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봉사를 하고 돌아올 때는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비가 왔지만 저녁무렵에는 비가 그쳤다 아이 학원 보내고 오후 7시쯤 모처럼 한강으로 산책나갔다 처음으로 소형 라디오에 달린 이어폰을 끼고 불교방송 정목스님의 <마음으로 듣는 음악>을 듣기위해서다.
오늘의 방송주제는 시청자들로 부터 자신의 아픈 곳을 문자메세지로 받는다.
며칠 내린 국지성 폭우로 한강물이 많이 불자 물구경을 나와 서성대는 어르신들을 보니 지난 날이 떠오른다 용산구 보광동에 살 때 장마가 오면 그때는 자주 한강물은 엄청나게 불어나 누런 물 줄기가 무섭게 흐르곤 했다 그때 마다 비가 개면 티브이도 없던 시절이라 그런지 저마다 강둑으로 나와 물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크로즈업되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다. 누런 물살에 나무도 쓸려 내려오고, 동물들, 가재도구도 쓸려 내려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 속에는 서늘하고 쓸쓸했던 저녁무렵이었다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어린 날의 기억 한 자락이 나를 센티멘탈하게 만든다.
비를 잉태한 구름이 보내는 바람은 불어 조금은 더위가 가신다. 강둑에 앉아 시청자들의 문자메시지 스님의 잔잔한 음성 잔잔히 흐르는 음악이 색다르다. 슬퍼서가 아니라 사춘기 소녀처럼 이유없이 울고싶어지기도 한다. 강 건너 하남시 아파트숲을 바라보며 저 많은 창문 속에 깃든 삶들이 그렇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방송에서 보내온 시청자들의 문자메세지들만 보아도 너나나나 저마다 아픈 곳들을 가지고 힘겨운 삶을 산다는 것이다. 방송 멘트를 요약해 보면 토니크립슨은 "의식확장기법'으로 자신의 아픈 부위의 통증을 완하시킬 수 있단다. 호흡을 가라앉히고 아픈 곳을 응시하며 자신의 무의식에게 물어보고 하다보면 통증이 완화한단다. 지금 자리에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자신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 보라는 것이다. 해답을 알면 아픔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송의 끝이면서 하이라이트인 <이해의 명상>으로 방송을 접는다
당신이 만난 사람들 중에 살아가는 방식이 납득이 안가는 사람을 한 사람 떠올려 보세요. 당신의 어떤 점이 그사람이 이해가 안 되는지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세요. 당신의 그사람에 대한 정보가 정확한지 어디서 들었거나 짐작한 것이지도 돌아보십시요. 그리고 그사람을 한 걸음만 물러서서 바라 보십시요. 이제 이렇게 속삭여보세요 당신이 나와 다른 점 다 괜찮습니다. 딩신이 나와 다른 점 다 괜찮습니다....라고..
이세상 모든 존재들이 고통과 괴로음에서 벗어나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하며 집으로 오는 길목에 <한강진입금지>란 팻말이 놓여있는 걸 보면 물이 불 것을 대비한 것 같다. 매일 이 시간에 명상음악을 들으며 나를 추스려 보아야 겠다. 아무 생각없이 모든 걱정근심 다 내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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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두물머리 나룻배 같은데 그림 참 좋으네요...^^*
누구나 색갈이 다르고 모양은 다를뿐 나름대로 고통과 아픔은 갖고 가는것이 삶이려니 싶어요.... 우리들이 좀 다른것은 그것을 나의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무심으로 볼수 있는 그것이 ..........()()()....
명상음악들으며 강가를걸으시는 지인담님의 모습이보이네요,.. 우리모두고통과 괴로움을떨쳐버리기를기도합시다,()()()ㅠ
깊은 사색을 할줄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