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4 맑음
가까운 개울건너밭으로 간다.
김도 매고 고추도 따고 뭐 이것저것 할게 있을 것 같다.
예초기로 돌리고 또 풀이 많이 자랐다.
뱀이 나올까 노심초사 가는 길을 호미로 김을 매준다.
김을 매 주다가 옆에 있는 고구마순을 들어주기도 하고.
한참 김을 매 주고 고구마순을 모두 들어준다.
좀 늦었는지 줄기에서 나온 뿌리가 깊어 끊어지기도 하고
아예 작은 고구마까지 달렸으니 다음번에 좀 서둘러야겠다.
두 시간 가량 김을 매주고 고구마줄기를 들어주니
허리가 뻐근하다.
오후엔 고추따기를 한다.
첫번째 고추따고 열흘이 지났다.
고추말리며 곰팡이도 생기고 희나리도 생기고
잘 마른 것들은 색이 엄청 붉고.
두번째 고추를 여유있게 딴다.
탄저병도 별로 없고 잘 달렸지만
청춘감자 잎을 모두 갉아먹어 초토화시킨 녀석들,
무당벌레가 고추에도 달려들어 잎과 고추꼭지를 갉아먹는다.
대책을 연구해야겠다.
이번엔 고추를 빨간 것을 따되 만져서 말랑거리는 것들만 딴다.
말랑거리는 것이 제대로 익은 것이다.
만져서 딱딱하면 제대로 익지않은 약간 주황색을 띈 안 익은 고추다.
지난 번에는 모조리 땄더니 잘 익지 않고 말려도 색이 곱지 않다.
빠알간 고추를 정성껏 따니 두 자루가 좀 못 미친다.
요즘 비도 없고 태풍도 없어서 고추가 잘 익고
딴 고추도 잘 마른다.
말리는 방법도 연구해야겠다.
3일 정도 바람좋은 그늘에서 후숙을 시키고
햇볕에 잘 말려야 희나리도 없고 색도 좋다고 하니 그렇게 해본다.
잘못 딴 초록고추를 먹어보니 시큼맹맹하고 맵지 않다.
올해는 풋고추를 따서 새콤달콤 장아찌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유난히 맵지 않아 좋다. 껍질은 좀 질긴편이다.
여유로운 9월이지만,
여전히 김매기에는 장사가 없다.
농사 3년째 가을갈무리의 묘미가 생길 것 같다.
잘 갈무리하고 잘 정리해보자.
