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절대 고독이 내 곁에서 오래 서성거렸다
우주의 광활한 적막 속에서 섭리와 홀로 맞서고 있다
지상에 내리는 순간에 죽는 작은새는
살아있는 동안 날 수 밖에 없다
땅에 있는 저 많은 내 사랑을 두고
가까이 내릴 수 없다
목마른 운명을 고뇌하다
고뇌를 체념하고
절망을 절망한 시간
기다렸다는 듯 절대 고독이 왔다
내 자유가 일어나
허공을 지나
구름 위로 높이 높다
지상이 보이지 않는다
섭리는 아름다움의 광맥이고
아름다움을 캐내는 곡괭이질이 고되다
팔자는 팔자 아닌 것을 포기하고
팔자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는 나의고행과 가난을 사랑하기로 했다
하느님의 필통에서 꺼내는 필기구이고 싶다
카페 게시글
시 (아~하)
자화상
이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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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0
24.05.13 01:1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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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운명.
팔자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억지의 삶이지.
시인님은 고독 속에서 아름다움을 캐는 아름다운 시인이십니다.
그 필기구 정말 찬란하기를~~~~
자화상 희망입니다
반가운 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