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고희를 넘긴 싸나이들, 번개팅을
마치고 ( 2019.12.11) / 이병준
어제 2호선 합정역에 고희를 지난 싸나이 다섯 명이 번개팅에 착수하여 걷는 길 내내 빗길ㅡ하늘의 속삭임, 지음(知音) 으로 들으며 걸었다. 초입 한강변에 세워둔 서울함에 올라 난생 처음 잠수함 내부 구조를 해설사의 해설을 통해 들으며 낱낱이 구경하는 생경스런 경험도 했다. 호위함, 초계함, 이지스함등 전함에 대한 성능, 용도, 제원 등 상식이상의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가 되었다. 총과 포의 차이점, 미사일과 방사포의 차이점 등 유익한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빗속의 다섯 싸나이들은 중간에 벤치가 온통 비에 흠뻑 젖어 있으니 잠시 앉아 휴식 취할 생각은 아얘 접고 세시간 이상을 강행군하여 행주산성 아래 마을, 그 유명한 잔치국수집에 도착하니 오후 2시경, 비 속 에서도 사람들이 줄 서있는데 우리들은
집안 입구 난로 앞에 모여 우산은 접고 비맞은 배낭은 털고 말리고 차가워진 몸도 조금 녹히고 난 뒤 비집고 앉아 잔치국수 그릇을 받고 보니, 양이 적을까 지레 걱정
했었는데 곱배기 수준으로 많이 나오니
국수 좋아하는 나로서는 내심 흐뭇했다. 그러나 워낙 유명한 집이라서 기대했는데 종로 낙원 상가 지하 잔치국수나 다를 바 없어서 좀 실망이었다. 양을 좀 많이 준다는 것 외 별반 특별한 내용이 없음에도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인데 줄서서 기다려 국수를 먹을 정도이니 좀 신기했다. 걷기운동 하고 난 뒤 출출한 시간에 안성맞춤으로 즐길 수 있어서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오늘 기록은 두시간 반만에 14.8km를 걸었으니 고희 지난 영감탱이라 불리기엔 일행 모두 쎙쎙하고 건강함을 자체 인증한 기분에 비 맞으면서 걸은 길이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다. 촉촉한 빗길 속에 딱 걷기 좋을 정도로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촉감이 님의 옷자락처럼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의 기쁜 산보였다.
갈대숲 속엔 숨죽여 내리는 비, 밤새 별님과
속삭인 밀어들은 내면에 감추고 다소곳이
고개 숙인 갈대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게 똑같은 분량으로 걷기 좋을 만큼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아랑곳 않고 떼지어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새 소리와 그 정경, 갈대의 머리숱이 내리는 보슬비에 함초롬이 이슬 방울 머금고 하늘 향해 어제밤 별님과 속삭인 농밀한 밀어를 고개숙여 고해성사를
하는 모양 같다. 저 갈대들의 겸손한 자세
에서 내 상념(想念)은 우리 인간의 마지막 임종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생각하며 잠시 사유의 강에 침잠해 본다.
도로가에 비 맞아 고운 색깔 색색이 드러내는 굴러와서 제 고향인양 박혀버린 강변의 돌들, 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그리움에 눈물이 범벅이 된 듯하다. 운무에 쌓인 내나라 수도 서울 강산이 비속에 바라볼수록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정말 예전엔 미쳐 몰랐어라.
참으로 조상님들과 선열, 님들께서 이 나라를 피와 땀과 눈물로 지켜준 덕분에 누리는 오늘의 이 행복감에 감사의 념(念) 을 금할 길이 없구나. 그러나 작금의 나라 사정이 폭망의 지름길로 날개 꺾여 하염
없이 추락하는 독수리 꼴이다. 이 사태의 원인은 골수 종북 좌빨 주사파 세작의 수괴 문재앙 정부에 있다. 세계10위권의 경제 부국을 40위 수준으로 내려 앉혔다. 그럼에도 없는 실적을 통계까지 조작해가며 거짓으로 포장해 자랑하니 대 국민 사기극 치고는 정말 가관이다. 폭망으로 무너져 내리는 이 엄중한 국가 현실을 뼈져린 아픔과 애간장 녹아내리는 슬픔으로 언제
까지 감내하며 견뎌내야 하는지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고 완전 절망의 검붉은 우수의 먹구름이 온통 아름다워야 할 이 강산을 뒤덮고 있는 형국이다.
오늘 산행에 번개팅 소집해서 우산 속 빗길
의 낭만을 만끽하게 천우신조의 기회를
마련해준 박현우회장ㅡ친구여, 진정으로 감사하오. 우리들 나이엔 일부러 날(日)
받아도 잡지 못할 낭만적 행운의 날을 쪽집게처럼 예지로 잡아 시행하게 한
박회장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빗길 우산 속 낭만의 추억이 오늘 동행한 친구들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도록 간직되길 바라며 짧게 감회를 운문(韻文)으로 적어본다.
갈대숲 위에
촉촉히 녹아내리는
비
참새들
제 세상인양
들길 앞질러 날아가며
따라오라 손짓하네.
한세상 세상사
오고 감이
너와 나
다를게 무엇이랴
너의 한생 삶 보다
인간 수명이
좀 길다고는 하나
영욕의
세월에 파묻혀
내 영혼
오염될까 두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