盧間吹簧 ~ 賭博판 벌리고서 風流도 즐긴다네.
十口且安坐 ~ 열 食口나 되는 家族 무슨 罪이랴
那不化鼠狼 ~ 어찌 사나운 짐승으로 變하지 않으리.
(2) 寄題權處一茅亭 (權處一의 茅亭에 부침)
聞君西巷曲 ~ 그대가 西쪽 마을에 산다고 들었는데
矗石小堂成 ~ 돌 위에 작은 집을 지었네.
麥秀柴門暗 ~ 보리가 자라서 사립門은 어둡고
秧稀野水明 ~ 모낸 것은 드물어 들 물이 맑구나.
詩書存晩計 ~ 늙어서 詩와 글이 있고
耕鑿任平生 ~ 밭 갈고 우물 파서 平生을 맡기네.
大隱皆城市 ~ 大隱은 모두 城市에 살거니
何須江海情 ~ 어찌 반드시 江海의 情을 固執하랴.
(3) 南湖放舟 14首. 2
河家屋子揷湖濆 ~ 河氏네 집은 南쪽 浦口에 깊숙이 들어가 있어
門外茫茫水拍雲 ~ 門밖에는 茫茫한 바닷물이 구름을 치고
極望葦梢平似剪 ~ 저 멀리 가위로 자른 듯 펼쳐진 갈대밭은
晩風回處一紛紜 ~ 저녁 바람 불어오면 一齊히 뒤흔들리네.
(4) 南湖放舟 14首. 4
蘆葦生成二丈强 ~ 갈대는 두 길보다 크게 자라서
早花虛白晩花蒼 ~ 일찍 핀 꽃은 옅게 희고 늦게 핀 꽃은 새하얀데
半披半折沿隄亂 ~ 半은 솟고 半은 꺾어져 堤防 따라 어지러운 갈대꽃이
瑟瑟舟前掠面長 ~ 사각사각 배로 다가와 얼굴을 스치고 가네.
(5) 賦得燈前菊花影
(燈불 앞 菊花 그림자를 보고 짓다)
燈在菊南花影北 ~ 燈불이 菊花 南쪽에 있으니 그림자느 北쪽에
燈在菊西花影東 ~ 燈불이 菊花 西쪽에 있으니 그림자는 東쪽에 있다.
一牀書帙兩壺酒 ~ 平床 하나가득 冊에 술 두 甁
徧要看渠花影中 ~ 두루 살펴보니 이 모두가 그림자 속에 있네.
(6) 山有花
山有花上江隖 ~ 山有花는 江 위 언덕에 피어있는데
砥柱碑下江渚 ~ 砥柱碑石 아래의 물가라네.
愁愔愔采薪女 ~ 근심 많은 나무꾼 處女는
長傷嗟向誰語 ~ 긴 傷處를 歎息하며 누구를 向해 말하나.
還歸嫁見猶父 ~ 親庭에 돌아와 叔父를 보니
噫不諒以威膂 ~ 아, 마음은 몰라주고 가요만 하네.
男有婦可決去 ~ 男子는 아내를 쫓아낼 수 있지만
女有夫不再許 ~ 女子는 지아비를 둔 채로 再婚할 수 없다네.
潛垂淚出門戶 ~ 말없이 눈물 흘리며 門을 나서니
傷春心向前浦 ~ 봄날에 傷한 마음으로 앞 浦口로 向해가네.
橫盤濄久延佇 ~ 傾斜진 물굽이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輕騰身若投杵 ~ 가볍게 물로 몸 날리니 절구공이 날리듯 하였네.
江中歌女所與 ~ 江 가운데 노래하는 女人이 되니
溤龍鱗찬危苦 ~ 일렁이는 물결 타고 그대를 생각하네.
揚纁衻汎椒糈 ~ 粉紅 활옷 날리며 좋은 재물 띠우나니
懷暖妹悵何所 ~ 어여쁜 그대는 구슬피 어느 곳에 있느뇨.
鴛鴦鳥不可侶 ~ 鴛鴦새도 짝이 되지 못 하고
茳蘺草不可茹 ~ 香긋한 茳蘺 풀도 먹을 수 없구려.
魂澹澹洛東滸 ~ 그대의 靈魂 서린 洛東江 물가가
山有花歸來處 ~ 山有花가 돌아온 곳이라네.
(7) 城南
郡城南畔水雲端 ~ 郡의 城 南쪽 언덕 구름 끝에서
千古登臨悵獨歎 ~ 千古에 悠久한 山에 올라 홀로 歎息하네.
滿眼山川聞杜宇 ~ 눈에는 山川이 가득한데 杜鵑새 소리 듣고
半身風雨倚欄干 ~ 半身은 風雨에 欄干을 기댔네.
殘花暗暗如相惜 ~ 남은 꽃은 暗暗히 서로 아까워하는 듯하고
芳草迢迢不盡看 ~ 芳草는 쓸쓸하여 다 보지 못하네.
何事倍添遊子恨 ~ 무슨 일로 나그네의 恨을 또 더했나
故園今日食猶寒 ~ 오늘 故鄕에는 밥이 오히려 차구나.
[ 秧歌五章 ] (모내기 노래)
(★ 秧歌五章은 모두 모내기 하면서 부른 民謠를 그대로 옮겨 漢譯한 境遇이다. 民謠의 固有한 리듬과 情感까지 最大한 收容하려 했는데 그로因해 傳統 漢詩로써 詩體의 格式을 移脫하게 되면서, 庶民의 詞說과 方言까지도 驅使하게 되었다)
(8) 第 1 章
今日晴復陰 ~ 날씨가 맑았다 흐린데
雨脚來輕颸 ~ 빗줄기에 가벼운 바람 일구나.
新秧(臼+禺)稞 ~ 새 모를 쪄 묶어
駄向前陂時 ~ 얼마 전에 때맞춰 방죽 向해 모찜 날랐다네.
娟娟新嫁娘 ~ 고운 새색시를
姊妹相携持 ~ 姊妹거 서로 이끈다.
揷秧亦有法 ~ 모심기도 要領이 있어
男前而女隨 ~ 男丁네가 먼저하고 女人네가 따라한다.
男歌徒亂耳 ~ 男丁네 노래는 그저 귀만 시끄럽게 할 뿐이나
女歌多新詞 ~ 女人네의 노래는 詞說이 많다네.
新詞四五闋 ~ 새로운 노래 너댓 篇을 차례로 들어 보시오
次第請聞之 ~ 처음 소리를 뽑을 적에는
稍揚若風絮 ~ 자못 버들강아지 같이 들리더니
轉細如煙絲 ~ 漸次 아지랑이처럼 가늘게 맴도네.
若是乎怨思 ~ 怨望할 수 있으랴
怨思將爲誰 ~ 누굴 怨望하리오.
儂家雒東里 ~ 우리 집은 雒東 마을
(雒. 수리부엉이 락)
三男美須髭 ~ 세 아들 모두 鬚髥이 예쁘다.
(髭. 콧수염 자)
儂生三男後 ~ 내가 나고 세 아들이 태어났다.
父母之所慈 ~ 父母의 사랑에
千錢買長髢 ~ 千 錢으로 假髮을 사고
(髢. 가발 체)
百錢裝匳資 ~ 百 錢의 化粧品으로 治裝했다.
一棹便斷送 ~ 조각배로 기어이 보내버리니
送嫁江南兒 ~ 江南쪽 아이에게 媤집보냈구려.
兼是暮春日 ~ 이에 봄날이 저물었다네
回頭何限思 ~ 지나간 나의 懷抱 어찌 끝이 있으랴
愔愔白茅屋 ~ 조용한 흰 草家
歷歷靑楓枝 ~ 歷歷한 푸른 丹楓나무 가지
江南異江北 ~ 江南쪽과 北쪽이 다르네.
事在鹺魚鮞 ~ 生鮮 알을 절이는 일로
三月送郞行 ~ 三月에 新郞을 보내
九月迎郞期 ~ 九月에 맞이할 期約한다.
江潮日兩回 ~ 江 潮水는 날마다 두 番씩인데
燕子春深知 ~ 제비는 봄 깊은 줄 아는지
潮回復燕去 ~ 潮水가 돌아나가니 제비가 떠난다.
敎人長別離 ~ 사람은 죽어서야 離別한다지
鮮鮮皷子花 ~ 곱디고운 저기 저 메꽃
蔓絶花亦萎 ~ 덩굴이 끊어지면 꽃도 함께 시드나니
阿姑自老大 ~ 媤어머님 어른이라고
言語太差池 ~ 하시는 말씀 어이없으랴
出門試長望 ~ 사립門이라 밖을 나와 하염없이 바라보며
涕泗霑兩腮 ~ 흘리는 눈물 콧물에 두 뺨을 적시는구나.
隔江父母家 ~ 江물이 막혔네. 저 너머 어매 아배 사시는 집
烟波正無涯 ~ 물안개 자욱하여 끝간데 모를레라.
哀哀乎父母 ~ 어쩌자고 울어매 울 아배는
生儂太不奇 ~ 나를 왜 이리 낳았소?
當日不生儂 ~ 이내 몸 낳지를 않았던들
今日無儂悲 ~ 오늘에 이 슬픔이야 아주아주 없었을걸.
(9) 第 2 章 (親庭 가는 소리)
今日不易暮 ~ 쉬이 저물지 않는 하루
努力請揷秧 ~ 논 모내기가 힘들구나.
秔秧十万稞 ~ 십만 벼 모를 쪄서
稬秧千稞強 ~ 千稞 모내기 괴롭네.
秔熟不須問 ~ 벼가 자랄지 모르겠지만
稬熟須穰穰 ~ 벼가 익어 豊年들면
炊稬作糗餈 ~ 벼로 쌀떡 만들어
入口黏且香 ~ 먹으면 찰지고 맛나겠지.
䧺犬磔爲 ~ 살찐 수캐를 차버리고 (磔. 찢을 책)
嫰鷄生縛裝 ~ 어린 닭을 묶어서
持以去歸寧 ~ 손에 들고 親庭아버지 뵈려 가는데
時維七月凉 ~ 때는 서늘한 七月
儂是預嫁女 ~ 너는 出家外人
総角卽家郞 ~ 總角은 이제 집의 아들이고
儂騎曲角牸 ~ 너는 걸터앉은 뿔 굽은 암소다.
郞衣白苧光 ~ 흰모시 사내 옷이 빛나네
遅遅乎七月 ~ 지루한 七月이여
歸寧亦云忙 ~ 親庭아버지 바쁘다하니
但願七月後 ~ 七月 以後에 바라건대
霖雨九旬長 ~ 장마가 九十日 내내 이어지길.
(10) 第 3 章 (雙鑞環 民謠 '雙가락지 노래')
(★ 特히 民謠漢詩 開拓한 분 中, 李學逵 先生은 巨濟島를 두 차례나 訪問해 巨濟民謠 雙鑞環 五言漢詩로 옮겨 놓았다)
纖纖雙鑞環 ~ 쌍금쌍금 雙가락지
摩挲五指於 ~ 호작질(손장난)로 닦아내어
在遠人是月 ~ 먼 데 보니 달이로세
至近云是渠 ~ 젙에 보니 處子로세.
家兄好口輔 ~ 오랍 오랍 울 오랍씨
言語太輕疎 ~ 거짓말씀 말아주소
謂言儂寢所 ~ 處子애기 자는 房에
鼾息䉶吹如 ~ 숨소리도 둘이로세.
儂實黃花子 ~ 나야 本디 菊花씨라
生小愼興居 ~ 애리서로 단정했소
昨夜南風惡 ~ 東南風이 디리 불어
窓紙鳴噓噓 ~ 門風紙 떠는 소리라요.
(★ 女同生이 자는 房에 바람이 불어 門風紙가 떠는 소리를 誤解하곤, 오빠가 女同生을 疑心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民謠를 부른 女性 歌唱者들은 自身들을 誤解한 오빠에 對한 怨望을 노래다)
(11) 第 4 章 (主紇嶺)
曾聞主紇嶺 ~ 主紇嶺 고개에 對해서 들어보니
上峯天西陬 ~ 天西陬가 最高峰이라네.
(陬. 모퉁이 추)
雲亦一半休 ~ 구름도 居半 쉬어 넘고
風亦一半休 ~ 바람도 居半 쉬어 간다네.
豪鷹海靑鳥 ~ 날쌔고 거친 松鶻매도
仰視應復愁 ~ 主紇嶺 바라보고 다시 시름겨워하네
儂是弱脚女 ~ 나는 다리 弱한 女人네
步履只甌寠 ~ 작은 언덕이나 걷는다지만
聞知所歡在 ~ 내 좋아하는 사람 있다 所聞 들으면
峻嶺卽平疇 ~ 높은 언덕도 平地인양
千步不一喙 ~ 千 걸음 걸어도 한 숨 쉬지 않고
飛越上上頭 ~ 날 듯 달려가 꼭대기에 오르리라.
(12) 第 5 章 (秧歌 ~: 날라리, 징과 북으로 伴奏하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
請將馬州秤 ~ 대마주의 저울을 가지고
秤汝憐儂意 ~ 나를 사랑하는 그대 마음을 달아보아요.
請將海倉斛 ~ 海倉의 말을 가지고
量儂之恩義 ~ 나의 사랑도 재어보아요.
不然並打團 ~ 아니면 모두 둥글게 뭉쳐
十襲褁衣帔 ~ 열 겹 치마幅에 싸서
縈之復結之 ~ 얽어매고 묶어 매어
裝作一擔蕢 ~ 한 삼태기로 만들어
擔在兩肩頭 ~ 兩 어깨에 짊어지고
千步百顚躓 ~ 千 걸음에 百 番 꺼꾸러져서
寧被擔磕死 ~ 차라리 짐에 눌러 죽는다 해도
此心無汝媿 ~ 이 마음 그대에게 부끄럼이 없다오.
(13) 中元夜有褱
(七月 보름날 밤에 懷抱가 일어)
雲林一曲思千廻 ~ 구름 숲 한 구비에 數없이 돌고 도는 想念이어라
况對新秋把酒杯 ~ 더구나 가을을 새로이 맞으니 술盞을 잡을 수밖에.
幾日淸風聞海國 ~ 며칠 맑은 바람 불어와 섬나라 消息 들리는데
今宵凉月遍荒臺 ~ 오늘밤 서늘한 달이 荒凉한 樓臺를 두루 비추네.
碧簫醉後詩仍就 ~ 푸른 퉁소 소리에 醉한 後에 詩는 이루어져 가지만
紅藕香歬信不來 ~ 붉은 蓮꽃 香氣가 引導한다는 말 믿지 않는다. (歬. 앞/자를 전)
後約旗亭重見好 ~ 훗날에 約束한 술집으로 거듭 나아가니
纖歌定向故人開 ~ 고운 노랫소리 들리는 곳에 옛 親舊가 사라지네.
相知凡幾日 ~ 서로 아는 사이로 얼마나 살았는가?
相別復經秊 ~ 離別하고 다시 몇 해 이던가?
雅語番番得 ~ 優雅한 말들이 番番이 이루어져
新詩箇箇圓 ~ 새로 지은 詩가 하나하나 穩全하였지.
靑山行有約 ~ 靑山으로 山行해야할 約束이 있으나
丹竈定無緣 ~ 丹竈(仙家의 道士가 丹藥을 고는 부엌, 곧 丹藥)와는 定히 因緣이 없어라.
江蓴秋來美 ~ 가을이 오니 江가의 부들 꽃이 아름다운데
因君一悵肰 ~ 그대로 因하여 온통 슬퍼하노라.
(14) 夜宿西林寺坦公房
(밤에 西林寺 坦公의 房에 자며)
榾柮無煙燈燼遲 ~ 등걸불은 煙氣 없이 천천히 타는데
銀河樓閣夢參差 ~ 銀河 樓閣에는 꿈이 들쭉날쭉하네.
夜來山木聲如雨 ~ 밤이 되니 山 나무의 소리 빗소리 같은데
正是初寒葉脫時 ~ 이때가 바로 첫추위 잎 질 때라네.
(15) 燕覆子 (으름)
甛於崖蜜冽於霜 ~ 石淸보다 달고 서리보다 차니
林下津津氣味長 ~ 숲속에서는 그맛이 늘 입에착착 달라붙도록 좋다.
堪與猴桃爲後殿 ~ 다래와 더불어 뒷줄에 자리할 수 있지만
詎隨羊棗得聯行 ~ 어찌 대추를 따라 나란히 늘어설 수 있으랴.
(16) 流頭宴
(慶州의 옛 風俗에 陰曆 六月 十五日이면 東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은 後 술을 마셨는데 이를 流頭宴이라고 한다)
六月之中流頭節 ~ 六月의 한 가운데 流頭節에는
東京屋霤相烘熱 ~ 慶州의 지붕이 모두 달구어지지.
彈冠振衣莫須遲 ~ 갓과 옷깃의 먼지 털기 遲滯하지 말게나
流觴曲水行當設 ~ 물굽이에 술盞 띄워 노는 자리 마련하리니.
(17) 呈錦帶翁 (錦帶 李家煥 翁께 드림)
流雲漠漠柳陰陰 ~ 흐르는 구름은 끝이 없고 버들은 茂盛한데
崦上隄邊雨氣侵 ~ 山 위와 둑 가에는 비 氣運이 일어나네.
最好樓中見山色 ~ 樓臺에서 山 빛을 보는 것이 가장 좋으니
高楖津外碧森森 ~ 나루 밖 높은 즐나무가 푸르게 鬱蒼하네.
(18) 早春
趙家圓北土垣斜 ~ 趙氏집 담장 北쪽 흙이 기울고
鎭日尋春踏草芽 ~ 終日 봄을 찾느라 새싹을 밟았다.
木筆紅梅都未見 ~ 木蓮과 紅梅는 아직 보지 못하고
最先一樹杜鵑花 ~ 第一 먼저 杜鵑花를 보았네.
(19) 贈別太白山人
樹色經冬在 ~ 나무 色은 겨울을 지나고도 그대로인데
雲容入夏奇 ~ 구름의 貌樣은 여름에 들어서니 奇異하구나.
何時阮公屐 ~ 阮籍의 나막신 그 언제였던가?
重與道林期 ~ 길 가 숲에서의 期約을 重히 여기리라.
(★ 阮公 ~: 阮籍을 말함. 中國 三國時代 魏나라의 文學家·思想家. 字는 嗣宗. 일찍이 步兵校尉 벼슬을 지내서 普通 阮步兵이라고 불렀다.
怪짜 詩人으로 竹林七賢 中에 가장 有名하다. 마음에 드는 벗을 만나면 靑眼으로 對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對하면 白眼으로 對 ‘白眼視'라는 故事를 만들어냈다)
(20) 鐵文魚
鐵文魚何不杷人命 ~ 鐵文魚야 어찌 묵은 밭은 고르지 않고
而反爲人漁 ~ 도리어 사람 낚는 漁夫가 되어 빼았는가.
三叉屈折如指爪 ~ 세 갈래 굽은 손톱으로
爬民之肉吮民膄 ~ 百姓의 살을 파내고 기름을 빨아
而輸爾田廬 ~ 너희들의 시골집에 실어가
又敝我牛車 ~ 우리 소와 말까지 부수는 구나.
鷄林自此鐵無餘 ~ 鷄林에는 이제 남은 쇠라고는 없어
抨弓去射水文魚 ~ 활을 가기고 가서 鐵文魚를 쏘는구나.
(★ 嶺南樂府의 鐵文魚는 高麗 末 鷄林府尹 裵元龍의 虐政을 諷刺한 말이다. 元龍은 鷄林府尹으로 있을 때 貪虐하여 農器具인 철파 곧 쇠스랑까지도 걷어 갔고, 家族까지 逼迫하여 싣고갔다. 百姓들은 그를 鐵文魚府尹이라고 불렀다. 文魚는 八梢魚라고도 한다. 철파의 貌樣이 이와 비슷한 까닭이라 傳한다.
(21) 春日 讀錢受之詩. 9首. 8
(봄날 錢謙益의 詩를 읽고)
鬢絲禪榻送生涯 ~ 귀밑털 희도록 參禪하듯 지낸 生涯인데
五度江南花落時 ~ 다섯 番째 江南에 오니 꽃이 질 때라네.
爲是秦淮舊遊伴 ~ 이곳은 秦淮의 옛날 놀던 곳인데
未能磨滅是情癡 ~ 닳아 없어지지 않은 것이 情이로구나.
(22) 嚇鵲令 (까치撲滅 命令에 火가 치밀어)
寧當七年病 ~ 차라리 七 年 病을 앓을지라도
不聞嚇鵲令 ~ 까치撲滅 命令은 못 듣겠네.
寧出五銅甁 ~ 차라리 다섯 개의 구리甁을 내놓을지라도
不納一銀甁 ~ 하나의 銀甁은 못 내놓겠네.
爾父淸如水 ~ 너의 아버지 淸廉하기 맑은 물 같았는데
文節眞無子 ~ 文節에게는 正말 子息이 없는 셈이네.
向聞劉尙書 ~ 前에 들으니 劉尙書는
號令無古初 ~ 예前에 없었던 命令 내렸다네.
嘷鴞搜林木 ~ 올빼미 소리에 숲을 搜索하고
走鹿歸牢獄 ~ 사슴을 놓치면 監獄에 가두었네.
軍民至今言 ~ 至今 軍民이 말하기를
何時無比賢 ~ 어느 時代인들 이러한 어진이 없겠는가 하네.
(23) 閒官 (閒暇한 官吏)
麥浪漾風日 ~ 보리는 물결치고 바람은 일렁이고
秧鐵刺水時 ~ 무논에는 모내기 때이다.
田家稍自暇 ~ 農家에서는 조금 閒暇로워
曳杖出前陂 ~ 지팡이 끌고 앞 언덕으로 나간다.
阜蓋來何數 ~ 官吏는 어찌 그리고 자주 오는지
靑錢散不疑 ~ 멀쩡한 돈 흩어갈 것 틀림없네.
閒官如布穀 ~ 閒暇한 官吏는 뻐꾸기 같아
只有勸耕菑 ~ 다만 따비밭 갈기만 勸奬한다.
(24) 和冽水田園雜興
(茶山의 冽水田園雜興에 和答하여)
山澗撈魚玳占光 ~ 山골 시내에 고기잡자 반짝반짝 빛이나서
雉孫誇道책餘長 ~ 어린 孫子 자랑하며 한뼘남짓 크다네.
老人自是觀於海 ~ 老人은 바다에서 보았기에 옳다고 여겨
爲說靑鯊一丈强 ~ 모래무지는 한 발이 넘게 크다고 말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