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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말(馬)의 조상에게 제사 지냈다는 마성山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里, 수북里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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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따뜻한 봄날에는 졸릴 때가 많고 시도 때도 없이 하품만 나온다.
낮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활기가 생겨야 마땅하지만 이상하게 졸리고 피곤하다.
원인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춘곤증이란다.
봄이 되면 밤이 짧아지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며
근육이 이완돼 나른한 느낌을 받는다.
계절이 바뀌면 활동량이 늘어나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같은 영양소의
필요량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의 요구량은 겨울보다 3-5배 늘어나는데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오늘 산행 할 마성山(馬城)은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里, 수북里 경계에 있는 높이 409m의 비교적 낮은 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마성산은 고을 북쪽 2里에 있으며 옥천군의 진산이다.
세상에 전하기를 이 지방 사람들이 말의 조상에 제사 지냈으므로 이 이름이
생겼다."라는 기록이 있다.
(한국지명총람)에는 마성山의 다른 명칭으로 '일자 봉(一字峯)이 기록되어 있다.
산 모양(一)을 표현한 지명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옥천 구읍(舊邑) 뒤의 산 능선은 북동-남서 방향의 한일(一)자 형태를
보이고 있다.
봄날 춘곤증 증상은 피로감이나 졸음만이 아니라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이 생기기 쉽고, 사람에 따라 식욕과 기운이 없고
가슴이 뛰거나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등 갱년기증상과 비슷한 신체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비타민 섭취가 중요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도록 식단을 짜면 피로 회복을 돕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달래, 냉이 등 봄철 산나물은 최고의 보약이다.
옥천에는 마성山이 3개가 있다고 한다.
옥천읍 교동里에 위치한 409m의 산을 마성山,
옥천읍 소정里와 군서면 금산里 경계에 있는 용암寺를 품고 있는 산을
서 마성山(510m),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죽향里에있는 335m의 산을 동 마성山이라 한다.
우리가 산행 할 마성山(409m)은 사방이 탁 트인 조망이 일품이란다.
장계橋에서 이슬峰, 며느리 재, 마성山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동서 양쪽으로
대청호수와 금강의 물길이 휘감아 도는 시원한 조망을 느낄 수 있다 한다.
부추는 마늘과 같이 강장(强壯)효과가 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지방에 따라 정구지, 부채, 부초, 난총이라 부르는데
한자로는 기양초(起陽草), 장양초(壯陽草)로 양기를 북돋우는 식물이란 뜻이다.
이른 봄 노지에서 돋아나는 부추가 가장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봄 부추는 인삼보다 좋다.”
“이른 봄에 나오는 초벌 부추는 사위한테도 안주고 영감한테만 몰래준다.”는
속담이 나온 이유다.
산행 내내 바라 볼 수 있다는 대청호(大淸湖)는
대전광역시와 충북 청원군, 옥천군, 보은군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로
호수길이 80km, 저수량 15억 톤으로,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이다.
호수 위로 해발고도 200-300m의 야산과 수목이 펼쳐져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철새와 텃새가 많이 날아들어 여름에는 상류에서 백로를 쉽게 볼 수 있단다.
나른한 봄날엔 부추는 신진대사를 돕고 스태미나를 증강시켜 준다.
또 칼슘, 철분, 칼륨, 아연, 비타민 A와 C 등 영양소도 풍부하다.
특히 부추에 많은 알리신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 냉증이나 빈혈에도 좋다.
동의보감에는,
부추를 “간(肝)의 채소”라고 해 김치를 만들어 늘 먹으면 좋다고 했다.
또 본초 강목에는,
“부추생즙을 마시면 천식을 다스리고 어독을 풀며 목마름 증세와 식은땀을
그치게 한다.”고 되어있으며
그래서 부추는 주로 담가서 바로 먹는 겉절이나 무침, 부침개재료로 많이
이용되며 닭백숙이나 육개장에 넣기도 한다.
최근에는 부추김치가 배추김치보다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이 더 많다고 알려졌다.
아내가 없는 아침은 두서없이 바쁘기만 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순서를 가늠할 수가 없으며 손발이 맞지 않아 진척이 없다.
겨우 도시락을 준비해서 집을 나서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많이 늦었다.
버스를 두 번 타고 광주역광장에 도착하니 산행버스가 먼저와 기다리고 있다.
날씨는 약간 차갑지만 춥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봄날 아침이다.
양동매씨들도 대부분 참석해 산행버스 뒷좌석이 사람들로 풍성하다.
건강 때문에 쉬고 있던 이 명희회원이 오래 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여주었다.
광주역광장에서 대부분 좌석을 채우고
말 바위시장, 홈플러스를 지나니 만석(45명)이 되었다.
만석으로 인해서 산행버스는 무게감을 같고 출발을 했고
총무는 인원 파악하기가 쉽다고 즐거운 웃음을 짓는다.
그동안(날씨가 추워서) 남부지방만 돌아다녔던 산행버스가 모처럼만에
북쪽(충북)으로 달리는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산행버스가 안내면 장계里 장계다리 부근에서 우리를 하차시키고
산행종점인 수북里로 떠났다.
오늘산행은,
장계橋 -참나무골산(422m) -이슬峰(454m) -며느리 재 -마성山 -육영수생가,
정 지용생가(문학관)로 내려오는 9.7km(4시간30분소요)코스다.
산행은 오전 11시부터 시작되었다.
산행 들머리의 등산로가 폐쇄되었고 50m를 더 직진하라는 안내막이 걸려있다.
능선하나가 도로를 내느라고 절개되어 산 하나를 지나 두 번째 산부터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도로공사로 절개된 가파른 계단 길을 숨을 헐떡이며 1시간여 올라가
참나무골산에 도착했다.
대청호의 아름답고 멋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 호수의 물이 내려다보이고 푹신한 능선 길은 부드러워 마음이 평온 해진다.
금강의 물길이나 물길 따라 난 시골길이 아무렇게나 풀어놓은 넥타이 끈처럼
구불구불 휘돌아가고 있다.
군데군데 이정표가 세워져있고 “대청호 오백리길”이란 푯말도 붙어있다.
이슬峰에서 점심을 먹었다.
회원들이 가져온 김치, 나물무침이며 튀김반찬이 진수성찬이다.
나 교장이 자연산 송이버섯이라고 자꾸 권하고, 따끈한 커피가 돌고,
포도가 나오고, 군왕봉이 사과를 열심히 깍 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한일(ㅡ)자 형태의 마성산은 아흔 아홉 고개를 넘는 것처럼 능선과 봉우리가
끊임없이 이어져있는 산이다.
처음에는 재미있어 했지만 339봉, 며느리 재, 눈치 재를 지나면서 회원들은
차츰 지치기 시작했다.
수종(樹種)개량을 하려는지 참나무를 절단해 놓아 시야가 훤하다.
아마도 열두 봉우리도 더 넘은 것 같은데 마성山 정상에 도달했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근무자가 우리를 반겨준다.
정상표지석이 있고, 이정표에는 육 영수생가 표시도 있었다.
옥천읍이 한 눈에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마성山이 있는 옥천(玉泉)은,
1읍 8개면으로 구성된 남한의 중앙점이며 내륙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대청호와 금광을 끼고 있어 푸른 강과 녹음이 인상적인 곳이지만
민족시인 정지용, 영부인 육영수, 사육신 김문기, 의병장 조헌,
조선중기의 文臣 전식, 우암 송시열 등 역사적 인물을 배출한 고장이다.
옥천군의 중심인 옥천읍은
동쪽은 동이面, 서쪽은 군서面, 남쪽은 이원面, 북쪽은 군북면과 접하고 있으며.
북쪽과 서쪽에는 마성山, 용봉(486m), 장룡山으로 연결되는 산지가 남쪽으로
뻗어 있고,
동쪽은 해발고도 100m 내외의 구릉지가 연결되어 독립된 작은 분지지형을 이룬다.
읍의 중앙에 형성된 넓은 평지에는 시가지와 평야가 펼쳐져 있다.
육영수 생가지(陸英修生家址)에 들렸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里에 있는 육영수 생가 집터(충북기념물: 제123호).
대통령 박정희(朴正熙:1917-1979년)의 부인이자 사랑과 봉사의 화신으로
국민으로부터 많은 추앙을 받았던 육영수(1925-1974년) 여사가 태어나고
자란 장소이다.
육영수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光復節)기념식이 열린 서울국립중앙극장
단상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계 문 세광에게 저격되어 죽었다.
1600년대 김 정승 이후 송 정승, 민 정승이 거주하여 삼정승의 집이라 불리던
조선 상류계급의 건축 구조를 갖춘 가옥이 있었던 곳이다.
육영수의 아버지인 육종관이 민정승의 자손 민대감에게서 사들였다고 한다.
지금은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옥천군 옥천읍 하계里에 있는 정지용 문학관과 지용생가(生家)에도 들렸다.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 사철 발 벗은 아내가 /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줏던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고향의 서정을 노래한 시 (향수)로 유명한 시인 정지용의 삶과 문학 세계를
정리한 기념관이다.
입구에는 높은 석대위에 정지용시인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시인은 1902년 이곳 옥천에서 태어났다.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문학사에 남긴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지용연보)와 문학세계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알아보는 지용의 삶과 문학,
시인의 육필 원고와 시와 산문 초간본을 전시한 시,
산문집 초간본 전시관 등 테마별로 나누어진 전시관을 둘러보고
문학 체험관에서는 음악과 영상이 함께하는 작가의 시를 감상하고
관람객이 직접 낭송한 테이프를 가져갈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또한 정지용 생가도 복원되어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정면 3칸 측면 3칸 초가집이며 돌담과 사립문, 우물, 장독대 등이 소담스레
자리하고 있었다.
(향수)에 나오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옛 모습은 사라지고 시멘트가 발라진 탓에 곧게 뻗어 있어 운치가 덜하지만
초가집 툇마루에 앉아 시인이 노래한 향수를 음미해보는 낭만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향수공원은 정지용시인의 시를 시비(詩碑)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불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료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 ㅅ처럼 날러갔구나” (정지용의 詩 “유리창” 원문)
산행은 여기서 끝이 났고 향수공원 주차장에서 하산酒를 먹었다.
오늘은 닭죽을 끓여 먹었는데 박 종순회원이 17만원을 들여 준비한 것이다.
날씨가 좋아서 소주와 막걸리가 바닥이 났다.
홍금자회원이 다음 하산주로 오리 탕을 준비해 달라고 15만원을 맡겼다.
금광은 산악회가 아니라 한 가족이다.
(2013년 3월 29일)
첫댓글 좋은 산행지를 선택해 준 산행이사님,
하산주 준비를 위해 거금을 쓴 박종순회원님께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금강의 물길이나 물길 따라 난 시골길이 아무렇게나 풀어놓은 넥타이 끈처럼
구불구불 휘돌아가고 있다."
멋진 표현에 감동 먹음.
졸필을 기억해 주시니 감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