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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는 왜 양궁처럼 될 수 없을까? 퍼온 글 인용 “도대체 한국 양궁은 왜 이렇게 강한 겁니까?”올림픽 때마다, 세계선수권 때마다, 한국 양궁대표 선수들은 외신 기자들에게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받는다.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처음 참가해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이후로 2016년 리우올림픽 때까지 올림픽 양궁에 걸린 금메달 대부분을 쓸어 담았다. 30년 넘게 흔들림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더 강해지는 게 바로 한국 양궁이다. 한국은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남녀 개인과 단체 총 4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잘 하는 이유를 한 개로 콕 찍어서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굳이 한 단어를 주목하자면 바로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 안에 기본 원칙과 합리성, 투명함이 있다. 그 동안 한국 양궁을 칭찬하고 왜 강한지 분석하는 기사는 수도 없이 많이 나왔다. 이번에는 키워드 별로 조금 더 상세한 스토리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취재를 할수록 역설적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우린 그저 기본을 지킨 것뿐입니다”라는 양궁인들의 말, 그런데 그 ‘기본’을 탄탄하게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리고 그 ‘기본’을 제대로 다졌을 때 얼마나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이었다.
양궁대표팀의 훈련 과정에서 그동안 한 번의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01년 8월 남자 양궁대표팀 선수들이 UDT훈련 등 특별 훈련에 반기를 들고 훈련을 거부한 적이 있다. 당시 대표팀은 베이징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있었다. 이 사건은 언론에도 크게 보도됐고, 선수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를 했을 정도로 안팎에서 시끄러웠다. 당시 대한양궁협회는 훈련을 거부한 남자 선수 네 명에게 대표팀 자격 박탈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베이징 세계선수권에는 B팀, 즉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세계선수권이 아닌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하던 선수들이 대신 출전했다. 결과는? 한국 남자팀은 세계선수권 단체와 개인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당시 ‘벤치 멤버’ 였다가 세계선수권에 나간 이들이 박경모, 김원섭, 연정기, 이창환(박경모, 이창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 단체 금메달리스트)이다. 양궁대표팀의 특별 훈련이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 혹은 강압적으로 진행됐는지 여부는 별개로,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지도자와 선수들 간의 불협화음이 생겼는데 선수들이 일제히 중징계를 받고, 대신 나간 2진급 선수들이 세계대회를 휩쓸고 온 건 지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한국 양궁의 저변이 두텁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문제가 됐던 선수들의 징계는 몇 년 후에 경감됐고, 이후로는 양궁대표팀에서 이런 식의 잡음이 나왔던 적이 없다. 다른 종목에서도 스타급 선수들이 훈련을 거부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그러나 지도자 또는 협회는 그럴 때 딜레마에 빠진다. 문제 선수에게 중징계를 내리자니 대표팀 전력 약화가 걱정이고, 그렇다고 그냥 덮고 가면 기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양궁에서 이처럼 특이한 사례가 나온 건 ‘무한경쟁’이 가능한 탄탄한 저변이 있기 때문이었다. 선수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는 잔인한 대표선발전을 오랜 기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저변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양궁처럼 모든 선수들이 똑 같은 상태에서 무한경쟁을 벌이는 대표선발전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못 하는 이유가 있다. 저변이 탄탄하지 않으면 특출한 소수의 스타에게 기댈 수밖에 없어서다. 예를 들어 수영의 박태환이나 피겨의 김연아는 한국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권 자체를 혼자서 책임졌다. 다른 한국 선수들과의 레벨 차가 매우 컸다. 그런데 이들을 무한경쟁 선발전에 포함시킨다? 저변과 두터운 선수층이 없다면 애초에 성립하기 어려운 과제다. 양궁에서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30여 년간 화수분처럼 나오는 진짜 비결은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다. 대한양궁협회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초등학생 유망주들에게 무료로 활을 지급하고 수준 높은 지도자들을 학교팀에 배치해 기본부터 탄탄하게 가르치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대한양궁협회 장영술 전무는 “양궁은 ‘흙수저’도 없고 ‘사교육’도 없다. 올림픽 금메달 땄다고 대표팀에 한 자리를 무조건 보장해 주면 그게 ‘금수저’ 아닌가. 양궁은 그런 게 없다. 저 멀리 시골에서 훈련하는 고등학생도 ‘내가 활만 잘 쏘면 대표 선수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도전할 수 있어야 기량이 올라간다.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 돈 크게 안 들이고 배워야 양궁 하겠다는 선수들이 늘어나지 않겠나. 따로 유명 코치 구하고, 거기에 줄 서는 사교육이 생기기 시작하면 파벌만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양궁협회 전임지도자 김삼회 코치는 “양궁은 중-고등학교 선수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1년 잘 하다가도 이듬해에 다른 선수에게 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고교생 천재로 불리며 태극마크를 달았던 선수들이 이후 고전하는 경우도 있고, 박성현이나 기보배처럼 고등학교 때까지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성인이 된 이후 치고 올라오는 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대형 이벤트 ‘정몽구배 양궁대회’가 처음 열렸다. 남자부 준결승에서 경기체고 1학년 김선우가 리우 금메달리스트 김우진을 슛오프 끝에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이듬해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고, 전국체전에서 노메달로 돌아서는 건 양궁에서는 이제 뉴스도 아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박채순 감독이 긴장한 구본찬에게 말한 ‘마법의 주문’은 이랬다. “너 전국체전 금메달 딸 자신 있어? 없지? 올림픽이 체전보다 쉬워.”
양궁 대표선발전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그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길다. 대한양궁협회는 1983년 대한궁도협회에서 독립해서 별도로 설립됐는데, 이때부터 이미 대표선발전을 6회 이상 장기전으로 치르고 있었다. 장기 선발전은 대한궁도협회 시절부터 있었고, 현재 대한양궁협회에 남아있는 기록상으로만 따지면 협회 창립 연도부터 이미 치열한 대표선발전이 시작된 셈이다. 양궁대표선발전은 장기간 치른다는 기본 방식을 제외하고 매년 조금씩 수정 보완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1대 1 토너먼트 방식이 도입된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는 토너먼트 경기의 화살 발수가 더 줄었다. 이 즈음 양궁대표팀은 약간의 ‘혼돈기’를 겪었다. 물론 기록상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대표팀 지도자들은 한국의 미세한 약점이 드러났다고 보고 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약점은 ‘경험부족’이었다. 미국, 유럽 등 경쟁팀들은 저변이 넓지 않아서 국제대회에 늘 나오는 선수들이 나온다. 이들은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이 익숙한데, 한국 선수들은 워낙 치열하게 대표선발전을 치르다 보니 매년 대표 선수가 바뀐다. 대형 국제대회에 처음 가 보는 선수도 많았다. 화살 발수가 적고 토너먼트라서 이변 확률이 커지자 경험에서 밀리는 게 생각보다 큰 약점이 될 때가 있었다. 장영술 전무는 “그래서 보완점을 찾은 게, 아예 선발전에서 국제대회 못지않은 경험을 쌓게 하기로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선발전은 그 횟수와 기간이 더 늘어났고, 선발전 별로 체력-토너먼트 능력-기본기-강풍 등 환경변수 대응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게 성격을 특화 시켰다. ‘다 잘 하는 선수를 찾겠다’는 목적이다. 올해 대표선발전 방식을 보면, 선발전의 경기방식 별로 배점이 걸려 있다. 배점이 높은 선수가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때로는 화살을 쏜 총 합계점수가 더 많아도 배점에서 밀려 탈락하기도 한다. 여기에 월드컵대회 참가 성적으로 최종 세계선수권 대표 3명을 추려낸다. 국제대회 실전 평가도 선발전에 포함된다. 그야말로 다각도에서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대표선발전 방식을 결정하는 곳은 대한양궁협회 강화위원회다. 강화위는 선발전이 끝날 때마다 참가 선수와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꼼꼼히 메모한다. 장영술 전무는 “강화위 멤버들은 양궁 중심부에 있는 사람들 아니냐. 그런 사람들만 모이면 그 외의 목소리를 놓치기 때문에 현장에서 꼼꼼하게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다. 얼마나 꼼꼼하게 평가 방식을 챙기는지는 다음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강화위 멤버 중엔 실업팀 감독이 많고, 자신의 소속팀에서 많은 선수가 뽑히길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표선발전에서는 토너먼트로 경기할 때 같은 소속팀 선수들을 1회전에 모두 붙인다. 혹시라도 순위 윤곽이 드러난 후에 만나면 특정 선수를 밀어주는 ‘짬짜미’가 생길 수 있으니 이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의도다. 장 전무는 “나도 우리 팀(현대제철 양궁단)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가면 좋다. 하지만 실업팀 감독들이 그런 식으로 규정을 슬쩍 바꾸면 한국 양궁에 망조 드는 거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양궁대표팀에는 ‘디테일의 끝판왕’이라 할 만한 문서가 존재한다. 바로 대표팀 운영 매뉴얼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자인 이 매뉴얼 첫 장에는 대표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에 소집된 첫 날 할 일- 대표팀 교육, 신체검사, 상견례 장소와 방식을 세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신체검사는 어느 병원에서 받는지, 예약을 하려면 어느 번호로 전화하는지, 신체검사 때 남녀 선수 별 복장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까지 적혀 있다. 일별-월별-연간 훈련일지 작성 예와 작성법, 체크 방법은 물론이고 시기별 주요 대회와 그 준비 방법도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대표 선수 소속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대표로 선발된 선수가 매일 어떤 훈련을 했는지 소속팀과 공유하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선수의 컨디션, 부상 부위와 정도, 먹은 음식 메뉴까지 자세하게 공유한다. 대표팀에 선수를 차출한 소속팀이 해당 선수의 정확한 컨디션과 훈련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현실적으로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월급은 실업팀에서 지급하고, 해당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도 실업팀이다. 대표팀에서의 훈련 과정과 컨디션을 100% 공유하는 게 기본 원칙이고, 이를 지켜야 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정리해 놓은 매뉴얼의 효과는 또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지난해부터 대표팀 감독을 공모를 통해 뽑는다. 누가 감독을 맡더라도 매뉴얼만 숙지한다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서 기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양궁대표팀은 선수들만 무한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지도자들도 끊임 없이 바뀌고, 대표팀 감독 자리를 두고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대표팀을 잘 아는 사람이…’ ‘그래도 성적도 내 보고, 오래 해 본 사람이…’ 같은 말은 통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대표팀 지도자들은 국제 대회에 나가면 상세한 보고서를 쓴다. 화살 위치를 표시한 그림을 첨부한 선수들의 경기 기록, 그리고 상대팀의 기록 분석부터 특정 팀을 상대로는 몇 점 이상을 쏴야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지에 대한 세이버매트릭스 같은 부분까지 있다. 대한양궁협회 반미혜 과장은 “회장님(정의선 양궁협회장)이 워낙 관심이 많으셔서 국제 대회 보고서는 꼭 챙겨 보신다”고 했다. 이러한 실전 보고서가 몇 십년간 쌓이면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노하우가 거의 ‘족집게 점쟁이’ 수준이 됐다. 양궁 대표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는 대회장을 사전점검한 후 바닥이 인조잔디인 점을 감안해 인조잔디 훈련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현지 팬들의 요란한 소음 응원을 감안해 훈련했고, 2012 런던올림픽 때는 현지 기후와 일기예보를 고려해 비바람 대비 훈련을 했다. 2016 리우올림픽 때는 치안 문제, 그리고 숙소와 훈련장이 멀다는 점을 고려해 초호화 리무진에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2020 도쿄올림픽 때는 혼성 종목이 추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다. 장영술 전무에게 “베이징올림픽 같은 경우 소음훈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더 심한 소음이 나와서 실패(남녀 개인전 금메달 실패)한 것 아니었나”라고 물었다. 장 전무는 “지금 와서 이야기지만, 당시 중국 관중석에서는 양궁을 잘 아는 사람들이 교묘하게 소음으로 방해를 했다. 양궁에서는 활을 끝까지 당기면 ‘딸칵’하는 클릭 소리가 나는데, 선수들은 그 소리가 나면 화살을 놓는다. 그런데 그 똑 같은 소리를 활 당길 때마다 미리 막 내더라. 정말 방해가 됐다”면서 “하지만 그것 때문에 금메달을 못 땄다는 건 핑계다. 그런 걸 다 이겨내야 한국 양궁이고, 소음 대비를 했다고 해도 그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던 것은 우리 실책이다. 물이 섭씨 100도부터 끓기 시작하는데, 내가 99도까지는 뜨겁게 했으니 노력한 것 아니냐고 말 해봐야 소용 없다. 단 1도가 모자라도 끓지 않으면 똑같다”고 했다.
2007년 라이프치히 양궁 세계선수권대회에 직접 동행 취재를 간 경험이 있다. 현장에서 보고 놀란 점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은 협회장이 별도로 제공한 차량을 타고 다녔다. 독일 현지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가져온 새 차라고 했다. 당시 협회 관계자가 “대회 기간 동안만 타고 중고차로 판대요. 아깝죠? 모든 환경은 다 제공할 테니 경기에만 집중하라는 거죠”라며 웃었다.(참고로 지난해 대한양궁협회의 예산은 약 126억원이었다. 이 중 약 67억 원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기업의 스폰서 출연금이다. 연간 예결산 현황은 협회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돼 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대회 주최측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느라 버스 시간에 맞춰 훈련을 허겁지겁 끝내고 정류장에 가고, 한참 줄을 서서 버스를 탔다. 먹는 것도 달랐다. 다른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샌드위치 등을 알아서 먹는 동안 한국 선수들은 협회가 현지 한국식당에서 맞춰 온 한식 도시락을 먹었다. 라이프치히의 대회장에는 온통 대회 스폰서인 기아자동차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고, 국제양궁연맹 관계자들은 대회 운영 등을 상의하러 양궁협회 관계자를 자주 찾았다. 오히려 양궁협회 관계자들이 국제연맹 직원들에게 대회 운영을 지적하고 추가 요청사항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외국 선수들의 눈빛부터 다르게 느껴졌다. 양궁 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들은 마치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남자농구 ‘드림팀’처럼 실력과 대우 등 모든 면에서 차원이 다른 분위기였다. 더 놀랐던 게 있다. 대회가 끝난 후에 선수들은 일정이 하루 더 있었다. 협회가 별도로 준비한 차량편으로 베를린에 관광을 간 것이다. 보통 스포츠 선수들이 해외에 대회를 나가면 경기장과 숙소만 오가다가 귀국하는데, 이왕 나간 김에 견문을 넓히라고 협회 측이 배려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다른 종목 선수에게 해줬더니 곧바로 짜증 섞인 반응이 나왔다. “아유, 양궁 얘긴 하지도 말아요. 걔들은 어찌나 침이 마르게 자랑들을 해대는지.” 그동안 한국 양궁의 성공 신화를 설명하는 기사들을 보면, 주로 선수들을 관리하고 경쟁을 붙여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관리자’의 눈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양궁을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느낀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선수들 하나하나에게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자부심’이다. 양궁 대표 선수들은 치열한 대표선발전을 이겨냈다는 자부심, 최고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자부심이 넘친다. 한국 양궁을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력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자부심이다. 한국 양궁은 선수들을 쥐어짜고 극한으로 몰아붙이면서 ‘활 쏘는 기계’를 만든 게 아니다. 공정하게 경쟁하고 성과를 크게 인정해주면서 하나하나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줬다. 한국 양궁을 다른 나라 혹은 다른 종목에서 쉽게 흉내내지 못 하는 이유, 그리고 동시에 한국 양궁이 지금까지 이뤄낸 성적 이상으로 대단하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 바로 ‘자부심’이 아닌가 싶다. 양궁에는 압도적으로 튀는 ‘슈퍼 스타’가 없다. 단숨에 한국을 세계 정상급으로 이끌어낸 히딩크 같은 지도자도 없었다. 세계 정상에 섰고, 세계 최고 수준의 지도자들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그 흔한 ‘누구누구 리더십’ 한 번 소개되지 않은 종목이 바로 양궁이다. 어쩌면 거짓말처럼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없이 때문에 ‘믿보양(믿고 보는 양궁)’이라고 불리면서도 별로 재미는 없는 종목으로 인식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7년 5월, 이 시점에서 한국 양궁의 스토리는 더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혹시 우리는 히딩크처럼 단숨에 성적을 끌어올려 줄 ‘기적의 리더’가 나타나길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기적이라는 건,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고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일어난다는 걸 한국 양궁이 이미 보여주고 있는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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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배운지 얼마안된 탁구 초보지만 우리나라 탁구가 양궁처럼 세계적으로 건승하게 되길 빕니다
선수의 양에서 뒤떨어 지지만 양보다 질이 중요한 부분도 있지 않을 까요?
예를 들면 이애리사, 양영자,정현숙,김택수,현정화, 유남규, 유승민 등
그들의 피나는 노력과 지도자들의 열정이 합해서 만들어 진 결과 인데
왜 작금의 지도자들은 그런 선수들을 길러 내지 못 할까?
일본을 보라,그들 탁구인 들의 열정이 10대들을 육성하여 중국을 위협 하지 않는가?
선수 선발 부터 훈련 방식에 이르기 까지 대폭 수정 하지 않으면
그리고 헤게모니 잡기로 자리보전만 하고 있지 않은지, 개혁이 필요 한 때가 아닐가?
힘돌님, 잘 계시죠? 탁구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탁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저도 열심히 이곳에서 초보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좋아좋아님 반갑습니다.
좋은 지도 바랍니다.
요즘은 전국대회에 안나오시나요?~~
일이 있어서 대회 나가시는 분들 레슨 해 주고 있습니다.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