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奸臣(간신)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악왕묘(岳王廟)는 남송의 장군 악비(岳飛 1103~1141)의 사당이다. 금나라 정벌에 나섰다가 주화파 진회(秦檜)의 참소로 처형된 악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221년 세워졌다. 악비 장군 상 앞에는 쇠로 만든 진회 부부 상이 포승줄에 묶여 무릎을 꿇고 있다. 진회를 모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침을 뱉지 마시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을 정도다.
사당 건립 500여년 후 청나라 건륭제 때 (1736~1795) 장원급제한 진간천(秦澗泉) 은 회한의 시를 남긴다. '사람들은 송나라 이후 회라는 이름을 부끄러워했고 나는 지금 그 무덤 앞에서 진이라는 성에 참담해 하는구나.' 그는 진회의 후손이었다.(김영수 편역, 간신론)
간신에 대한 서슬이 시퍼런 역사의 심판이 살아있음을 실감케 하는 고사가 오늘에 새롭다.
어떤 사람이 간신인가. 비범한 안목이 없다면 당대에 간신여부를 분별하는 것은 어렵다. 변간법(辨奸法)의 하나로 여씨춘추(呂氏春秋)는 팔관육험법 (八觀六驗法)을 제안한다. 팔관은 순조로울 때와 부유할때, 그리고 가난할 때 어떤 사람을 존중하고 접촉하는지 고관대작들의 언행과 생각 8가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육험은 희(喜) 노(怒) 애(哀) 락(樂) 고(苦) 구(懼 :두려울 구) 등 6가지 감정에 휩싸였을 때 그 사람을 찬찬히 살펴 보자는 것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실 폐쇄 방침과 관련, '간신 공방'이 치열하다.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간신 공방의 중심에 있다. 그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자신을 간신이라고 말하자 "사육신이 될지언정 간신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사육신 후손들은 "간신배 같은 사람이 …조상을 욕되게 하지 말라"며 항의해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간신공방'의 당사자는 스스로 자신의 언행과 족적을 한번 돌아 볼 일이다.
출처:부산일보 글.박창호수석논설위원 pch@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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