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로 가처분 소득이 줄고, 은행과 같은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40조원을 넘어섰다. 기존 빚을 갚지 못해 신규로 빚을 내는 '돌려막기' 성격의 대환대출도 증가 추세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다였던 4월(39조9644억원) 대비 5542억원 증가한 결과다.
카드론이란 카드사가 고객의 이용실적, 연체이력 등을 감안해 해주는 장기카드대출로,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나 ‘일부결제이월약정’(리볼빙)보다는 장기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서민들의 비상금 창구로 통한다.
다만 카드론조차 제때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도 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조9106억원으로 전월(1조8353억원) 대비 약 753억원 늘었다. 지난해 동월(1조3417억원)과 비교하면 6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축소 노력에 서민 대출을 분담해주던 저축은행이 PF이슈 등으로 어려움에 빠지면서 그 풍선효과로 카드사 대출이 늘고 있다”며, “다만 고금리 등의 여파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5월 말 카드론보다 금리가 더 높은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6753억원으로 4월(6조5605억원)보다 1000억 원 가량 늘었다. 다만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817억원으로 4월(7조3176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앞선 관계자는 “리볼빙 소폭 축소는 소비여력 자체가 줄어든 영향일 수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