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찜찜한 가방 소매치기에 대한 기억을 그냥 액땜이라고 더 않좋은 일이 일어날걸 미연에 방지한거라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우울함을 달래주고는 일행은 북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또는 우리교포들이 가장많이사는, 한국에 가장많이 알려진 LA주변을 둘러 보기로했다.
먼저 구경한 곳은 자연사 박물관이었는데 미국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는데에 자녀들을 데리고간 우리로서는 꼭 가봐야 할 곳이었다.
어른들이야 어느정도 미국을 배웠다고 하지만 학생들은 알아야 함에도 모든애들은 그냥 좀 신기하다 정도였고 어린애들은 좀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한나라의 역사가 그렇듯이 가진자 또는 승리자의 정당화라는 것은 모두가 다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밖에서 바라볼때는 좀 어거지스런면이 보일때마다 에이 짜식들 또 날조하고있네 라는생각에 더는 보기가 싫어질때가 많은것은 어쩔수 없었다.
싫든 좋든 승리자의 역사를 보고 우리도 그놈들 욕만 할게 아니라 우리도 승리자가 되기위해 힘을 길러야 할것이며 또 가진자가 되기위해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고 더 절약해야 할것이라고 다짐하며 자연사 박물관을 나섰다.
점심을 한인식당에서 맛있게 먹은후(북창동 순두부) 우리는 LA 시내에 있는 왁스 뮤지엄과 기네스 뮤지엄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허리우드 거리에 도착한 우리는 모두 실망과 실망을 거듭했다. 보도블럭에 새겨진 스타들의 이름이 너무 시시했고(전혀 고급스럽지않다) 구경온 사람들도 조금은 실망스러운듯 그냥 걸어보는 정도와 간간히 기념사진 촬영정도였다. 당초의 목적대로 왁스 뮤지엄에 들어가려고 주차하기위해 뒷골목으로 들어가는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구석 저 구석에 누워있는 노숙자들 그들이 풍기는 냄새 허접하고 낡은 그리고 수리가 전혀 안된 건물들 그런것들은 우리나라 대도시의 뒷골목보다 훨씬 심해서 과연 여기가 미국인가 하는 의문이 들정도였다.
왁스 뮤지엄은 더욱 허접했는데 그래도 왔으니 안들어가 볼수가 없었다.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몇걸음을 옮기는 순간 완전한 실망으로 아까운 달러가 빠져 나가는 나의 한숨이 크게 들렸는지 이곳을 꼭 봐야겠다고 여행일정에 넣자고 강력히 주장했던 영화광인 후배의 와이프와 후배 녀석들이 아! 이럴줄 몰랐는데 하며 미안한 웃음을 띠운다.
기네스 뮤지엄 또한 그럴거 라는 생각에 입장을 포기하고 제티 센터를 보기로 했다.
시내에서 한참을 북쪽으로 올라가 LA를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산 꼭대기에 위치한 제티 센터는 석유부자 제티가 만든 뮤지엄이었다.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자 안내원이 정확한 주차를 안내해 주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곳은 다시 모노레일을 타는 플랫홈이었다. 우리와 많은 사람들을 태운 모노레일은 엄청나게 가파른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창으로 보이는건 이곳에선 보기힘든 숲들이 무성해서 참 보기 좋았다.
산꼭대기에 오른 우리는 그 뮤지엄의 규모에 놀라워하며 또 놀란것은 모두 무료 입장이라는 것이었다. 그 어마어마한 건물을 서울근처의 어느 산 꼭대기에 세울수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환경운동가인 후배녀석에게 물었다. 야! 니생각은 어떠냐? 이런거를 서울근교 산꼭대기에 세운다면?.....이녀석 비실거리며 대답을 안한다.
이 미술관은 유럽의 여러 미술품들을 모아놓은 한마디로 유럽 미술품의 거대한 창고같은 대단한 양의 미술품들 그리고 역사적인 생활용품 그리고 건축물 가구 등을 총 망라해 놓은듯했는데 시간상으로 한나절에 보기에는 너무 부족했고 하루를 종일 보아도 부족할듯해서 대충 훝어래도 보기로 했다.
오후가 늦어져가고 있는데 우리는 제티 센터의 어느 로비에서 늦은 오후의 LA 시내를 내려다 보게되었다. 이도시는 중심가의 몇불럭만이 고층건물이 눈에뛰고 나머지는 모두 낮은건물들로 옆으로만 길고넓게 해변을따라 산언덕으로 퍼져있는 그야말로 평면적인 도시였다. 비가안오는 도시답게 온통 메마르게 보이는 거리로 퇴근길의 차들이 몰려나와 어마어마한 거대한 주차장을 만들고있었다.
건물이 낮은이유는 지진의 위험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도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환태평양 조산대의 한 라인에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여튼 평면적인 확장은 이동거리의 증가와함께 교통난이 매우 심각해보였다.
더 많이 더여유롭게 이 아름다운 미술품들을 보고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시간은 우리를 주차장으로 향하는 모노레일로 몰아내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