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인 삼권분립은 입법·행정·사법이
상호 견제를 통해 권력의 독주를 막기 위한 시스템이다.
구성 방식을 보면 입법부는 총선을 통해,
행정부는 대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반면 사법부는 국민의 직접 선출이 아닌 임명 절차를 통해 구성된다.
법관은 법률에 따른 자격과 임용 절차를 거쳐 선발되지만,
선출 권력과 달리 국민의 직접적인 심판을 받는 구조는 아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면서도 그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는 삼권분립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는가의 문제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판사·검사·변호사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지만,
직역 간 이동과 퇴직 후 재취업을 둘러싼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법조계 내부의 견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전관예우와 폐쇄적인 인맥,
내부 감싸기 관행으로 법조계의 자정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는 엄혹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법조계 내부의 잘못에는
관대한 태도가 반복된다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를 둘러싼 논란도 사법부의 권한과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묻게 한다.
대법관 임명과 관련한 헌법적 절차에서 대법원장의 권한과 다른 헌법기관의
권한이 충돌할 수는 있다.
사법부의 독립은 존중되어야 하며,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권한 역시 법과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권한의 행사가 정당한지,
다른 헌법기관과의 견제와 균형에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법부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과 민주적 책임을 거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사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판단할 때마다 공정성 논란이 반복되는 현실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판결이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해서 정치적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법리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이 거듭된다면,
사법부는 독립을 외치기에 앞서 국민이 제기하는 의문에 답해야 한다.
판결의 정당성은 사법부의 권위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일관된 법리와 투명한 절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제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권한 남용과 비위,
헌법적 책무 위반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제,
법왜곡죄 도입은 사법부의 권한과 책임을 다시 묻는 주요 개혁 과제다.
여기에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 권한을 분산하고,
법관의 비위와 권한 남용을 독립적으로 조사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판결문 공개를 확대해 국민의 검증 가능성을 높이고,
전관예우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
물론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법부를 정치권의 통제 아래 두거나,
특정 판결을 이유로 법관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
법왜곡죄와 같은 제도 역시 법관의 독립적인 판단을 위축시키거나 정치적
보복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구성요건과 적용 범위를 엄격하게 설계해야 한다.
재판소원제와 대법관 증원 또한 재판의 독립성,
사법 접근성,
사건 처리의 효율성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개혁의 목적은 사법부를 또 다른 권력의 지배 아래 두는 것이 아니라,
사법부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할 때 독립적이고 공정한 심사와 책임 추궁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
사법부는 법의
이름으로 국민을 심판하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사법부 역시 헌법과 법률의 원칙에 따라 평가받고,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독립은 특권이 아니며,
견제받지 않을 권리는 더더욱 아니다.
첫댓글 머물다, 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잘 감상합니다.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