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동 인연", 책을 읽고~
책을 한 권 받았습니다. 얼마전 우리동네 보이찻집에서 우연히 뵌 지인 교수님
서울로 이사 가셨다가 대전에 다시 오셨다는 전화를 받은지가 며칠전이였는데
약속이나 한 듯 이곳에서 뵙게 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런 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수님 친구분께서 책을 한 권 쓰셨다며
이곳 찻 집에 맡겨 두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책을 찻집 사장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교수님께서 맡겨 두셨다며~.
지인 교수님은 찻집에서 보이차를 들면서 만난 인연으로
제가 보내드리는 메일을 매일 아침 빠짐없이 읽어주시는
아주 고마우신 진정한 애독자님(?) 이시다.
책의 제목이 "칠성동 인연. 노은정. 글"
1952년 따뜻한 봄날 대구에서 7남매 맏딸로 태어 났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이 짧은 글로 저자의 소개를 끝냈다
몇 년전 이영순 수필집 "통 큰 여자" 에서
저자는 자기 소개를 이렇게 적은 적이 있었다
"한 남자의 아내입니다, 두 아들의 어미입니다,
고운여인의 시어머니입니다,
천사처럼 예쁜 손자의 할머니입니다."라는
문구가 머리를 스쳐 갔다.
그리고 첫 장에 격려의 글이 실렸는데~. 남편이라 쓰지 않고
"우인(友隣) 허수동"이라 적었다. 그리고 둘째 장 여는 글
부부 연을 맺은 지 50주년. 惠治 노은정. 이라 쓰셨다
중학교 1학년 13세에 만화방에서 평생 동반자를 만나셨단다
"세상에 이런 일도" 라는 프로에 나올 법한 인연 아닐까?
이렇게 "칠성동 인연" 은 풀려간다.
책에는 남편이 아끼는 공예품 사진도 많이 실려있다.
남편은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편지 한 통을 건네주었는데~
나랑 "결혼하고 싶으니 27살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 달라"고 했단다
비밀 하나를 품은 역사적인 순간, 그를 믿고 기다리기로 마음을 굳혔단다
남편, 15세, 나는 14세. 그런데 남편 스물 넷
나는 스물 셋에 결혼해 1남1녀를 두었고
의사 사위까지 두었단다
책에 해운대 신혼여행 사진까지 실려있다.
미래의 남편이 고등학교 2학년때 " 니
앞으로 내한테 존댓말 쓰라"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편에게 농담으로라도 말을 놓아본 적이 없단다
이 대목에서 나는 정말 경의를 표했다.
세상 살아가는 얘기지만 너무 재미있고, 꾸밈없이 솔직하게, 과장없이
어렵지 않게, 순수하게 쓰신 글이 너무 좋아
나는 단숨에 231쪽 모두를 전부 읽어 버렸다
글 중에 어려운 문구가 한 소절도 없다
꼭 어렵게 써야 잘 쓴 글이라 평하는 것은 옛 이야기
읽는 사람이 감동과 공감을 느낄 수 있어야
잘 쓴 글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도 되었다
행복은 물욕이 채워주지 못한다. 돈이 좀 부족해 삶이 어려워도
불편할 망정이지 그게 곧 불행이라 말하 수는 없다
모든 것이 긍정적이고 너그러움이 행복으로 가는 길목의
안내자가 돨 수 있으리라.
그런데 묘하게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공통점이 많았다.
나는 1951년, 저자는 1952년생. 당시는 참 어려운 시대였다
우리는 6남매, 저자는 7남매. 당시 시내버스 3원, 졸업식
입학식때 짜장면 먹은 이야기
누에고치 성장과정을 직접 보아왔기에 나도 다른 것은 다 먹어도
번데기만은 지금도 먹지 않는 것, 외손자 사랑
지금 내 외손자도 부산 카이스트 영재학교에 올해 입학해 다니고 있다등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많이 숨어 있었다
같은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다. 아버님이 하늘나라 가신지
37년이나 되셨다는데~, 아버님 온기를 느끼며
소철은 베란다에서 잘 자리고 있단다
봄 되면 계절을 알아 차리고 새 촉이 나와 자란다니~?
생명이 신비롭다 못해 경이롭기도하다. 40년 이상 땅속도 아닌
아파트에서 베란다에서 자란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지극 정성을 드리셨는지?
꽃과 자연, 숲을 좋아하는 자신 이기에 이해가 간다.♧
♬ - 사랑했지만, 한동준 작사 작곡, 손빈아 노래
첫댓글
참으로 아름다운 한권의
책 속에 일지...
보이차집으로 인해서 전해진
책 한권의 인연이 아름답습니다
요즘 손빈아 팬입니다 ㅎ
@행운 새벽운동을 하다가 요즘엔 너무 잘익은
길가의 살구을 따서 볼품없는 깨진 살구들를
흙 먼지를 털어내면서 함께 웃으면서
쳐다보면서 먹기도 한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