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1)
돌아가신지 13년
그러니까 살아 계시면
96살
2023-96이면=1927년 생이지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났구
일본식 이름은
야마모토
난 아버지를
별루 좋아하지 않했지요
그래서 내가 쓴 글에서
아버지는 등장하지 않지요
애써 외면했다고 해야겠지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가부장적 절대 권위의 상징으로
유년에 시절부터
장남인 나에게는
아버지의
커다란 희망의 산이 되어
성장해야 했지요
하지만 나는
아버지의 바램처럼 되지 못하고
모든것이 부족한
평범한 아이에 불과했지요
祖父母(조부모)
슬하에서 응석을 부리고
아버지의
스파르타 교육에 저항하며
유소년 시절을 보냈지요
애먼살을 먹은 나를
조기교육 시킨다고
일찍 학교에 보냈지만
나는 3학년 때까지
한글도 판독하지 못했지요
그냥
멍 때리고 앉아만 있는
자페아 같은 아이였지요
학교 가기가 무서웠고
교실이 무서웠고
선생님도 무서웠지요
친구들 조차 무서워져
말 붙이는 것이 싫었지요
거의 말도 하지않았지요
이런 나의 행동에
학교 감사직에 있던
아버지는
가끔 학교에 찾아와
담임 선생과 만났지만
무슨 대화를 했는지
지금도 알수가 없지요
학교가 가기싫어
할머니 등 뒤에 숨어있다
아버지의 회초리와 불호령에
눈물이 콧물되고
콧물이 저고리 앞섶에 젖어
끝내 말라 비틀어져지면
울고 또 울다
학교에 갔지요
글자도 모르는 나에게
당신이 직접 공책을 사주고
일기를 쓰라고
손수 일기장을 만들어주던
아버지
아버지는 체격이 우람했지요
그 시절 180cm가 넘는 키에
100kg이 넘는 몸무게
그런데 나는
10살 이전까지 너무나 왜소했지요
왜 그렇게 모질게 자랐는지
크지 않으니까
아버지는
약국에서 원기소란 영양제를 사서
니에게 먹였지요
원기소는 고소하고 달작지근해서
먹기가 참 좋았지요
주머니에 넣고 한알씩 먹었는데
친구가
한 알만 달라고 해 주었는데
먹어본 친구가 또 다시 한 알
이렇게 하여
모든 친구들에게
원기소를 나눠주게 되어
나의 별명이 한 때
원기소라 불리기도 했지요
사나흘만에
다 먹어 버린 나를 보고
아버지는
진짜루
니가 다 먹었냐구 다'그쳤지요
나는 끝까지 내가 다 먹었다고
친구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하지 않했지요
다시 사나흘 만에
빈병이 된
원기소 이야기
아버지는 그 뒤
원기소를 사주지 않했지요
자연스레
원기소 별명도 사그라 들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3학년이 끝나갈 즈음
한글을 읽을줄 알게 되었지요
무서웠던
학교와 교실
선생님의 그림자가
사라지게 된 것이죠
6학년 졸업시험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은
그야말로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냈지요
국어 사회 자연 과목은 100점
운명이 되어버린
산수 점수가 내 발목을 잡았는데
65점인가?
내 시험지를 받아 본
아버지는 노기가 충천하여
엄청난 罰(벌)을 내렸지요
지금도 또렸한 기억
1월 쯤이면 한 겨울
산수 시험지를 들고
학교에 찾아가
담임선생의 도장을
받아오라 윽박 질렀지요
완전하게 발가벗기고...
양말도 벗기우고 맨발로....
한 겨울에...
나의 앙탈도
장난이 아니었지요
아버지가 시키는데로
위 아래 옷을 홀랑 벗고
양말도 벗고
맨발로
발목을 넘는 눈쌓인 논둑길
학교로 향했지요
겨울 햇빛에 눈이 반사되어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렸지요
뒤에서
나를 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
가지말라고 거기 서라는
애절한 할머니의 목소리에
나는 더 이상
가는것을 멈추고
할머니의 품속을 더듬었지요
썩을 놈
오살 놈
지 자식 죽일려고
환장한 놈
추위에 언
빨간 내몸을 부벼주며
당신의 자식을
혼잣말처럼 원망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기억
참으로
기억하기 싫은
나와 아버지의
기이한
부자간 동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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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1)
새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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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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