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마태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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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말에게
소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 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고,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까지 절게 되었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정말 몰랐어요.
제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 공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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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살아오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들이 없는 이 세상에 저 혼자만 태어났다면,
저 혼자만 이 언덕에 올랐다면, 저의 인생은 아름다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 하시며 아름다운 하와만을 협력자로 주신 것이 아닙니다.
곳곳에 지선악수도 심으시고 뱀도 보내시고 뱀의 유혹에 넘어가는 자도 주셨습니다.
그들은 모두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존재들입니다. 제가 누군지 알게 해 주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제 인생은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제게 인간으로 살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는 은인들이며
제 인생을 아름답게 꾸며준 동반자입니다. 고맙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 이제민 / 사랑이 언덕을 감싸안으니 p.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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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내린 비로
말랐던 개울가에 물이 흐릅니다.
답답한 뉴스도 물 흐르듯 풀어낸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길
이 아침 기도합니다.
평안하소서.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