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NO! 소중은 내 몸은 내가 지켜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성교육 인형극 ‘호응’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이란 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용산 어린이 성추행 살해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안타까워했던 일 등 어린이 성추행 피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우리 아이에게 끔찍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이번에 성교육 공연에 자칫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성교육을 인형극으로 선봬 호응을 얻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울산여성회 부설 동구가정폭력상담소(소장 김혜란)는 여성가족부의 후원으로 인형극 ‘안 돼! 안 돼! 성폭력은 안 돼! 내 몸은 소중해요!’를 공연하고 있다. 시연회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남목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열렸다.
먼저 인형극에 출연한 단원들에 주목됐다. 18명으로 구성된 단원은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다. 이들은 3개월여 이상 전문가의 연기지도를 받았으며, 연출과 극본, 인형과 무대제작, 소품과 음향까지 도맡았다.
인형극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한 성교육예방용으로 28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매주 화?목?금요일 동구 일대 초등학교 교실을 돌며 40여회 이상 무료 순회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총 3막으로 20여분 동안 일상에서 아이들이 무심코 당할 수 있는 성추행과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을 상황별로 담았다.
어릴 때 구체적인 성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오히려 성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충고이며, 이번 인형극에서도 안전 교육 차원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올바른 대처 요령을 일러주었다.
또 아이에게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주의와 성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대처하는 방법으로 ‘나쁜 비밀’은 무조건 털어놓고 도움을 받아야한다고 일러주기도 했다.
동구가정폭력상담소 관계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13세 미만의 아동성폭력의 경우 전체 성폭력 발생률의 30%나 차지하는데 80%가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며 “이에 성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이 뭉쳐 인형극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인형극 단원들은 성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는 학부모들로서 인형극 공연에 주변의 참여와 지지가 남다르다고 평가, 내년 학기에는 울산 전역 초등생들을 찾아 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하니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고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