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갑천(甲川)변 산책길에서~
초여름이다, 벌써 많은 사람들의 옷차림이 반팔 셔츠로 바뀌어 졌다.
6월로 접어든지도 11일째를 맞았다. 선거날 휴무였고
6일 현충일 공휴일을 계기로 연휴가 시작되더니
6월도 이제 중순을 향해 달린다.
대전엔 중심부를 흐르는 갑천이 있다. 신탄진 두물머리에서 만나
금강으로 흘러든다. 그 천변에 우리 동네, 전민동이 있다
"엑스포 93"을 계기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고, 이젠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대전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우성이 산이 있고, 봉우리에 꽃이 많다는 화봉산도 이곳에 있다
대덕연구단지 골프장, 스포츠 센터도 곁에 있다.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갑천변에 산책을 나왔다
산책 길이 갑천변에 자리하고 고수부지 끝 편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고수부지 위엔 금계국이 예쁘게 노랑 물결을 이루고 이름모를
야생화가 집단으로 피어 오, 가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준다
천변 건너편엔 고속화 도로가 신탄진과 대전의 중심부를
가깝게 이어준다. 그 도로 위로 고속열차 선로가 있다
KTX, SRT 고속열차가 왼 종일 쉼없이 상, 하행선을 오간다.
갑천의 여울목, 경사가 있어 물결이 빠르게 흐르는 곳이다.
원촌교를 지나 천천히 숨을 고르며 느리게 흐르던
갑천이 이곳 여울목에서 다시 속도가 붙는다
이상하게 여울목에는 늘 자갈과 바위덩이가 많다
어릴적 고향 충주의 남한강도 그랬다.
충주 남한강 여울목에는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바쁜 농사철을 지나 좀 여유가 있으실 때면 아버지는
늘 남한강 여울목으로 낚씨를 가셨다.
낚씨는 여울목에서 강한 물결을 임시 돌덩이로 둑을 막아
물 흐름을 약하게 한 후 그곳에 낚씨대를 드리우고 "쉬리" 라는
물고기를 잡는 낚씨였다. "쉬리" 가 강하게 튀어
오르기 때문에 낚아 채면 바로 몇 바퀴 낚씨 줄을
허공에서 돌려 정신을 잃게 만 들고 잡는 방법이였다.
나는 늘 낚씨때면 아버지를 따라가 강가에서 물장구 치며 놀았다.
모처럼 시골에서 느끼는 즐거움이자 행복한 여유시간이였다
아버지께서는 쉬리 낚는 것을 참 잘 하셨다. 늘 제일 많이 잡으셨다
저녁 어둑 어둑해질 무렵이면 고기 망태가 가득 할 정도로 잡으셨고
그날은 민물고기 매운탕 파티가 열렸다.단백질이 부족하던 시절
그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데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신지 벌써 30년을 넘었다
언젠가 한 번 남한강 여울목 장소를 추억을 더듬으며 찾아 갔었는데
충주댐이 생겨난 후 물흐름이 바뀌면서 여울목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많았던 "쉬리"는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저녁시간대, 동네사람들이 갑천변 산책길에 많이도 나오셨다
저처럼 걷는 분, 4명이 한 조가 되어 열심히 뛰는 젊은이들
휠체어를 밀고 나오신 노년의 신사,강아지 산책을 위해
함께 나오신 아주머니분들, 잔디밭에서 공놀이 하는 학생들,
자전거 동호 회원들의 은빛 질주.
갑천 한 가운데서 먹이 사냥에 열중인 왜가리 한 쌍,
청둥오리들의 편한 휴식 모습. 지금 갑천의 풍경 모습이다.
이제 태양은 서편으로 넘어가고, 하나, 둘 어둠이 내리며
주변 가로등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밤으로 시간은 흘러 가지만
갑천의 물소리는 여전히 정겹게 들려 오고 있었다.
갑천의 물흐름은 밤에도 잠들지 않는다.♧
첫댓글
청보리가 익어가는
갑천변
살기좋은 내 고장의 자랑은 참 아름답습니다
행운 님의 대전의 갑천변을...
"춘천중도유적 전체를 사적지로 지정하라"
기자회견 / 대전국가유산청 남문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