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리 / 이재봉
새벽녘 목이 말라
부엌에 나갔더니
귀뚜리가 식탁 위에 버려진
빵부스러기를 먹고 있다
가만가만 다가가
빵 한 조각을 식탁위에 올려두자
더듬이를 쫑긋 세우고
제 몸보다 큰 빵조각을 짊어지고
후다닥 사라진다
나처럼 새벽잠을 깬 여치가
창틈으로 텅 빈 식탁을
흘끔 바라본다
첫댓글 “시름은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 가을밤 귀뚜리// 초가지붕에/ 뚫어진 영창에// 조용히 잠든 눈시울 위에”. 이형기 시인의 ‘실솔가(蟋蟀歌)’라는 시다. 귀뚜리를 한자어로 '실솔(蟋蟀)'이라고 한다. 귀뚜리는 수컷만이 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비좁은 틈에서 암컷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다. 올 가을도 시인의 말처럼 물같이 흐르는 귀뚜리 소리를 들으며 보내련다.
첫댓글 “시름은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 가을밤 귀뚜리// 초가지붕에/ 뚫어진 영창에// 조용히 잠든 눈시울 위에”. 이형기 시인의 ‘실솔가(蟋蟀歌)’라는 시다. 귀뚜리를 한자어로 '실솔(蟋蟀)'이라고 한다. 귀뚜리는 수컷만이 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비좁은 틈에서 암컷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다. 올 가을도 시인의 말처럼 물같이 흐르는 귀뚜리 소리를 들으며 보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