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을’ ASML “‘탄소0’ 달성하라” 요구... 삼성·하이닉스 영향은?
2040년까지 ‘넷제로’ 선언
박지민 기자 입력 2024.02.27. 03:00 조선일보
/로이터연합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2040년까지 고객 업체들을 포함한 모든 생산·유통 과정에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하겠다”고 최근 연간 보고서에서 밝혔다. ASML은 지난해 제품 생산과 사업장 운영에 드는 전력 등을 포함한 직간접적 탄소 배출량을 35.1kt(킬로톤)까지 줄였지만, 고객 업체까지 포함하면 총배출량은 1만5025k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CBO)는 “2030년까지 공급망, 2040년까지 고객업체를 포함해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결의했다”고 했다.
ASML은 반도체 업계의 대표적 ‘수퍼 을(乙)’로 꼽힌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독점하고 있다. 특히 ASML의 작년 매출 276억유로(약 40조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비율이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기업들의 ASML 의존도가 높다. ASML은 고객사가 넷제로를 달성하지 않을 경우 어떤 불이익을 줄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장비 납품 등에서 후순위로 밀리거나 공급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ASML은 원자력 발전을 포함하지 않는 순수 신재생에너지로만 넷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부문은 대표적인 탄소 다(多)배출 업종으로 꼽히는데, 장비 수급을 위해서라도 탄소 절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전을 제외할 경우 충족하기에 쉽지 않은 목표”는 반응이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국내업계도 줄이고는 있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이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40년까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을 ‘제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작년 4월에는 탄소포집연구소와 미세먼지연구소 등을 합쳐 ‘에어사이언스 리서치센터’ 를 신설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2030년부터 제조 시설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제품 생산 과정에 재활용·재생가능 소재를 제품 생산에 적극 활용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소재를 추출·회수한 뒤 재가공하는 비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생산품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비율을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인 구리, 주석, 금 등 일부 금속부터 재활용 소재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글로벌 탄소 절감 로드맵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재생 에너지 전환율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23%, SK하이닉스 30% 수준이다. 각각 전년 대비 2%포인트, 26%포인트 올렸지만 미국·유럽 등의 경쟁 업체와 비교하면 한참 낮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20% 안팎인 영미권에 비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10%로 크게 떨어지는 대만 TSMC는 재생에너지 수급을 위해 독일, 미국 등에 공장을 짓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여건이 잘 갖춰진 곳에 공장을 지어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24일 개소한 일본 구마모토 TSMC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역시 넷제로를 표방하고 있다.
◇강해지는 글로벌 넷제로 요구
영미권 테크 업체는 이미 재생에너지 비율을 크게 늘리거나, 반도체 주문 시 재생에너지 이용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달 파운드리 복귀를 선언한 인텔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이미 90%가 넘는데, 향후 모든 공급망에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웹서비스 등 빅테크들도 2030~2040년에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며 재생에너지를 쓴 반도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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