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어제 MBC노조가 배포한 보도자료입니다. 언론계의 불길한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길지만 찬찬히 읽어보십시오. 노조의 파업에 대한 MBC 사측의 대응들은 이미 다른 회사들에 의해 '모범사례'처럼 검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기자' 혹은 'PD'의 신분이 이렇게 특별한 의도에 의해 '계약직 신분'으로 바뀌는 것을 그냥 지켜봐야 할지 아니면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할 지 고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사실 이미 남의 일도 아닌 우리 주위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기자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만 MBC는 이미 PD들도 계약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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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문기자의 FTA 편파보도?
지난 14일 뉴스데스크 톱을 장식한 ‘한미 FTA 발효’ 기사는 FTA 찬사 일변의 편파보도로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같은 날 아침, 이미 이 기사를 리포트 한 기자는 회사 홍보자료인 <주간 MBC>에 북한전문기자로 소개돼 있던 상태였다. 북한전문기자의 FTA 편파 보도. 대체 어찌된 일일까?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지난달 13일 북한, 보건복지, 환경, 노동 등 분야별 전문기자를 계약직으로 선발한다고 공고했고 한 달 만에 모든 채용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뉴스데스크에 투입했다. 그리고 3월 14일 발행된 <주간 MBC>에는 “본사는 심층보도를 위한 전문기자제도 도입으로 최근 전문기자 채용을 실시해 환경, 북한전문기자를 비롯해 4명의 기자를 선발했다”는 홍보까지 했다. 하지만 홍보 당일 벌어진 뉴스 편파성 논란으로 전문 기자제 도입은 허울 좋은 명분일 뿐, 실제로는 공정방송을 살리겠다고 현장을 떠난 기자들의 빈자리를 급하게 메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반나절 만에 명백해진 것이다.
북한 발 악재 증권 시황에 반영하면 북한전문기자?
무엇보다 이들 ‘전문기자’들이 전 직장에서 맡고 있던 업무와 현재 그들에게 붙여진 ‘전문직 타이틀’ 사이의 연관성은 코미디에 가깝다. ‘북한 전문기자’로 채용된 박 모 씨는 SBS CNBC에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일해 왔다. 대체 산업소식이나 증권시황 등 경제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북한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북한 발 악재를 증권 시황에 반영했다고? 그것이 북한전문기자로 불러 줄 만한 경력이라면 굳이 공채까지 거칠 필요도 없다. 심지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아직 보도국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들 중에서도 통일부와 외교부를 수년간 출입한 사람이 있다. 대학원에서 북한개발협력학을 수료했다고? 북한학과 국제정치를 전공한 기자들은 지금도 숱하게 많다. 그럼에도 그들 누구도 북한 전문기자의 타이틀은 얻지 못했다. 더 길게 말할 것도 없이 20년 이상 북한문제만을 취재해온, 그리고 북한학 학위가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북한전문가인 김현경 기자조차도 MBC 내에서는 북한전문기자로 불러주지 않는다. 몇 년 전 도입된 전문기자제도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따라서 현재 MBC의 ‘북한전문기자’는 대학원에서 북한관련학을 수료한 것이 전부인 박 모 씨, 오직 한명 뿐이다. 대체 무슨 코미디인가?
서울시 시정뉴스가 환경 기사?
‘환경전문기자’로 채용된 김 모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TBS교통방송에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뉴스를 전하는 일을 해 왔다. 교통정보를 전했다면 차라리 자동차와 환경의 연관성을 상상해 볼 수라도 있겠다. 도대체 서울시 시정뉴스가 지구온난화나 멸종위기 종 등 환경문제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이 쯤 되면 MBC가 구직자와 시청자를 우롱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해당분야 만 2년 이상의 근무 경력기자’(?), 채용공고마저 무시
결국 이들 전문기자의 채용은 애초에 사측이 채용공고에 내건 자격요건을 무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의 소송까지 부를 수 있는 불법채용이다. 사측이 제시한 채용공고문을 보자. ‘국내외 방송, 신문, 통신 등에서 해당분야 만 2년 이상 근무 경력 기자’가 거의 유일한 지원 자격이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선발된 두 사람의 이력이 해당분야에 전혀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들의 전 직장도 그동안 MBC가 경력기자 채용에서 고려해왔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북한전문기자의 전 직장인 SBS CNBC는 방송법상 경제정보채널로 YTN이나 뉴스Y 같은 보도전문채널이 아니다. 이해의 폭을 아무리 넓혀 봐도, 이미 지적했듯 박 씨는 경제전문이 아니라 ‘북한전문기자’로 채용됐다.
‘환경전문기자’ 김 씨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김 씨의 전 직장인 TBS 교통방송은 서울시 교통방송본부장이 조직의 장인 서울시의 산하 기관이다. 또 TBS 직원들은 계약직 공무원들로 기자협회에 가입할 수도 없는 신분이다. 서울시의 공무원 경력이 어떻게 해당 언론분야의 기자경력이 될 수 있나?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스스로 내건 채용공고마저 무시해 버린 것이다.
편파보도의 선봉 ‘경력 없는 경력기자’
결국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전문기자’를 급히 뽑은 이유는 <주간 MBC>의 홍보처럼 “심층보도를 위한 전문기자제도 도입”이 아니라 편파보도의 선봉으로 세우려고 일부러 ‘경력 없는 경력기자’를 선발한 꼼수였던 것이 드러난 것이다.
뜨거운 것은 보도하면 안 된다는 신(新)보도지침을 남발하며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연, ‘한때는 기자였던’ 사장을 비롯한 일부 간부들은 이제 ‘기자’라는 직종의 최소한의 자격요건마저 무너뜨리며 자신의 나팔수로 일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김재철사장이 “앞으로 MBC에 공채는 없다, 모두 계약직“이란 망언을 서슴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임이 첫 채용부터 만천하에 드러났다. MBC 기자는 물론, 기자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자긍심마저 무너졌다. 무엇보다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전문기자’가 출연해 편파보도를 하는 MBC 뉴스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생존권을 담보로 앵무새 기자를 키우려는 의도가 분명해진 계약직 전문 기자 채용은 즉각 철회되어야한다.
*참고 : 회사 측의 채용공고
http://recruit.imbc.com/company/recruit/notice/view.aspx?Uid=127&no=50&keyword=)
첫댓글 이런 채용공고가 앞으로 계속 나온다면, 지원자, 기존 사원들, 회사 모두 피해자가 되고, 다만 현 경영수장들만이 수혜자가 됩니다. 단기적이며 사적이기까지한 이런 '위험한 덫'은 지원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언론의 공정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짓밟는 행위입니다. ...아, 제가 너무 오바했나요. 화납니다, 솔직히.
노조는, 정상화 후에 계약직에 대한 입장을 갖는다면 어떤 의견일 지 궁금하다. (계약기간 종료 후) 잘리길 바랄까, 아님 계약직 등의 비정규직 분야가 축소되길 바래서 (계약직의) 고용이 지속되길 바랄까...그리고 또 그들은 회사가 그저그래서 비전문적일까 비전문적이어서 그저그렇게 비정규직으로 일할까... (혹은 일했을까...)
결론이 어떠하든 김재철은 오래 못 갈거라는 것... 그걸로 끝..
할말이 없네..... 허허허.
Mbc의 논조를 사랑하던 사람은 아니지만... 이건 정말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뉴스를 UCC정도로 착각하고 있나 김재철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인 많은 곳이 언론사아닌가요?....정규직은 우수한 인재이고, 비정규직은 우수하지 못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꿈을 위해서 공채시험을 보고...떨어지면...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비정규직에서 시작하는 차이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