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또 다른 생태계를 찾아가는 길
(중앙산악회 제44회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숲 길)
◆ 산행 개요
♣ 산행 일시 : 2016년 10월 27일(목) 맑음
♣ 산 행 지 : 강원도 인제군 남면 수산리 자작나무숲 길
♣ 산행 코스 : 인제 자연학교 → 덕창 1,2교 → 민박집 삼거리 → 조교리 임도 삼거리 → 한 반도 숲 전망대 → 청막골 삼거리(임도) → 오토캠핑장 → (자작나무 산책로) → 인제 자연학교
♣ 산행 거리 : 약 12 km
♣ 산행 시간 : 약 3시간 40분(10 : 00 ~ 13 : 40)
♣ 참여 인원 : 40명
♣ 산행 회비 : 35,000원 / 인
♣ 특기 사항 : 귀가 길 성남 태평동 닭도리탕 집에서 확대임원회의 개최
◆ 산행 소개
▣ 수산리 자작나무숲 길
강원도 인제에는 유명한 자작나무숲이 원대리의 자작나무숲과 남면 수산리의 자작나무숲 2군데가 있다.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곳이며 수산리 자작나무숲은 최근에 뜨기 시작한 곳이다.
수산리 자작나무숲은 적막하고 황량한 겨울로 곧 들어설 강원 산골짜기에 놀랍도록 아름다운 숲이 단풍과 순백의 북국 겨울나무인 자작나무와 어울려 거대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산사면 하나를 온통 채운 이 북국의 귀족 나무들이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는 곳도 있고 어둑한 숲에서 홀로 하얗게 빛나며 영혼을 일깨우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곳 입이다.
아직은 노랑, 연두, 빨강 잎을 매달고 있는 단풍은 곧 잎을 다 떨어뜨리면 어떤 모습이 될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그 끝없는 설원 속에서도 하얗게 빛나던 숲, 백두산 가는 길에 눈을 밝혀주던 그 숲.
팔만대장경 목판이 돼 준 그 나무, 겨울을 지나면서 이 하얀 수피는 종잇장처럼 나풀거리며 한 겹씩 벗겨질 것입니다. 이 곳은 자작나무 90만 그루가 여의도 두 배 넓이로 우거진 강원도 인제군 남면 수산리 응봉산 자락으로 숲길과 임도를 약 10Km 트레킹 하는 코스다.
◆ 산행 후기
▶ 오늘은 강원도 인제의 또 다른 자연 생태계를 이루며 서식하는 수산리 자작나무숲을 탐방하는 산행이다.
지난 24일 객혈로 황망하게 삼성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고난후 별다른 후유증은 없지만 미심쩍은 병증이 동료 산우들에 부담이 될까 망설여지는데 2015년 2월 5일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돌아보면서 훤칠한 키에 매끈한 피부로 울창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숲을 감명 깊게 본 터라 이번 산행도 마음의 동요를 타고 백석 시인의 "백화(白樺)"를 읊조리며 불안한 마음을 접고 즐겁게 동참한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山너머는 平安道 땅이 뵈인다는 이 山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 영하 20℃ 의 혹한을 얇은 백색의 껍질로 버티며 빈터에 군락을 이루고 살다가도 다른 수종이 침입하여 자리를 잡으면 내 손으로 일군 터전을 자자손손 세습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미련 없이 떠나는 자작나무의 삶은 귀족 나무의 표본이 되고 있음은 사소한 사안에 목숨을 걸고 아귀다툼으로 지세는 인간의 이기주의 심성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다.
▶ 이른 시간에 산행버스는 신남을 지나 양구로 가는 국도변에 수면이 가득한 소양호의 넉넉한 수심을 타고 산행 기점인 인제자연학교 입구에서 준비체조로 몸을 푼 후 이야기 거리가 한 밤중을 넘길 듯 오늘 처음 산행에 참여한 김 선녀 4인방의 재잘거림을 뒤로하고 널찍한 임도를 따라 아스팔트길을 줄기차게 올라간다.
▶ 그러나 볼품없이 산비탈에 흩어져 자생하는 모습의 자작나무숲은 기대를 저버리고 계절을 대변하는 오색단풍도 빛이 바랜 산길은 다소 무료하지만 평탄한 등산로가 발병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듯 위안을 준다.
▶ 사랑이, 구름, 제규어, 숙희 산우와 동행으로 아스팔트와 흙길을 번갈아가며 2시간을 걸으니 유일하게 나무의자가 설치된 전망대에 닿는다. 가깝게 날아오르는 드론(Drone)을 따라가니 건너편 산비탈에 몸에 흰 수건을 걸치고 점점이 솟아오른 자작나무 군상의 자생지 외곽이 한 반도 지형으로 펼쳐있는데 때마침 지나가던 일단의 생태 탐방 사진가님 들의 기념촬영 모델이 된다.
▶ 예정 보다 1시간이나 빠르게 산행을 마친 후 개울물에 세수를 하고 출출한 배를 추스를 기회도 없이 귀가 길에 올라 성남 태평동 닭도리탕집에서 모처럼 술잔을 외면한 만찬을 아우르며 야호 대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한 확대임원회의가 이어졌다.
◆ 산행 사진
※ 사진은 모두 http://cafe.daum.net/jungang4050 에서 가져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