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전적 3승1패로 최정 9단, 조승아 4단과 공동 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한 오유진 8단.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4R
오유진, 정유진 꺾고 공동 선두로
'유진'이 '유진'을 꺾었다. 20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 4라운드 4경기에서 오유진 8단이 정유진 2단을 상대로 불계승을 거뒀다.
두 기사는 성이 다르고 같은 이름을 쓰는 아홉 살 차의 선후배(또 한 명 이유진 2단이 있다). 지난해 11월 크라운해태배 예선에서 백으로 불계승했던 오유진 8단은 1년 만의 재회에서 완승의 내용을 보여주었다.
▲ 여자랭킹 2위 오유진 8단이 힘과 국면 운영에서 29위 정유진 2단에 앞섰다.
"정유진 2단으로서는 초반 좌변에서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해준 것이 첫 번째 실수였고, 상변에서 반격하면서 기회가 왔으나 두다가 만 것이 흐름을 망쳤다"는 K바둑 박지은 해설자.
오유진 8단은 "초반 좌상귀에서 잘됐다. 그 후 강하게 두다가 조금 어려워졌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쁘다고 본 적은 없었다"는 감상. 예전보다 강한 수들을 자주 구사한 것에 대해서는 "요새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저도 어떤 건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유리한 싸움이라고 생각될 때 적극적으로 두었다"고 대답했다.
전반적으로 스텝이 꼬인 정유진 2단은 아쉬운 마음에 수순을 이어 나갔지만 100수 부근에서 1~2%대의 승률로 떨어지며 일찍이 승부가 났다. 이 승리로 오유진은 3승1패를 기록, 공동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 1승3패로 밀려난 정유진 2단은 3위까지 차지하는 차기 본선시드도 힘들어졌다.
2명의 결승5번기 진출자를 가리는 본선리그는 개막전에서 조승아가 최정을 꺾고 기세를 올리자 그 후의 최정은 상위 랭커들인 오유진ㆍ김채영ㆍ조혜연을 연파하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정유진 2단에게 일격을 맞았던 조승아 4단과 최정 9단에게 막혔던 오유진 8단은 다시 승수를 추가, 최정과 더불어 3승1패로 3파전 양상을 만들었다.
조승아는 최정을 꺾은 점이 승자승에서 유리하고, 최정은 랭킹 강자들을 상대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결승 진출자의 향방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오유진-조승아 전이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 오유진 8단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결승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조승아 선수와의 대국을 지면 안 될 것 같다. 사실 그 전에도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오유진 8단이다.
41명이 참가한 예선을 통과한 4명, 시드 3명과 와일드카드 1명이 합류한 본선리그, 본선 1ㆍ2위 간의 결승5번기로 초대 여왕을 가리는 2021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다음주에는 최정 9단과 여자국수전 결승3번기를 벌인다. "네, 자신 있습니다"라는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