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쓴 글인데 블로그에서 옮겨 왔습니다.
아버지와 마지막 낚시를 가려고 준비하다 딸아이 아파서
학교를 못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월차날이라 쉬는 날)
해서 낚시는 그냥 물건너갔고 ... 에휴~
현재 부모님이 호주방문중이셔서 3달 지내시다 며칠후면 다시 캐나다로 가시게 됩니다.
아픈 딸아이를 위해 어머니께서 딸애가 좋아하는 수육을 준비하시면서
부엌에서 음성높여 말씀하십니다. (울엄니 수육은 세계최고임돠)
엄니 - 고기 새끼뺄때 안됐냐? 그것 보고 싶은데....
볼트 - 아... 안그래도 이제 빼낼때가 되었어요. 잠깐 준비 좀 하고 할때 말씀드릴께요!
엄니께서 지내시는 동안 물고기에 상당히 흥미를 보이셔서 많은 말씀을 해드렸고요
어항에 있는 고기중에 새끼를 입에 물고 있는 고기가 있는 걸 아시고는
출산이 궁금하셨나 봅니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알을 입에 문지 3주정도 되면
치어들의 난황이 거의 소진되고 물고기 최초의 모습이 되어가는 때라 새끼를
어미로부터 떼어낼 수 있는 때가 됩니다.
전에 찍었던 치어빼내는 동영상 <-- 관심있음 클릭하셔유~ ㅋ
새끼빼내는 모습을 다 지켜보시고는...
엄니 - 참 신기하고 재미있구나. 그런데 동생네 금붕어가 자꾸 죽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볼트 - 정수장치는 다 작동하고 물도 일주일에 1/3정도 갈아 주고 있는데 죽어요?
엄니 - 그게 뭐 금붕어라... 옛날에도 그냥 잘 살던데... 자꾸 죽네. 특별한 장치는 없어.
볼트 - 아... 정수장치가 없고 고기에 비해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면 쉽게 죽습니다.
풀장에 금붕어 한마리 키우면 아무것도 안해줘도 몇 십년을 살거에요.
그런데 요강단지 만한 그릇에 10 마리를 키우면 사흘뒤면 한 마리씩 죽어나갈 거에요.
엄니 - 정수장치가 머꼬?
볼트 - 네 고여있는 연못물이 썩지 않고 그속에 물고기가 잘 살지만요
풀장크기라도 연못의 모든 고기를 잡아다 풀어놓으면 며칠 안되어 죽기 시작할겁니다.
엄니 - 연못물보다 풀장물이 더 깨끗하잖아? 아 물론 수돗물 냄새 안난다면 말이다 (=소독염소가 없다면)
볼트 - 눈에 보이는 깨끗한 물이 깨끗한 물이 아니고요, 흙탕물같이 더러운물이 더러운물이 아닙니다.
엄니 - ?
볼트 - 연못 바닥에 뻘이 있잖아요. 거기에 많은 균들이 살고 있고 그게 자연정화장치에요.
풀장에는 자연정화를 할 수 있는 균들이 없어요. 사실 아주 쬐끔 있긴한데 충분히 없는 거지요.
엄니 - 그럼 어떻게 해야 해?
볼트 - 인공적으로 연못의 정화장치를 흉내내서 물고기가 살 수 있도록 하면 되지요.
엄니 - 아...
볼트 - 건데 그게 어렵지않습니다. 박테리아들이 살 수 있게 박테리아 집을 만들어 주면 되지요.(뻘대신)
거실어항에 한쪽면을 막아서 정수장치 만든 것 보셨지요?
엄니 - 아... 그게 정수장치냐?
볼트 - 네. 미관상 안좋지만 제가 모든 정수장치를 다 장치해봤는데 이것만한게 없어요.
특히 고기를 과밀로 키우기에 정수량이 대단한 것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녀석만이 제대로 일을
해줘요. 밥통처럼 생긴 정수장치는 몇 백불씩이나 하지만 이녀석에 비하면 10프로도 못해요.
↓ 보기는 안좋지만 작년 장거리 낚시여행때 몰살당한 고기들 악몽으로 집에 있는 모든 어항의
정수장치를 내부섬프(sump)로 모두 자작으로 교체했습니다. 한국으로 한 한달 여행갔다와도 O~K~!!! ㅋ
이후 부모님께 어항 정수장치 원리와 만드는 법 등 그림을 그려가며 1시간 정도 얘기를 더 나누었어요.
문득...
과연 거실에 있는... 내가 애지중지 아끼는 어항은 물고기를 키우는 건가?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를 키우고 있는 건가? 하하하
고기를 죽이냐 살리느냐하는 아주 프랙티컬한 문제에서 살포시~ 철학적인 관념으로 넘어갑니다 케케케
왜냐면 어항의 한귀퉁이 박테리아 집이 망가지면 어항의 고기들은 줄초상이 나거든요 ㅋ
지구상에 인구가 대략 60억 (지금은 또 훨씬 넘었겠지요) 우리 몸속의 세포수가 대략 60조.
그니깐 지구의 인구수의 천배만큼 세포수로 우리가 구성되어 있고,
우리 몸속의 균들은 이 세포수보다 2배정도 많다고 합니다(지구인구의 무려 2천배 수의 균!!!).
그리고 몸속의 균들을 모두 꺼집어낸다면 무게는 2킬로 육박.
이 균들을 몸속에서 모두 제거하면 인간은 죽고 맙니다.(결국엔)
몸속의 미생물들은 병원균, 이로운균, 소화를 돕는 균, 효소를 만들어내는 균 모두를 포함하고
심지어 모유속에 아이가 소화할 수 없는 영양분... 즉 균을 먹이기 위한 양분 또한 포함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정말 놀랍지요)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균들이 우리 몸속에 기생하는 - 주인보다 ...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 처럼 -
것 처럼 느껴지지만... 어쩌면 인간인 내가 내몸의 주인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ㅋ
미생물에 대해 인간이 숙주인가?
인간에 대해 미생물이 숙주인가? (= 인간이 미생물에 기생)
케케케....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곤충도 아니고 미생물들이지요.
좀 더 SF틱한 생각을 해보면...
UFO를 타고 지구를 방문하는 외계인이 지구인과의 접촉을 열나 꺼릴 수 밖에 없는 건
미생물 감염에 대한 우려가 1차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상상을 해봅니다 ㅋ
특정 균에 대해 면역체계가 없는 상태라면 ...
예를 들어 감기정도 증상만 되도 바로 사망할 수 있겠지요 ㅋ
여행사 ?에 빠져 지구에 하니문 싸게왔다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향 안드로메다를 그리다... 쓸쓸히...ㅋ
메주를 띄우고, 된장을 담고, 김치를 담고...
그건 균덩어리(하지만 유익한)를 키우는 것과 같고...
거실에 매일매일 인어공주를 꿈을 꾸게 하는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어항은
사실은 고기를 키우는게 아니라 균을 키우고 있는 거라 생각하니
하하하
인간의 시각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일 지 모른다
생각이 드네요. (머... 착각속에 살다 착각속에 죽는거지 헤헤헤)
여러분, 달에 토끼가 없지요?
어쩌면 달의 뒷면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케케케~
첫댓글 ㅎㅎㅎ 그죠. 재밌는 분이시죠.
오랫만에 글 올리셨네요.
저는 마음이 몸을 지배하는 건지, 몸이 마음을 지배하는건지 헷갈립니다. 후자가 맞는 것 같아서.
몸이 마음을 숙주로 삼고 있는 듯 하네요.
오랫만이에요 볼트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헤헤 악플이 없어 다행이네요 ㅋ 마니아님, 삽질님,러브님 댓글 감사합니다.
메일님... 정수장치는 종류에 따라 청소시기가 조금 다릅니다.
내부형 파워헤드 - 카본필터 2-4주마다 교체. 스폰지는 아주 자주 청소
저면필터 - 외관부분만 한 달 1-2번. 자갈아래 저면은 1년에 한번 어항 엎을때
상면필터 - 물이 넘치지 않게 2주에 한번정도. 시각적 판단에 의존하면 됨
캐니스터 - 일명 밥통필터기. 내부에 스폰지는 2-3주에 1회정도. 어항크기나 과밀상태에 따라 달라요.
외부섬프 - 외관판정으로 더러우면 시행. 보통 1-2달에 1회해도 됨
내부섬프 - 외부섬프과 같음.
스펀지필터 - 1주에 2회정도. 스펀지 구멍이 잘 막힘
종류가 많아도 청소횟수는 스펀지나 수세미같은게 막혀서 물의 순환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라 생각하시면 되고요.
필터마다 박테라아가 사는 주된 미디어가 있을 겁니다. 그 곳은 가급적이면 박박 청소하면
균들이 많이 소멸될 가능성이 있어서 가급적 설렁설렁 청소하시고 그냥 뗏국물을 한번 슬쩍 헹구어 내는 정도.
그리고 그길 청소할때 - 제일 중요한 점 - 절대 수돗물에 하면 안됩니다. 염소로 균 대량 학살 가능해서...
반드시 반드시 어항 환수때 어항물로 가법게 빨아주어야 합니다. 이것만 지키면 박테리아 왕국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면시롱....잘먹고 잘살수 있을 듯 해요 ㅋ
식구가 늘면 로컬 아쿠아리움에 판매하세요.
이런 생각, 이런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