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라마에 나오는 상품성이 시청자들에겐 허탈감과 무력감만이 남는다.
대게에 드라마를 보면 극중에 나오는 배우들 환경이 현실세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사극·시대극·농촌드라마를 제외한 3개의 방송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배역 가운데 서민이나 소외계층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재벌2세나 해외유학파 출신인 엘리트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극적 요소를 필요로하는 드라마의 생리상, 이들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모두 나쁘다고는 할수 없지만 빈도가 지나치게 크고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에 삶에 방식이나 소비형태가 시청자들에게 위화감과 열등의식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조사한 인어아가씨라는 드라마에서도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극중의 배우들의 상류급 직업과 명품 치장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자꾸만 자극시키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재벌2세와 엘리트로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잘 생기고 성격 좋고 멋있는 사람들로 나옵니다.
돈이 많고 적음이 성공한 인생이냐, 실패한 인생이냐를 결정짓는 가늠대가 되고 있고‘돈이 곧 모든 가치'라는 논리를 드라마들은 은연중에 시청자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셈입니다.
시청자들은 이들 드라마로 상류사회 일면을 들여다보지만 결국 남는 것은 허탈감과 무력감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조건으로 나오는 드라마들은 주로 방송사들이 공을 들이는 미니시리즈나 주말드라마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고 주 시청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방송위원회가 지난 97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고생 응답자 608명 중 37.1%가“TV를 보고 자기 가정이나 경제수준에 불만을 가진 적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여학생은 40.6%가“이런 경험을 한적이 있다"고 응답해,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잘 살지 못하고 품위도 없는 자신들의 부모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 남성우월주의와 여성의 인격을 무시하는 등 비하적 내용이 많다.
신문사 사장과 그의 아내의 캐릭터로 여성을 무시하는 집안의 대표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화장할 때와 밥 먹을 때만 손 놀리나.. 할일 없으면 방 청소 좀 하라는 말과 같이 아내를 무시하는 권위적인 대사가 수없이 나오고, 이러한 행동에 아내는 그저 눈물만 흘리고 벌벌 떠는 모습을 볼수있습니다.
또, 여성을 인격이라기 보다 아들을 낳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내용이 계속해서 나왔습니다.‘할머니가 첫째는 딸 낳았으면 하시니 너는 최소 둘은 낳아야 한다. 딸도 괜찮지뭐 아무튼 많이만 낳아라.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아들을 낳아야지. 속으론 아들 바래 등’이와 같은 내용은 남아선호사상이라는 그릇된 가치관의 통념을 깨지 못할 뿐 아니라, 여성을 아이 낳는 역할로만 국한시키는 편협된 시각을 심어주고 있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여성을 향한 비속어 남발이 잦습니다.
‘이놈의 기집애 때문에 화병나, 웃기는 년이야, 이년아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그 아가씨 진짜 섹시하더라, 이 악마 같은 년들 지옥에나 떨어져라’등과 같이 여성을 향한 비속어가 남발되었습니다.
또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여성은 항상 다이어트 중이라는 점입니다.
*은예영이 주왕과 식사를 마치고 ‘아무래도 오늘 너무 먹었어’
*여기자들 사이에 식사하러 가지고 하는데 나중에 간다 하자 ‘선배 다이어트 중이 구나’
*저녁엔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도 안 된다는 여성과 통돼지 되어도 좋으니 먹으라는 남성.
*아이 낳고 나면 백발백중 쪄. 어떻게 든 빼. 안 먹고 다이어트하면 골다공증에 관절이 작살나. 호르몬 치료하면 돼. 우리 집안엔 살찐 사람이 없어서 난 아무리 먹어도 안쪄. 라며 자랑하는 식의 대화
*애인과 수영장 다녀온 딸에게 너 (살)쪘다고 뭐라 그러지?
위와 같은 대사는 여성은 시도 때도 없이, 나이에 상관없이 항상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여자는 살이 찌면 안 된다는 강박증을 강요하는 대사들로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다이어트문제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습니다.
3. 간접광고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매장과 포장지의 반복 촬영과 아이스크림 종류나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계속적인 내용전개, 수영장에서 전 출연진이 필라 수영복을 착용한 점, 극중 신문사의 신문이 붉은색을 띄는 점을 강조하는 대사(우리 신문이 눈에 띄어. 신문도 패션시대야 등)로 특정 신문을 홍보한 점은 간접광고에 해당된다고 볼수있습니다.
◆ 드라마에 나오는 상품성이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인어아가씨를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극중의 배우들의 명품 목욕질은 마음을 자꾸만 자극시킨다.
하긴 다른 드라마도 재벌2세나 엘리트 중심주의가 도를 넘고 있긴 마찬가지지만.
각 3개의 방송사를 대상으로 18개 드라마(사극·시대극·농촌드라마 제외)를 분석한 결과 주요 배역 가운데 서민이나 소외계층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재벌2세나 해외유학파 출신 엘리트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중 16개 드라마에서 재벌이나 기업체 사장, 명문가 등 이른바 ‘상류층’이 주인공과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적 요소를 필요로 하는 드라마의 생리상 이들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모두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빈도가 지나치게 많고 방송에 나오는 이들의 삶의 방식이나 소비행태가 시청자들에게 위화감과 열등의식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MBC의 경우 최근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는 가히 상류사회의 백화점이다.
이주왕(김성택)은 신문사 사주의 아들이자 사회부 기자로, 은예영(우희진)은 아버지가 신문사 부국장이고 어머니가 유명배우인 집안의 외동딸이다.
또 마마준(정보석)과 마마린(이재은)은 유명 의상디자이너의 자녀들로 마마준은 회계사 직업을 갖고 있다.
특히 마마린과 은예영은 명품 치장 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은아리영(장서희) 역시 서민아파트에 살지만 고급스런 소비에 익숙한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다.
이들의 옷, 집, 자동차 등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물건들이다. 특히 푼수땡이 마마준!
또 재벌2세와 엘리트로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잘 생기고 성격 좋고 멋있는 사람들이다.
돈이 많고 적음이 성공한 인생이냐, 실패한 인생이냐를 결정짓는 가늠대가 되고 있고 ‘돈이 곧 모든 가치’라는 논리를 이같은 드라마들은 은연중에 시청자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시청자들은 이들 드라마로 상류사회 일면을 들여다보지만 결국 남는 것은 허탈감과 무력감이다.
재벌2세나 엘리트들이 주요 배역으로 나오는 드라마들은 주로 방송사들이 공을 들이는 미니시리즈나 주말드라마인 경우가 많으며 주시청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방송위원회가 지난 97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고생 응답자 608명 중 37.1%가 “TV를 보고 자기 가정이나 경제수준에 불만을 가진 적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여학생은 40.6%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잘 살지 못하고 품위도 없는’ 자신들의 부모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여성의인격 무시 및 드라마의 간접광고생태
일일 드라마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의 드라마다. 시청자는 가족이 중심이 되어 벌어지는 애피소드를 보며 마치 자신의 일 인 양, 웃고 공감하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 그런 가족 시간대의 드라마인 만큼 온 가족이 함께 공감되어질 수 있는 소재가 적당하겠지만 아직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좌우하는 시청자 층이 여성(주부)인 탓인지, 주소재와 주인공은 주로 여성이다. 이번에 인천여성단체협의회에서 모니터 한 일일드라마 역시 여성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성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는 가족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여성상은 어떠한지 고려하며 모니터 하였다.
#여성 비하적 내용
① 남성우월주의
신문사 사장(김병기 분)과 그의 아내(김용림 분)의 캐릭터로 여성을 무시하는 집안의 대표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화장할 때와 밥 먹을 때만 손 놀려.. 할일 없으면 방 청소 좀 해’ 등 과 같이 아내를 무시하는 권위적인 대사가 수없이 나오고, 이러한 행동에 아내는 그저 눈물만 흘리고 벌벌 떤다.
② 여성은 아들 낳기 위한 수단
여성을 인격이 라기 보다 아들을 낳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내용이 계속해서 나왔다. ‘할머니가 첫째는 딸 낳았으면 하시니 너는 최소 둘은 낳아야 한다. 딸도 괜찮지 뭐 아무튼 많이만 낳으라 그래. 난 어쨌든 첫째는 아들 낳고 자매를 낳았으면 해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아들을 낳아야지. 속으론 아들 바래 등’ 이와 같은 내용은 남아선호사상이라는 그릇된 가치관의 통념을 깨지 못할 뿐 아니라, 여성을 아이 낳는 역할로만 국한시키는 편협 된 시각을 심어주고 있는 내용이다.
③ 여성을 향한 비속어 남발
‘이놈의 기집애 때문에 화병나, 웃기는 년이야, 이년아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그 아가씨 진짜 섹시하더라, 이 악마 같은 년들 지옥에나 떨어져라’ 등과 같은 여성을 향한 비속어가 남발되었다.
#여성은 항상 다이어트 중
*은예영이 주왕과 식사를 마치고 ‘아무래도 오늘 너무 먹었어’
*여기자들 사이에 식사하러 가지고 하는데 나중에 간다 하자 ‘선배 다이어트 중이 구나’
*저녁엔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도 안 된다는 여성과 통돼지 되어도 좋으니 먹으라는 남성. (남자들은 살찌는 것 같은 것엔 아무런 상관하지 않는데, 여자들이 괜히 다이어트에 민감해 얄팍하고 한심하게 군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 대화내용)
*아이 낳고 나면 백발백중 쪄. 어떻게 든 빼. 안 먹고 다이어트하면 골다공증에 관절이 작살나. 호르몬 치료하면 돼. 우리 집안엔 살찐 사람이 없어서 난 아무리 먹어도 안쪄. 라며 자랑하는 식의 대화
*애인과 수영장 다녀온 딸에게 너 (살)쪘다고 뭐라 그러지?
위와 같은 대사는 여성은 시도 때도 없이, 나이에 상관없이 항상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여자는 살이 찌면 안 된다는 강박 증을 강요하는 대사들로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다이어트문제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서민 생활과는 거리감 있는 사치스러운 분위기
신문사 사주의 집, 강남의 유명한 의상실 사장 집, 톱 탈랜트 의 집 등 전체 집안 분위기가 일반 서민의 생활과는 너무 차이가 나고, 외제 스포츠카, 가격을 알 수 없는 고가의 의상, 유명 한정식 집이나 호텔의 양식당 등은 서민 시청자들에게는 위화감만을 조성하고 상대적인 박탈감 만 을 느끼게 할 뿐이다.
#간접광고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매장과 포장지의 반복 촬영과 아이스크림 종류나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계속적인 내용전개, 수영장에서 전 출연진이 필라 수영복을 착용한 점, 극중 신문사의 신문이 붉은색을 띄는 점을 강조하는 대사(우리 신문이 눈에 띄어. 신문도 패션시대야 등)로 특정 신문을 홍보한 점은 간접광고에 해당한다.
◆ 드라마와 가족 의 관계
1. 가족의 중요성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족, 가족제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현재 결혼한 6쌍 중에서 1쌍이 이혼을 한다. 그 중에서도 신혼이혼과 황혼이혼이 크게 늘고 있다. 가족내 세대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부모와 자식간에 대화가 없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부모와 결혼한 자식이 함께 사는 가족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고부간의 문제는 여전하다. 요즈음 들어 늘어나고 있는 가장의 실직과 고용불안은 전 가족 구성원에게 경제적 정신적 위기를 가져오게 하고 있다. 주부 가출, 자녀 가출 등으로 인해 생기는 가족분열과 고통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 부부간에 폭력, 부모에 의한 자식의 학대도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다. 노인만의 단독가구, 편부모 가정, 소년소녀 가장 세대가 늘어나고 있으며, 국민소득이 만 달러를 넘어섰음에도 점심을 먹지 못하는 영세민 가족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가족을 둘러싼 이러한 문제들을 보고, 일부 학자들은 가족해체현상을 논의하기도 하지만, 아직 가족제도 자체의 해체를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만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은 사회구성의 기본단위로 사회가 존립하는데 중요한 작용을 하며, 가족은 그 성원에게 정서적 안정감과 지위를 부여해준다. 우리 나라에서 가족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회보장이 빈약한 가운데 가족은 그 구성원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또 가족은 사회내 생존전략의 단위이기도 하다. 이것은 가족의 자원을 총동원해서 자녀의 입시전쟁에 임하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본 글에서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가족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가족이 현실의 가족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우리의 현실과 관련하여 드라마에서 가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드라마 속 가족의 문제점
현재 공중파 텔레비전에서 매주 30편 이상의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 전체를 대상으로 "드라마 속의 가족"을 다루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대표적인 몇 편의 드라마 속에 나타난 가족의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드라마에서 설정하는 가족관계는 현실의 가족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의 가족성원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가족 내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지키면서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가 불안정하고, 사회보장이 취약한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족성원의 전적인 보호자로 막중한 책임을 갖고 살아간다. 김정현씨의 소설 {아버지}가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은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그려지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떠한가? 드라마에서는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등이 가족성원을 등한시한 채 애정행각이나 벌이고 바람이나 피우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상당수 드라마의 스토리에서 내연의 관계나 처첩관계, 불륜, 사생아 등을 자연스럽게 설정하고 있다. 이런 범주의 드라마로 KBS의 "유혹", "내안의 천사","정 때문에", MBC의 "의가형제", "별은 내 가슴에" "길위의 여자", SBS의 "형제의 강" "연어가 돌아올 때" 등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정때문에"는 처첩관계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다루고, "별은 내가슴에"에서 강민은 여배우의 사생아로 그려진다. 남편과 자녀들이 직장과 학교에 간후 주부들이 보는 아침 드라마 "유혹"에서 상류층 주부 양금석은 총각과 바람을 피우고, 또 그녀의 남편 강석우는 유부녀인 정애리와 바람난 상태이다. 그야말로 잘나가는(?) 집을 그리고 있는데, 이러한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는 "주부들이여, 가정의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바람을 피우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둘째,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층의 가족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상류층의 가족이나 가족성원을 주로 다루고 있다. 하층이나 영세민 가족, 또 요즈음 늘어나고 있는 부부가족이나 단독가구 등을 다루지 않고 있어 현실과 유리되어 있다. 드라마가 상류층을 다루고 있는 것은 드라마 주인공들의 직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직업으로 의사, 교수, 연예인, 모델, 재벌2세 등이다. 얼마 전에 미혼모 문제를 다룬 MBC의 "딸의 선택"에서 딸의 아버지의 직업은 교수이고, 어머니는 작가이다. 또 고 3짜리 딸을 해외연수에서 임신케 한 대학생의 아버지는 의사이다. MBC의 "욕망"은 모델의 세계를, "별은 내가슴에"에서는 패션디자이너, 가수, 의류재벌 2세를, "의가형제"에서는 의사를 그리고 "신데렐라"는 탈렌트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인물설정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현실의 직업구성과 너무 유리되어 있다. 실제로 드라마에 자주 그려지는 전문직은 실제 직업구성에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사회에서 경제활동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노동자들, 샐러리맨 등이다. 또 드라마에서 설정되고 있는 직업마저도 실제의 직업세계와는 달리 화려한 모습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직업세계에도 경쟁과 갈등, 고충 등이 있음에도 드라마에서는 이를 다루지 않음으로써 청소년들에게 환상적인 직업관을 심어주고 있다.
셋째, 드라마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집,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그들이 입는 옷, 그들이 드나드는 카페 등이 현실세계의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 최근 방송개발원이 3월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KBS 2TV "폭풍속으로", "욕망의 바다", "첫사랑", MBC의 "별은 내가슴에","사랑한다면", SBS의 "모델", "꿈의 궁전" 드라마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들 드라마 주인공의 66.7%가 호화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아파트에 사는 주인공의 비율이 16.7%인데 이들의 경우도 40평형이 넘는 중대형 아파트에 산다. 전체 인구의 70%이상이 29평이하의 집에 살고,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의 비율이 53%인 우리의 현실인 점을 감안할 때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분명 보통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의 집에는 이탈리아 가구, 고가의 자개장 등으로 치장되어 있고, 이들이 외출 때는 벤츠, BMW, 포르세 등 최고급 외국산 차를 이용한다. 최고급 디자이너가 만든 수백만원짜리 옷을 입고, 일상적으로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식사와 술을 즐긴다. 이들에게 돈걱정은 없으며, 항상 최고만을 즐기고 향유한다.
3. 드라마의 부정적 영향
드라마가 가족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드라마의 내용에 관계없이 드라마 시청 그 자체가 가족에 미치는 영향이고, 다른 하나는 드라마의 내용, 드라마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가족에 미치는 영향이다.
우선 전자를 살펴보면, 드라마 시청은 그 내용에 관계없이 가족간의 대화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온다. 많은 드라마가 가족이 모여 대화할 수 있는 시간대에 편성되고 있다. 또한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도 높은 편이다. 또 드라마는 한번보고 나면, 다음 편의 내용이 궁금해서 이어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족성원들 간에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드라마 시청은 가족간의 대화시간을 빼앗음으로써 가족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음으로 후자를 살펴보면, 현재의 드라마는 가족성원에게 대리만족을 가져오게 하고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가족성원들은 힘든 가운데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가장들은 실업률이 올라가고, 고용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중도퇴직의 압박을 받으면서 가정의 경제를 꾸려가고 있다. 주부들도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남편 직업의 불안정은 스트레스로 다가오며, 높은 주택비용과 자녀의 사교육비, 그리고 장래 노후비 마련 등의 상당부분은 주부의 몫이다. 가정의 자녀들은 입시 전쟁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많은 노인들이 노후보장을 받지 못한 가운데 자식과 떨어져 홀로 살고 있다. 힘들고 지친 가족구성원들에게 텔레비전 드라마는 어려운 현실을 잠시 동안 잊도록 하는 마취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현실을 외면한 채 상류층의 화려한 면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는 보통사람, 보통 가족의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온다. 그리하여 한편으로는 드라마에서 설정하고 있는 상류층 가족이나 그들의 삶의 방식에 선망과 적대감을 동시에 갖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 가족이나 자신에 대한 회의,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만, 자신의 가정에 대한 불만을 갖게 한다. 드라마 주인공의 화려한 삶에 비추어 자신의 삶을 초라한 것으로 여기며,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자신의 직업에 불만을 갖게 한다. 젊고 아름다운 탤런트들과 비교할 때 생활에 지쳐 있는 남편이나 부인에게 신선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드라마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도록 하는데 끝나지 않고,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도록 부추기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불륜 등을 다룬 드라마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하겠다. 일회적이고 찰나적인 만족추구는 하나의 선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해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가족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드라마는 우리사회의 가족이 안고 있는 고통이나 어려움을 끌어안지 못하고 있고, 가족해체 현상을 완화시키는데 기여하기는커녕 이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4. 맺음말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가족성원들은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도 서로 힘을 보태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자식을 위한 부모의 희생적인 삶, 또 부모님에 대한 자식들의 존경과 효도는 우리 사회의 가족이 건강함을 보여준다. 가족의 해체를 보여주는 징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나라의 가족은 다른 나라의 가족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앞에서 살펴 본대로, 현재 공영 텔레비전에서 방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가족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드라마는 가족이나 가족 구성원에게 생활의 활력소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현재의 가족에 대해 불만을 갖게 하고, 심지어는 가족의 해체를 부추기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가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재의 드라마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공영방송국들은 선정성 등을 통한 드라마 시청률 경쟁을 자제하고, 드라마의 수를 크게 줄여야 한다. 또 가족성원간에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는 골든 시간대에 집중적인 드라마 편성도 자제해야 한다. 방송국에서 드라마를 시간대를 편성할 때 이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드라마의 내용, 드라마가 다루는 주인공 등이 바뀌어야 한다. 가족 해체를 부추기는 불륜이나, 처첩관계 등을 주제로 하거나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는 방영을 삼가야 한다. 또 우리사회에 극소수에 해당되는 상류층 가족이나 특정 직업만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의 제작도 피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가족문제의 본질이나, 건강한 가족에 기여할 수 있는 가족 드라마의 개발이 요구된다. 여러 가지로 지쳐있고 힘든 우리의 가족에게 도피처가 되고, 마취효과를 갖게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가족에게 활력소가 되고, 힘과 희망을 주는 드라마가 필요하다.
드라마의 개선을 위해서는 텔레비전 방송국의 방침이나, 드라마 제작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도록 하는데 시청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드라마의 수동적인 수용자에서 그치지 말고,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때 개인적인 대응보다는 조직적인 대응이 더 효과적임은 물론이다. 이는 시청자 운동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김 종 덕(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신문비평
[TV마당] "인어아가씨 언어폭력 난무하다"
[연예오락] 2002년 09월 17일 (화) 17:50
“다시 한 번 말해봐요, 누구 앞에서 이 자식?”
딸이 아버지를 다그치는 볼썽사나운 대사가 버젓이 안방에까지 울려퍼진다. 딸이 아버지를 찌를 듯이 식탁에 있는 물병을 깨고, 의붓어머니의 뺨을 때린다. MBC 일일드라마 ‘인어 아가씨’(연출 이주환, 극본 임성한)의자극적이면서도 선정적인 장면과 대사가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방송된 내용 가운데, 극작가 아리영(장서희)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진섭(박근형)과 그의 아내 심수정(한혜숙)에게 토해낸 말들은 절반 이상이 반말이다. 그리고 그 대사들은 대부분 듣기 민망할 정도로 상스럽다.
“터진 입이라구 뭐” “내가 결혼한들 댁 눈이 멀 거야, 밑에 아들 낳아서 죽길 할 거야.”
아리영의 어머니 한경혜(정영숙)가 남편 진섭이 가족을 버리고 떠난 뒤시력을 잃고, 자폐증에 걸린 아들까지 잃은 것에 대한 앙갚음의 성격이 짙다. 여기에 맞서는 심수정의 대사도 그에 못지않다. “야, 이년아 얼마나더 당하리.” 딸에게 뺨을 맞고 하는 소리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300여건 이상의 글이 올라와 열띤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병 깨는 장면 꼭 필요한가’(정윤정) ‘복수가 설득력이 없다’(허은미) ‘아리영이 심한 피해의식에 젖어있고 복수도 억지스럽다.
폭력은 이제 그만’(김지혜) 등 드라마의 언어폭력이나 작위적인 설정에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통쾌하다’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벌떡 일어날 정도로 흥분했다’ ‘낳아줬다고 다 부모는 아니다’등의 의견이 있었으며 ‘더 처절하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인어아가씨’는 ‘매력적인 악녀의 복수극’으로 특히 여성 시청자에게폭발적인 인기를 얻도 있는 드라마. 시청률 29.8%(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하며 6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만큼 내용 하나하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도 여느 드라마와 달리 민감하다.
T.V는 다른 매체와 달리 장소와 무차별성의 특성이 갖는 드라마 한 편으로 인한 파장에 대한 작가들의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의식에 시청자들은 호소할 수밖에 없다. 시청률 때문인지 유난히 지나친 내용의 드라마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부자간의 복잡한 사생활을 다루었던 '남자대탐험(SBS)', 시동생이 형수를 사랑한다는 내용으로 인해 제재를 받었던 '달콤한 인생(MBC)' 등은 징계를 받은 대표적 방송물들이다.
TV드라마와 현실은 별개인가. 왜 이분법적인 정형화된 구도로 계층간의 갈등을 유도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에 비친 '비뚤어진 상류층'의 모습을 그렸던 MBC의 '햇빛속으로'는 큰 물의를 일으켰다. 드라마에 그려진 소외계층에 대한 비뚤어진 설정은 언제나 그렇듯 시청률을 위한 희생물이 되어야 한다. 이 방송물의 내용에 대한 항의와 비판이 MBC의 홈페이지에는 빗발쳤었다.
지난 해 문화관광위의 방송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방송의 선정성을 집중 거론한 적이 있었다. 의원들은 방송위가 문제 프로들에 대해서 솜방망이 징계에만 그치므로 오히려 부추기는 양상이 되었다는 지적했다. 특히 출연자들의 의해 연출되는 '스타 마케팅'에 대한 근절책이 추궁되었다. 이는 드라마상의 유명 스타가 특정 회사의 의상이나 장신구를 착용하여 출연하므로 상품을 선전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였지만 일본 드라마의 표절도 지적되었다. MBC의 '청춘'이 후지TV의 '러브 제너레이션'을 표절해 사과 방송까지 하는 등의 문제였다.
'스타 마케딩'이 범람하고,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드라마들은 아직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계층들이나, 청소년층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다. 허황된 것을 추구하도록 만들 수도 있고, 비탄에 젖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방송위원회가 지난 97년 12월에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생 응답자의 608명 중에 37.1%가 "TV를 보고 자기 가정이나 경제수준에 불만을 가진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청소년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방송진흥원 방송연구실에 의하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어린이프로'보다 '성인프로'를 2.5배 이상 더 시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때 막강한 시청률을 자랑했던 '보고 또 보고'가 9살 이하 어린이 시청률 10권에서 다른 모든 '만화프로'들을 제치고 4위를 차지했었다. 특히 어린이들의 하루 평균 텔리비전 시청시간이 118.6분 인데, 그 가운데 30분(28%) 정도만 '어린이프로'를 본다는 자료에 비취면, 어린이들의 성인프로대한 시청은 거의 무방비 상태인 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가정에서는 자녀들과 가능한 그날 시청할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과 시간을 미리 정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 더 나가서 지금의 획일적인 TV프로그램으로 볼 것이 없다는 자녀들을 위해서는 시중에 있는 각종 우수한 교육용 비디오물 등을 활용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t.v드라마의 행태를 우리는 그저 잠깐 즐기는 기벼운 흥미꺼리로 넘겨집지 말아야한다.
왜냐하면 안방을 넘나드는 드라마의 내용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고, 충동적으로 시청률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일부이긴 하지만 사회의 도덕과 윤리를 좀먹고,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충격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제작자들의 경쟁에 바른 목소리를 힘있게 들여 주어야 할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방송사들간의 시청률 경쟁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좀 인기와 호응이 없으면 조기 종영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는 현실에서 당연히 건강하고 의식있는 소재들은 시들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 그러나 시청률을 높이고 시청경쟁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향락을 부추기고, 질서를 무너뜨리고, 도덕적으로 황폐해져가도록 하는 위험 소재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논리가 과연 있을 수 있는 것인가?
가정을 파괴하고 도덕과 윤리를 마비시키는 소재들이나,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장하고 상처를 줄 수 있는 소재들은 어떤 면이든 미화될 수 없는 것이다. 나아가 제작자들의 무책임에 대해 분명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드라마같은 매체의 수동적인 시청 태도에서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대응하는 감시자로서의 시청 자세가 필요하다. 더 이상 부적절한 소재들이 우리의 안방에 버젓히 방영되는 낮 뜨거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TV의 방영물을 시청할 때, 특히 드라마일 경우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이고, 또 그것이 제시하는 삶의 기준과 가치관이 무엇인지 사유하는 수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특히 사회고발성 프로들의 자극적인 소재들이 자칫하면 수용능력이 약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오히려 더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적절치 못한 소재의 드라마 같은 방영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이겠는가? 바로 자라가는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인 것이다.
혼란한 시대를 깨우는 기독인으로서 우리는 대중 매체에서 중대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여러 전문가들이나 시민운동기관 등에 문의하여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 같은 실질적 대응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