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묘곡초 6학년 2반 학부모님께 전합니다.
추석 연휴가 지나니 여름 생각은 싹 달아날 정도로 가을을 성큼 느낍니다. 댁내 안녕하신지요? 아이들과 시즌3을 열었네요. 시즌1은 1학기, 시즌2는 9월, 시즌3은 10월~겨울방학, 시즌4는 2월 졸업식까지인데, 가장 힘든 시기를 맞닥들였습니다. 그동안의 결실을 맺는 시기이기에 과제도 많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태권도는 운동 강도가 높아져 힘들지만 보람은 커갑니다. 수요일(6시~7시), 토요일(7시30분~8시30분)도 나날이 새로운 체험입니다. 희망자는 12월 중에 제가 소속한 미동초로 등록하여 국기원 심사를 보러 가겠습니다. 심사비는 1품~4품 모두 6만8천5백원입니다. 자세한 일정과 준비는 심사날(토, 일 중 하루)이 정해지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수업은 조별 진행으로 협동수업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장난도 치지만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협동하여 생각을 개선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수업 진행은 조별로 돌아가면서 하겠습니다.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과제는 질문연구개선보고서 작성인데, 앞으로의 입시 변화와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체험시키고 싶습니다. 매일 질문과 관련하여 30분~1시간 정도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기록하기를 강조하는데, 기록한 것을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카페 “질문연구개선보고서”에 올리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논문쓰기와 동일하기에 까다롭지만 질문 중심으로 공부방법을 수렴할 수 있어서 자신의 지식의 향상을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입니다. 얘들에게는 이 과제를 위해서 학원을 쉬는 게 좋다고 했는데, 한정된 시간에 관심을 쏟자면 여유 있는 시간이 필요해서입니다.
제 경우 교육관이 너무 많이 달라서 오해의 여지가 크기에 이렇게 시즌을 나누어서 점진적으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학교 제도를 인정하는 범위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지금부터는 학생들이 몇 배나 힘들 수 있습니다. 상당히 가능성 있는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1학기 글쓰기를 지금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인 즉, 지금의 학교, 학원의 암기식 공부가 학생에게 족쇄가 되어 창조적인(=자신의 지식을 개선하는) 글쓰기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학기에 질문공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은 것도 기존의 암기식 공부가 지식을 개선할 수 있는 공부를 방해하고 있지 않나 짐작합니다.
암기식 공부가 우리 학교제도에서 필요하지만, 중고교에서 적응시켜도 늦지 않는데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이 함정에 일찌감치 빠져들어 창의성과 상상력, 사고력을 고갈시키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1년간 다른 환경에서 자극해 보지만 벗어나기 힘든 것이 바로 이 함정에 깊숙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암기식 공부의 결말은 대학 가는 순간, 허무하게 끝나는데도 우리의 학교와 학부모들이 학생들과 자식들을 끊임없이 다그치는 것은 다른 출구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시하는 질문공탁과 질문연구개선보고서 작성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입니다. 이 방법은 정확히 대학에서의 학문 연구와 논문쓰기와 같은데, 다행히 대학입시에서 이에 대한 가산점이 부여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방법은 이를 도울 수 있는 최적화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학문적 가능성이 있는 학생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학문 활동이 매우 독특한 활동이라는 것을 경험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질문이 어떻게 생성하여 개선하여 보고서로 작성되는 과정을 보시면 흥미로우실 것입니다.
분명히 새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출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잘못을 답습하는 것은 모두에게 해롭습니다. 각계에서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는데, 가장 후진적인 잘못을 지속하는 곳으로 학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열심히 거꾸로 가는데 앞장서는 학교라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암담할 뿐입니다. 각자가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서 자녀의 미래를 죽음이 아닌 살 길을 찾고, 더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으러 모험을 떠나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낮은 도덕보다는 생존과 건강을 도모하는 태권도, 온갖 비인간적인 기제로 인간을 수동적으로 전락시키는 암기식 폐해에서 벗어나 스스로 지식을 생성하고 개선시키는 학문 체험이 제가 학생들과 나누고자하는 시간의 전체입니다. 학부모님의 혜량惠諒 없이는 제가 한 발자국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제 실천을 검증할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좀 더 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그렇기에 제게 배운 학생들 중에서 각 방면의 전문가가 나오고, 특히 학자가 나오고, 노벨 학술상 수상자가 나오고, 문장가가 나오고, 뛰어난 태권도 사범이 나오고, 훌륭한 사업가가 나오기를 희망합니다. 이런 망상이라도 없으면 저의 실천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제 믿음과 실천에 부응하는 학생은 저를 믿고 따르기 때문입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기존과 타협하는 순간, 어그러지고 맙니다. 스스로 한계 짓기에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막연한 칭찬보다는 “천조꾸”하라고 다그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나의 희망이고 나라의 희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2015년 가을 단기방학을 마치고 10월 5일 월요일 담임 苦難 민기식 드림
첫댓글 선생님 늦은시간에 혹시 보실지 모르겠지만 15년도 6학년 2반이였던 안진규(독존)라고 합니다. 5년이란 시간동안 가끔씩 선생님을 뵙기도 했지만 혹시 저를 기억하지 못하실까봐 15년도에 남희찬이랑 친구와 같은 반이였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제 고2인데 요즘들어 옛날 생각도 많이나고 그때와는 다르게 생각도 많이 바뀌어서 공부론 카페에 가입했고 게시물을 쓰기에는 너무 뜬금없기도 하고 민폐인거 같아 묘곡초 게시물에 댓글이라도 남겨봅니다.
오늘 저녁에 유튜브로 초등학교때 영상도 보고 문집도 다시 읽어보고 소금악보도 다시 보니까 민기식 선생님이 정말 많이 떠오르고 다시 만나 뵙고 싶어서 이렇게 라도 말씀드립니다. 너무 오래전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거라 보지 못하실 수도 있는데 혹시라도 보셨다면 꼭 답변이라도 해주세요!!!
추가로 저는 지금 광문고에서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 진규야. 기억하지. 태권도도 함께 하고. 진로에 고민이 있거든 언제든 연락해라. 01089358900.
네, 나중에 고민있으면 꼭 연락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