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받았다
지인의 사망이다
이마가 띵하다
전화가 울렸다
자기도 전화를 받았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다
내일 장례식장에 같이 가기로 했다
나는 새벽까지 한잠을 못 이루었다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었다
고속버스터미널로 달려갔다
버스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지금 어디 있느냐 다그친다
나는 지금 내려가는 중이라고 했다
건양대 병원 영안실에 도착을 했다
영정 사진을 본 후에 주검을 믿다
이 세상에 누구 보다도 삶의 애착을 가진 지인이었는데 어찌 한마디 언급도 없이 세상을 떠나갔는가
시신이 내일 서울로 이송한다고 한다
다음 날 교회 커피숍에 앉아 기다리는 데 함박눈이 서글피 내린다
그가 40여년간이나 다녔던 은평감리교회에서 작별 예배를 드렸다
나는 37년 만에 뜻하지 않은 예배에 합류했다
은평 천사원 조규환 장로 사모 윤경숙 권사가 나를 알아 본다
나를 알아 보는 이가 겨우 한 사람 뿐이었다
지인은 생을 마무리 짓고 오산리 기도원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살아 있는 자의 서러움이 두려움을 우려낸다
세상은 잔칫집 같아도 어디에 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이 있다
마음을 다친 자다
신은 생각의 살인까지도 기억하고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세상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