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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03
S#1. 프롤로그 (몽타쥬)
-별장마당,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정현
-서재, 쓰러져있는 오회장을 흔드는 정현
-거실, 오회장을 업고 나오는데 불길이 뒤덮히고
-누군가의 각목이 정현의 머리를 후려치고
-확 옮겨붙는 불길
-쓰러진 정현의 손을 잡고, 기름통에 정현의 지문을 찍는 누군가의 하반신 보이고
-감방 복도, 수갑을 찬 채, 교도관들에게 의해 끌려서 감방으로 들어가는 정현의 모습 빠르게 스케치 되다가
감방문이 닫히면서 화면 black CUT OUT
제 3부 자막 떠오르고
절망한 수아의 얼굴에서 한줄기 눈물이 서서히 흘러내리면서 화면 black
감방,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창가에 기대선 정현.
그 고통에 찬 눈에, 나뭇가지 사이에 걸린 시퍼런, 새벽녘의 푸른 하늘이 보이면서
S#2. 성당 전경 (새벽)
푸른 하늘 아래, 십자가의 불빛이 선명한 작은 성당
S#3. 본당 안 (새벽)
맨 앞자리, 십자가 앞에서 기도 드리고 있는 명숙, 무릎 위에 놓인 성경책 위에 눈물이 두둑 떨어진다.
가만히 성당문 열리며 들어오는 수아.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좀 떨어진 곳에 앉는다.
가만히 눈감는 수아,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다. 기도를 해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기도가 나오지 않는다.
원망과 분노가 가득찬 눈으로 십자가상을 쳐다보더니 벌떡 일어나 나가버리는 수아, 꽝--닫히는 문
앞자리에서 기도를 드리던 명숙, 고개를 돌려본다.
S#4. 성당 마당 (새벽)
안개 낀 아침이다.
이슬이 영롱하게 맺힌 잔디밭을 나란히 걷는 수아와 명숙
수아 : (원망에 차서) 오빠 언제 풀려난데요? 아빤 또 언제 깨어나신데요?
명숙 : ......?
수아 : 어머니같이 착한 분한테도 안 알려주시죠? 광고할 거예요, 하나님은 없다고... 사기라고... 뻥이라고
명숙 : ....아서.... 그런다고 편해질 마음이면... 고통도 안주셨어...
수아 : (터지는 오열) 오빠.. 보고 싶어 죽겠어요, 어머니
명숙 : (미어지는 마음으로 안아주면서) 울지 말어, 기운빠져 ... 이제 오직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느이 아버님이 깨어나셔서 얘기 해주시는 수밖에.
수아 : 아뇨. 저 항소할거예요, 다른 변호사 알아보고 있어요, 어머니.
명숙 : 내 생각엔 말이다. 재판을 열 번을 한다 해도 이 상황에선 달라질 게 없다.
말했듯이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그건 회장님이야. 그렇지 않니?
수아 : (맞는 말이다) ....
명숙 : 그러니 무엇보다 그분을 잘 보살펴 드려야 해. 하루라도 빨리 깨어나실 수 있도록 말이다. 난 오직 그것만 기도한다.
수아 : ....
명숙 : 그만 가자. 감기들라.
명숙, 수아를 등 뒤에서 안은 채 걸어간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서
S#5. 제일전자 대회의실 앞 복도 (낮)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향해 걸어오는 서전무, 현태, 수아, 민감사
그 뒤를 따라오는 유라와 신이외 비서진들. 모두 다 긴장한 분위기다.
현태 : 주주들이 몹시 흥분상탭니다. 마음 단단히 먹어요, 수아씨
서전무 : 회장님 상태는 나날이 호전되고 있는 겁니다.
수아 : 이러다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르면
서전무 : (O.L) 그래도 일단, 이 위기부터 넘겨야합니다. 지금은 비상시국이예요, 우리모두 단단히 맘먹고 대처합시다!
회의실 앞에 다가선 수아 잠시 긴장한 표정이었다가 이 악무는데
현태, 회의실 문 왈칵 열면서
S#6. 제일전자 대회의실 (낮)
서전무와 현태, 수아 일행이 들어서자마자 한꺼번에 터져나는 주주들의 원성
주주1 : (선채로 소리치는) 도대체 이사회는 왜 소집을 안 하는 겁니까? 사태가 이지경이 되었는데 임시주총은 왜 소집을 안해요?
주주2 : (신문 <오병무회장 회복세> 흔들며) 주먹구구식으로 언론만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요!
주주3 : 회사 최고결정권을 가진 중요한 자리가 한 달이 다 되도록 공석이라니요!
주주4 : 오병무 회장님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있는 그대로 말씀을 해주세요.
서전무 : 회장님께서는 현재 큰... 수술을 마치고 회복기에 계십니다.
주주1 : 그럼 언제 다시 회장직으로 돌아오십니까.
주주3 : 언제 정상으로 회복이 되느냐구우!!
보고 있던 수아, 일어선다. 조용해지는
수아 : (침착하게) 곧... 돌아오십니다.
주주4 : 하! 식물인간 판정받은 상태서 곧 돌아오신다뇨! 이런 상황에서 기적이나 꿈꿀 땝니까?
수아 : (간신히 참으며)
주주2 : 당장 임시주총 소집하세요!
주주4 :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소집해요!
주주들의 원성 속에 너무나 작아진 채 망연자실 서있는 수아, 앞으로 닥치게 될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공포....
S#7. 백화점 (저녁)
사람들로 붐비는 소란한 거리.
그 거리를 걸어오는 현태와 유란
어느 순간, 유란이 현태의 팔짱을 끼면
현태 : 많이 대담해졌네
유란 : 우리가 무슨 죄인이예요? 사랑하는 게 죄라면 세상 누구보다 죄많은 게 이 차유란이지이
피식 웃는 현태의 모습에서
S#8. 의상실 안 (저녁)
쇼핑하는 유란,
그런 유란을 보며 앉아있는 현태.
유란,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현태 앞에 선다.
섹시하게 패인 옷을 입고 현태 앞에 서는 유란.
유란, 마지막에 갈아입은 옷이 마음에 든다. 현태에게도 묻자,
현태, 가슴에서 지갑을 꺼내는데...
S#9. 호텔 레스토랑 (N)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서 술을 마시는 현태와 유란
전혀 취하지 않은 현태와는 달리 유란은 기분이 업된 상태다.
유란 : (한잔 완샷으로 들이켜고 잔 내려놓으며) 결혼해라, 결혼함 안돼?
현태 : ......
유란 : 진심이야, 오수아랑 결혼해. 그럼 제일전자가 자기 꺼가 돼, 싫어?
현태 : 관심 없어
유란 : 뭐가? 오수아가? 결혼이?
현태 : 둘 다
유란 : 왜 관심이 없어? 목표가 코앞인데...
현태 : (보는)
유란 : 님 잃고 보호자도 잃은 철부지 아가씨... 잘 위로하고 달래면서 다가가.
수아, 그 애가 잠시 잃어버렸던 유리구두를 들고 나타난 왕자처럼.
현태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유란 : (빤히 보다가) 난 도박을 했어. 그것도 아주 큰 도박을. 내 전부를 당신한테 배팅한 거. 알지?
현태 : (가만히 웃는)
유란 : 그럼 됐어, 어차피 난 화려한 싱글로 살기로 했으니까
현태 : (보면)
유란 : 자기가 정상에 서는 날, 그 옆에 나만 세워주면 돼. 어때, 오케이? (잔 들면)
현태 : (보다가 천천히 잔 들어 부딪치는)
유란 : (씩 웃으며 마시는)
마시려다 그대로 굳는 현태. 이 여자로 인해 복잡해 질 듯한 예감이 스친다.
유란 : (E) 안마셔? 모처럼의 축밴데?
현태 : (얼른 미소를 지으며) 나갈까?
S#10. 호텔 나이트 (깊은 밤)
유란과 현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원
유란, 본격적으로 현태를 유혹하는 섹시한 춤을 선보이고
사람들, 유란의 춤에 환호한다..
그러나 현태, 다른 많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얼굴이다.
DISS 되면서 부르스 음악 흐르자
유란, 현태의 손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 감는다
현태의 목을 감고 음악에 맞춰 부르스를 추는 유란
유란 : (현태의 목을 꼭 끌어안고 부르스 추며) 당신 어디 갔니...신현태씨 어디 갔어...
현태 : ...
유란 : 반나절이나 같이 있었는데, 자기 음성... 자기 체온... 자기 눈빛... 하나도 안 느껴진다. 참 희안하네...
현태 : 유란아
유란 : 알아. 오늘 자기 나한테 과분하게 잘해준 거, 그런데도 헛헛해. 너무 큰 욕심인가?
현태 : 유란아 너 오늘...
유란 : (막듯이 O.L) 나......, 자기한테 모든 걸 줄 수 있어. 내 전부, 다-
현태 : (보면)
유란 : ...자기는... 나한테 사랑만 줘.
밀착된 두 사람의 모습에서
S#11. 특실 (밤)
수아. 오회장
수아 : 아빠, 이제 그만 깨어나세요. 그동안은 제발 살아만 주십사고 기도했는데 지금은...이제 그만 깨어나셨음 좋겠어요.
아빠가 그러셨죠? 밤이 되고 나서야, 가로등의 고마움을 안다고...
저... 아빠가 얼마나 소중한 분인지, 정말루, 뼈저리게 알았거든요. 회살 위해서도 꼭 일어나셔야 해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빠가 일어나시길 바라고 있어요, 제발 일어나세요 아빠....
S#12. 감방 (밤)
수감자들 꼰을 두고, 종이학 접고, 책 보는 등 다소 편안한 표정들인데,
구석에 앉아 생각을 짓씹고 있는 정현 그 얼굴에 떠오르는
-(비젼) 불길속 오회장 업고 나오는 정현 고개들다 손으로 목 상처 부위 쓸어보면
-(비젼) 별장지기 살려달라며 정현 목 움켜쥐던 정현 다시 시선 옮기며
-(비젼) 불길위로 어른거리던 사내의 모습
-(비젼) 막대기로 가격되어 쓰러지던 정현 다시 시선 옮기는데 그 얼굴에 들리는
유란 : (E) 별장 약도 이정현씨 메일로 쏴드릴께요. 지금 바로 출발하세요
정현 움찔하는 느낌에서
-(비젼) 생신파티에 초대 되었을 때
유란 : (E) 회장님께 무시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젼)
유란 : 모멸감 때문에 회장님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겠구나 하구요
정현 눈 번뜩이는데
-(비젼)
정기사 : 으찌 마당의 참새가 기러기맘을 알것냐
정현 호흡 가빠지는 느낌, 그 위에 선행되는 파티장 소음과 웃음소리.
-(비젼, 이미지컷)
생일파티를 즐기던 하객들의 얼굴, 얼굴, 얼굴들의 모습
흔들리고 그속에 현태, 서전무, 민감사, 유란, 수아, 소라 등의 얼굴들 스치다가 정현 혼란스런 표정, 머리 쥐어뜯는다.
S#13. 오검사의 방
여러 개의 봉투를 들고 방으로 들어오는 오검사
책상에 앉아있는 조수관과 김수사관, 등
오검사 : 오늘밤, 약속들 없지? 내가 한턱 쏘께
김수사관 : (좋아서) 오회장 사건 쫑파팁니까?
오검사 : (금일봉을 하나하나 직원들에게 주며) 수고들 했다고, 부장님께서 주시는 금일봉이야.
김수사관 : (넙죽) 감사합니다.
오검사 : (흐뭇) 주말에 가족들하고 온천이라도 다녀와.
김수사관 : (웃으며) 간만에 가장노릇 좀 하겠습니다.
오검사 : (웃으며, 조수사관에게 돈을 주려는데)
조수사관 : (받은 봉투 도로 내밀며) ...됐습니다.
오검사 : (거슬리는) 왜 뭐가 또 불만이야?
김수사관 : (조수사관을 툭치며/받으라는 의미로) 선배니임
오검사 : 자네도 참 어지간하구만, 이미 끝난 사건이야, 기분 좋게 털면 안돼?
말없이 일어나서 나가는 조수사관, 김수사관 급히 따라나가고
S#14. 대포집
마주 앉아 막걸리 정도를 마시고 있는 조수사관과, 김수사관.
김수사관 : 술렁술렁 사세요 선배님. 이러신다고 누가 알아줍니까? 괜히 선배님만 힘들어요.
조수사관 : ... (말없이 한잔 죽켜는)
김수사관 : (술을 따르며) 이제와서 석연찮다고 한들 뭐 어쩌실 겁니까?
우린 그저 위에서 하라면 하고, 말라면 말 수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조수사관 : 야 임마! 넌 도대체 언제까지 그따위루 살꺼야? 넌 밸두 소신두 없냐? (하다가 스스로 시선 꺾고 잔 따라주고) 마셔라.
김수사관 : ... (그대로 한숨)
조수사관 : 미안하다 (제 입에 술잔 붓는다. 마시고 동작 한순간 굳는 모습, 잠시)
S#15. 호텔 수영장 (이른 아침)
풀 속으로 멋지게 뛰어드는 현태, 물개처럼 유유히, 거세게 물살을 가르며 전진한다
힘찬 그 모습이 그 어떤 세파가 닥쳐도 문제없다는 듯 자신감에 차있다.
마침내 풀 위로 쑤욱 올라오는 현태, 근육질의 단단한 몸으로 성큼성큼 걷는 그 모습에서
S#16. 호텔 사우나 한증막 안 (이른 아침)
얼굴에 수건을 올려놓고 사우나를 하고 있는 유광일
현태, 사우나실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유광일 : (E) 룸싸롱... 호텔 사우나
현태 : (보면)
유광일 : (얼굴에 얹고 있던 수건 벗고 현태 보며) 변호사와 고객이 만나는 장소라기엔 너무 인간적인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웃으며) 안녕하십니까? 신현태 이사님
현태 : (유광일 보다 외면하는)
유광일 : 바쁘신 것 같아 제일전자로 찾아뵐까 했습니다만
현태 : (직시하며) 기억력이 좋지 않으시군요
유광일 : (빙글거리며) 기억력은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만, 성격이 좀 급해서 말입니다. 갈증이 나서 견딜 수가 있어야죠
현태 : (낮지만 강한) 갈증 난다고 우물로 뛰어들면 죽습니다. 두레박을 집어넣고 물을 퍼올릴 때까지 (보며) 기다리셔야죠
유광일 : (요것 봐라.... 빙글거리며 현태보는)
현태 : (여유있게) 룸싸롱 호텔 사우나... 이런 곳에서나 주요 고객을 만나는 변호사님답게 뒷골목 룰을 잘 아셔야지요, 그럼.
(밖으로 나가는)
S#17. 사우나 탈의실 안
커다란 거울 앞에 서서 윗통을 벗은 상태로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 현태, 스윽 그의 옆으로 와서 서는 유광일
유광일 : 약자가 밀림 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이 뭔지 아십니까?
현태 : (매섭게 보면)
유광일 : (여유만만) 늘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하는 거지요
현태 : (피식 웃으며) 궤변이군요
유광일 : 궤변이라뇨? 전략입니다
S#18. 도로 (아침)
쌩~ 빠르게 화면을 스쳐 지나가는 현태의 승용차
S#19. 승용차 안
운전을 하고 있는 현태. 유광일의 말을 곰곰이 곱씹어본다.
그 얼굴이 점점 굳어지면서
S#20. 물망초수예점 외경
"오늘은 쉽니다"
닫힌 문에 붙은 종이 한 장,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S#21. 버스정류장
힘겹게 버스에서 내리는 명숙
S#22. 면회소
아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명숙
문 열리고 정현 들어온다.
정현, 명숙의 몰골에 가슴이 미어지고
명숙 : (덜컹, 가슴이 내려앉는다. 수척해진 아들...) 이쪽으로 와, 가까이
정현 : (명숙 앞에 앉는)
명숙 : 밥은 어떻게... 잘... 먹구?
정현 : (무너질 것 같아 명숙을 보지 못하고...)
명숙 : (할 말이 많았는데) ....얇아뵌다. ...감기들면 어쩌려구... 엄마 좀 봐... 정현아, 우리 아들 얼굴 좀 보자
정현 : (차마 보지 못하는)
명숙 : 우리 아들 너무 보고싶었어... 정현아...
정현 : (천천히 고개 들어 명숙을 본다, 붉어진 눈..)
명숙 : (무너지는) 어쩌자고... 어쩌자구... 반쪽을 만들어 놔. 아휴 몹쓸 사람들... 다 이 에미가 죄다... 이 에미가...
정현 : (마음이 아파서) 그런 말씀 마세요 어머니..
명숙 : 아니야.. 이 에미가 죄가 많아서... 다 내 잘못이다, 다 내 잘못이야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이 솟구치지만 애써 억누르는 명숙
정현 : (가슴이 아파서 이윽고 참았던 눈물이 솟는) 엄마!
명숙 : 그래.. 그래....
정현 : 저요.. 엄마 아들 맞죠? 저.. 엄마 아들답게 떳떳이 살아온 거 아시죠?
늘 엄마의 아들로서 세상에 부끄러울 그런 일 추호도 생각한적 없이 그렇게 살아온 거... (말을 못 잇는)
명숙 : 그럼.. 그럼
정현 : 억울해요 엄마.. 너무 억울해요.. 억울해서 미치겠어요
사흘만... 단 사흘만이라도 아니 단 하루라도... 세상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명숙 : 정현아 ..
정현 : 저요.. 제가 얼마나 떳떳한 인간으로 살아왔는지, 내가 얼마나 결백한지, 밝힐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꼭 밝히고 싶은데...
그래서 이 세상을 향해 난 정말 깨끗하다고 소리치고 싶은데.. 사람을 사람을 죽였다니요,
내가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질렀다니요 (감정이 복받쳐 더 이상 말을 못 잇는, 어깨 심하게 출렁이고)
명숙 : 그래... 나는 안다. 난 알아, 세상을 향해 외칠 것도 없이 이 에미가 널 알아, 니가 세상 누구보다 착하게 살았다는 걸
정현 : 엄마아..
그렇게 울음 속으로 삭이며 소리 죽여 울고 있는 모자
면회 끝을 알리는 벨소리
그러나 그대로 움직일 줄 모르는
S#23. 교도소 앞
천근같은 발걸음으로 교도소 밖을 걸어 나오는 명숙, 퍼뜩 무슨 생각에선지 걸음을 멈춘다.
천천히 몸을 돌려, 교도소 건물을 바라보다가 다시 돌아서 가는데
S#24. 면회신청소
사무보기에 바쁜 신청소 직원, 그 앞에 서있는 명숙
명숙 : (채근하듯) 저, ...선생님... 선생니임!!
직원 : (서류 뒤적이며) 아니 할머니, 이제 막 들어온 사람이 어떻게 밖으로 나간답니까? 세상에 그런 법 있다는 말 들어봤어요?
명숙 : (절망으로) 정말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선생님! 으흑 (울음 터지고)
직원, 천천히 고개들어 보면 명숙 울고 서있고,
그 모습 쳐다보던 직원 길게 한숨 쉬는데
S#25. 교도소 근처 시골길
겨울바람을 맞으며 허청허청 걷고 있는 명숙의 미어지는 얼굴 위로
정현 : (E) 억울해요 엄마.. 너무 억울해요.. 억울해서 미치겠어요
사흘만... 단 사흘만이라도 아니 단 하루라도... 세상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명숙 : (걸음 멈추어 서고)
S#26. 비젼
정현 : 제가 얼마나 떳떳한 인간으로 살아왔는지, 내가 얼마나 결백한지, 밝힐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꼭 밝히고 싶은데...
그래서 이 세상을 향해 난 정말 깨끗하다고 소리치고 싶은데.. 사람을 사람을 죽였다니요,
내가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질렀다니요
그대로 서서, 높은 담 너머 붉은 벽돌건물을 바라보는 명숙
슬픔이 가득 찬 그 표정 서서히 결연함으로 바뀌면서
S#27. 시골길
달려오는 버스
S#28. 버스 안
곰곰이 고민하는 명숙 무슨 생각인지 골똘해 있다
그 모습에서 DISS 되면
S#29. 물망초수예점 / 안방
-불꺼진 방에 홀로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명숙의 실루엣
-서성이는 명숙, 창밖으로 여명이 밝아온다
-커튼이 쳐져 어둑한 실내, 모로 누워 어딘가 한곳을 응시하는 그 모습에서 DISS되면
S#30. 몽타쥬
-약국 앞
걸어오던 명숙, 잠시 섰다가 약국 안으로 들어간다
-무덤
잡초가 무성한 무덤가에 앉아 비석처럼 굳어버린 명숙
날 벌레가 날아들고, 후둑후둑 빗방울이 떨어져도 하염없이... 그렇게
-다른 약국 앞 (N)
덤덤한 얼굴로 약국에서 나오는 명숙
-물망초수예점 / 가게
침침한 눈에 돋보기를 쓰고 곱디고운 한복을 만드는 명숙
-거리
걸어오던 명숙, 금은방 안으로 들어간다
-금은방 안
주글주글한 자신의 손을 펴보는 명숙, 거기 삼십년 세월을 함께 해온 누런 가락지 하나. 천천히 손에서 빠져나가는데
-서울 번화가 약국 앞 (N)
덤덤한 얼굴로 약국에서 나오는 명숙
S#31. 물망초수예점 (낮)
명숙이 지어준 한복을 입고 큰 절을 올리는 수아
명숙 : 눈이 부시게 곱구나... 꽃보다 고와....
큰 절을 올린 수아, 명숙에게로 다가앉는다.
수아 : 눈도 침침하신데 이걸 언제 다 지으셨어요
명숙 : (수아의 손 잡아주며) 수아야... 힘들지?
수아 : (애써 웃어 보이며) 아뇨...
명숙 : 그 속을 누가 모를까... 매일같이 이게 다 꿈이었으면, 정말 꿈이었으면... 그러구 산다..
자고 일어나면, 우리 정현이 출근해야 하는데... 깜깜해지면... 인석이 늦나 싶고...
수아 : 잠깐 나쁜 꿈 꾸는 거 맞아요 어머니. 오빠 죄 없으니까, 금방 우리 곁으로 올 거예요
명숙 : 그래야지
수아 : (애써 웃으며) 꼭 그럴거예요. 그러니까요 어머니, 일단 식사부터 하시구 기운 차리세요
어머니 좋아하시는 청국장 따끈하게 끓여올께요 (일어나려는데)
명숙 : (손잡아 앉히면서) 아가... 수아야..
수아 : (앉으면서) 네 어머니
명숙 : (주머니에서 두개의 반지를 꺼내 수아 손에 쥐어주며) 요즘은 좋고 화려한 것도 참 많다만...
정현이 증조모 때부터... 전해오던 반진데... 모양보다는 뜻을 생각하고 받아주려므나
수아 : 그런 귀한 반지를 제가 어떻게...
명숙 : 나이가 들어 그런가, 손이 늙어서 그런가, 안 빠져서 혼났다 (자신의 손 펴보면서) 아주 홀가분해
수아 : (반지와 명숙을 보며) 어머니...
명숙 : 하나는 니가 끼고, 나머지 하난 갖고 있다가 나중에 우리 정현이 나오면 전해줘. 우리 정현이 꼭 나올 거니까
수아 : (먹먹해지는) 네 어머니...
명숙 : 우리 정현이... 믿지?
수아 : 그럼요, 오빠 믿어요 어머니
명숙 : 그래 나도 믿는다. 그 녀석이 장난치느라 깜짝깜짝 놀래켜서 그렇지, 누구한테고 해 끼친 적은 없었어
수아 : 저도 오빠 장난에 숨 넘어갈 뻔한 적 있어요 (작게 웃는)
명숙 : 그랬어? 나도 식겁했던 적 있었다. 아홉 살 때였던가... 인석이 갑자기 앞이 안 보인다는 거야
그러더니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고...
수아 : 정말요?
명숙 : 어찌나 놀랬던지, 하늘이 노래지더라구... 그래 인석을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는데, 뭐랬는지 아니?
수아 : (두 눈반짝이며) 뭐랬어요 어머니?
명숙 : 병원 가느니 학교갈래요
수아 : 그럼, 학교 가기 싫어서 꾀부린 거예요? (웃는)
명숙 : 담 날 보니까 무릎이고 팔뚝이고 성한 데 없이 퍼렇게 멍들었더라구
수아 : 으휴... 장난꾸러기
명숙 : (반지 낀 수아의 손 잡고) 고맙다 수아야 ...
수아 : 저두 감사해요 어머니. 어머니 아니었음 제가 오빨 어떻게 만났겠어요
어머니가 오빠 어머니셔서 너무 좋구요, 오빠 낳아주셔서 감사해요
명숙 : (미소로) 그래, 다시 살아도 정현이 에미로 살고 싶다. 그래서 널 또 만나고 싶다....
S#32. 골목 (낮)
명숙이 지어준 한복을 들고 걸어 내려오는 수아, 손에 낀 반지를 소중히 가슴에 대본다.
그 손 펴면, 정현에게 줄 반지 하나
S#33. 정현의 방 안
정현이 평소에 사용하던 책상과 옷장, 금방이라도 돌아올 듯 걸려있는 옷가지 등을 가슴에 안고
벽에 걸려있는 정현의 졸업사진 액자를 보는 명숙
S#34. 건널목
파란불이 켜지면서 건널목을 건너가는 수아의 얼굴
S#35. 정현의 방 안
편안하게 누워있는 명숙의 얼굴
S#36. 대학 캠퍼스 (회상)
한복을 곱게 입은 명숙과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쓴 정현 사진을 찍고 있다.
자신의 학사모와 가운을 벗어 명숙에게 입혀주고 명숙을 번쩍 업어버리는 정현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동욱
활짝 웃는 명숙과 정현의 모습에서
S#37. 정현의 방 안
미소를 지으며 누워있는 명숙, 정현의 졸업사진 액자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있다. 감은 눈에서 한줄기 흐르는 눈물
그러나 명숙의 입가에 미소는 떠나질 않고....
명숙의 그 편안한 미소와 얼굴에서 화면 점점 확대되면 옆에 놓여있는 빈 알약통
S#38. 길거리
걸어가는 수아, 그 걸음 천천히 멈춰진다.
명숙 : (E) 하나는 니가 끼고, 나머지 하난 갖고 있다가 나중에 우리 정현이 나오면 전해줘
순간 어떤 느낌으로 멈칫
명숙 : (E) 나는 다시 살아도 정현이 에미로 살고 싶다. 그래서 널 또 만나고 싶다...
잠시 멍해져서 서 있다가 한순간 용수철처럼 뒤돌아 뛰기 시작하는
수아, 한참 뛰어 건널목에 이르고 신호등 바뀌기를 기다릴 수 없는 수아, 그대로 차도로 뛰어든다
달려오는 차들 사이를 헤쳐가며 달린다, 차에 치일뻔한 수아
요란한 클락션 소리..
S#39. 언덕길
죽어라 언덕길을 뛰어오르는 수아
수아 : 안돼요, 안돼요 어머니
S#40. 정현의 방 안
감은 명숙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안고있던 정현의 사진 액자... 툭, 바닥으로 떨어지는 명숙의 한 쪽 팔
S#41. 수예점 앞
정신없이 달려온 수아 수예점 앞에 이르러 문 열어 젖히고 안으로 뛰어드는데
S#42. 수예점
문 열고 들어서는 수아, 바람에 날려 헝클어진 머리
수아 : (숨찬) 어머니? 어머니!!
둘러보다가 안방문 열고, 다시 정현의 방으로 가는 수아
S#43. 정현의 방
수아, 황급히 문을 열면 거기 단정히 누워있는 명숙
수아 : 어머니?
명숙 : ....
수아 : (명숙의 얼굴을 만지며) 어머니, 어머니
그때 수아의 눈에 들어온 약병,
수아 명숙을 잡아 일으켜보지만 그대로 축 늘어지는
수아 : (명숙을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어머니, 어머니? 왜 이러셨어요? 어머니까지 안계시면 저 어뜩하라고....
어머니 눈 좀뜨세요, 어머니이이
명숙 : ....
수아 : (울음 삼키고) 우린 어뜩하라고, 우릴 놔두고,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 어떻게....!
S#44. 감방 복도
교도관의 손에 들린 전보용지 한 장, 긴 복도를 지나고 착잡한 얼굴로 감방을 향해 걷는 안교도관
S#45. 감방 안
감방 안 수용자들, 다소 소란스레 키득거리며 놀고 있는데
홀로 떨어져 있는 정현
이내, 쪽창문 열리면서
안교도 : 1556번!
고개 떨군 채 혼자 떨어져 앉아 있던 정현, 천천히 시선 들면
창문에서 툭 떨어지는 전보 한 장
정현, 다가가 집으려는데
얼른 그 전보 먼저 집어드는
수인1 : 뭐야, 야, 뭐냐 러브레터냐?
수인2 : 누구는 좋것다. 을마나 러브가 급하면 전보로 그 맘을 전하것냐
전부들 키득대고 웃는데
전보를 본 수인1, 조용히 하란 시늉
순간, 갑자기 조용해지고
이상한 느낌에 천천히 내미는 정현의 손에 쥐어지는 전보.
정현, 그 전보 펼쳐보다가
정현 : 어머니... (입모양만)
이내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전보
숨이 멎는 듯한 정현 호흡이 안되어진다. 그러다 폭 꼬꾸라진다
멍한 시건, 믿기지 않는 듯 허공을 더듬다가 한순간 뼛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짐승의 울부짖음 같은 "아-" 그 비명 길게 길게.
정현 머리를 바닥에 쿵 내리박는다.
전부들 놀라서 보면
머리 다시 드는데 깨진 머리에서 주륵 흘러내리는 시뻘건 피.
수감자들 말릴 수도 없어 어쩔줄 모르고 서 있다가 그중 하나 주춤주춤 다가가
수인1 : 어이.. 어이..
하며 조심스레 정현을 잡는데
그 순간 그 손 뿌리치며 일어나 그대로 달려가 벽에 머리 부딪는다.
그 서슬에 요란하게 떨어내리는 양재기들.
살벌하게 벽을 쿵쿵 내리찍고 그때야 수감자들 와르르 달려들어 말리고 붙잡고 뿌리치고 소란이 인다.
피로 눈물로 범벅이 된 정현, 거친 몸부림 계속 되는데,
덜컹 물 열리며 들어오는 교도관들. 정현 말리지만
정현의 울부짖음과 몸부림 계속되고,
그 모습 보고 있는 안교도관.
S#46. 교도소 보안과
보안계장인 듯한 사람 앞에서 항변을 하고 있는 수아
수아 : 어머니가 죽었어요, 어머니가 죽었다구요!!
보안과장 : 입소한지 1년도 안됐습니다. 규율 상 최소한 3,4년은 지나야 귀휴를 허락할 수 있습니다.
수아 :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예요, 어머니가 죽었는데도 못 보는 법이 어딨어요?
보안과장 : 그만 돌아가시죠, 소장님도 안계시고
수아 : 그럼 부소장이든 누구든, (주변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아무나 아무나 제발 우리 오빠 좀 내보내주세요, 네?
S#47. 교도소 사방
무덤 속에 산채로 순장된 사람처럼 앉아있는 정현
슬픔보다도, 애통한 마음보다도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리만치 차분해진다.
그 초연한 얼굴 위로
수아 : (E) 그럼, 오빠만이라도 만나게 해줘요!!
S#48. 면회실
미어지고 미어지는 가슴으로 정현을 기다리는 수아
면회실로 들어오는 정현
수아 :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암담) ....
정현 : (참담하고) ....
수아 : (눈물로) 어머닌..... 동욱씨랑 내가.... 잘 보내드릴께
정현 : ......
수아 : (자신의 손에 낀 반지를 내보이며) 어머니가 주셨어
정현 : ........
수아 : 어머니 끼시던 반지 녹여서, (다른 한쪽에 반지 보이며) 오빠꺼랑 내꺼랑....
정현 : ......
수아 : 이제 무슨 일이 있어두 오빠랑 난 하나야! 우린, 어머니 손가락에서 떨어져 나왔어
힘들어도, 죽고 싶어도, 참자! 우리 서로, 이 반지 낀 손 잡을 때까지!!
정현 : (무섭도록 차분하게) 너 때문이야
수아 : ...? ...
정현 : 내가 감방에 간 것도 어머니가 가신 것도 다 너 때문이야
수아 : (놀라는) ....그게 무슨..... 소리야
정현 : 회장님이 그러시드라. 나같은 놈이 널 사랑하는 건 죄라구
수아 : (정현의 차디찬 모습에 다소 겁이나는) .....오빠....
정현 : ....잘 들어...
수아 : ....갑자기 왜 이래에
정현 : ....내가 그랬다. 내가 범인이야
수아 : 말두 안돼
정현 : 별장지기를 살해하고.... 회장님을.... 죽이려 했고...
수아 : (급기야 터지는 눈물로) 그만해!! 내가 오빨 몰라? 나 떨구려고, 거짓말하는 거지? 나 위해서 거짓말하는 거야, 맞지?
정현 : 그걸 은폐하려는 목적으로....
수아 : 그만해, 그만하라구!!
정현 : 별장에 불을 질렀어 ....
수아 : (눈물이 터지는) 죽으려는 거야, 죽을 맘 먹은 거지? 나 포기하게 만들고, 죄까지 다 뒤집어쓰고, 자포자기하려구, 맞지?
정현 : 내가.... 그랬다...
수아 : (울음으로) 정말 왜 이래?? 나 무섭단 말야!!!
정현 : ....
수아 : 왜 이래, 왜에-!!
문득 면회를 끝내라는 신호벨 울리면
수아 : (다급하게) 오빠, 아니라구 해, 말하고가, 아냐, 아니지? 아니잖아?? 아니라고 말해, 얼른!
아무런 표정도 없이 건조하게 수아를 쳐다보다가 나가는 정현
오빠, 오빠!! 오빠!!! 부르는 수아
S#49. 사방 복도
오빠--!!!
수아의 목소리 에코처럼 정현의 귀청을 때리고
안교도관과 함께 막 복도를 걸어 들어오던 정현. 그대로 푹---쓰러져버린다
S#50. 교도소 주차장
허적허적 놀란 허깨비같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수아, 믿을 수 없다, 결코....
수아 : (중얼중얼) ...말두 안돼.... 말두...
S#51. 물망초 수예점 / 정현의 방
명숙이 누운 자리 앞에 작은 병풍이 쳐져있고
그 앞에서... 속상하고 애가 타서 울고 있는 동욱
이내 넋이 빠진 얼굴로 들어서는 수아, 병풍 앞에 무너지듯 주저앉아, 병풍을 쳐다본다.
동욱 : 정현인요? 안된대죠?
수아 : 오빠가 충격이 컸나봐요. 너무 충격이 커서... 죽으려나 봐요. 어머니 따라가려나 봐요, 어머니가 혼내주세요
죽지 않을 만큼만 혼내주세요. 절대로 따라오지 말라고...
동욱 : 그게 무슨 소리예요?
수아 : (왈칵 울음터지며) 오빠가 그랬대요... 오빠가 아빠를 해치우려 했고, 제 손으로 불을 질렀대요...
동욱 : (기막히다) 뭐, 뭐라구요?
S#52. 독방
시체처럼 감방 가운데에 누워있는 정현
머리에 칭칭 붕대감은 정현.
그 모습 위로 밤이 오고,
정현 : 날 좀 죽여. 날 좀 죽여줘...날 좀 설명해봐. 내가 누군지.. 날.. 나를... 설명해봐 (울고, 그 모습에서 DISS)
여명의 빛이 비치고, 쪽창 열리고,
그런 정현을 쳐다보는 안교도관의 모습에서
S#53. 교도소장실 앞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모자를 벗고 안으로 들어가는 안교도관
S#54. 교도소장실
안교도관, 모자를 든 손이 사뭇 떨린다.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서류를 뒤척이던 소장
소장 : 뭔가?
안교도관 : 저... 소장님, .....4년 전, 양정수 기억하십니까? 어머니 부음 듣고 귀휴조치 불가됐다가 화장실에서 목매 죽었던 거...
소장 : (꺼림칙해지는데)
안교도관 : 저 놈, 저러다 죽습니다. 생떼 같은 젊은 놈.... 또 죽일 순 없잖습니까?
소장 : ... (머리 아픈 듯, 눈 감는다)
S#55. 교도소 정문 앞
콰당 철문 열리는 소리....
잠시후, 걸어나오는 안교도관과 덩치 큰 채교도관
그 뒤를 따라나와 서는 정현
소장 : (E) 수인번호 1556번 이정현. 교도관 1인 동행을 원칙으로 1박 2일, 귀휴를 허가한다.
대기 중인 호송차
사복차림의 건장한 경비교도대 두 명,
정현을 호송차에 태운 채 자신들이 양 옆으로 앉는다.
조수석에 타는 안교도관
이내 출발하는 호송차
S#56. 달리는 호송차
차창 밖을 쳐다보는 정현
감방 안에서 올려다보던 하늘과는 사뭇 다른 푸른 하늘을 눈이 부신 듯 쳐다본다.
S#57. 수예점 앞 골목길
수아와 늘 드나들던 정겨운 골목길을 올라가는 호송차
S#58. 호송차 안
낯익은 골목길임에도 낯설게 느껴지는 창밖을 내다보는 정현
S#59. 수예점 앞 (D)
도착하는 호송차.
교도관들 내려서 정현 데리고 들어가고
S#60. 정현의 방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 들리고 상복입은 몇몇의 친척들 앉아있다.
들어오는 정현,
친척1 : (정현의 몸에 원망스런 주먹질을 해대며) 형님이 널 어떻게 키웠는데 아이고... 아이고... 자살이라니... 자살이라니이...
친척2 : (냅다 정현의 뺨을 후려치며) 이 살인자야!! 겨우 사람이나 죽이라고 누님이 널 키운 줄 알어?
정현 : (누가 더 때려줬음 싶은 심정이고) ....
친척2 : (잡아 흔들며) 돈이 뭐길래, 출세가 뭐길래 그런 짓을 해? 살려내, 살려내, 내 누님 살려내! (다시 후려치는데)
동욱 : (뛰어들어와 말리고) ...
정현 :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동욱 : (상주 복을 내주려고 팔을 내미는데)
그대로 영정 앞에 털썩 무릎 꿇는 정현.. 운다.. 깊은 심연으로부터 올라오는 울음.. 그의 가슴을 친다
한동안 오열했던 정현, 문득 고개들어 보면 거기 영정속에 자애롭게 웃고 있는 명숙의 얼굴
그 얼굴 그리움으로 바라보던 정현, 이윽고 그대로 몸을 날려 와락 병풍을 밀쳐내고
병풍 뒤 누워있던 명숙의 머리까지 씌워진 흰천을 걷어내는 순간, 멈칫.
엄마의 가슴에 꼭 끌어안겨진 액자 하나
천천히 내려앉아 그 액자를 명숙의 손에서 힘겹게 떼어낸다
보면, 대학졸업식 날 자신의 사각모자를 쓰고 대견스레 웃으며 스틸 사진 촬영 찍었던 모자의 사진..
끝내 어머니의 품에 고개를 묻고 오열을 터뜨리는 모습에서 DISS-
S#61. 정현의 방 (시간 경과)
상복을 입고 고개를 떨군 채 있는 정현. 이 악물고 생각을 짓씹고 있다.
S#62. 수예점 앞
와서 멎는 차.
내리는 수아.
S#63. 동 정현의 방
명숙의 빈소를 찾아온 수아, 향을 피우고 삼배를 한다
그런 수아의 모습을 미어지는 가슴으로 쳐다보는 정현
이내 상주를 향해 돌아서서 맞절을 하는 두 사람, 절하고 일어나 마주 앉는 순간,
수아 : ....오빠... 아니지?
정현 : ...
수아 : 내 마음 속에서 오빠 지우려고 그런 거지?
정현 : ...
수아 : (그렁해지는) 그래서, 그 마음 이뻐서 나 오빠 더 못 버려
정현 : ...
수아 : 오빠가 범인이라는 말... 그런 거지? 그런 거였지?
정현 : .....
수아 : (간절한) 내가 아는 오빠는... 어머니 앞에 부끄러운 아들.. 아냐
정현 : .....
수아 : (급기야 터지는) 누명 쓴거잖아, 오빠도 알고 나도 알고 다 아는 사실이잖아,
왜 말 못해,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한마디만 해!! 제발 한마디만 해줘!!
정현 : 그래.. 얘기할게, 이젠 뭐든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아 : (쳐다보면)
정현 : (무표정하게) ...연수원에서 널 다시 만났을 때 너무 이뻐서... 탐나드라...
그래서 알아봤지, 아니 알아볼 필요도 없었어, 전부들 쑤군거리며 니 얘기만 하더라. 회사 오너의 딸이라고
수아 : (뜨악한) ?
정현 : 산속에서 널 구하려고 목숨 건 것도, 다 그때문이야. 나 너무 없이 살았구 너만 내 여자로 만들면
내 인생이 한방에 끝나겠다 싶더라
수아 : 거짓말... 거짓말 ...
정현 : 그래 결국 이렇게 되어버려서 나두 속상하지만 솔직히 너한테도 좀 미안해, 하지만 없는 게 죄냐?
있는 집 딸 품으려 한 게 죄야?
수아 : (놀라워서) 오빠... 오빠 정말
정현 : (피식 웃으며) 애초 그렇게까지 하려고 했던건 아니었어 하지만 그날...회장님 날 너무 능멸하시드군, 참을 수가 없었어
참을 수 없게 날 모욕하더군 나한테 어떻게 한 줄 알아? 천만원짜리 수표 한 장 그게 너의 아버지가 나에게 건넨
너를 포기하는 댓가였어, 그거 알아? 그 심정 니가 알아? 피가 거꾸로 솟는 모욕감으로 내가 했어, 그 일, 내가 해버렸어!
수아 : (정현의 가슴팍을 때려대며)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야!!!
정현 : (태연히) 마지막까지 거짓말 하게 만들지 마라
수아 : (때리다 문득 정현을 보면)
정현 : (무표정으로) 미안하다
서서히 하얗게 질려버리는 수아, 정현의 말이 사실로 다가오는 느낌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경련하는 그 표정에서 깊게 DISS-
S#64. 강 (낮)
푸른 안개가 짙게 깔린 아름다운 강 위로 그림같은 쪽배 한 척 떠있고
S#65. 쪽배
홀로 배를 타고 어머니의 유해를 뿌리는 정현
한 줌, 어머니의 피와 살이 되었던 유해를 강으로 뿌린다
그 슬픈 얼굴 위에-명숙의 목소리 들어오다가.
(인서트, 수아와 정현이 한복집에서 케익 먹던...한과를 만들던 명숙. 정성들여 보자기에 수를 놓는 명숙
정현이 다쳤을 때 병원에서의 명숙.
재판정에서의 명숙의 모습들 몽따쥬되면서
명숙 : (E) 널 낳았을 때, 넌 2.4킬로그램이었단다. 아주 작았고, 젖도 잘 물지 못했어.
잘 못 먹어 그랬을까, 울음소리도 아주 작았단다...그런데 엄마는... 너의 울음소리를 참 잘 알아들었다-
배고프구나, 졸립구나, 아프구나, 화가 났구나, 엄마여서 그랬을 거야...내 아들 정현아...살고 보니 그렇더구나.
사는 게 여행길과 같더구나...여행을 가다 그 길을 벗어날 수도 있고...길 위에서 멈춰 설 수도 있어.
하지만 넌 그 길 위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다. 그 길은 너만의 길이거든...
시련은 오래가지 않지만,...시련을 이겨내는 사람은 오래 간다고 했다...
널 믿는다...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여행길을 떠날지...네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널 낳았을 때 그 마음으로 사랑한다...아들아...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거밖에 없구나..
하루일지 이틀일지 사흘이 될지..이 짧은 시간밖에 줄 수 없는 못난 어미를 용서해다오....
무릎 꿇은 채 강물을 바라보는 정현의 감은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그 눈물 씻어내며 이 악무는 정현. 볏가루 꽉꽉 움켜쥐는 손 떨려오며 증폭되는 분노!!
마침내 포화상태의 분노가 정현의 온 몸을 점령해온다.. 그 분노 안간힘으로 꾹꾹 눌러 가슴에 담으면서
S#66. 강변
정현을 기다리고 있는 안교도와 교도관1, 동욱, 호송차.
강변에 멎는 쪽배, 배에서 내리자마자
정현 : (툭 뱉듯) 가시죠!
안교도관 : (뜻밖이다) ...
동욱 : 정현아.. 천천히 밥이라도 먹고 가야지, 저쪽 식당에...
말 끝나기도 전에 채 듣지도 않고 발걸음을 옮기는 정현
의외라는 듯 정현을 쳐다보는 안교도와 채교도관을 앞서 걸어가는 정현, 제 손으로 호송차 문을 열고 올라 탄다.
S#67. 달리는 호송차 안
울분과 복수심에 사로잡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정현, 그 모습 위로
명숙 : (E) 아들아 너에게 해줄 것이 이것밖에 없구나. 하루일지, 이틀일지, 사흘이 될지....
네게 이 짧은 시간 밖에 줄 수 없는 못난 에미를 용서해다오
그 말 정현의 귀에 메아리치는 순간, 두 눈에 파랗게 불꽃이 인다.
천천히 고개를 치켜들면, 방심한 채 졸고 있는 교도관들
정현 : (사납게) 교도관님
안교도 : (졸음에서 깨며) 왜, 무슨 일이야?
정현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안교도 : 뭔데 그래?
정현 : 꼭 들어주셔야 됩니다. 꼭요
안교도 : 글쎄 말해보라니까
정현 : 어머니 왜 돌아가신 줄 아십니까? 저 때문입니다. 저를 살리기 위해서, 저를 세상 밖에 살게 하기 위해서,
자식을 한평생 살인범의 이름으로 살아가게 할 수는 없어서 어머닌 당신 목숨을 포기하신 겁니다.
채교도 : (끼어들며) 글쎄 알아, 잘 안다니까
정현 : 아신다면 정말 아신다면... (침 삼키고) 절 좀 놓아주십시오.
채교도 : 뭐야? 이 사람이...
정현 : (서서히 흥분해가는) 제발요, 제발, 저 억울하거든요, 저 결백하거든요, 저 사람 죽인 적도,
남의 집에 불을 지른 적도 없거든요. 그런데요 억울하게 누명을 썼어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인범이 됐어요
(머리 쥐어뜯는) 그게 안타까워 단 사흘만이라도 세상 밖으로 나와 제 결백을 밝히라고, 제 누명을 벗으라고
어머닌 당신 목숨을 버리셨어요
안교도 : 누구나가 다 그래.. 누구나 다 지난 뒤엔 억울하다고 느끼는 법이야. 그렇다고 놓아달라니.. 너 제 정신이야?
정현 : (정말 제정신이 아닌) 이대로 돌아갈 순 없습니다. 어머니가 왜 돌아가셨는데..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데요
제발, 제발 저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시간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예?
안교도관, 흥분상태의 정현을 보고 긴장한다.
그의 손목에 수갑 채우는 것을 잊었다.
채교도관 옆구리를 치면 채교도관 얼른 알아채고 수갑을 꺼내며 정현의 한쪽 손 잡아드는데,
그 순간 채교도관을 밀치며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정현. 두 교도관과 치열한 격투 계속되는데
S#68. 국도
한적한 국도를 달리던 호송차량
문득, 지그재그로 차가 차선을 넘어 춤을 추는
S#69. 호송차 안
정현이 한 사람과 경비교도대원에, 안교도관까지 1:3으로 싸우는 정현 육탄전이 벌어진다.
우리에 갇힌 맹수같던 정현, 마침내 가스총을 뺏어들고 호송차 안에 마구 쏘아대고,
달리는 차, 그 문을 박차고 튀어나가는 정현의 모습에서
S#70. 국도
사력을 다해 도망치는 정현
저멀리 그 뒤를 필사적으로 추격해오는 채교도관과 안교도관
자유를 찾아 달리는 그의 확고한 모습에서
S#71. 시골길
달려오다가 숲속으로 뛰어드는 정현, 나무사이 몸을 숨기며 정신없이 도주하고
잠시 후, 쫓아온 두 교도관 숲속으로 따라 뛰는데
S#72. 우거진 숲길
도주하던 정현, 한순간 발을 삐끗해 벼랑으로 구른다.
한참을 내려가던 정현 웅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지고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는 순간,
저 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달려오는 교도관들의 모습,
얼른 몸을 낮춰 은신하는 정현
교도관들 스쳐 지나가고
한참 후, 은밀히 일어나 그들이 지나간 것을 확인하고 반대쪽으로 튀는 정현
S#73. 국도변 (석양)
국도변을 숨어서숨어서 걷는 정현, 꺼칠하고 퀭한 몰골이지만 눈빛만은 살인적으로 빛난다.
S#74. 마을 (밤)
면소재지 정도의 작은 마을
들판 한가운데에 서있는 쓰레기통과 의류 수거함을 지나치다가 문득 의류수거함 앞으로 다시 돌아오는 정현
S#75. 국도
싱싱 달려 지나가는 트럭들
손을 들어 세우지만, 그대로 지나치는 차들
이윽고 달려오는 차 앞으로 뛰어들어 양팔을 벌려 세우는 정현
급제동하는 차
급히 조수석으로 달려가는 정현
잠시후, 차... 달려가고...
S#76. 교도소 전경 (저녁)
수십 명의 경비교도대원들, 완전 전투복 차림으로 급하게 뛰어나와 관차에 올라탄다.
관차, 황급히 빠져나가고
S#77. 검찰청 수사과 (저녁)
정신없이 바쁜 분위기
문신으로 도배를 한 용의자들을 수사하느라 시끌벅적하다.
한쪽 테이블에 앉아 자신은 죄가 없다고 펄펄 뛰는 중년남자를 취조하는 김수사관.
그 옆에서 손톱을 깎고 있는 조수사관 그 위로 전화벨 울리면
조수사관 : 네 검찰청 수사괍니다 (사이) 뭐요? 이정현? ....아, 그 오회장 사건! 이정현이 탈주요?
일제히 조수사관을 보는 수사관들
S#78. 주택가 골목 (밤)
낮은 담장과 열린 대문이 무방비상태로 놓인 정겨운 골목
바지와 신발은 그대로인 채, 윗도리만 갈아입은 상태인 정현
문득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가 빨랫줄에 걸린 바지와 자전거 짐차에 놓인 모자를 훔쳐 나오는데
골목 끝에서부터 검문검색을 하는 경찰들 보인다.
부리나케 도망치는 정현
S#79. 회의실 (밤)
예닐곱명의 수사관들을 모아놓고 회의중인 오검사
조수사관 : 교도소 내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는데 그걸 봐선 탈주 목적이 단순도피는 아니잖겠습니까?
김수사관 : (조심스레) 그럴수도.. 있겠는데요? 혹시 누명을 벗겠다는...
오검사 : (독 올랐다) 누구 가슴에 부아지르는 거야? 누명이라니? 당신들 검찰이야 피의자 변호사야?
정신 나간 인간들 같으니라구.
김수사관 : 죄송합니다 영감님
오검사 : (꾹 참고) 이정현이 검찰측 증인들 주변부터 살펴봐. 그리고 교도소나 경찰보다 우리가 먼저 잡아야 해, 알겠어?
수사관들 : 예, 검사님!
오검사 : 뭐해! 나가지들 않구?
후루루 흩어지는 수사관들의 모습에서
S#80. PC방
정현,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제일전자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정현 차유란을 검색한다. 증명사진과 함께 뜨는 이름과 주소
프린트되어 나오는 종이
피씨방을 지키는 알바생, 게임하느라 정신없다
정현, 낡은 모자를 모니터 위에 얹어놓고, 종이 챙겨든다
'화장실'이라고 쓰여 있는 글자를 지나 밖으로 나가는 정현
알바, 게임하다 슬쩍 보면 모니터 위에 얹어있는 모자,
안심하고 다시 몰입하는 알바
S#81. 달리는 검은 짚차 (밤)
운전하는 김수사관, 옆자리의 조수사관
조수사 : (O.L) 다른 증인들 증언할 땐 가만 있었는데 유독 차유란이 증언할 때 거짓말이라고 외쳤어, 생각 안 나?
김수사 : (끄덕이는)
조수사 : (수첩을 들여다보며) 놈이 어떻게든 서울로 왔다면 거기야, 차유란이 오피스텔
S#82. 유란의 오피스텔 (밤 8시경)
20여평 남짓한 깔끔, 세련된 오피스텔
이제 막 취한 유란을 부축해서 들어오는 현태 소파에 털썩 유란을 앉히고 주방으로 가서 물을 따르는 현태
습관적으로 리모콘을 켜는 유란, 벽걸이 TV에 저녁뉴스가 한창이다
아나운서 : 어제 저녁, 원주교도소에서 귀휴 조치된 무기수 이정현씨가
오늘 아침, 호송차를 탈주 호송중이던 교도관들에게 상해를 입힌 뒤 달아났습니다.
현태 : (홱 돌아다보는) ??
유란 : (술이 다 깨는) 현태씨!!
아나운서 : 호송차 인근 마을을 일대로 검문검색을 시작한 경찰은 이정현이 다른 지역으로 잠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현태 : (침착하게 물잔을 들고 유란에게 다가와 리모콘으로 TV를 끄는)
유란 : (불안한) 어뜩하지? 분명히 날 찾아올 텐데....
현태 : 일단 물부터 마셔 (내밀면)
유란 : (받아서 내려놓고) 내가 위증한걸 안단 말야!!
현태 : (유란의 어깨를 둘러 앉히며) 비서실에서 몇 년째지?
유란 : 갑자기 그건 왜?
현태 : 언제까지 비서실 근무나 할거야?
유란 : 무슨.... 소리야?
현태 : 이정현이도 이정현이지만 이 기회에 능력을 좀 키워보는 건 어때?
유란 : 뭐?
S#83. 유란의 오피스텔 건물 앞 (N)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정현, 주위를 경계하면서 건물 쪽으로 다가온다.
(나름대로 전혀 딴 사람처럼 변장하고)
S#84. 유란의 오피스텔 (N)
나란히 소파에 앉아있는 현태와 유란
현태 : 마침 중국 상해 지사에 티오가 하나 생겼어
유란 : (생각하는)
현태 : 이 기회에 국제적인 감각도 좀 키우고...
유란 : 싫어
현태 : 고집부리지 마, 다칠까봐 그래
유란 : 죽어도 자기 옆에 있을래
현태 : (일어나며) 그래? 좋을대로 해 그럼. 그만 가야겠다 (옷 줏어들고)
S#85. 오피스텔 앞
걸어나와 차에 올라타는 현태.
유란 : 잘 가요.
현태 : 잘 생각해봐
유란 : ....
현태 : 상속자의 숨은 여자로 살기엔 당신 능력이 아까워
유란 : 나 쫓아내고 싶어?
현태 : 오버하지 마. 이정현이 때문에 불안하다며?
유란 : ...
현태 : 간다.
현태 차 떠나고
유란 돌아서는데
S#86. 유란의 오피스텔 앞
생각에 잠겨 터벅터벅 자신의 오피스텔 쪽으로 걸어오는 유란
번호키를 눌러 오피스텔 문을 여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몸을 안으로 밀어넣는다.
S#87. 동 안 (N)
벽에 머리 부딪치며 돌아보던 유란.
기겁, 발악하는 유란,
그 얼굴 다시 잡아채며 목을 휘감은 매서운 눈빛의 정현의 얼굴이 반쯤 드러나면서-
그린로즈3회.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