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는 2015년 중학교1학년 무상급식 예산과 혁신교육지구 예산을 16일 전액 삭감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운행했던 ‘내일의 희망’ 호가 ‘오늘의 절망’으로 이름을 바꾼 채 12월 16일 완전히 가라앉았다.
16일 오후 2시, 시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에 항의하기 위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인숙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제가 들고 있는 이 식판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재정이 어렵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다만 일말의 노력도 보이지 않은 유정복 시장, 시의회 의원들의 방관을 규탄한다“며 ”소신 있게(?) 반대한 연수구 제갈원영 의원, 남동구 박종우 의원, 박승희 부의장, 최용덕 교육위원장을 파탄 낸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03년부터 학교급식시민모임 활동을 했다. 서울, 경기 지역 중학교 아이들이 무상급식을 하는 상황에서 인천 지역만 추진하지 못한 데에는 우리 책임도 크다. 내년도에 시민의 힘으로 꼭 무상급식을 만들어내겠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시의회 새누리당 노경수 의장에게도 충고를 건냈다. “어느 지역이나 시민단체는 거버넌스 파트너다. 인천시를 이끄는 주체인 시민단체를 폄하하는 것은 시민의 대표가 아님을 자처하는 것”이라며 그간의 기자회견, 릴레이단식, 100배 뜻모음 행사로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추진을 청원했던 시민단체의 순수한 요구를 철저히 무시한 시의회를 강력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제 인천교육희망학부모회 대표는 “4일 동안 100명 가까운 학부모가 100배 뜻모음을 펼쳤다. 오늘 본회의에서 일부만 남기고 거의 모든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해 학부모들이 실망을 금치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혁신학교와 공교육을 죽인 교육위원회 네 명과 예결산위원회 새누리당 의원을 기억하겠다. 앞으로 인천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서지 못하도록 힘 모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2016년 중1무상급식 실현’을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학교급식시민모임 측은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준비는 하지 못했다. 작게라도 반영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었다. 1월에 토론회 등을 통해 방법을 찾겠다”고 대답했다.
인천교육 발전을 위한 절실한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현재,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인천교육희망학부모회, 인천교육희망네트워크, 미추홀학부모네트워크 등 시민단체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시의회의 무상급식, 혁신교육지구 관련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 교육혁신지구 지정을 위해 준비해왔던 동구 지역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인천 동구 교육혁신지구 추진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해 예산을 전액삭감한 인천시의회를 규탄하는 한편, 인천시의회에 "척박한 원도심 동구 교육을 살릴 방도가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면서, 관련 예산 전액삭감에 앞장 선 새누리당 시의원들에 대해 인천 혁신교육의 꿈을 짓밟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