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3는 동급에서 가장 많은 편의 장비가 매력이다. 이정도면 위급 모델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구성이다. 준중형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 이상의 편의 장비가 마련된다. 트렁크를 포함한 실내 공간 역시 넉넉하다. 동력 성능은 아반떼와 큰 차이 없고 고속 안정성은 더 낫다. 단점은 고회전 사용 시 날카로운 엔진 사운드가 조금 거슬리는 정도다. K3의 상품성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기아의 새로운 K가 등장했다. K7에서 시작된 기아의 K 라인업은 K3가 나오면서 완성되는 분위기다. K3는 기아의 4번째 K 모델로 당분간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 브랜드로 더욱 많은 볼륨을 위해서는 또 다른 K가 나와야 할 수도 있다. 기아는 프라이드, 모닝은 기존의 차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차종의 차명이 갖는 브랜드 이미지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K3의 슬로건은 ‘준중형의 새로운 완성’이다. 최신 모델인 만큼 준중형급에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상품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3의 구성을 보면 충분히 자신감을 드러낼 만하다. 호평을 받고 있는 기아의 패밀리룩을 적용하는 한편 이전의 준중형급에서는 찾기 힘든 호화 편의 사양을 갖췄다.
싼타페에서 시작된 UVO 시스템이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스마트폰이 생활화 된 요즘 시대에 걸맞는 장비이다. 실제로 K3의 주고객이 되는 젊은 고객에게 크게 어필할 만하다. 2009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K3는 42개월 동안 3천억 원이 투입됐다.
기아는 현대와 강력하게 연결돼 있지만 독자적인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새 디자인 패밀리룩은 물론 K로 시작되는 네이밍도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의 디자인과 네이밍은 소비자에게 확실히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파업의 여파가 있지만 올해의 연간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주력인 미국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실적도 마찬가지다. K3는 기아의 판매를 견인해줄 중요 모델이다.
기아는 K3의 내년 국내 판매를 5만 5천대, 해외는 35만 5천대로 잡고 있으며 2014년에는 50만대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K3은 아반떼처럼 1.6 GDI 사양만 나온다. 보디는 4도어가 기본이며 2도어와 5도어는 내년에 나온다. 그리고 디젤 모델은 검토 중이다. 국산 디젤차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판단 하에 K3도 디젤 사양의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당분간 포르테 하이브리드를 유지할 계획이다.
EXTERIO & INTERIOR
K3의 역시 구형보다 차체 사이즈가 커졌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560×1,780×1,435mm, 휠베이스는 2,700mm로 포르테 보다 전장은 30mm, 전폭은 5mm, 휠베이스는 50mm가 늘어났다. 최근의 추세대로 전고는 25mm가 낮아졌다.
디자인은 가장 크게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지만 존재감이 있는 건 확실하다.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차와도 닮았다는 느낌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프런트의 디자인이다. K9부터 얼굴을 바꿨는데, K3에도 같은 디자인이 적용됐다. 개인적으로는 K5의 얼굴이 더 좋아 보인다.
K3 역시 쿠페스러운 디자인이다. 요즘은 너도나도 쿠페틱한 디자인을 쓰기 때문에 이 자체가 특별하지는 않다. 전체적으로는 낮고 넓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으며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준중형 이상의 느낌을 받는다. A 필러에 작은 창을 마련한 것도 디자인의 포인트이다. 동급에서는 처음으로 LED 주간등도 달았다. 리어의 디자인은 아반떼만큼의 좋은 밸런스는 아니며 테일램프가 점등되면 아우디와 비슷한 분위기도 풍긴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옵티모 H426이며 사이즈는 215/45/R17이다.
실내는 디자인이 화려하다. 정리가 잘 돼 있고 이제는 예전의 기아처럼 거칠다는 느낌이 사라졌다. 대시보드는 앞으로 쭉 뻗어 있고 플라스틱의 재질은 K3의 급을 생각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센터페시아 역시 한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이다. 요즘은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도 적극적으로 공유를 하기 때문에 신차가 나와도 적응이 빠르다. 모니터는 크기가 작은 감이 있긴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화질은 상당히 좋다. 세로 모양의 가운데 송풍구에는 바람을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도 있다. 아반떼의 경우 이 다이얼이 없다. 후방 카메라는 가이드라인이 스티어링 휠과 연동되지는 않는다.
공조장치는 듀얼과 오토가 지원된다. 공조장치 전용 액정은 비교적 크기가 큰 편이라 눈에 잘 들어온다. 그리고 센터페시아의 각도가 운전자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내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대시보드 상단에 마련된 디지털 시계이다. 다른 부분과 달리 싼 티가 난다.
기어 레버 앞에는 수납공간이 있다. 덮개가 독일차 스타일이어서 고급스럽다. 수납공간 안에는 다른 기아차처럼 AUX와 USB 단자가 마련된다. 기어 레버 옆에는 냉난방 시트와 자동 주차, 파킹 센서 버튼이 있다. 냉방 시트와 자동 주차만 해도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암레스트는 슬라이딩이 된다.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고 액정의 폰트가 차급 이상이다. 랜드로버처럼 그래픽이 현란하거나 폰트가 예쁜 건 아니지만 K3의 급을 생각하면 괜찮아 보인다. 스티어링 휠은 생각보다 작은 편이고 버튼이 많아서 스포크에 여백이 없는 수준이다. 우측에는 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모드, 트립 컴퓨터, 왼쪽에는 오디오와 음성, 전화 버튼이 마련돼 있다. 유리는 운전석에만 상하향 원터치가 적용되고 컬럼 좌측에는 액티브 에코와 ESC, 운전대 열선 버튼이 있다. 운전대의 에어백 커버는 전체적으로 유격이 커서 얼핏 봤을 때 조립이 잘 못 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 봤을 때 K3의 편의 장비는 대단한 수준이다. 실내에 앉아 찬찬히 살펴보면 K3의 급을 잊을 정도다. 이와는 별개로 스티어링 휠에 붙은 기아 배지는 동떨어지게 느껴진다.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기아의 엠블렘은 너무 평범하다. 실제로 기아 스스로도 엠블렘이 평범하다고 말할 정도니 혼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보다 있어 보이는 엠블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열 공간은 아반떼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인이 앉기에 큰 무리는 없다. 겉에서 보기에 전고가 낮아 보이지만 머리가 답답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2열에도 열선 시트가 마련되며 유리는 끝까지 내려간다. 트렁크 용량은 420리터지만 수치 이상으로 커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40마력의 힘을 내는 1.6리터 직분사 가솔린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아반떼와 엔진과 변속기 모두 같다. 2010년에 나왔지만 1.6리터 직분사의 140마력은 여전히 리터당 출력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1.6 감마 엔진은 아이들링과 평상 시 주로 사용하는 영역에서는 조용하다. 대신 5천 rpm 이상의 영역에서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린다. 귀에 거슬릴 수 있다. 보통 고속에서는 엔진보다는 바람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데, K3는 엔진과 바람소리의 볼륨이 거의 대등하다.
파워트레인이 같기 때문에 주행 느낌은 아반떼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뭉클한 토크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는 타입이다. 일반적인 가속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언덕을 만나면 토크가 부족하다. 이런 부분에서는 마력과 토크의 수치에 비해 동력 성능이 딸린다는 느낌이 있다. 변속기는 D 모드에서는 반응이 늦고 수동 모드에서 다운시프트 시에는 충격이 큰 편이다.
1~4단에서의 최고 속도는 각각 50, 85, 125, 170km/h이다. 5단에서는 190km/h 근처까지 가속되는데 이 상태에서는 더 속도가 올라가진 않는다. 5단에서 최고 속도가 나오는 세팅이다. 6단으로 100km/h를 달리면 회전수는 2천 rpm을 조금 넘는다.
고속 안정성은 차에 따라 약간의 편차가 있다. 처음 탄 차는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이 다소 불안했다. 차의 거동을 봐서는 140km/h를 맘 편하게 달리기는 어렵다. 차의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들고 스티어링 휠도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반면 나중에 탄 두 번째 차는 첫 차보다는 괜찮았다. 직진에서 비교적 안정감이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완만한 코너를 만날 때는 아무래도 주저하게 된다. 차의 느낌이 믿음직스럽지는 않기 때문이다.
플렉스 스티어는 컴포트와 노멀, 스포츠까지 3가지 모드가 내장된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스포츠 모드가 가장 좋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이 보다 묵직해지고 감각이 가장 좋다. 대신 여성이라면 주차할 때처럼 아주 낮은 속도에서는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컴포트로 모드를 바꾸면 구형 아반떼처럼 스티어링 휠이 아주 가벼워진다.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민감하고 다루기 쉬운 세팅이다.
기아는 K3를 통해 국내 준중형급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확실히 많은 공을 들였다는 티가 난다. 탑재된 다양한 편의 장비는 이전의 준중형급이라면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주행 성능의 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다듬을 여지가 있다. 이정도면 아반떼를 능가할 수 있는 패키징인데 네임 밸류에서 처진다. K3가 기아의 또 다른 K5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주요제원 기아 K3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60×1,780×1,435mm
휠베이스 : 2,700mm
트레드 앞/뒤 : 1,557/1,570mm
공차중량 : 1,191kg
트렁크 용량 : 42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1,591cc 4기통 가솔린
보어×스트로크 : --
압축비 : --
최고출력 : 140마력/6,300rpm
최대 토크 : 17.0kg,m/4,850rpm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CTBA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15/45R/17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성능
0→100km/h 가속 : --
최고속도 : --
최소회전반경 :
연비 : 14.0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22g/km
시판가격 : 1,492~1,93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