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명화
미취학 아동시절 혹은 사회 초년생(?)이었던 당시 표현인 국민학생 시절,
제일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 중 하나는
밤에는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자야만 한다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사회초년생으로 겪는 고초(!!)로 인해 몰려오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9시 뉴스 故 이득렬아저씨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그때 나는 대통령은 무조건 전두환이고 앵커는 이득렬씨만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제 풀에 하루를 마감하는 순간이 많았었다.
그런데 문제는 주말, 그것도 토요일 밤이었다.
MBC의 주말의 명화, 그리고 KBS의 토요명화...
솔직히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잘 알지 못했던 그 어린 시절,
나는 영화 자체보다도
가슴을 둥둥 울리던 헨리 멘시니의 그 테마나
아랑훼즈 협주곡의 애잔한 선율, 그리고 연이어 나오는
MGM의 사자나 20세기 폭스 특유의 오프닝의 울림에 내 영혼을 고스란히 내주었다.
그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어른의 세상으로 향하는 은밀한 통로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EXODUS의 그 메인테마는
그 의미를 스스로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나에게
단순한 음악 이상의, 가장 적절한 메타포를 매주 열심히 던져주고 있었던 셈이다.
어머니의 탄압을 피해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고도의 자는 척 하는 기술을 동원해가며 찰턴 해스턴의 혹성탈출을 보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영화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나지만
원숭이들로 뒤덮혀 있던 브라운관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여신상 하나가 묻혀져 있는 장면이
참으로 매혹적이었다. 그 정확한 의미를 몰랐지만 말이다.
이제는 밤을 새면서 영화를 보는 취미에 대해서
거의 아무도 터치를 안하는 나이가 되었다.
거기다 요즘엔 TV만 켜면 거의 하루 종일 수많은 영화들이 돌고 돌아간다.
오래전 어릴 적 내가 그렇게 꿈꾸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 어떤 과잉의 시대에
나는 왜 생각했던 만큼, 간절히 꿈꿨던 만큼 행복하지 않고,
오히려 감당하기 힘든 권태와 거대한 피곤함에 사로잡혀 버린 걸까...
나는 아직도 주말의 명화 오프닝만 들으면 좀 어지럽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 오프닝은 나에게 헐리우드 고전 영화들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영화는 지금 나에게 더이상 환상에의 출구가 아닌 것이다. 다행히도 말이다.
< 출처 : Main Theme From 'Exodus' >
첫댓글 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토요명화
흑백TV시절... 토요일 밤 9시만 되면 .. 빠빠빠빰 빠빠빠빰 빠빠빠빰 빠바밤~~ 따리라~ 따리라리 따리라~~ㅋㅋㅋ
ㅋㅋㅋ빠빠빠빰 빠빠빠빰 빠빠빠빰 빠바밤 ~~ 따리라~ 따리라리 따리라
기억 나네요~ㅋ
흑백티비시절 외국영화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로서 ....기억에 남는 영화가 많네요./
개인적으로 저때가 아마도 가장 재밌게 영화를 본시기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초등학교때ㅋ 토요일 밤이면 거실 불끄고 가족모두 이불 덮어 쓰고 토요명화를 감상했던 기억이...ㅋㅋ 무서운 영화도 아닌데 왜 이불을 뒤집어 썼는지; 이 노래가 너무 엄숙하면서도 은근히 무서웠어요 어릴땐;; ㅋ 암튼 요즘처럼 받아보고 싶은거 마음대로 볼수있을 때와 달라서 틀어주는 모든 영화가 다 처음 본거고 그래서 몰입도가 강했던 것 같아요.... 그때 재밌게 봤던 영화 지금 다시 보면 재미 없더라고요 ㅋㅋ
어린시절 엄마랑 가족들 옆에서 보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의 밤이 참 따뜻했던 느낌입니다. 간만에 옛추억에 빠지게 되네요.
완전 내 이야기 같애 ㅠㅠ 이불덮어쓰고 ㅠㅠ 요즘엔 뭐 케이블티비에다가 다운로드 받아서 보면 된다지만 그시절 영화는 오직 주말ㅜㅜ
손손손 ㅎㅎ
요즘처럼 보고싶을때 볼수 있는 시대가 아니어서, 오히려 더 소중하게 느껴졌던... 아 감회가 새롭네
당시 토요명화에서 자주 해주던 서부영화 보면서 인디안은 다 나쁜놈이고 미기병대가 정의 사자로 생각 했었는데.. 나이가 차고 생각이 넓어 지면서 현실은 반대 였다는 걸 깨닫고 충격과 함께 세뇌라는게 별게 아니라는걸 느꼈다는..
이거 들으면 눈물난다 ㅜㅜ 내 설레이던 추억들~~~~~~
요즘 주말의 명화 너무 그지가태................
지금 나오는 음악은 엑소더스가 아니라 아랑훼즈 협주곡이네요. 표기가 잘 못된 듯.
ㅋㅋㅋㅋ 빠바바밤~~좋다 ㅋㅋㅋ
아, 설레여ㅋㅋㅋ 토요명화 볼려고 일주일을 기다렸던...
토요명화..주말의영화...........늘 뭘볼지 고민하던 그때..더 유명한 사람이 나온 영화 보곤 했는데.ㅎㅎ
아부지가 서부영화를 너무 좋아하셔서..........항상 그 영향으로 저또한 서부영화 광팬이 되어버린.....항상 서부영화 하는날만 꼽고 기다렸는데,,,,,일요일날 아침에하던 무슨 다큐멘터리였는데....그것도 항상봤고,,,,그거 끝나면 일요아침만화 해줬는데.........ㅎ~~~~~~~~~음~~~그냥 들은 이야기였어요...전 십대에요.
음악제목 '아랑훼스의 협주곡'입니다.이 연주자가 장님이라고 하더군요!음악이 너무도 슬프고 아름다워서 예전에 한번 찾아봤었지요.정말 영원히 간직하고픈 추억의 음악!*^^*
초등학교시절의 추억이 떠올라요..정말 이때는 무슨영화를 해도 재밌고..설레며재밌게봤던 기억이 나요 음악만들어도 어린시절이 그리워지네요,,^^
정말 재밌었죠...보고나서 담날 애들한테 영화얘기 해주고..흑흑...그때로 돌아가고파.
호화킨 로드리고 알랑훼즈 협주곡 제2악장 아다지오 도입부 입니다. 기타 협주곡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곡입니다.
악 가을의 전설이당 ㅠㅠ 브레드 저때 진짜 멋졌는데... 나의 우상
와...옛날생각나네요..ㅠ 이떄 토요명화의 인기란...저 음악만 나오면 몸이 자동반응하던 시절..ㅠ 이상하게 지금은 무슨영화를 봐도 저떄 보던것 만큼의 감흥이 없어요...ㅠ
국민음악 이라고 하더군요. 무슨 광장이 있는데 거기서 매일 틀어준다고 TV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MBC 주말영화의 사운드트랙 " 영광의 탈출 "이것도 정말 명곡이죠^^ 이 사운드 트렉과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서부의 사나이 "장고" 60대 중반이 아버지께서도 아직 회자 하고 있는 영화 "장고" 정말 멋 있었지요^^
아~~ 그립넹~!
아~ 새록새록 떠올라~ 토요일밤엔 토요명화보고 일요일 아침엔 디즈니만화동산을 꼭 챙겨봤던 그 기억들이..
2222 저랑 같군용 ㅇ,.ㅇ
33333333 요즘엔 왜 만화들이 다 그지같은지 ㅠㅠㅠ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어릴적에 엄마랑 토요일날 저녁 토요명화를 보려고 기다리던 즐거움이 있었는데
ㅎㅎ 공감하는 내용이네요...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라고 불리던 시절...9시만 되면 무조건 잠을 자야했던 어린시절...토요명화는 어린아이가 넘을 수 없는 금기의 벽이었죠.
난 토요명화 섬머홀리데이..ㅠ.ㅠ
이거완전~~~~추억의......근데 왜 요즘 안하죠?????하긴 ..더빙이 어색해서 보기좀 그럼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음악이 들리면 왠지 기분이 이상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