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해 유소년 동계훈련으로 '스토브리그 in 남해' 프로그램이 열렸다. 해당 동계훈련은 게임 기업인 넥슨이 6,000만 원 이상을 후원했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 K리그 레전드 포지션 중 한 명으로 참석을 했다.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 나를 잘 모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런데 훈련이 끝난 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그들 중 한 명이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 자리에 있던 모두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정무 짱짱맨! 넥슨 카드 주세요!” 김원일은 몰라도 FIFA 게임의 박정무 그룹장을 아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FIFA 게임 속 나를 마주한 뒤 마치 진짜 축구선수가 나의 선생님이라니! 하며 기뻐하는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그라운드 밖의 축구를 다시금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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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칼럼 속에서 축구 게임을 언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넥슨이 K리그에 보여주고 있는 행보가 참신하면서도 고마웠기 때문이다. 넥슨은 2022년부터 프로축구연맹과 손을 잡고 K리그 유소년 축구 지원 프로그램인 ‘Ground N’을 출범시켰다. K리그에 본격적으로 지원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는데, 올해 초 유소년의 동계 훈련을 지원하며 ‘스토브리그 in 남해’를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들은 과거에도 K리그와 함께였지만, 최근 그 결이 조금 달라진 듯 보였다. 유소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박정무 넥슨 그룹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넥슨이 지원한 K리그 유스 프로젝트에서 훗날 기억될만한 스타 선수가 나오면 저희도 뿌듯하지 않을까요?"
넥슨은 게임과 현실과의 접점을 계속해서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이 프로 리그뿐만 아니라 유스 리그에 집중적으로 참여하는 이유 역시 명확하다. 단기적으로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긴 시야에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넥슨의 입장에서도 K리그와 손을 잡으면 현실감과 생동감을 더욱 살릴 수 있다. K리그는 어떨까. IT, 그것도 축구 게임을 운영하는 큰 기업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K리그에 투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K리그 팬인 나에게는 반가운 사실이다. 서로에게 win-win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특히 K리그가 팬들과 소통하며 가깝게 나아가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