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일까? 김아중이라는 배우가 내눈에 들어온건.아마도 이별대세였다. 최강희를 좋아해 시청하게 된 드라마이지만 김아중이라는 배우를 알게 해준 드라마가 이별대세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한게 아쉽다. 서희원 역을 꽤나 잘 소화해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수도 있는 별남녀가 온다. 전국민을 tv앞으로 모은 주인공 김종남.명랑하면서도 독하고 한편으로는 사랑도 하고 울줄도 아는 감수성을 지닌 종남이 역을 수월하게 잘 해내었다고 본다. 그는 지치지도 않는 듯이 이별대세를 찍고 곧장 별남녀로 또다시 바로 미녀는 괴로워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성형수술이라는 올해의 키워드중 하나로.
'오 브라더스'로 심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웃음과 적절한 감동을 주었던 김용화 감독이기에 기대를 많이 했으나, 사실 주진모와 김아중이라는 캐스팅은 좀 힘이 없지 않나 싶었다. 또한 성형수술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소재를 어떻게 다룰지도 의문이었고. 이영화가 외모지상주의를 표방하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되진 않을까 하는 다소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코믹 로맨스라는 주제에 어울릴지도 걱정이었고.하지만 원작만화를 워낙 재밌게 봤던터라, 또 김아중씨의 팬이어서 편하게 보았다.
과도비만과 그다지 좋지 않은 가정환경을 두고 립싱크가수생활을 하며 폰섹스업을 병행하고 있는 주인공 한나(김아중). 그는 자신감 결여와 수많은 고통속에서도 꿋꿋이 잘 버텨나간다. 그러던중 아미의 프로듀서인 한상준(주진모)의 다정한 행동에 반해 그를 짝사랑하지만 곧 그도 어쩔수 없는 속물이란걸 알고 좌절해 죽고자 한다. 하지만 더이상은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 한나는 평소 안면이 있던 성형외과의 이공학(이한위)에게 찾아가 그야말로 공사를 받는다.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지방흡입을 하고 벼를 깎고 실리콘을 주입하고 극한의 운동을 한 한나에게는 드디어 누구나 길을가다 돌아볼 정도로 예쁜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운 성형미인이 되는데 성공한다. 상준은 한나의 사라짐으로 아미의 활동에 제재를 받아 힘들어 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나는 그를 돕고자 오디션을 보고 결국 자신이 제니라는 이름으로 신인가수로 데뷰하기에까지 이른다.물론 철저히 속이고.
사실 내가 김아중에게 가졌던 이미지는 도도하고 콧대높은 아가씨에 가까운게 사실이었다. 지금까지의 역이 그래왔으니깐. 하지만 그녀의 노력과 김용화 감독의 연출력이 정말 기가막히게 그녀를 바꾸었다. 아니 어쩌면 이 모습이 진정한 김아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영화 내내 김아중의 애교가 남성네들의 애간장을 녹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김아중의 수려한 얼굴이 빛을 발했다. 또 거기에만 만족하지 않고 다소 연기하기 어려운 한나역을 정말 저게 김아중이 한게 맞나 싶을정도로 훌륭하게 잘 소화해 낸 것또한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생각한다.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라 어떻게 연기하는가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달라질수도 있었다. 그녀는 한나였을때는 과도비만이지만 순수함과 진실된 인간미를 가진, 제니로 탈바꿈하고 나서는 비록 몸은 성형을 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사랑스러움과 시대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어찌 보면 맹한 그런 각각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음악을 빼놓을수가 없다. 평소 피아노와 노래가 취미이고 보고나서 알았지만 사실 그녀가 애초에 가수지망생이었단걸 알고 어떨까 하고 봤다.아... 오디션을 볼때 부른 '별'은 정말 내 혼을 빼놓았다. 현실에 찌든 내맘에 한줌남아있던 감수성을 자극하는 목소리랄까. 아직도 감수성이 남아있다는걸 일깨워준 그녀의 노래는 정말 그녀가 가수가 아닐까 하고 의심을하게 만들었다. 그래, 이영화는 바로 김아중을 위한 영화다.
다만, 상대역들이 다소 부족했던것 같다. 특히 라이벌인 아미. 아미의 이름도 모르는 나로써는 아쉬웠다. 라이벌이 좀더 강했다면 제니가 훨씬 돋보였을텐데 하고. 또한 주진모의 역할도 약간은 현실에 맞추어진듯해 안타까웠다. 다른여자는 성형을 하는게 상관없지만 내여자만은 안되라고 말하는 그역시 어쩔수없는 대한민국 남성임을 영화는 보여주고있다. 끝에가서 제니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건 그가 진정한 사랑을 하는게 아니라 제니의 겉모습과 한나였을때의 미안함 혹은 그녀의 노래에 끌린게 아닐까 한다. 하지만 주진모는 그의 기가막히게 잘생긴 얼굴을 김아중에 이어 십분 발휘했다. 해피엔드가 내가 본 그의 첫모습이었다. 그이후로 다소 주목받을만한 작품을 해내지 못한 그였기에, 또 그의 연기력을 알기에 안타까웠으나 이영화로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지 않을까 싶다. 비록 상준이 전형적인 킹카로 등장하는게 아쉽지만 그의 매력이 정말 잘 묻어나온 영화라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또 조연과 카메오는 빼놓을수 없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성동일,이한위,임현식,출산드라, 그리고 이범수,박희순,이원종 등 보는 내내 억지스럽지 않고 맛깔나는 웃음을 준 그들이 있기에 이 재미로만 봐도 볼만한 영화이다.
이 영화가 로맨스 코미디라해서 재미만을 선사하는건 결코 아니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성형수술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 영화이다. 사회는 잔인하면서도 달콤하고 매력적인 외모지상주의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걸 또다시 보여주었다. 마음이 중요하지 라는 말을 하면서도 결국은 외모가 어느정도 받혀주어야 연예계에서는 성공할 수 있고 뭔가 있어야 성공할수 있다는 면만 보여준듯해 아쉽다. 물론 요즘에는 실력파 가수가 많이 늘어나 현실에 약간 맞지 않음도 있고. 하지만 립싱크 가수의 애환과 이른바 '뚱녀'들의 설움과 고통을 잘 비추어서 많이 희석한건 사실이다. 또, 비주얼인 공연에 상당부분 노력을 가한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공연을 보는 즐거움또한 이 영화의 매력이다.
보고 나오면서 여러모로 흐뭇하고 찐한 감동을 받아서 처음에 걱정과 불안은 깨끗하게 사라졌다. 미녀는 괴로워는 여러모로 눈과 귀가 즐거운, 로맨스 코미디로서는, 또 김용화감독의 신작이다. 장르에 충실히 따랐고 또 관객에게 여러모로 즐거움을 주었고 딱딱해질수도 있는 주제를 평면적인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울릴줄도 아는 그런 작품이다. 정말이지 미녀는 괴로워로 인해 주진모와 김아중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지 않을까 싶다. 최소 300만은 거뜬히 잡아놨다고 봐도 무방하다.끝으로 공짜 티겟을 주신 김 선배에게 감사드린다. 아 물론 다시 한번 보러 갈 계획이다. 이번에는 제발 여자손좀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