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디를 가든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글루텐이 도대체 뭐길래 이를 제한하는 식품이 이렇게 유행인 걸까. 많은 사람들이 글루텐 프리 식품을 건강식품 혹은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이다ㅣ출처: 미드저니
‘글루텐 프리(Gluten-free)’란?
사람들이 가장 흔히 하는 착각은 글루텐이 탄수화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글루텐은 밀, 호밀, 보리 등의 곡류에 함유된 단백질이다. 밀가루 반죽이 빵의 모양으로 부풀어 오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이 ‘글루텐’이다.
밀가루의 성분을 보면 70% 이상이 탄수화물이고, 10~15% 가량이 단백질이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인데, 밀가루가 물과 섞여 반죽될 때 이 두 성분이 결합하면서 글루텐을 만들어 낸다. 글루텐은 가스를 보유하는 능력이 있어 오븐 속에서 밀가루 반죽이 빵의 모양으로 부풀어 오를 수 있게 한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글루텐이 없는, 즉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을 의미한다.
‘글루텐 프리’는 다이어트 식품?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글루텐 프리 식품은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함량을 낮추거나 없앤 식품이다. 탄수화물을 제한 식품이 아니다. 오히려 글루텐 프리 식품은 글루텐을 대신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아져 오히려 혈당을 상승시켜 당뇨와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대부분의 글루텐 프리 식품은 글루텐 성분을 대체하고자 전분 등의 탄수화물을 사용한다. 오히려 이로 인해 100%에 가까운 탄수화물 함량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고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면 체중이 증가하고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그럼 누구에게 필요한 식단인가?
글루텐은 장에서 서로 엉겨 붙는 성질이 있어 변비, 소화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소화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글루텐 프리 식단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소화되지 않은 글루텐은 소장을 둘러싸는 돌기를 면역계가 공격하게 하여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글루텐 민감성이나 글루텐 불내증이 있는 경우 글루텐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한, 선천적으로 몸에 글루텐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는 셀리악병(Celiac Disease) 환자도 글루텐 프리 식단을 따라야 한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