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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추량(夏夜追凉)
여름밤에 서늘함을 좇다는 뜻으로,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바람이나 서늘한 장소를 찾아 나서는 정취를 표현한 말이다.
夏 : 여름 하(夊/7)
夜 : 밤 야(夕/5)
追 : 쫓을 추(辶/6)
凉 : 서늘할 량(冫/8)
출전 : 양만리(楊萬里)의 시 하야추량(夏夜追凉)
여름밤에 서늘함을 좇다는 뜻으로,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바람이나 서늘한 장소를 찾아 나서는 정취를 표현한 말이다. 이 표현은 중국 고대 시문이나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며, 예를 들어 여름 밤 대청마루에 앉아 부채를 부치며 달빛을 즐기거나, 정원에서 연못의 서늘함을 느끼는 장면처럼 여름 특유의 낭만적이고 정적인 분위기를 그릴 때 쓰인다.
이 성어는 송(宋) 양만리(楊萬里) 시인의 시 제목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夏夜追凉 / 楊萬里
하야추량 / 양만리
夜熱依然午熱同
더위는 밤이 되어도 여전히 한낮과 같아
開門小立月明中
문 열고 달빛 속에 잠시 서 있노라.
竹深樹密蟲鳴處
대나무 우거진 숲에 벌레들 울음소리 나는 곳
時有微凉不是風
때맞춰 이는 서늘함이 바람 때문이 아니라네.
위 시는 남송 양만리(楊萬里)의 하야추량(夏夜追凉)이다. 양만리는 육유(陸游)와 더불어 남송초의 대표적 애국시인으로 불리는데 금나라에 패해 남쪽으로 밀려난 조국의 현실에 울분을 토하고 잃어버린 영토의 회복을 외치는 우국충정의 시도 많이 썼지만 자연을 노래한 시도 적잖이 남겼다. 그의 시는 평이한 시어를 쓰면서도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풍격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인데 이 시에서도 그런 면모가 잘 드러난다.
한밤중에도 대낮 같은 열기가 계속되는 어느 여름밤에 시인은 시원함을 찾아 밖에 나가 밝은 달빛 아래 잠시 서 본다. 근처에는 대나무와 나무 그늘이 깊고 빽빽한데 그 속에서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그때 시인은 약간의 서늘함을 느낀다. 그러나 시인은 바람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작품의 시안(詩眼)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바람도 없는데 어디에서 온 시원함일까? 아마도 벌레 소리에서 머지않아 가을이 올 것이라 느끼면서 생긴 마음의 시원함이리라.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데다 일본의 적반하장격인 보복성 수출 규제로 분노와 답답함까지 더해져 몸도 마음도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원래 덥다고 짜증을 부리면 더욱 더워지는 법이다. 이럴 때일수록 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금의 더위도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자. 이제 곧 입추 아닌가. 일본의 무례한 도발에도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다 보면 머지않아 통쾌하게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자.
열대야(熱帶夜)가 계속되고 있다. 밤이 되어도 바람이 한 점 없이 기온은 30도에 가깝다. 방안에 있자니 땀만 흐르고 잠은 오지 않는다. 이럴 때는 밖으로 나가는 게 상책이다. 한낮의 이글거리는 햇볕을 받아 대나무는 빽빽하게 우거졌고 나무숲은 녹음이 짙어졌다. 맹하(孟夏) 또는 성하(盛夏)라 하는 요즘,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런데 잘 들어보시라. 숲 속에서는 철 이른 가을벌레가 울고 있다. 그 벌레소리에 불현듯 스치는 한 가닥 서늘한 기운이 등짝을 타고 내린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 때문이 아니다. 한여름의 후끈한 열기 속에 어느새 가을 기운이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자연(自然)이다.
한 여름에 듣는 선조들의 여름나기
여름에 더운 것은 당연하지만, 요즘의 여름은 좀 더 길어지고, 뜨거워졌다. 내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본격적인 더위는, 대다수의 학교가 방학하는 7월 25일 이후부터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당연히 더웠겠지만, 선풍기도 없던 교실에서 그냥 저냥 수업을 한 것을 보면 그래도 그 시절의 더위는 견딜 만했단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 한 달도 전부터 불볕더위가 시작 되서는 8월말, 혹은 9월 초까지도 이어지니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폭염에 시달려야 한다. 올해도 6월부터 시작된 더위가 요즘엔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문득,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을 생각하며, 옛 사람들의 여름나기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한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소서팔사(消暑八事)'라고 하여 더위를 물리치는 여덟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첫째는 송단호시(松壇弧矢)라는 것으로, '솔밭에서 활쏘기'이다. 둘째는 괴음추천(槐陰?韆)으로,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라는 것이다. 셋째는 허각투호(虛閣投壺)로 '빈 누각에서 투호 놀이'를 하는 것이다. 넷째는 청점혁기(淸?奕棋)로 '깨끗한 대나무 자리에서 바둑 두기'이다. 다섯째는 서지상하(西池常夏)로 '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이다. 여섯째는 동림청선(東林聽蟬)로 '동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이다. 일곱째는 우일사운(雨日射韻)로 '비 오는 날 시 짓기'이다. 여덟째는 월야탁족(月夜濯足)으로 '달밤에 개울에서 발 씻기' 등을 꼽았다.
다산 선생이 소개한 더위를 물리치는 방법은 대부분 시원한 곳에서 심신을 단련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며 더위를 잊는 정신적인 극복이다.
물론 '탁족'은 현실적으로 더위를 물리치는 적극적인 소서법이 될 수 있다. 탁족은 몇 해 전 '퍼블릭 아트'(2013년 7월호)에서 '옛 그림에서 배우는 열 가지 피서법'에도 등장하는 우리의 대표적 피서법이기도 하다.
'퍼블릭 아트'에서는 피서법을 담은 우리의 옛 그림으로 관폭도(觀瀑圖), 탁족도(濯足圖), 주유도(舟遊圖), 조어도(釣魚圖)와 어초문답도(魚樵問答圖) 등을 소개하였는데, 더위를 피하는 데는 역시 물(水) 만한 것이 없나보다.
이와 함께 혼자 하는 여행, 독서, 낮잠, 홀로 있기 등을 담고 있는 그림을 소개했다. 이것들은 조용히 더위를 가라앉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더위를 물리치는 방법으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은 정확하지 않지만(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에 삼복이 거론 되었으니, 적어도 그 이전이다) 삼복 더위에는 누구라도 '보양식'을 떠 올린다.
조선시대에도 궁중의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나눠주어 얼음을 하사하기도 하고, 일반 평민들은 닭, 돼지고기 등을 고아먹으며 몸보신을 했다고 한다.
지금 시대의 여름나기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본질적인 것은 과거와 지금이 다름이 없지만, 구체적인 방법에는 많은 차이가 있는 듯하다.
예컨대 과거 부채의 자리를 선풍기와 에어컨이 대신한다. 과거에 탁족 정도로 더위를 잊었다면, 지금은 수영을 비롯한 다양한 여름 스포츠를 즐긴다.
시원한 산 속이나 계곡을 찾아 떠나던 여행도 범위가 넓어져 국내를 벗어나 좀 더 시원한 나라를 찾기도 한다. 여름 음식도 보양식과 함께 다양한 아이스 음료나 빙과류가 즐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은 한 여름 밤에 읽는 시 한 수, 책 한 권이 아닐 까 한다.
다음은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을 노래한 한 편의 시이다. 중국 남송(南宋)의 시인 양만리(楊萬里)의 하야추량(夏夜追凉: 여름밤의 서늘한 바람)이란 시이다.
夜熱依然午熱同(야열의연오열동)
밤중에도 더위는 여전히 한낮 같아
開門小立月明中(개문소립월명중)
문 열고 달빛 속에 잠시 섰네.
竹深樹密蟲鳴處 (죽심수밀충명처)
대나무 우거진 숲에서는 벌레 소리에
時有微凉不是風(시유미량불시풍)
때론 바람이 없어도 서늘함을 느끼네.
무더운 열대야에, 시를 짓지는 않더라도 시원한 시 한 수 읊조리며 마음으로나마 시원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 夏(여름 하, 개오동나무 가)는 ❶회의문자로 頁(혈; 큰머리)과 절구구변(臼; 절구; 깍지끼다)部, 천천히걸을쇠발(夊; 천천히 걷다)部의 합자(合字)이다. 탈을 쓰고 춤추는 모양, 크고 훌륭하다, 중국 사람이나 중국을 가리킨다. 여름의 뜻으로 쓰게 된 것은 여름에 지내는 제사 때 춤추는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❷회의문자로 夏자는 '여름'이나 '중국'을 뜻하는 글자이다. 夏자는 頁(머리 혈)자와 夊(천천히 걸을 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夏자의 금문을 보면 頁자에 손과 발만 함께 그려져 있었다. 夏자는 본래 중국 한족(漢族)의 원류인 화하족(華夏族)을 뜻했던 글자였다. 하(夏)나라는 기원전 2,070~1,600년경 우왕(禹王)이 세운 중국의 고대 왕조를 말한다. 상(商)나라 이전 수백 년간 존재했다고 기록된 나라다. 하나라를 중국의 시초로 보기 때문에 지금도 夏자는 중국이나 중국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夏자가 왜 '여름'을 뜻하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화하족의 문화와 관련됐거나 단순히 여름을 뜻하기 위해 글자를 빌려온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그래서 夏(하)는 (1)승려(僧侶)가 된 뒤로 부터의 나이를 셀 때에 쓰는 말 (2)중국 은(殷)나라 이전에 있었다고 하는 최고의 왕조(王朝). 치수(治水)에 공로가 있는 우(禹)가 순제(舜帝)로부터 왕위(王位)를 물려 받아 세운 나라. 서울은 안읍(安邑). 폭군 걸왕(桀王)이 은(殷)의 탕왕(湯王)에게 망할 때까지 17세(世). 439년간을 누렸음 (3)대하(大夏)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여름 ②중국 ③하(夏)나라(우왕(禹王)이 세운 고대 왕조) ④중국(中國) 사람 ⑤춤의 이름 ⑥안거(安居: 외출하지 않고 한곳에 머무르면서 수행하는 제도) ⑦오색의 배색 ⑧채색(彩色) ⑨우왕(禹王)이 만든 약칭 ⑩크게 지은 건물 ⑪크다 그리고 ⓐ개오동나무(가) ⓑ회초리(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겨울 동(冬)이다.용례로는 여름철을 하계(夏季), 여름과 겨울을 하동(夏冬), 물벼룩 따위가 여름철에 걸쳐서 낳는 알을 하란(夏卵), 음력 7월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하반(夏半), 옛 중국 우왕을 달리 일컫는 말을 하백(夏伯), 여름밤을 하야(夏夜), 여름 경치를 하경(夏景), 여름철 또는 여름의 기간을 하기(夏期), 여름 옷을 하복(夏服), 여름철을 하시(夏時), 여름 날을 하일(夏日), 여름에 익어서 거두는 곡식을 하곡(夏穀), 여름철에 내리는 비를 하우(夏雨), 여름철의 구름을 하운(夏雲), 여름에 치는 누에를 하잠(夏蠶), 24절기의 하나인 하지(夏至), 여름의 서늘한 베옷과 겨울의 따뜻한 갖옷이란 뜻으로 곧 격에 맞음을 이르는 말을 하갈동구(夏葛冬裘),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라는 뜻으로 아무 소용 없는 말이나 재주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또는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사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하로동선(夏爐冬扇), 여름날 산에 비구름이 모임을 이르는 말을 하산욕우(夏山欲友), 여름철에도 서리가 내림을 일컫는 말을 하월비상(夏月飛霜), 여름의 벌레는 얼음을 안 믿는다는 뜻으로 견식이 좁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충의빙(夏蟲疑氷),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식된 자로서 부모를 잘 섬기어 효도함을 이르는 말을 동온하정(冬溫夏凊), 겨울에는 벌레이던 것이 여름에는 풀이 된다는 뜻으로 동충하초과의 버섯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동충하초(冬蟲夏草) 등에 쓰인다.
▶️ 夜(밤 야, 고을 이름 액)는 ❶형성문자로 亱(야, 액)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저녁 석(夕; 저녁)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亦(역, 야)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亦(역, 야)는 사람 몸의 양 겨드랑, 夜(야)는 하루를 사람의 몸에 비겨 그 옆구리에 달을 그린 모양으로 새벽녘을 이른다. 夕(석)은 月(월; 달)과 같다. 나중에 해질녘에서 새벽까지의 전체를 가리키게 되었는데 낮에 대하여 밤은 곁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❷회의문자로 夜자는 '밤'이나 '저녁 무렵', '한밤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夜자는 夕(저녁 석)자와 亦(또 역)자와 결합한 모습이다. 亦자는 사람의 겨드랑이에 점을 찍어놓은 모습을 그린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夜자는 이렇게 겨드랑이를 가리키고 있는 亦자에 夕자를 더한 것으로 깜깜한 '어두움'을 뜻하고 있다. 금문에 나온 夜자를 보면 사람의 겨드랑이에 夕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달빛조차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두움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夜(야, 액)는 성(姓)의 하나로 ①밤 ②저녁 무렵, 새벽녘 ③한밤중, 깊은 밤 ④침실 ⑤어두워지다 ⑥쉬다, 휴식하다 그리고 ⓐ고을의 이름(액) ⓑ진액, 즙(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밤 소(宵),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낮 주(晝)이다. 용례로는 밤중을 야반(夜半), 밤 사이를 야간(夜間), 밤중을 야중(夜中), 야광주 따위가 밤 또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내는 빛을 야광(夜光), 밤중을 야분(夜分), 밤에 내리는 비를 야우(夜雨), 밤의 경치를 야경(夜景), 밤에 하는 싸움을 야전(夜戰), 밤에 곡함을 야곡(夜哭), 밤에 하는 일을 야근(夜勤), 낮과 밤을 주야(晝夜), 깊은 밤을 심야(深夜), 어떤 일을 하느라고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우는 것을 철야(徹夜), 한밤중을 반야(半夜), 깊은 밤을 중야(中夜), 가을 밤을 추야(秋夜), 새벽녘을 잔야(殘夜), 이슥한 밤을 모야(暮夜), 어젯밤을 전야(前夜), 야랑이 스스로 크다한다는 뜻으로 중국 한나라 때의 오랑캐 중에서 야랑국이 가장 세력이 강하여 오만 하였으므로 용렬하거나 우매한 무리 중에서 세력이 있어 잘난 체하고 뽐냄을 비유하는 말을 야랑자대(夜郞自大), 한밤중에 몰래 도망함을 일컫는 말을 야반도주(夜半逃走), 수놓은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다는 뜻으로 공명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야행피수(夜行被繡), 밤에 시작하여 낮까지 계속함의 뜻으로 어떤 일을 밤낮으로 쉬지 않고 함의 일컫는 말을 야이계주(夜以繼晝), 밤에 세상을 밝혀 주는 밝은 달을 일컫는 말을 야광명월(夜光明月), 밤에 대문을 닫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하여 인심이 순박하다는 말을 야불폐문(夜不閉門), 밤에는 귀신 이야기를 안 한다는 말을 야부담귀(夜不談鬼), 캄캄한 밤길을 갈 때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흔히 물이므로 조심해서 밟지 않도록 걸으라는 말을 야부답백(夜不踏白), 밤이 되어도 잠자는 것을 잊는다는 뜻으로 일에 열중함을 이르는 말을 야이망침(夜而忘寢), 밤비 소리를 들으면서 침상을 나란히 놓고 눕는 다는 뜻으로 형세나 친구 사이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야우대상(夜雨對牀), 어두운 밤에는 예의를 갖추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야반무례(夜半無禮) 등에 쓰인다.
▶️ 追(쫓을 추/따를 추, 갈 퇴, 따를 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𠂤(퇴, 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부수를 제외한 글자 𠂤(퇴, 추)는 군대가 모인 언덕으로 追(추)는 적의 뒤를 쫓아 나아가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追자는 '쫓다'나 '거슬러 올라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追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阜(언덕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阜자는 흙이 쌓인 모습을 그린 것으로 '언덕'이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追자의 갑골문을 보면 辶자가 아닌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와 阜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언덕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산등성이 너머로 도망간 적이나 산짐승을 추격한다는 뜻이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길'을 뜻하는 彳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따라 추격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게 되었다. 그래서 追(추, 퇴, 수)는 ①쫓다 ②이루다 ③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④거슬러 올라가다 ⑤구하다 ⑥채우다 ⑦부르다 ⑧따르다, 사모하다 ⑨뒤쫓는 사람 ⑩나라의 이름 ⑪성(姓)의 하나 그리고 ⓐ갈다(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하여 다른 물건에 대고 문지르다), 문지르다(퇴) ⓑ종을 거는 끈(퇴) ⓒ언덕(퇴) ⓓ따르다(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쫓을 축(逐)이다. 용례로는 나중에 더하여 보탬을 추가(追加), 뒤를 밟아 쫓음을 추적(追跡), 어디까지나 뒤쫓아 구함을 추구(追求), 죽은 사람을 사모함을 추모(追慕),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을 추억(追憶), 죽은 사람을 생각하여 슬퍼함을 추도(追悼), 어디까지나 캐어 따짐을 추궁(追窮), 뒤에서 따라가 앞의 것을 앞지름을 추월(追越), 일이 지나간 뒤를 추후(追後), 뒤쫓아 가며 침을 추격(追擊), 쫓아 냄을 추방(追放), 뒤에 추가하여 말한다는 추신(追伸), 친구 따라 강남 감 또는 자기의 주견이 없이 남의 말에 아부하며 동조함을 일컫는 말을 추우강남(追友江南),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고 자기의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음을 일컫는 말을 추원보본(追遠報本), 지난 일을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추회막급(追悔莫及), 남의 여자를 쫓다 제 아내를 잃다라는 뜻으로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 자신이 지닌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추녀실처(追女失妻), 피할 곳 없는 도적을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구막추(窮寇莫追), 피할 곳 없는 쥐를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서막추(窮鼠莫追), 지나간 일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장차 다가올 일은 조심하여 이전과 같은 과실을 범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내자가추(來者可追) 등에 쓰인다.
▶️ 凉(서늘할 량)은 형성문자로 涼(량)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京(경, 량)으로 이루어졌다. 찬물의 뜻으로, 전(轉)하여 서늘하다의 뜻이 있다. 그래서 凉(량)은 ①서늘하다 ②얇다, 엷다 ③외롭다, 쓸쓸하다 ④(바람을)쐬다 ⑤맑다, 깨끗하다 ⑥미쁘다, 진실되다 ⑦돕다, 보좌하다 ⑧가을 ⑨맑은 술 ⑩슬픔, 시름, 근심 ⑪양암(諒闇: 임금이 부모의 상중(喪中)에 있을 때 거처하는 방) ⑫나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찰 냉(冷), 찰 처(凄), 찰 한(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더울 서(暑)이다. 용례로는 가을철의 서늘한 비를 양우(凉雨), 마음이 후덕스럽지 못하고 엷음을 양박(凉薄), 서늘한 기운을 양기(凉氣), 황폐하여 거칠고 쓸쓸함을 황량(荒凉), 여름에 더위를 피하여 서늘함을 맛봄을 납량(納凉), 마음이 구슬퍼질 만큼 쓸쓸함을 처량(凄凉), 추위와 더위로 세태를 판단하고 선악과 시비를 분별하는 슬기를 염량(炎凉), 맑고 서늘함을 청량(淸凉), 찬 기운과 서늘한 기운을 한량(寒凉), 따뜻함과 서늘함을 온량(溫凉), 보리나 밀이 익을 무렵의 약간 서늘한 날씨를 맥량(麥凉), 가을이 되어 서늘한 기운이 생김을 생량(生凉), 초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신량(新凉), 약간 차갑고 서늘함을 냉량(冷凉), 그늘져서 서늘함을 음량(陰凉), 사정을 헤아려 용서함이나 사정을 살피어 양해함을 서량(恕凉), 기후가 상쾌하고 서늘함을 상량(爽凉), 가을철에 갑작스럽게 생기는 서늘한 기운을 취량(驟凉),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처음 생길 무렵에 등불 밑에서 글읽기가 좋다는 말을 신량등화(新凉燈火), 뜨거웠다가 차가워지는 세태라는 뜻으로 권세가 있을 때에는 아첨하여 좇고 권세가 떨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속의 형편을 이르는 말을 염량세태(炎凉世態), 뇌물을 주고 벼슬길에 오르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일곡양주(一斛凉州), 눈에 뜨이는 것이 모두 거칠고 처량하다는 말을 만목황량(滿目荒凉), 숯불을 안고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행동과 목적이 상치됨을 이르는 말을 포탄희량(抱炭希凉), 더우면 서늘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집열원량(執熱願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