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가 망한 이후, 약 50년 동안 5대 10국의 혼란에 빠져있던 중국을 다시 통일한 송나라.
그러나 그 송나라의 군대는 너무나 약했습니다.
979년 6월 송나라의 두 번째 황제인 태종(조광의)은 자신이 직접 30만 대군을 이끌고 요나라로 쳐들어갔지만,
고량하 전투에서 요나라의 명장인 야율휴가가 별동대를 편성하여 밤중에 강을 건너와 송군의 측면을 기습하자 송군은 크게 놀라 전군이 무너져 내렸고, 조광의 자신도 간신히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요군을 피해 달아났습니다.
7년 후인 986년 조광의는 장수 조빈한테 20만 대군을 주어 다시 요나라를 공격하도록 지시했지만, 이번에도 야율휴가가 송군의 보급로를 차단한 다음, 대대적으로 기습을 가하자 송군은 달아나다가 사하라는 작은 강에 빠져 철저히 궤멸되었습니다.
북쪽의 요나라 뿐만 아니라 서북쪽의 서하도 송나라에게 벅찬 상대였는데, 1081년 서하에 내란이 일어나자 이 틈을 노려 송나라의 신종 황제는 무려 31만 명의 대군을 동원해 서하를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서하군은 송군을 서하 영토 깊숙이 끌어들이는 한편 황하의 제방을 터뜨려 송군의 보급로를 차단했고, 이 작전에 말려든 송군은 굶주려 싸울 의지를 잃고 철수하다가 2만 명이 죽었습니다.
다음 해인 1082년 5월 송나라는 20만 대군을 모아서 서하와 전쟁을 벌였지만, 서하군이 중무장 기병 부대인 철요자를 앞세워 송군을 몰아붙이자, 송군은 그 기세에 눌려 모두 전멸당했습니다.
심지어 1121년, 송나라의 오랜 적수인 요나라가 새로 일어난 금나라에게 잇달아 패배하자 송나라는 10만 대군을 모아 요나라의 대도시인 남경(현재 중국 베이징)으로 쳐들어갔지만, 두 번에 걸쳐 공격을 하고도 모두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이때 남경을 지키던 요나라 군대는 금나라한테 패배하고 도망쳐 온 수천 명의 패잔병에 불과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0만의 대군이 수천의 패잔병도 못 이겼던 나약한 군대가 바로 중국 송나라의 군대였던 것입니다.......
출처: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들/ 도현신 지음/ 서해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