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비소식으로 이번주 춘천 건봉령 승호대 투어는 일요일로 변경하였습니다.
근데, 일요일 아침부터 그리 날씨가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기상청 예보도 곳곳에 한차례 비가 지날꺼라고 하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뒤로하고, 우리나라 기상청이 또다시 구라청이길 빌며 집결지로 향합니다.
집결지에는 이미 이스트우드님과 테리어맨님, 아리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와 타류님을 끝으로 오늘의 투어 거리가 상당하다는 생각에 출발을 재촉합니다. 날씨가 별로 안좋아서 인지, 도로는 무척 한산합니다. 신호등 이외에는 거칠것 없이 질주하다 보니, 날씨 걱정은 없어지고, 그저 달리고 있음에 기분은 마냥 들뜨기 시작합니다.
중간 쉼터 내촌휴게소에 도착합니다.
팀샤이안의 공식먹거리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청양고추 소세지를 하나씩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물론 수다도.......ㅋㅋ
건봉령 승호대는 춘천 초입에서도 약 1시간 가량을 더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춘천초입의 식당에서 우선 점심을 먹고 움직이기로 합니다. 오늘의 점심식사장소는 "메이플가든".
숯불에 직화로 구워먹는 닭갈비와 철판에 볶아먹는 닭갈비 두가지를 모두 하는 곳인데, 맛보다는 식당이 깔끔하고, 춘천초입에서 바로 갈 수 있는 곳이어서 팀샤이안이 선호하는 곳입니다. 우리는 숯불 닭갈비를 먹었는데, 수다 떨다가 미처 음식사진은 못 찍었네요....ㅋ
점심을 먹는동안 후발대로 늦게 출발하신 버섯돌이님이 합류하십니다. 방가, 방가~~~~^^
점심도 맛있게 먹었으니, 오늘의 목적지 건봉령 승호대를 향해 출발해 봅니다.
어느정도 달렸을까, 하늘이 어두워지며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에궁~~~ 결국 기상청이 이름값을 하네요.....ㅠㅠ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소양강댐 입구에 도달할때까지 하늘을 계속 올려다 보는데, 구름이 계속 우리가 가려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주유소에 들려 팀원들과 상의한 결과, 건봉령 승호대 입구까지는 괜찮지만, 건봉령 승호대로 올라가는 고갯길이 길도 좋지 않은데, 비에 젖으면 위험할 수 도 있다는 의견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더이상 비 맞기전에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는 구름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복귀를 서두릅니다. 조금을 달렸을까, 비를 그렇게 많이는 맞지 않은채로 구름을 벗어나는데 성공하고 화천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비온 흔적도 전혀 없고, 간간이 햇살까지 비칩니다.
그렇다면...........,
화천 초입에 바이크를 세우고 다시 팀원들과 상의합니다. 목적지에 못간 것이 아쉬우니 아쉬운데로 평화의 댐이나 가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당연히 모두 ok~~~ㅋㅋ
바이크를 돌려 평화의 댐으로 향합니다. 이곳부터 평화의 댐까지는 와인딩 길이 이어집니다. 웬일로 우리앞의 길위에 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 땡큐~~~~땡큐~~~~^^
겨울동안 참아왔던 와인딩의 스릴을 마음껏 즐기며 올라갑니다. 간간이 도로에 단차가 있어 바이크가 살짝살짝 날기도(?) 하지만(도로는 좀 정비해야 할듯......), 전체적으로 와인딩을 즐기기에는 그만입니다. 명불허전~~~~^^
모두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바이크를 눕히다 보니 어느덧 평화의 댐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또다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여유있는 휴식..... 그리고, 수다......^^
살짝 비를 맞긴 했어도 오늘의 투어도 나름 성공적이라는 생각과, 목적지가 변경되면서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복귀가 늦어질 듯 하여, 길을 서두릅니다.
다시 한번 와인딩을 즐기며 화천시내로 내려오고, 집을 향해 또다시 달려갑니다.
한참을 달려 광덕고개 초입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넘어야 하는 광덕고개 위쪽에 시커먼 먹구름이 보입니다.
앗 ~~~, 불안, 불안....... 어쩌나~~~~ 쩝~~~~ㅠㅠ
기다릴까?, 넘어갈까?, 이미 복귀시간은 많이 늦었고.......
보아하니 정상쪽에만 구름이 걸려있는 거 같으니, 살짝 비를 맞더라도 빨리 넘어가자. 일단 넘기만 하면 반대쪽에는 비가 안올꺼다라는 근거없는 생각을 하며, 빨리 넘어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역시나, 고개 초입에 접어들어 고갯길을 올라가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비가 우리를 반기기 시작합니다.
더욱이 고개를 타고 올라갈 수록 비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가끔씩 천둥까지 치면서........헉.
우~~~~ 쒸~~~~~ 어쩌지~~~~ ㅠㅠ
일단은 잠깐이라도 세워서 논의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세울 곳을 찾는데, 고갯길에 세울 곳이 여의치 않습니다.
열심히 정차할 곳을 찾아보던 저의 레이더에 반대쪽 화장실 공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침 반대쪽에서 내려오는 차도 없어 얼른 중앙선을 넘어 화장실 앞쪽으로 바이크들을 주차시킵니다.
이곳에서 일단 비옷들을 입고, 여기서 비가 지나갈 것을 기다리느냐? 아니면 강행을 하느냐?를 상의합니다.
비옷을 입던 곳이 딸랑 건물이라고는 화장실만 하나 있고, 바이크나 저희가 비를 피할 공간이 전혀 없어, 그냥 최대한 빨리 고개를 넘어보자는 결론으로 강행을 합니다.
비가 오고 있으니, 천천히 고갯길을 오릅니다. 최대한 기어는 저속, 클러치와 브레이크는 최소한만 쓰면서 바이크를 가급적 안 눕히면서 살~살~살~살~ 회전을 합니다. 굼벵이가 따로 없는 듯.....
근데, 거의 정상에 다다를 즈음, 내리는 비에 앞이 잘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긴 하지만 그렇게 폭우는 아닌데 이게 어쩐일~~~~~???
헉~~~~ 비가 아니라 진눈깨비 같은 눈입니다. 아니 4월에~~~~~ㅠㅠ
참, 어처구니 없는 날씨입니다.
정상에 도달하니 춥기까지 합니다. 몸은 우비로 감싸고, 신발도 다행히 생활방수가 되는 신발이라 견딜만 했는데, 젖은 장갑에 손이 얼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올라왔으니 또 내려가긴 해야 합니다.
브레이크는 최소한만 잠깐 잠깐 쓰고 엔진브레이크만으로 올라올때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바이크가 눕지 않도록 살살 돌아갑니다. 뒤에 화물차 하나가 쫓아오고 있었는데, 아마 우리때문에 엄청 답답해 했을 듯 합니다. 평상시에는 와인딩 길에서 우리가 앞에 가는 차를 답답해 했었는데, 오늘은 반대입니다. 그래도 일단은 안전이 우선이라 안전만을 생각하며 내려갑니다.
어느덧 눈은 다시 비로 바뀌고, 끝날것 같지 않던 고갯길은 평지가 되어 갑니다.
고갯길에 예상치 않게 고생했을 팀원들을 생각하며 고갯길 끝의 편의점에 잠시 정차합니다.
이곳에는 우리 보다 먼저 고개를 넘어온 할리 동호회 회원들이 동병상련이라는 듯 우리를 맞아주며 격려해 줍니다. 같은 라이더로서,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로서 없던 동지애도 생길 참입니다.^^
따뜻한 음료로 몸을 덥히고, 잠깐 쉬는동안 비가 그치고 다시 날이 밝어져 옵니다. 해도 뜨면서.......ㅋ
이런, 차라리 고개 넘지 말고 비가 지나가길 기다릴 껄 그랬나? 아니면 아직도 고개 정상에는 비가 오고 있을지도 모르니 빨리 잘 넘어온 건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참 도깨비 같은 날씨였습니다.
그래도 이런 날씨에, 이런 길에, 우리 6대의 바이크가 비와 눈이 반복하여 오는 고갯길을 아무 이상없이 빠져나온 것에 무척 감사했으며, 아마도 오늘의 무용담은 팀샤이안내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듯 합니다. 나름 힘들었지만 특이한 경험과 추억이 또하나 쌓인 듯 합니다.^^
첫댓글 드디어 샤이안팀 투어후기가 올라왔네요 ㅋㅋ
보고싶은 얼굴들이 살짝들 보이네요^~^
버라이어티한 투어 자주 겪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무복 축하드립니다 🎉 😄
어제는 "무복"하나만 생각하게 만든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날씨에 안전하게 달려준 팀원들과 각자의 바이크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크로우팀도 일요일에 투어하신거 같던데 비로 인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투어기가 재난영화수준입니다 ㅎㅎ
고생들 하셨어요
23년 액땜 하셨으니 올해는 뽀송뽀송한 투어만 다니실겁니다
사진속에서도 항상 느끼지만 변하지 않는 모습에 단단함이 느껴지는 샤이안팀은 언제봐도 인디언 최고의 팀 인듯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게스트로 투어동행도 해보고 싶네요
잘읽고 갑니다
ㅋㅋ... 재난영화 맞습니다. 그래도 그런경험도 재미있다고 웃고, 즐거워해 주는 팀원들이 있어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다행스런 영화입니다.
그리고 저희 투어는 언제든 참여하세요. 누구든 환영합니다. 주로 토요일에 투어하고, 일산에서 출발하니 오실 수 있을때 연락주세요 ~~^^
@우지영사(운영자/일산)
투어후기 아주 리얼합니다
안라무복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철원에는 잘 다녀가셨는지요? 팀원들과 미리 계획한 투어가 없었으면, 저희 나와바리라 마중+배웅해 드렸을텐데, 아쉽네요. 다음에 또 이쪽으로 오시면 열일 제쳐놓고 마중바리 하겠습니다.~~^^
@우지영사(운영자/일산) 감사합니다
저도 무주 용담댐 투어에 가는길은 무사히 오는길에 비님을 영접하고 슬쩍 젖은채 복귀 ㅎㅎ
가끔 하늘이 투어를 질투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안운무복 즐투하세요
저도 바이크 타는 동안 피치못하게 우중투어를 여러번 했었는데, 어제는 역대급이었습니다...ㅋ
그래도 무복했음에 감사하며, 항상 안운토록 하겠습니다~~^^
일요일 야구보기에는 날씨 좋았는데요....^^
비록 응원하는 팀이 졌지만요.....ㅠㅠ
헐, 그럼 우리 복귀길만 그랬던 거예요? 뭔가 억울한 느낌이... ㅋ
@우지영사(운영자/일산) ㅎㅎ 제가 그마음 알죠
작년까지도 비를 몰고 다녀서요
하지만 올해는 뽀송뽀송 라이딩이 목표 입니다 ㅎㅎ
제 얼굴표정이 그날의 날씨를 표현(?)한거 같네요....ㅜㅜ
ㅎㅎㅎ 형님 인상 좀 피세요~ ^^
그래도, 저때까지는 좋았죠~~ㅋㅋ
우지영사님의 투어후기를 보면 너무 실감이 나요..재미나요.
샤이안팀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항상 안라, 즐라 하세요..
ㅎㅎ 저희도 재난체험 투어 한번 할가요?
제가 비랑 좀 친합니다 ㅎㅎ
즐겁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형님 뵌지도 넘 오래됐네요., ㅠㅠ
함 또 같이 달려야 하는데~~~
함께하셨던 모든분들 즐거운 고생? 하셨습니다. 저는 모든게 처음인 하루였습니다. 우중투어, 설중투어, 하루 380km 라이딩 등등 ㅎㅎ 잊지못할 경험을 한 하루였습니다.
어제의 라이딩 레코드 입니다~ㅎ
ㅎㅎ... 형님과 함께 하여 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항상 와인딩하러 일부러 찾던 광덕고개 였는데, 그렇게 쫄아서 넘어보긴 처음이네요.~~^^
@이스트우드(의정부 로마) 날씨만 좋았다면 그리 긴코스도 아닌데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다시한번 도전해보시죠 어제를 회상하시면서요
@우지영사(운영자/일산) 새로운 경험이란게 식어가던 가슴을 뛰게하는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라이딩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